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선물이다
文 熙 鳳
내 주위에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인생을 잘못 살아온 결과겠지요.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 수 없다는 말이 있지요. 그런 경우가 아닐까요. 그나마도 이 나이에 깨닫게 된 것만도 다행입니다.
스물에는 세상을 바꾸겠다며 호통을 쳤습니다. 이립(而立)에는 내 인생을 바꾸어 보겠다며 혹독한 시련도 견뎠습니다. 불혹(不惑)에는 왜 이리 세상이 맘에 들지 않느냐며 좌절과 절망에 빠져들기도 했습니다. 쉰(知天命)이 돼서야 바뀌어야 할 사람이 바로 나 자신임을 깨닫고 들었던 것들 모두 내려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은 순리대로 살아야 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그것은 위대한 발견이었습니다.
누구나 어디서 태어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어디서 죽을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얼굴로 태어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떤 얼굴로 죽을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죽음의 선택이 삶의 선택입니다. 편안히 죽기 위해서는 죽기 전에 잘 사는 것입니다. 어떻게 사는 것아 잘 사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의 최종 목표는 고종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젠 웰다잉이 인생의 최후 주요 목표가 되었습니다.
사람은 실수하는 것이 정상이고, 신은 용서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사랑이란 실수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입니다. 사랑은 사람과 하늘이 나눠 가진 성품입니다. 그런 사랑을 맘껏 베풀고 떠난다는 것은 영광스런 일입니다.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지만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이지요. 사람과의 관계가 참 중요합니다. 자신을 내려놓기 전에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간관계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인간관계는 일방통행이 없습니다. 쌍방통행입니다.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정말 인간관계가 좋습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농경사회일 때는 자급자족도 가능했지만 지금과 같은 최첨단 정보화사회시대에는 그런 삶을 살 수가 없습니다. 조그만 도움이나마 주고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식 농사를 잘 지으려거든 지식 한 줌 더 얻게 하는 것보다 쓸 만한 친구 하나 더 사귀게 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 생겨났는지도 모릅니다.
내 친구 중에 한 사람은 정말 친구가 많습니다. 성에 관계 없이 많습니다. 예술하는 친구인데 다방면의 친구들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과학, 의료, 법조, IT 등 각 분야에 없는 친구가 없습니다. 인생길에 난관을 만났을 때 그 친구들의 조언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단초가 된다고 말합니다. 인간관계가 원만히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겠지요.
일은 실패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 사람과의 관계는 한번 깨지면 회복하기가 힘듭니다. 그런 관계가 고통스러운 까닭은 신에게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을 인간에게서 찾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실수가 전공이고, 부족함이 특징입니다. 그러니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는 법이지요. 재주 이상의 인간미가 풍길 때 사람들은 그를 마음으로 믿고 따르게 되지요. 주변에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그는 자연스럽게 인생에서 성공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식은 재주보다 덕이 앞서는 사람으로 키워야 하는가 봐요.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보물입니다.(8.8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