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답게 살고싶다'며 서울상경투쟁을 결심한 700명의 울산건설플랜트노조 조합원 전원이 경찰에 연행됐다.
울산플랜트노조는 오전 광화문 SK본사 앞 기자회견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울산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나설 것'을 요구하며 대학로에서 1시 경 부터 약식집회를 진행한 후 1시 50분 경 부터 삼보일배에 들어갔다.
이 날 집회는 덤프연대가 집회신고를 한 건설산업연맹차원의 연대집회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약식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대형방송차량을 이용해 "사전에 허가되지 않은 불법집회"라며 "즉각 해산하지 않으면 강제해산시키겠다"는 협박성 방송으로 일관했다.
민주노총 신승철 부위원장을 비롯한, 건설산업연맹 유기수 사무처장, 덤프연대 김금철 의장, 건설산업노조 박대규 위원장 등 각 단체 대표들은 1시 50분 경 부터 시작된 삼보일배의 선두에 섰고, 700명의 조합원이 그 뒤를 따라 삼보일배에 들어갔다.
합법신고된 평화적 집회를 통해 국민들에게 울산플랜트노조 투쟁의 정당성을 알리려 했던 삼보일배단은 삼보일배가 시작된지 25분 만에 방송통신대 맞은 편을 가로막은 경찰에 의해 삼보일배를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방송차량에서 방송을 하던 건설산업연맹 유기수 사무처장은 "경찰과의 충돌을 위해 올라온 것이 아니다"라며 "사태해결을 위한 절절한 염원으로 올라온 것"이라고 밝히고, "합법적 집회를 불법집회로 매도해 건설노동자를 불법세력으로 내몰아 죽이겠다는 것 밖에 안된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경찰은 삼보일배가 진행되는 동안 두 차례 해산경고방송을 했고, 경찰병력으로 삼보일배를 멈추게 한 뒤 삼보일배단의 후미를 차량으로 막아 완전히 포위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는듯 했다.
좌측엔 경찰차량으로, 우측엔 경찰들로 완전히 포위된 울산플랜트노조는 "폭력경찰 물러가라, 인간답게 살고싶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합법적 삼보일배가 진행될 수 있기를 기다렸다.
2시 35분 경, 경찰은 평화적 삼보일배의 보장을 요구하는 행진대오의 중간을 갑작스레 끊고 들어갔고, 모든 언론이 대열중간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앞쪽에서 삼보일배를 이끌었던 지도부를 폭력적으로 연행하기 시작했다.
경찰의 연행은 10분 만에 종료됐고, 결국 지도부를 비롯한 조합원 전원이 연행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경찰에 연행된 한 조합원은 "대한민국 법 뭐같다"며 강한분노를 표출했고, "생존권 위해 나선 노동자들을 폭력으로 탄압하고, 대량연행하고, 오늘도 또 이러고..."라며 답답한 마음을 표현했다.
연행된 조합원들은 현재 강동, 중랑, 수서, 용산, 도봉, 노량진서 등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8시간 노동, 유급휴일 보장, 최소한의 안전장비 지급, 중식 제공 및 식사장소 탈의·세면시설 제공 등의 요구를 내건 울산플랜트 노조의 파업이 60일을 넘어서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 되고, 경찰과 노동자들의 물리적 충돌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민언련은 <'울산건설플랜트노동조합 파업' 관련 방송3사 보도>에 대한 방송모니터위원회 보고서를 발표하고 각 방송사의 선정적인 보도에 일침을 가했다.
"각 방송사 무관심의 도가 지나치다"
이 보고서는 플랜트노조에 관련한 각 방송의 보도행태에 대해 "무관심 심각, 시위와 농성이 있을 때만 보도했다"라고 지적하고 "노동자의 선정성과 폭력성만을 부각하는 등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 보고서에 따르면 3월 18일부터 5월 17일까지 울산플랜트 노조의 파업을 다룬 보도는 단신 5건을 포함해 총 13건으로, SBS 6건(단신 3건), KBS 4건(단신 2건), MBC 3건(단신 1건)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민언련은 "첫 보도는 경찰과 플랜트노조가 물리적으로 충돌한 4월 1일 SBS에서 나왔고, 이 마저도 23초의 단신에 그쳤다."고 밝히면서 각 방송사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특히 민언련은 플랜트 노동자들이 쇠파이프로 경찰의 진압에 대항하는 등 격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5월 6일에야 처음으로 이를 보도했던 MBC에 대해 "무관심의 도가 지나쳤다"고 질책을 가하기도 했다.
말그대로 쇠파이프가 있는 곳에만 중계차가 있었던 셈이다.
노동자 노동조건, SK 등 원청업체 책임문제 외면
방송 3사는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자 시위현장은 상세히 '중계'를 하면서도 정작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모든 방송사가 "비가와도 비를 피할 공간이 없고, 눈이 와도 아무리 추워도 추위를 피할 공간이 없다", "화장실을 지어달라"는 등의 단편적인 요구사항을 소개하는데 그친 것이다.
또한 각 방송사는 파업 장기화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 SK 등 원청 업체의 책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음으로서 '대기업에 지나치게 관대한 보도'라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언련은 "플랜트노조의 파업에서도 방송3사는 격렬한 시위 현장 전달에만 치중했다"면서 "'왜 과격시위까지 나서게 되었나'라는 본질을 외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표 참조)
또한 민언련은 "채용비리, 금품수수 등 노동운동진영의 비리문제와 관련해서는 검찰의 수사내용을 상세하게 전달하고 '노동운동의 위기'를 진단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고 꼬집고, "균형성을 잃은 보도"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이 방송 3사의 보도 행태에 대해 "구시대적 노동쟁의 보도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라며 "방송이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을 방기했을 때 어떠한 사회적 손실이 생기는지 이번 플랜트 노조의 파업과 시위는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 대목은 각 방송 관계자 스스로가 곱씹어 볼 일이다.
첫댓글울산플랜트 노조관련 소식을 어떤 매체를 통해 듣고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정황이나 구조적 접근을 제쳐두고, 지금 요구하는 사항이 참으로 기본적인 노동권을 요구하는 투쟁이라고 여겨집니다. 언제 메이저급 오프라인 매체들이 살가운 시선을 보낸적이 있겠습니까마는
맞습니다. 그들은 너무나 기본적인 권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탈의실이 없어서 백주대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짐승마냥 옷을 갈아 입어온 게 그들입니다. 과격시위를 탓하기 전에 왜 그들이 없는 살림에 비싼 차비 쓰면서 서울까지 가게 됐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정말 천하디 천한 자본입니다.
첫댓글 울산플랜트 노조관련 소식을 어떤 매체를 통해 듣고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정황이나 구조적 접근을 제쳐두고, 지금 요구하는 사항이 참으로 기본적인 노동권을 요구하는 투쟁이라고 여겨집니다. 언제 메이저급 오프라인 매체들이 살가운 시선을 보낸적이 있겠습니까마는
이들의 요구와 행동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거듭 언론이 자성하고 고쳐나가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그들은 너무나 기본적인 권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탈의실이 없어서 백주대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짐승마냥 옷을 갈아 입어온 게 그들입니다. 과격시위를 탓하기 전에 왜 그들이 없는 살림에 비싼 차비 쓰면서 서울까지 가게 됐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정말 천하디 천한 자본입니다.
천한 자본속에 언론사도 자유로울수 없다는게 또 현실이죠......움 그나저나 이니셜디님 방가요^^
아~월영형님 방갑니다.^^; 흐흐, 그날 두부집 술자리후 통 못 보네요. 아~, 격의없이 지낼 타이밍이 다시 느슨해져 버렸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