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중앙일보 2011-7-5
태국 군부 “선거 결과 수용”
왕실-군부-탁신 ‘삼각 균형’ 이룰 듯
친탁신당인 푸어타이당(프어타이 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 대승을 거둔 3일 총선 이후 태국 정국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푸어타이당의 총리 후보인 잉락 친나왓은 4일 오후 찻타이파타나당(19석)과 찻 파타나푸어 판딘당, 파랑촌당(각각 7석), 마하촌당(1석)과 함께 5개 정당이 참가하는 연정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전체 500석 가운데 299석의 거대 연정이 출범하게 된다. 선거 기간 우회적으로 푸어타이당을 압박했던 군부도 한 발짝 물러나며 결과에 승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라윗 옹수완 국방부 장관은 “군부는 선거 결과를 인정한다”며 “정치인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군부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윗 장관은 “국민은 총선을 통해 민의를 명확하게 보여줬다”며 “군부는 아무런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선거 결과를 수용한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은 “태국 정치가 2006년 군부 쿠데타 이전 왕실-군부-탁신으로 이뤄진 삼각 균형점을 찾아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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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사진: Bangkok Post) 한 시민이 방콕 시내에서 잉럭 친나왓(Yingluck Shinawatra) 후보의 사진이 1면에 게재된 신문을 읽고 있다. |
정권 교체에 성공한 푸어타이당도 들뜨지 않고 자세를 낮추고 있다. 잉락은 “이번 승리는 푸어타이당의 것이 아닌 태국 국민 모두의 승리”라며 발언을 신중하게 하고 있다. 군부를 중심으로 하는 반탁신 진영을 자극해 이로울 게 없다는 계산 때문이다. 탁신 전 총리도 4일 도피 중인 두바이 자택에 몰려든 기자들 앞에서 “권력을 다시 잡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태국으로) 돌아가는 게 꼭 정계 복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총리직에 복귀할 수 있다고 해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너무 오래 푸어타이당과 함께해 왔고 62세인 만큼 이제 은퇴하고 싶다”며 “프로 골퍼로 데뷔해 볼까 생각 중”이라고 농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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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EuroNews) 잉럭 친나왓 후보가 '프어타이 당'의 공식적인 선거결과 정리 모임에 참석했고, 태국 군부가 선거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했다. |
4일 방콕 뉴페치부리가(街) OAI 빌딩의 푸어타이 당사에서 만난 당직자들은 한결같이 ‘대승, 압승’ 같은 말을 아끼면서 조심했다. 빨간 티셔츠를 입은 탁신 지지자들은 “선거가 끝났지만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당국의 조사가 기다리고 있고 군의 동향도 신경 쓰여 떠들썩하게 잔치 벌일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탁신당 관계자들이 몸을 낮추는 이유는 탁신이 쫓겨난 2006년 이후에도 선거마다 이겨 집권했지만 사법부에 대한 군의 영향력이 건재해 권력을 빼앗긴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007년 탁신의 후계자를 자임한 사막 순다라벳 전 총리가 이끄는 ‘국민의 힘’(PPP)당이 집권했으나 ‘옐로 셔츠’ 시위대가 일어나 2008년 여름부터 총리공관과 정부청사, 수완나품 국제공항과 돈므앙 공항을 점거한 채 격렬히 저항했다. 결국 2008년 12월 혼란 속에서 태국 헌법재판소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친(親)탁신당의 해산을 명령했다.
해외에 도피 중인 탁신도 “올 12월 딸 결혼식에 참석하고 싶지만 사회 안정과 맞바꿀 만한 사안은 아니다”라며 자제심을 보였다. 잉락이 첨예한 계층 갈등의 늪에 빠져 중도 사퇴하지 않고 롱런하는 길은 안정뿐이라는 것을 탁신도 인정한 것이다.
방콕=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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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제 태국-캄보디아 국경긴장도 빠르게 안정되어 가겠군요..
그나저나..
군부와 적당한 타협구도로 나아가면..
아무래도 프어타이 당이 충분하게 개혁정책에 드라이브 걸기가 쉽지 않을듯 하네요..
태국 군 장성들이.. 집안에서 기업을 운영한다든지..
본인들이 공기업 이사를 맡고 있다든지 하면서..
이런저런 방식으로 워낙에 이권에 많이들 개입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프어타이 당의 개혁 드라이브가 많이 제약받을 수도 있다는거죠..
그래도 일단은 군부가 총선결과 앞에서 순순히 나오고는 있어서..
당분간은 우리가 좀 쉬어도 될듯 하네요... ^ ^
근데 문제는 국방부장관 빠윗 웡수완(쁘라윗 웡수원) 대장은 실상 군부실세라기보다는
사실상 정치인으로 활달한 성격의 인물이자, 실질적 힘이 없는 사람이죠..
실세인 빠윳 짠오차 육군사령관은 오늘 군내 행사에서 연설하면서,
그냥 <군대는 국가, 종교, 군주를 수호해야만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잉럭 후보가 원한다면 만날 용의는 있다는 보도도 나오는군요..
일단 태국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번 총선을 통해 유권자들이 상당히 강력한 메세지...
즉 <우리들의 선택이 다른 형태의 개입을 통해 왜곡받고 싶지않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듯 합니다..
대체로 보수파(옐로셔츠)든, 친탁신파(레드셔츠)든..
이제 뭔가 새로운 정정불안을 야기한다는 것 자체에...
다들 지쳤을 겁니다...
2006년 이래로 쿠테타도 있었죠,
2008년 옐로셔츠 공항점거, 사법부에 의한 친탁신계 정부의 2번의 해산..
2009년 레드셔츠 시위, 2010년 레드셔츠 유혈항쟁....
캄보디아와 국경분쟁 고조... 등등...
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다 해봤죠..
태국 국민들이 계층을 가리지 않고 지쳐서,
이제는 너나 없이 좀 안정됐으면 하겠죠...
뭐, 새로운 거 남은거라곤
내전 밖에는 없지 않나요???
설마 그걸로 갈 수는 없단 말이죠,.,
그냥 선거 민주주의 밖에는 대안 자체가 부재한 상황인거죠..
글게요 군도 국민도 싸움은 지겨운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시나리오 중에 하나가 터져야 카페가 확 뜨는건데 말이죠 ㅎㅎ
크세의 겸둥이 보아즈 올림
오.. 제발..
그러다 카페가 뜨기 전에 과로사 할지도 몰라요... ㅋㅋㅋ
아무튼 총선 이후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분위기여서 주변국가에 사는 사람으로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태국도 이제는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몸부림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행이 총선에 군부가 선거결과를 수용한다니 다행인데 문제는 앞으로 잉럿 친나왓 총리의 행보에 관심이 가겠군요 좀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가기위해서 걸림돌이 많을것 같은데 과연 그걸림돌들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