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3OSNqlRVylk?si=8mHkdZwgrMpqXd6q
“낭만은 아프다.” 어느 백패킹 유튜버가 최근 자신의 영상 자막에 올린 글입니다. 낭만을 찾아 떠난 산길에서 몸 고생을 한 경험을 표현한 것인데, 내가 만든 말인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소위 말하는 ‘깜놀’을 해버립니다.
‘낭만은 아프다.’, ‘낭만은 외롭다.’, ‘외로움은 자유다.’, 다시 돌아 ’자유는 외롭다.’... 홀로 산을 찾아다니며, 머물며 느꼈던 감정들입니다. 물론 여기서의 ‘아픔’은 육적체인 것 뿐만 아니라 정신적, 감성적 영역까지 포함한 것입니다.
강원도 고성 운봉산 정상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춘천 용화산으로 향합니다. 하룻밤을 더 머물기 위해서...
용화산은 예전에 몇 번 오봉산과 연계해서 걷던 산(배치고개~사여교, 약 18km)인데 갈 때 마다 용화산의 하이라이트 구간인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인 만장봉(새남바위) 절벽 위에서 촛대바위(칼바위)를 바라보며 비박을 하고 싶었습니다.
클라이밍을 하던 시절에는 이곳을 지나며 암벽루트인 4피치의 ‘거인길’, 특히 마지막 피치인 ‘용화산의 전설’을 등반하고 싶었습니다. 바로 그런 곳에서 오늘 하루 머무르려고 합니다.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하는 산행이라 시간상 큰고개주차장에서 하이라이트 구간인 만장봉을 지나 정상을 찍은 후 다시 만장봉으로 내려와 거대한 촛대바위가 조망되는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생각보다 박지에 일찍 도착하여 여유를 가져봅니다. 제가 좋아 하는 소위 ‘산멍’도 해보고 돌침대위에 누워 낮잠도 청해 봅니다. 돌침대에 누워 하늘을 보니 파란 하늘에 하얀 새털구름이 수를 놓습니다. 스르르 잠깐의 꿀잠에 빠져봅니다. 그야말로 一場春夢입니다.
적막한 아침, 만장봉 아래쪽에서 나는 암벽 카라비너의 청량한 철제음 소리에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노년의 클라이머 두 분이 4피치의 등반을 막 끝내고 상단부에 올라와 계십니다. 가벼운 인사를 건네고 텐트로 돌아가는 도중 암벽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과 접길 잘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하산길, ‘일장춘몽’의 사자성어가 머릿속에 계속 맴돕니다. 그리고 5년 전 치열했던 30년의 직장생활을 끝내고 퇴직하면서 게시판에 올렸던 비슷한 뜻의 한단지몽(邯鄲之夢)도 떠오릅니다. 희미한 그때의 감정들을 불러오기 위해 5년 전 작성한 카카오스토리를 뒤적여 봅니다.
첫댓글 위킹으로 2번 갔던 곳
비박으로 한번 가야겠다 싶다는..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 멋지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간 코스로 가면 박지 까지
그리 멀지 않으니 가보세요.
여전에 암벽등반을
참자주다녀왔던
추억이 생각나는
용화산 멋지네요
감사합니다.
워킹이든, 비박이든, 클라이밍이든
좋은 코스인 것 같아요.
따뜻하게 데워진 돌메트에서의 꿀잠이
한첩에 보약보다 좋았지 않나 싶습니다~
즐감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봄 볕의 돌매트,
춥지도, 덥지도 않고 좋더라구요.
산정에서의 하룻밤이야 말로 최고의 행복이죠.
즐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홀로인 산중의 밤은
더욱 더 그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