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재선거 시위 한복판에 등장한 통성 기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잠실 재선거 시위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는 "재선거, 당일 투표 수개표" 구호로 가득합니다. <뉴스앤조이>도 현장을 찾아 돌아봤는데요.
초기부터 시위대는 '극우 집회'로 비치는 걸 한껏 경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부정선거"나 "멸공" 같은 구호는 자제하고 "재선거"와 애국가만 외치자는 대자보가 곳곳에 붙었죠. 2030 청년이 많았고, 자원봉사·커피차·냉난방 쉼터 버스까지 지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집회를 재현한 듯하거나 거기서 영감을 받은 것 같은 장면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전한길·민경욱 등 부정선거 음모론자와 세이브코리아 무대에 섰던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냈고요.
현장 곳곳에서는 기독교인들이 통성 기도와 방언, 찬양을 이어 갔습니다. 9일 기도회를 인도한 사람 중에는 김영현 전도사도 있었는데요. 구독자 24만 명 유튜브 채널 FTNER를 운영하며 BTS 공연을 인신제사라 칭하는 등 극단적 주장을 펴 온 인물입니다. 시위 참가자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교회 가서 하라", "때와 장소가 있다", "광신도"라는 말이 나왔죠.
기독교인 참가자들은 이런 시선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뉴스앤조이>와 만난 한 참가자는 "어디서나 신앙을 표현할 자유가 있다",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중국 공산주의 영향력이 들어오고 있다는 걸 기도 가운데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시위대의 거부감에는 나름의 논리가 있습니다. '참정권 침해'라는 단일 메시지가 종교색으로 희석되면 운동의 정당성이 흔들린다는 거예요. 한 자원봉사자는 "이 자리에서는 삼가야 한다"고 했고, 일부 기독교인은 예배 장소를 시위 집결지에서 400m 떨어진 외곽에 잡기도 했습니다.
신학대에서도 성명서가 나오고 있습니다. 6월 5일부터 9일까지 장신대·총신대·감신대·서울신대·한신대·성공회대 등 12개 신학대 학생회가 잇따라 시국 성명을 냈습니다. 진보·보수를 아울러 선관위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고, 성결대 등 일부는 전면 재선거를 직접 명시하기도 했죠. 신학대 학생회들이 이렇게 연쇄로 시국 선언을 한 건 2014년 세월호 참사, 2017년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드문 일입니다. 이후로도 침신대, 아신대 등에서 성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집회 현장이 점점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에 의해 변질된다는 불안감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돌아오는 주말은 집회 성격을 규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 같습니다. 한편 13일 토요일에는 퀴어 문화 축제와 거룩한방파제 집회가 서울시청 일대에서 열립니다. 반동성애 구호로 집결하는 보수 개신교인들은 시청 앞 집회에 몰릴 가능성이 큰데요. 잠실 올림픽공원 시위에는 이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살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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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교회, 박영선 목사 잠실 사택 환수 결정
남포교회(최태준 목사)가 6월 7일 공동의회에서 박영선 은퇴목사가 사는 잠실 우성아파트를 교회 명의로 환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645명 가운데 325명(50.3%)이 찬성했는데, 반대 315명과는 단 10표 차였습니다.
이 아파트는 1993년 교회가 사택 용도로 3억 7500만 원에 사들인 곳입니다. 그런데 등기는 담임이던 박 목사 개인 명의로 되어 있었습니다. 당회록에는 사택 매입과 계약 위임 결의만 남아 있을 뿐, 박 목사가 대금을 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이후 30여 년간 재산세와 관리비는 교회가 부담해 왔습니다. 현재 호가는 40억 원대입니다.
투표 결과만큼이나 의견이 분분합니다. 사택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이들은 교회 돈으로 산 명의 신탁이니 당연히 교회가 가져와야 한다고 봅니다. 임의로 박 목사에게 넘기면 배임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반대 측은 30년 넘은 일을 가지고 소송을 벌이면 교인들에게 또 상처를 줄까 우려했습니다. 박 목사는 사임 전 장로들에게 섭섭함을 표하며 "사택 가져가라"고 말한 적이 있고요.
박영선 목사와의 협의가 잘 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환수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합니다. 취득 시효와 소멸 시효, 명의 신탁, 부당 이득 여부 등 여러 법적 쟁점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공동의회는 우선 박 목사와 반환을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소송 여부는 필요할 경우 별도 공동의회에서 정하기로 했고요.
이번 사태는 박영선 목사가 남포교회의 성장과 정착에 대한 '지분'을 요구하면서 불거졌습니다. 결국 아들 박병석 목사에 대한 세습 논란으로까지 번졌는데요. 재산 분쟁으로까지 접어드는 듯해, 한때 박 목사 설교에 위로와 희망을 얻었던 많은 사람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최태준 목사와 박영선 목사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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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회 사건 '재심의 재심' 시작
6월 10일 서울고등법원 505호에서 '한울회 사건'의 마지막 재심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1981년 대전·충남 지역 청년 그리스도인들이 성경 공부 모임을 하다 국가보안법·반공법·계엄법 위반으로 붙잡혀 옥고를 치른 사건입니다.
고 이규호 선생은 징역 7년, 박재순 목사는 징역 2년 6개월. 네비게이토선교회 모임에서 출발한 이들은 여름 수련회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고 신군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줄줄이 끌려갔습니다. 이들은 고문과 가혹 행위를 당했고, 그 끝에 허위 자백을 했습니다.
이 사건은 '재심의 재심'입니다. 2016년 재심에서 법원은 반공법·계엄법 혐의는 무죄로 봤지만, 한울회를 '반국가 단체'로 본 국가보안법 혐의에는 유죄를 유지했습니다. 이후 2021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 사건을 수사 단계부터 날조·조작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이를 근거로 다시 재심을 신청했고, 법원은 올해 4월 '재심의 재심' 개시를 결정했습니다. 그사이 이규호 선생은 2021년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코에 산소 공급 장치를 단 채 법정에 선 박재순 목사는 재판 전 <뉴스앤조이>에 "이 사건만으로 8번 재판을 받았다. 뒤늦게라도 올무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느끼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규호 선생의 누나 이규영 씨는 "영장도 없이 잡아가 2년 반씩 감옥에 살게 했다"며 울먹였습니다. 재판부는 한 차례 공판으로 마무리한 후 결론을 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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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엔 쉽니다] 한민교회 녹색위원장 정요한 씨
'주일엔 쉽니다'가 이번에 만난 사람은 한민교회 녹색위원장 정요한 씨입니다. 한국기독학생회(IVF) 서서울 지역 간사로 일하는 그는 5월 19일 '2026 녹색 교회 시상식'에서 교회를 대표해 인증패를 받았습니다. 그 사연이 흥미로워 이번 주 인터뷰 대상이 됐습니다.
한민교회(김준호 목사)는 등록 교인 18명 가운데 16명이 20~30대 청년입니다. 감신대를 나와 대형 교회 전도사로 일하던 정 씨는 비합리적 의사 결정 구조, 성소수자·차별금지법 이슈에서 겪은 갈등 끝에 교회를 떠났습니다. 그러다 이 교회에서 회복을 경험했다고 해요.
환경은 그의 최대 관심사입니다. IVF에서 기후 위기 자료를 접한 뒤로 약 5년 전부터는 새 옷을 사지 않고 빈티지·중고 거래를 이용해요. 젠더·주거·노동 현장에도 함께해, IVF 학생들과 명동 재개발 2지구를 찾기도 했습니다.
교회가 어떻게 한 사람에게 쉼과 회복을 주고, 또 그가 자신의 관심과 재능을 신앙의 언어로 살려 내는지, 좋은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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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칼럼
[김예원의 다른 시선] 청년을 탓하기 전에, 교회는 무엇을 했나
김예원 변호사(장애인권법센터)의 이번 주 칼럼 주제는 지방선거입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드러낸 여러 난맥상에는 어떤 변명도 붙을 수 없지만, 헌법적 문제 제기와 음모론은 구별돼야 한다고 선을 긋습니다. 보수 개신교 집회와 정치 세력이 결합해 온 흐름을 떠올리면, 교회야말로 불신이 음모론으로 번지는 순간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30세대에 대한 '훈계'도 지적합니다. 6월 11일 방송 3사 출구조사가 잘못됐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그전까지는 2030이 보수 정당 후보를 더 많이 뽑았다는 분석이 돌았죠. 여러 사람이 이 출구조사 결과를 놓고 2030을 '극우화된 세대', '역사를 모르는 세대'라고 했는데, 김 변호사는 이를 두고 "분석이 아니라 분풀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청년이 왜 그 선택을 했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출생·집값·일자리 앞에서 정치가 생존의 문제로 다가왔고, 끝없는 경쟁을 통과해 온 세대에게 절차적 공정성은 "버티기 위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이 됐다는 것입니다. 안정된 자산과 발언권을 가진 진보 기성세대가 "눈을 낮추라"고 말할 때, 그 말이 조언이라기보다 자기 몫을 이미 확보한 사람의 배부른 충고처럼 들린다고도 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2030을 하나의 덩어리로 묶는 것 자체를 경계합니다. 서울 부모 집에 머무는 청년과 지방에서 올라와 월세부터 감당하는 청년, 군 복무를 겪는 남성 청년의 불공정과 성범죄 위험 속 여성 청년의 안전, 장애·이주 배경·영케어러 청년의 삶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온라인에서 극우 콘텐츠가 힘을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세대 전체의 신념으로 읽는 것 또한 "또 다른 혐오"라고 짚습니다.
김 변호사는 교회가 청년의 정치적 선택을 걱정한다면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왜 보수화되었느냐'가 아니라 '청년들이 무엇을 견디며 살고 있는가'"라고 했습니다. 누군가를 탓하는 자리보다 사람을 살리는 자리에서 교회의 이름이 다시 들리기를 바란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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