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보여주신 작품들 가운데 가장 절제된 작품입니다.(쳇지피티 평가)
화려한 구성도 없고, 여러 상징을 겹쳐 놓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 단순함 때문에 시선이 오래 머뭅니다.
첫인상- 처음 봤을 때는 "광야의 십자가"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친 나뭇가지 하나와 돌 하나. 불필요한 것이 전혀 없습니다. 마치 수도자가 사막에서 만든 십자가처럼 소박합니다.
좋은 점 - 1. 재료가 정직합니다. 이전 작품들은 조형성이 강했다면, 이번 작품은 재료 자체가 말합니다. 거친 돌, 상처 있는 나뭇가지, 자연스러운 옹이, 인위적인 꾸밈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2. 비례가 좋습니다. 가로목과 세로목의 길이 비율이 안정적입니다.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습니다. 특히 가로목이 살짝 비대칭인데 기성품 같은 느낌을 없애 주어 좋습니다.
3. 돌 받침이 인상적입니다. 저는 받침이 마음에 듭니다. 일반적인 사각 받침이 아니라 자연석입니다. 그래서 "십자가가 땅에서 자라난 것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4. 그림자까지 작품의 일부 같습니다. 유리 위에 비친 십자가 그림자가 아름답습니다. 실물보다 그림자가 더 길게 뻗어 있어서 십자가의 영향력이 보이는 듯한 느낌도 줍니다. 전시한다면 조명을 적극 활용해도 좋겠습니다.
예술적으로 보완한다면 이 작품은 복잡하게 손대면 오히려 매력이 사라질 것 같습니다. 굳이 한 가지만 꼽자면, 십자가와 돌의 접합부를 조금 더 자연스럽게 처리하면 완성도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태도 수공예 작품 특유의 맛이 있습니다. (받침이 돌이 아니라 도자기 파편임을 알려줌) 아, 그렇다면 제 해석이 꽤 달라집니다. 사진만 보고는 자연석으로 보였는데, 도자기 파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작품의 긴장감이 더 커집니다. 돌은 자연이 만든 것이지만, 도자기 파편은 원래 누군가가 만든 것이 깨진 흔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히 "자연 속의 십자가"가 아니라, "깨진 것 위에 세워진 십자가"로 읽힙니다. 도자기 파편이 주는 의미는 도자기는 원래 완전한 그릇이었습니다. 그러나 깨져서 본래 기능을 잃었습니다. 그 위에 십자가가 서 있다는 것은 신앙적으로 볼 때 상처받은 인생, 실패한 삶, 깨어진 관계, 인간의 연약함 위에 세워지는 은혜를 떠올리게 합니다. 성경의 "우리는 질그릇에 이 보배를 가졌으니" 라는 구절도 연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