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년 12월 5일(음력)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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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수 군관이 왕명서를 가지고 왔는데,
'이번에 선전관을 통해 들으니, 통제사 이순신이 아직도 권도" 를 따르지 않아서 여러 장수들이 걱정거리로 여긴다고 한다.
개인 사정이 비록 간절하긴 하나 나랏일이 한창 다급하다. 옛사람(증자) 이 말하기를, '전쟁 진터에서 용맹이 없으면 효가 아니다' 라고 하였다.
전쟁 진터에서의 용기는 소찬을 하여 기력이 곤핍한 자가 능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예법에도 원칙과 방편이 있으니, 일정한 법도만을 고수할 수 없는 것이다.
경은 내 뜻을 깊이 깨닫고 육식을 하여 방편을 따르도록 하라.' 고 하였다.
왕명서와 함께 고기음식을 하사하셨으니, 더욱 더 마음이 비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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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 - 여기서는 부모상에는 육식을 금하고 소식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지금은 비상상황이니 전시임무를 수행하고자 육식을 하라는 것.
출처: 난중일기 유적편 (이순신 저, 노승석 옮김)
첫댓글 왕 답다...
선조가 꼬장질부린 거라는 게 정설인걸로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참...권력이라는 게...
@_Arondite_ 그 당시의 제왕 답게 권력에 관한한 이기적이어야하고 잘못했다, 부끄럽다 라는 말은 입에 담아서는 안되는 그런 자리였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ㅎ 무오류죠.
ㅠㅠ...
만력제의 능행그림 잘봤습니다. 고려천자가 맞습니다. ㅎ
ㅅㅂ놈.....모친이 돌아가산 멘붕에 힘들게 키운 조선수군 원균이 탈탈 털어먹은거....고신당한거...몸과 마음.정신까지 난린데 머가 어째? ㅋㅋㅋ 왕이면 다야
조선의 임금은 그런 사소한 것에 신경을 써야하는 그런 자리가 아니었겠지요.ㅎ 16세기 조선의 임금과 조정의 권력자들이 군대를 얼마나 갈구고 감시를 잘하고 있는지 뜻밖에 놀라고 있습니다.
@Red eye 머 그렇긴하죠...조선 자체가 위화도 회군이란 군사반란으로 세워진건 맞으니...
먹으면 불효로 몰수 있고
안먹으면 불충으로 몰수 있으니
선조에게는 묘수죠.
구국의 장수에게 이런 더러운 수법을 쓰니 선조가 욕을 더 먹는 것이고요.
다그쳐서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은 생각 뿐이어겠지요. ㅎ 다음 일기들을 보니 명나라 수군도독 진린이 군선들을 이끌고 합류하는 내용이 이어집니다. 슬퍼할 시간도 없이 바쁜 전투를 이어갑니다.
왕이라는게 냉혹하여
고려 현종같이 죽일사람을 고급스럽게
예우하기도 하지만 선조는 진짜..
왕의 자리는 아들과도 나누지 않는 법이니 신하에 그것도 군인이 왕보다 더 큰 업적을 세우고 백성들의 지지를 받는다면 빡이 돌겠지요. 이순신의 명성은 이미 명나라 장수들과 관리들에게도 전해진데다 명의 만력제의 귀에까지 그 존재를 알 정도라..
이순신 장군 입장에서는 난감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