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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원자물리학과 실용주의적 사고방식(1929)
*하이젠베르크는 1927년(26세)에 라이프치히 대학의 교수로 부임하기 전, 1년 동안 미국 여행. 이 기간 동안 미국 실험물리학자 버튼과 실용주의적 사고방식과 과학의 발전에 대해 토론.
*하이젠베르크와 버튼의 대화
-하: 유럽에서는 새로운 원자 이론(양자역학)의 불확실한 특성들, 즉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 통계적으로밖에 파악할 수 없는 자연법칙 같은 것이 격렬한 토론을 불러일으키며, 이런 새로운 생각을 거부하기도 하는데 미국 물리학자들은 새로운 물리학을 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버: (우리는 새로운 이론을 옛 이론을 교정하는 데 쓸 뿐.. 새로운 이론이란 그저 새로운 도구... ) 유럽인들은 그런 인식을 너무 원칙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간단하게 본다. 전에 뉴턴 역학은 관찰되는 사실을 정확히 묘사, 그 뒤 전자기 현상이 알려졌고, 뉴턴 역학이 그것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맥스웰 방정식이 이런 현상을 기술하기에 충분. 그러다 원자 과정에 대한 연구가 고전역학과 전자기역학으로는 관찰 결과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줌. 이에 이전 법칙 또는 방정식을 개선해야 할 필요에 따라 양자역학 탄생... 당신들은 자연법칙을 절대적인 것으로 선언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 같다
-하: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엄밀한 과학이 되고자하는 물리 이론은 수학적 완결성을 가지고, 따라서 과학적 발전은 비약을 요구한다.)
당신은 전자가 어느 때는 입자로, 어느 때는 파동을 보이는 것이 놀랍지 않은 거로군. 당신에게 그것은 단지 예전의 물리학을 확장하는 것일 뿐이니까...
-버: 놀랍긴 하지만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은 받아들이는 수밖애... 어느 때는 입자처럼, 어느 때는 파동처럼 행동하는 것이 있다면 ‘벨리켈’ 같은 새로운 개념을 만들면 되는 거...양자역학은 이런 ‘벨리켈’의 행동을 수학적으로 묘사하는 것
-하: 그런 대답은 너무 단순.. 입자와 파동 두 가지 특성을 갖는 것은 전자의 특별한 성질이 아니라 모든 물질과 모든 빛의 성질... 자연법칙의 이런 통계적 특성을 모든 곳에서 지각할 수 있는 거... 이런 양자역학적 특성이 원자에서 훨씬 더 눈에 띄게 드러나는 것뿐..
-버: 그래서 당신들은 뉴턴 법칙과 맥스웰의 법칙을 약간 변화시킴... 그런 식으로 효과적인 개선이 이루어짐. 양자역학도 앞으로 더 개선되겠죠..
-하: 버튼의 관찰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 뉴턴역학은 도저히 개선할 수 없다. 어떤 현상을 뉴턴역학으로 즉 위치, 속도, 가속도, 질량, 힘 등으로 묘사할 수 있는 한 뉴턴역학은 유효하고 앞으로도 유효할 것..
-버: 상대성이론의 역학은 뉴턴역학에 비해 개선된 것 아닌가?
-하: 정지해 있는 물체에 관한 한 뉴턴의 법칙 유효.. 하지만 아주 빠른 속도로 운동하는 물체를 다룰 때는 뉴턴역학의 개념은 더 이상 경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 그럴 때는 상대성이론역학으로 옮겨가야...
-버: 당신은 왜 상대성이론 역학을 뉴턴역학보다 더 개선된 것이라고 표현하지 않는가?
-하: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뉴턴역학이 여전히 절대적일 수 있는 것은 그 물리학이 적용되는 분야에서는 조금도 개선될 수 없기에 즉 최종적인 형식을 찾았기 때문에...뉴턴역학의 완결성은 작은 개선도 용납하지 않는다... 뉴턴역학의 개념 체계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경험 영역들을 위해서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새로운 개념 구조를 제시하는 것..
-버: 물리학에서 완결된 분야와 아직 열려 있는 분야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가?
-하: 완결된 분야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정확히 정리할 수 있고, 그 자체로 모순이 없는 공리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
-버: 물리학의 어떤 분야가 완결성을 지니고 있나?
-하: 뉴턴역학, 통계적 열 이론, 맥스웰의 전자기학 및 특수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일반상대성이론은 아직 여러모로 불확실함이 남아 있는 열린 이론으로 보아야...
-버:뉴턴역학에서 양자론으로의 이행이 연속적이지 않고 불연속적으로 일어난다는 생각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과학의 진보가 중요한 것 아닌가? 연속적으로 일어나든 불연속적으로 일어나든 상관없는 것 같은데...
-하: 상관없지 않다. 연속적인 진보로 보는 것은 과학에서 모든 힘을, 모든 엄격함을 앗아간다... 앞에서 말한 네 개의 완결된 분야가 각각 단순한 공리를 가지고 있고, 그런 공리로 광범위한 연관을 묘사한다. 이런 공리가 있을 때 ‘자연법칙’이라 불릴 수 있으며, 그런 공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물리학은 엄밀 과학이라는 명성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실용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보면 과학의 진보란 계속 확장되는 실험적 경험에 우리의 사고를 맞추어가는 과정이고, 종결이란 없는 과정으로 생각될 것이다. 그렇게 보면 일시적인 종결이 아니라 맞추어가는 방법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결국 단순한 자연법칙이 ‘탄생한다는 것’, ‘드러난다는 것’... 자연 속의 연관이 결국은 단순하다는 것을 굳게 믿는다. 우리의 사고 능력이 자연을 이해할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다...(로베르트는 자연을 이 모든 형태로 조성한, 질서를 부여하는 힘이 우리의 정신 구조 즉 사고 능력의 구조 또한 만들었다.)
폴은 “한 번에 한 가지 어려움만을 해결할 수 있어.”, 이 말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주제넘은 것으로 여긴다는 뜻이었을 것, 반면에 나(하)는 “한 번에 한 가지 어려움만을 해결할 수는 없어.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밖에 없어”, 이 말은 한 가지 어려움을 진정하게 해결한다는 것은 그 자리에서 단순하고 커다란 연관을 만나는 것이라는 뜻. 단순하고 커다란 연관에 다다르면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어려움들까지 없어진다는 의미. 두 사람의 말 모두 상당한 진실 내포... 둘 사이의 모순은 “올바른 주장의 반대는 잘못된 주장이다. 그러나 심오한 진리의 반대는 다시금 심오한 진리일 수 있다.”는 닐스 보어의 말로 가볍게 넘길 수 있었다.
9.생물학, 물리학, 화학의 관계에 대한 대화(1930~1932)
*하이젠베르크는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근무. 소규모 이론물리학 연구소에서 젊은 물리학자들을 양자론의 세계로 인도. 휴가 때는 코펜하겐에서 닐스를 비롯한 코펜하겐 팀과 양자역학에 대해 토론
*코펜하겐에서 크라머스와 오스카르 클라인, 닐스 등과 토론
-오스: 아인슈타인이 우연이 양자역학에서 근본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이유로 양자역학에 거부감을 표시하는 이유가 뭘까?
-하: 아인슈타인이 불편해하는 것은 바로 이 근본적이라는 것... 고전물리학에서는 최소한 근본적으로는 개개 분자의 운동을 추적하고 뉴턴역학의 법칙에 따라 그것을 규정할 수 있다고 받아들인다. 따라서 매순간에 자연의 객관적인 상태가 존재하고, 그로부터 다음 순간의 상태를 확정할 수 있다고 말이다. 양자역학에선 이것이 통하지 않는다. 양자역학에서는 관찰하는 현상을 방해하지 않고는 관찰을 할 수 없다. 그리고 관찰 수단에 작용하는 양자 효과는 관찰해야 하는 현상에서 자연스럽게 불확정성을 초래한다. 아인슈타인은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 해석이 현상에 대한 완전한 분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사건을 새롭게 확정할 수 있는 요소들이 발견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요소들의 도움으로 현상을 객관적이고 완벽하게 확정할 수 있다고 보는 거다. 이는 틀린 생각이다.
-닐스: 옛 통계적 열 이론과 양자역학 간에 근본적인 차이는 있지만, 당신은 그 의미를 많이 과장하고 있다. ‘관찰이 현상을 방해한다.’는 식의 말은 부정확하고 사실을 오도한다... 특정한 실험 규정이 기술되고 특정 관찰 결과가 주어지는 경우는 현상에 대해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관찰이 현상을 방해한다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관찰 결과를 고전물리학이나 일상적 경험에서처럼 객관화시킬 수 없다고 말해야 한다.
서로 다른 관찰 상황들은 종종 서로 상보적이다. 즉 서로 배제적이며 동시에 실행될 수 없다. ..그래서 양자역학과 열이론 사이에 그렇게 원칙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온도를 측정하거나 명시할 때의 관찰 상황도 참여하는 모든 입자의 좌표와 속도를 규정할 수 있는 다른 관찰 상황과는 배제적인 관계에 있다. 온도라는 개념은 표준 분포를 보이는 계의 아주 작은 결정 요소에 대한 무지의 정도를 말하는 것이거든... 온도는 에너지 교환으로서만 정의할 수 있다. 온도를 정확히 안다고 해서 분자들의 위치와 속도를 정확히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하: 온도가 객관적인 속성이 아니라는 건가? ‘주전자에 담긴 차의 온도가 70도다’라는 말을 객관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온도라는 개념이 차라는 액체 속의 분자 운동에 대한 지식 내지 무지의 정도에 대한 발언이라면, 계의 실제 상태는 똑같아도 온도는 관찰자마다 서로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서로 다른 관찰자는 아는 정도가 서로 다를 수 있으니까..
-닐스: 그렇지 않다. ‘온도’라는 말이 이미 차와 온도계 사이에 에너지 교환이 일어나는 관찰 상황과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측정하고자 하는 계(차)와 온도계의 분자 운동이 필요한 수준의 정확성으로 ‘표준’ 분포에 상응할 때만이 온도계는 진짜 온도계인 거다. 이런 조건에서 모든 온도계는 동일한 결과 값을 낸다. 그런 점에서 온도는 객관적인 속성이다.
-크라: 닐스는 찻주전자의 상황을 마치 찻주전자의 온도와 에너지 사이에 일종의 불확정성의 관계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고전물리학의 입장에서 볼 때는 그렇게 말할 수 없겠지?
-닐스: 어느 정도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이는 차 속의 각 수소 원자의 성격을 물을 때 잘 알 수 있다... 수소 원자의 온도가 아니라 에너지만을 측정했다면, 이런 에너지로부터 차 온도를 유추할 수 없다. 온도에 대한 확률 분포만을 제시할 수 있을 따름이다. 이런 확률 분포의 상대적인 폭, 즉 온도 또는 에너지 값의 부정확성은 수소 원자와 같은 미시적인 대상에서는 상대적으로 크다. 더 커다란 대상, 가령 전체 차 중의 일부인 적은 양의 차 같은 대상에서 그런 부정확성은 훨씬 더 작아질 것이고 무시할 수 있을 정도..
-크라: 고전열역학에서는 한 대상의 에너지와 온도를 동시에 이야기할 수 있다. 이 크기들 사이의 부정확성 내지 불확정성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것이 닐스의 견해와 어떻게 합치될 수 있을까?
-닐스: 과거의 열역학과 통계적 열이론의 관계는 고전역학과 양자역학과의 관계와 비슷하다. 커다란 대상에서는 온도와 에너지에 동시에 특정 값을 허락해도 오류가 생기지 않는다. 고전역학에서 거시적인 대상에는 위치와 속도 모두에 특정 값을 허락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그러나 미시적인 대상에는 두 경우 모두 그렇게 할 수 없다. 열 이론에서는 이런 작은 대상들이 에너지는 가지지만 온도는 가지지 않는다고 말하곤 했다. 그것은 좋은 표현은 아니다. 미시적인 대상과 거시적인 대상을 가르는 경계를 알 수 없으니까...
@우리는 이제 닐스가 아인슈타인과는 달리 열 이론의 통계적 법칙과 양자역학의 통계적 법칙 사이의 원칙적인 차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닐스는 상보성을 자연 기술의 중심적인 특성으로 느끼고 있었으며, 그것이 옛 통계적 열 이론 특히 기브스의 이론에 존재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고 보는 입장이었다. 반면 아인슈타인은 여전히 뉴턴역학 또는 맥스웰 장 이론의 표상에서부터 출발했고, 통계적 열역학에 나타나는 상보적 특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의 토론은 상보성 개념을 또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인지로 옮겨갔고, 닐스는 이런 개념이 생물학적 현상과 물리적, 화학적 법칙을 가르는 데에도 중요할 수 있다고 했다.
*요트 여행 중
-시비츠: 우리는 항해등 덕분에 부딪힐 염려가 없다. 하지만 항해등 같은 것이 없는 고래가 출몰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고래와 부딪힌다면 어떻게 될까? 둘 다 구멍이 생기겠지. 살아 있는 물질과 죽은 물질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고래 구멍은 저절로 아물겠지만, 우리 배는 고장 난 상태로 남을 거다.
-닐스: 살아 있는 물질과 죽은 물질 간의 차이는 간단하지 않다. 고래는 조형력이 작용해서 상처를 입은 뒤 다시 온전한 고래가 되는 것은 사실... 하지만 배도 죽은 대상은 아니다. 배와 인간의 관계는 거미줄과 거미, 둥지와 새의 관계와 같다. 배를 수선하는 것은 고래에게서 상처가 아무는 것에 해당. 중요한 차이는 인간에게서는 이런 조형력이 의식을 통해 나온다는 거..
-하: 조형력.. 그 힘은 기존 물리학이나 화학, 또는 원자물리학과 상관없는 것인가? 아니면 이런 힘이 원자의 배열이나 상호 작용, 또는 그 어떤 공명 효과 등에서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되나?
-닐스: 유기체는 총체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고전물리학의 대상인, 많은 원자로 이루어진 단순한 계는 이런 총체성을 가질 수 없다. 이제는 기존의 물리학이 아니라 양자역학을 이야기해야 한다. 원자나 분자의 정상상태와 같이 양자론에서 수학적으로 묘사되는 총체적 구조들과 생물학적 과정의 결과로 나타나는 상태를 비교해야 된다. 둘 사이에도 특징적인 차이가 있다. 원자물리학의 총체적인 구조들, 즉 원자, 분자, 결정들은 다 정역학적인 구조물이다. 그것들은 원자핵과 전자들로 이루어져 시간이 흘러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유기체들은 정역학적 구조물이 아니다. 살아 있는 유기체는 불꽃처럼 물질이 ‘흐르는’ 형태라는 것을 보여준다. 측정을 통해 어떤 원자가 생물에 속한 것이고 어떤 것이 그렇지 않은지를 결정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문제는 물질이 복합적인 화학적 성질을 가지고 한정된 시간 동안 ‘흐르는’ 형상을 이루려는 경향을 양자역학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거..
-시비츠: 의사는 유기체가 방해를 받았을 때, 유기체가 정상적인 상황을 다시 회복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제한다. 동시에 그 과정이 인과적으로 진행된다고 확신한다. 가령 역학적 혹은 화학적 개입으로 정확히 물리적, 화학적인 결과들이 초래된다고 말이다...
-닐스: 그것은 두 개의 상보적 관찰 방식의 전형적인 경우다. 유기체제 대해 말할 때, 한편으로는 인간의 역사 과정에서 살아 있는 생물을 취급하면서 형성된 개념 ‘생명’, ‘장기의 기능’, ‘호흡’, ‘치유 과정’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과적인 진행을 묻기도 한다. 그럴 때는 물리학과 화학 용어들을 사용하고... 물리학적, 화학적 법칙, 양자론의 법칙이 유기체에도 통용된다고 본다, 첫 번째의 경우 사건이 목적을 통해 결정된다고 보고... 두번 째의 경우는 사건이 직접적으로 선행하는 상황을 통해 결정된다고 믿는다.. 두 관찰 방식은 서로를 보완... 생물학과 관련하여 제기할 수 있는 질문은 두 관찰 방식 중 어는 것이 옳으냐가 아니라, 자연이 이 두 가지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게끔 했느냐..
-하: 그렇다면 선생님은 원자물리학에서 알려진 힘과 상호작용 외에 특별한 생명력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으시겠군요... 무기물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생물학적 법칙은 상보적인 것으로 기술하신 상황을 통해 만들어지는군요.
-닐스: 그렇다. 두 관찰 방식이 상보적인 관찰 상황과 관계된다고 할 수 있다...
-하: 생물학적 법칙이 상보성을 통해 물리학-화학적 법칙과 구분된다고 하는 것은 알겠다... 앞으로 자연과학에서 생물학이 물리학, 화학과 융합된다고 생각해볼 경우, 양자역학의 법칙이 통합 과학의 자연법칙이 될 수 있을까?.. 양자역학의 법칙에 생물학적 개념을 그냥 부속시키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통합적인 자연과학에서는 더 포괄적인 자연법칙이 통용되어서 양자역학 역시 그저 특수하고 제한적인 경우로 드러나게 될까?.. 전자의 경우에는 유기체의 다양성을 설명하기 위해 양자역학의 법칙에 지구사적 발달, 자연선택의 개념을 부가시켜야... 후자의 견해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
-닐스: 지금 단계에서는 이 두 가지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연과학에서 물리학적, 화학적 법칙이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생물학의 자리를 찾아주는 것.. 이를 위해서는 관찰 상황의 상보성을 생각하는 것으로 충분... 생물학적 개념으로 양자역학을 보완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긴 하겠지만, 이런 보완이 양자역학의 확장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생물학 연구의 결과로 양자론을 확장할 필요가 대두되지 않는 한, 그런 확장을 꾀할 필요는 없다.. 불가피한 경우에만 확장을 꾀해야..
-하: 불가피하다고 보는 생물학자들이 있다... 그들은 다윈 이론 즉 ‘우연한 돌연변이와 선택 과정을 통한 자연 도태’는 지구상의 다양한 유기체의 형태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다윈 이론이 복합적인 유기체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
양자론을 확장할 필요성이 있다는 견해를 위해 인용되는 또 하나의 논지는 바로 인간 의식의 존재.. 의식에도 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닐스: .. 의식은 자연의 일부이며, 현실의 일부분. 그래서 양자론의 기본이 되는 물리학과 화학 외에 완전히 다른 종류의 법칙을 기술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문제는 현실의 일부인 의식이 물리학, 화학이 묘사하는 다른 것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하는 거.. 이런 상황은 상보성이 진정으로 들어맞는 경우가 틀림없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8장. 천사들의 제국
287. 좌뇌의 독재
좌뇌는 행동에 논리 부여... 잠자는 동안에는 우뇌 활동. 꿈꾸는 동안 한 줄거리가 갑자기 끊기고 다른 줄거리가 두서없이 이어짐. 깨면 좌뇌가 우뇌를 지배하여 꿈 내용을 다시 해독하여 조리있는 이야기, 논리적인 기억이 된다. 사람들은 좌뇌의 독재와 냉혹한 합리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술이나 마약 복용..
288. 마조히즘
마조히즘의 기원에는 앞으로 닥칠 고통스런 사건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마조히스트는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통스러운 일을 스스로 불러일으켜 자기가 자기 운명을 지배하고 있다고 느낀다.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마조히스트는 다른 사람들도 수월하게 지배한다. 마조히스트는 고통이라는 개념을 자기 운명의 지배라는 개념과 결합시킴으로써 반쾌락주의자가 된다. 자기를 위한 쾌락을 원치 않으며, 새로운 시련만을 찾아나선다.
289. 누구에게나 자기 자리가 있다
사회학자 필리프 페셀에 따르면,
여성에게는 4가지 성향 즉 어머니, 애인, 전사, 선생님이라는 특성이 있다. 어머니 같은 여자는 가정과 육아에 중요성 부여... 애인은 유혹하기를 좋아하고 위대한 연애 사건을 경험하고 싶어함... 전사는 권력 지향, 대의명분을 위한 투쟁, 정치적 활동 참여하고 싶어함... 선생님은 예술, 종교, 교육, 의료 등에 관심... 어느 성향이 더 발달하는가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사회가 자기에게 부과한 역할에서 자기 존재 의의를 찾지 못할 때 문제가 생긴다.
남성에게도 4가지 성향 즉 농부, 유목민, 건설자, 전사..
부부가 백년해로로 이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결합은 어머니 성향 여자와 농부 성향 남자가 만나는 것... 4가지 성향을 고루 갖춘 여자와 남자가 만나면 열정, 지속성 모두 있지만 드물다.
290. 역설적인 간청
에릭슨이 <에릭슨 최면>과 역설적인 간청 생각해냄... 반대 방향으로 잡아당기는 것이 때로는 옳은 방향으로 잡아당기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역사상 두 차례 세계대전 뒤 국제연맹과 국제연맹 탄생, 독재자들의 폭력 뒤 인권선언, 체르노빌 사태 뒤 원전 안전 관리...
291. 앨런 튜링
292. 전기(傳記)의 중요성
인생에서 중요한 건 무엇을 성취했느냐가 아니라 전기 작가들이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하느냐이다. 아메리카 대륙 발견에서 당시 실패자로 간주된 콜럼버스가 아메리고 베스푸치보다 더 잘 알려진 것은 콜럼버스의 전기 작가인 아들이 있었기 때문.. 아메리고 베스푸치에게는 전기 작가가 없었을 것... 플라톤이 없었다면 소크라테스를, 사도들이 없었다면 예수의 생애를 어떻게 알겠는가... 역사에 길이 남는 길은 무엇을 성취하는가보다는 좋은 전기 작가를 찾아내는 것..
293. 외계인
294. 호흡
여자와 남자는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이 다르다. 남자는 사건이 진행되는 양상을 단선적으로 지각.. 여자는 세계를 파동의 형태로 이해...그건 여자들이 달마다 하는 생리적 경험과 관계 있을 것이다. 세워진 것은 무너질 수 있고 다시 세워질 수 있다는 경험 때문에 세계를 끊임없는 파동으로 받아들인다... 만물은 <숨을 쉰다>. 날숨 다움에 들숨이 이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된다... 천문학 분야에서, 빅뱅에서 나와 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는 우주 역시 응집되어 빅 크런치가 될 수도 있다는 것... 빅 크런치는 새로운 빅뱅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우주도 <숨을 쉬고> 있는 것..
295~296. 7년 주기의 순환
인생은 7년 주기로 변화한다. 각 주기는 하나의 위기로 끝나 더 높은 단계로 넘어간다.
0세~7세: 어머니와 결합. 세계에 대한 수평적 이해, 감각 형성.. 모성애라는 고치의 균열과 나머지 세계에 대한 다소 주눅 든 발견.
7세~14세: 아버지와 결합. 세계에 대한 수직적 이해, 인격 형성. 가정이라는 고치 밖 세계 발견.. 아버지는 새로운 준거로 인정되어 존경의 대상
14세~21세: 사회에 대한 반항. 물질에 대한 이해, 지력 형성. 사춘기의 위기.. 세상을 변화시키고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싶어함... 가정이라는 고치에서 벗어남..
21세~28세: 사회에 편입. 반항 다음의 안정화. 세계에 통합. 부모보다 더 좋은 직업과 삶을 추구... 가정을 꾸려 자기 자신의 고치를 짓는다..
28세~35세: 가정의 공고화.. 앞의 네 주기의 삶에 문제가 있었다면 가정이 무너질 수도... 35세는 종종 성숙하지 못한 고치가 깨져버리는 나이. 고치가 깨지면 이혼, 실직, 우울증 등을 겪을 수도..
35세~42세: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 위기는 지나가고 새로운 고치를 지어야 하는 것...어머니와 여성에 대한 태도, 아버지와 남성에 대한 태도, 사회에 대한 태도 재검토... 첫 번째 고치를 깨지게 했던 요소들을 적절하게 제거하면 한결 개선된 고치를 지을 수 있게 된다.. 과거의 실패 원인을 이해하지 못하면 똑같은 실패..
42세~49세: 사회 정복. 가정 일과 자아 실현에서 충만함... 자기 인격의 진정한 완성을 도모하기 시작... 정체성의 위기, 실존적 질문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나는 왜 사는가? 의미 있는 삶이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49세~56세: 정신적인 혁명. 자기 고치 짓기에 성공하고 자아를 실현하게 되면 완전한 지혜에 도달하려는 정신적인 탐색.... 집단의 안일함이나 편의성에 빠져들지 않고 정직하게 수행된다면 여생을 다 바쳐야 하는 기나긴 여정..
297. 무기
사랑을 검으로, 유머를 방패로
298. 바보들의 결탁
1969년 존 케네디 툴이 <바보들의 결탁>을 쓴 뒤 출간해 줄 출판사를 찾지 못하자 자살. 어머니가 어느 출판사에서 농성한 끝에 출간하여 퓰리처상 수상. 그 뒤 <네온의 성서> 등 출간
299. 실화와 설화
300. 대구의 돌연변이
차가운 물에서 사는 대구의 한 종이 따뜻한 물에서 편안하게 사는 종들보다 훨씬 많이 진화. 차가운 온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특별한 생존 능력이 발휘된 것 아닌가.. 마찬가지로 현대의 인간에게도 유전자 속에 감춰진 엄청난 능력이 있지만 그것들을 일깨울 필요를 느끼지 않아서 다시 개발하고 있지 않을 뿐...
301. 실재
이 세상 어딘가에는 인간의 모든 선입견과 도그마와 미신과 기계적인 해석을 초월하는 객관적인 실재가 있을 것. 그런 실재에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것은 즐거운 일
302. 슈뢰딩거의 고양이
303. 질문
믿느냐, 믿지 않느냐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스스로에게 점점 더 많은 질문을 던지는 것..
304. 생명의 의미
세상 만물의 목적은 진화하는 것
태초에 0 즉 허공-> 허공이 진화하여 물질 즉 광물-> 살아 있는 존재 즉 식물-> 움직이는 존재 즉 동물-> 의식을 가지게 되어 인간-> 의식이 인간으로 하여금 지혜에 도달하게 즉 영적인 인간-> 영적인 인간이 진화하여 물질에서 해방된 순수한 정신 즉 천사가 생김
305. 관점
우리는 이따금 어떤 사건을 분석함에 있어, 자명해 보이는 어떤 하나의 관점에만 얽매임으로써 그릇된 판단을 하곤 한다
306. 놓아버리기
놓아버리기는 댄 밀먼이 말한 지혜에 이르는 길 즉 해학, 역설, 변화 중 <버림으로써 얻는다>는 뜻을 함축함으로써 역설의 개념과 통한다. 어떤 것을 더 이상 원하지 않을 때 그것이 오는 경우가 있다...
307. 겹겹이 쌓인 카르마
시간은 선형적인 것이 아니라 층층이 겹쳐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하나의 삶을 산 뒤에 다른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미래와 과거의 각기 다른 시대에서 천 겹의 삶을 동시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