동국대 나란히 입학…“사람 마음 움직이고 싶다”
일타 스님 친·외가 41명 ‘가족 출가’ 몸소 실천
서울 어느 사찰의 모토는 ‘부처님 품안 따뜻한 가정’입니다. 가족 신행을 강조하는 스님의 바람이 녹아 있는 이 ‘구호’에는 가족과 불교에 대한 함축적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불자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이 말과 같이 부처님의 품에서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더 없는 영광일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 특집을 준비하면서 만났던 불자 가족들은 그 어떤 사람들보다 더 행복해 보였습니다.
가족이 함께 신행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같이 출가해 구도의 길을 걷는 경우도 많습니다. 근현대 불교의 대율사(大律師)인 일타 스님의 경우 친가와 외가의 가족 41명이 출가해 부처님께 귀의했습니다. 집안에서 한 사람의 출가자를 배출(?)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온 가족이 함께 출가한 것은 그저 ‘경이로운’일일뿐입니다. 성철 스님과 청담 스님, 관응 스님이 속가에 남겨두고 왔던 딸들도 아버지의 길을 따랐습니다. 대규모의 가족 출가는 아니어도 함께 수행하는 형제, 남매, 자매 스님들도 꽤 많습니다. 집에서는 가족이었지만 절에서는 도반이 된 경우입니다.
출가자를 빗대어 ‘더 큰 가정으로 살림살이를 옮겼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정에서 벗어나 ‘세계일화(世界一花)’의 세계에 들어섰다는 표현입니다. 핏줄 그 이상의 인연, 불교 가족에 있습니다. 가족의 행복이 곧 극락입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선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자하 스님(오른쪽)과 야허 스님은 한 살터울의 형제입니다. 아버지가 스님인 가정에서 자란 두 형제는 자연스럽게 부처님께 귀의했습니다. 형제는 제대로 불교공부를 하는 수행자가 되기 위해 함께 출가했습니다. 꽃보다 더 환한 미소로 시작하는 등굣길은 항상 즐겁습니다.
학교생활의 하루는 정각원 부처님을 참배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나란히 서 부처님께 인사를 올리고 올곧은 수행자가 되기를 서원합니다. 두 형제 스님의 마음을 아시는 듯 부처님은 근엄하면서도 자상한 표정으로 형제를 다독여줍니다.
야허 스님이 학교를 가기 위해 바랑을 챙기고 있습니다.
바랑에는 책과 스님의 꿈이 함께 담깁니다. (사진 왼쪽)
‘나는 스님이다.’ 모처럼 함께 경주 시내에 나왔습니다.
어디서나 당당한 청춘. 자하, 야허 스님입니다. (오른쪽)
기숙사 석림원 내에 있는 도서관에서 도반 두율 스님과 컴퓨터로 자료를 찾으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도반과 함께 하는 생활은 언제나 신이 납니다.
새내기 스님들은 석림원 기숙사 대중방에서 생활합니다. 대중생활을 통해 승가의 전통을 배웁니다. 산중 선원의 용상방과 다르지 않게 생긴 ‘현대식’ 용상방에 적힌 대중 명단도 눈에 들어옵니다. 두 스님은 ‘동기’들 중 제일 막내입니다.
20대 초반인 두 스님은 아버지뻘 동기생과도 허물없이 지낸답니다. 방의 가장자리를 따라 마련된 책상에서 스님들은 책을 보며 개인만의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일요일 오후 다소 한가한 시간이지만 두 스님은 함께 앉아 공부를 합니다.
“대중들이 내 얘기를 듣고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불교 공부를 더 깊이 있게 할 계획입니다. 쉽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법문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어요.” - 자하 스님
“불자들이 제가 스님이라고 일부러 높이 보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친구 같은 스님이 되고 싶어요. 군포교를 열심히 할 생각인데, 장병들의 버팀목이 되고 싶습니다.” - 야허 스님
형제 스님은 이제 막 수행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뗐습니다. 수십 년간 이어질 구도와 전법의 길에서 두 스님은 언제나 힘이 되어 주는 든든한 도반이 될 것입니다. 하루 빨리 꽃이 되어 사람들에게 맑고 깨끗한 향기를 전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첫댓글 큰스님 되세요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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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분들을 뵈니 한국불교의 장래가 밝을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올 만에 산뜻한 소식에 기분이 짱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