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인석 시장과 ‘표본실의 청개구리’
지난 2월 23일 채인석 시장은 ‘수원인터넷뉴스’와의 대담에서 화성태안3지구 처리문제를 놓고, “융건능이 옥동자가 되려고 13년을 헤맨 것이다. 자라나고 있는 후대를 생각하면 태안3지구(융건능 앞)에 아파트를 지을 때는 아니다. 집권 세력 때문에 이렇게 황폐화 됐다. MB정권이 이곳에 아파트 단지를 약속하고, 김문수 지사도 아파트 단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미래를 생각하면 거기에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 다음에 문화 대통령이 들어서면 융건능, 용주사 인근은 충분히 효를 주제로 한 테마 공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축제의 주체는 여기가 될 것이다.”라며 정치적이고, 선동적이며, 모험적인 발언을 했다. 한 마디로 화성태안3지구를 차기 대선에서 또 한 번 우려먹겠다는 예고였다.
그러나 화성태안3지구는 채시장 이전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실현 불가능한 공약(空約)을 했다가,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 전례가 있는 곳이다. 2007년 대선정국에서 불교계의 표를 얻기 위해, 효테마공원을 조성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토지를 원소유주에게 환매한 후, 다시 5,000억 원 -최소한의 화성시 평균 공시지가 상승률만 반영한 수치- 이상 매입비용을 추가로 부담하여 재수용하는 절차를 밟아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국가재정 상 도저히 불가능했다.
물론 찾으면, 편법도 있다. <토지보상법> 상 ‘공익사업의 변환제도’이다. “당초의 공익사업이 공익성의 정도가 높은 다른 공익사업으로 변경되고, 그 다른 공익사업을 위하여 토지를 계속 이용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기 수용된 토지에 대해 환매-재수용의 절차를 생략하고 전용을 인정하는 것이, 공익사업의 변환제도이다. 하지만 공원은 <토지보상법> 상 ‘공익사업의 변환’의 대상사업도 아닐뿐더러,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를 기업형 혁신도시로 변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미 위헌논란에 휩싸여 실적용이 무산된 전력이 있다.
더군다나 공원으로의 억지전용은, 법을 논하기에 이전에 국가윤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사실 화성태안3지구는, 사업승인 과정에서 84번 국지도 대로변에 있는 1만 3천 평짜리 연못 만년제라는 문화재를 누락 -경기도, 화성시, LH공사, 경기도문화재연구원 등의 무능과 업무태만 때문에- 시키는 바람에, 택지개발을 할 수 없는 땅을 택지개발지로 잘 못 지정해서, 수용해 놓은 땅이다. 원주민들 입장에서는 생 이빨 뽑히듯이 집과 땅을 빼앗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면적 이상 택지개발을 안 할 수가 없는 형편인 것이다.
2002년. 불교계는 ‘산을 지키는 일은 신의 뜻’이라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 터널공사를 가로 막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환영할 줄 알았던 대다수 중생들이 지지대신 욕을 한다는 걸 깨닫자, "대안 없는 반대는 실패한다."는 명언을 남기며 2년여 만에 농성을 풀은 역사가 있다. 하지만 불교계가 정신을 차리기 전까지, 수도권 교통은 극심한 정체와 함께 매연에 시달려야만 했다. 값비싼 학습비용이었다. 객관적으로 사패산 터널처럼, 화성태안3지구 역시 ‘절반은 공원조성, 절반은 택지개발’이라는 국무총리실 안 이외에는 대안이 전무한 형편이다.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화성시를 포함한 대한민국 정부의 잘못 때문에 외통수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채시장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효공원 전용을 재론하고 나섰다. 만약 그가 당선이전에 이 같은 발언을 했다면, 준비가 안 된 시장후보라고 치부하면 그만이다. 또 재임 2년째인 현 시점까지도 몰랐다면, 능력이 없는 시장이라고 단정하면 그뿐이다. 하지만 알고도 이 같은 발언을 흘렸다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민생을 희생시키는, 아주 잔인한 시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어쩐지 화성태안3지구 원주민들과 화산동주민들은 시장의 표본실에서 해부당하는 청개구리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메스에 죽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디 메스가 날카롭기만을 희망한다. 무디면 고통이 크기 때문이다. - 화성태안3지구 원주민 주찬범
첫댓글 알고 보니 말못할 사람이로 구먼.
원주민은 어떻게 하라고....
환갑 날 잘 먹게, 앞으로도 한 10년은 기다리자는 이야기입니다. 참 이기적인 발상입니다.
환갑때까진 고사하고 피골이 상접한 배고픈 시민은 며칠을 못 버티고 그 안에 모두 굶어 죽겠소이다.
원칙이 통하는 정의로운 사회구현은 신기루인가???
귀는 있으되 듣지 못하는, 들으려하지않는 집단의 합작품, 태안3지구의 컴컴한 한 밤중은 언제나 머언 동이 트려는지?
상식이 통할 세상을 향해 대문이 부서질 정도로 두드려야죠.. 두드리고, 또 두드리고, 다시 두드리고...
주찬범님의 수고가헛되질않길박수를보냄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