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한국을 준비하며
『뭉치자! 통일소년단』
조소정 글. 배민경 그림. 단비어린이
아이들과 대형서점에 가서 책을 골라보라고 한 적이 있다.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만화책 코너로 달려갔다. 재미있기 때문이란다. 그 모습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출간되는 책은 어린이 스스로 선택해서 읽는 책과 어른들이 선택해서 읽게 해야 하는 책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뭉치자! 통일소년단』은 아이들이 읽게 해야 할 책이다.
남북으로 나뉘어 지내는 시기가 길어질수록 통일에 대한 관심도 옅어질 수 있다. 그럴지라도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서 통일한국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뭉치자! 통일소년단』은 탈북민 아이인 장동기와 김동기의 이야기이다. 기존에 책들은 탈북민인 아이와 우리 남한 아이와의 갈등을 다뤘다면 이 책은 같은 탈북민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소재에서도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장동기의 엄마는 탈북자로 중국에서 아빠를 만나서 살았다. 장동기는 일곱 살 때 엄마를 따라 남한으로 왔다. 김동기는 북한에서 태어나 중국을 거쳐 남한으로 왔다. 태어난 곳은 다르지만 자유를 찾아왔고, 우리와 같이 사랑갈 아이들(작가의 말)이다.
자유를 찾아서 탈북했지만 장동기는 반 아이들의 눈에 띄지 않는 투명인간이 되는 게 소원이다. 아이들 눈에 띄지 않으면 놀림을 받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남한에 온 지 4년이 되어도 한국말이 어눌해서 말하는 데 자신이 없다. 혼자 지내는 게 더 편하다.
그러나 탈북민인 김동기가 전학 오면서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특히 경수는 전학 온 김동기에게 시비를 걸면서 ‘똥기 똥기 김똥, 장똥’이라고 싸잡아 놀린다. 장동기는 앞으로의 학교생활이 걱정이다.
장동기의 걱정과는 달리 김동기는 아이들의 놀림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다. 하지만 꽃제비 그림을 보고 경수가 놀릴 때는 참지 못하고 경수 배를 세게 때린다. 그 일은 선생님이 서로 사과하고 반성문을 쓰게 하면서 일단락이 된다.
선생님은 북한 실상을 알 수 있는 꽃제비 동영상을 보여준다. 아이들은 꽃제비가 된 건 탈북자나 동기의 잘못이 아니라 부모도 없고 먹을 게 없으니 쓰레기를 뒤져서라도 먹는다는 걸 알게 된다. 더는 아이들이 꽃제비라고 놀리지 않는다. 김동기는 이후 북한의 문화어나 북한의 살상에 대해 말해준다. 볶음밥은 기름밥, 화장실은 위생실, 러시아로 케이크를 토르트라고 하는데 북한식 발음으로 똘뜨라고 한다는 것을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남한 표준어와 북한 문화어의 간극도 좁혀가야 할 부분임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다행히 김동기는 축구도 열심히 해서 아이들과 잘 어울린다. 아이러니하게도 김동기를 놀리던 경수의 추천으로 회장이 된다. 4학년 장기자랑 대회 때 북한에서 몰래 남한의 아이돌 춤과 노래를 연습했던 김동기의 제안으로 춤과 노래를 하는 통일소년단이 결성된다. 통일소년단은 언젠가 통일이 되는 그날이 오길 소망하며 지은 이름이다.(p.115:3) k-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요즘, 아이들도 춤과 노래로 하나가 된다. 통일한국의 모습이 그려지는 장면이다.
전학 온 김동기 때문에 놀림을 받고 힘든 일을 겪으며 친구가 된 강동기는 꿈을 갖는 것! 그 꿈을 향해 도전하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p115:11)라고 한다.
『뭉치자! 통일소년단』은 탈북민인 아이가 주인공이지만 서사가 무겁게 전개되지 않아서 읽는 데 부담이 없다. 남북이 한민족이라는 걸 다시 새기게 되고, 멀게 느껴지는 통일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탈북민에 대한 편견도 걷어준다. 그런 면에서 『뭉치자! 통일소년단』은 아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출처 : 2023 생명과문학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