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국문학과 21001034 유정민
1. 김동인이 말한 ‘무시무시한 햄릿이 나타났다.’라고 한 말의 의미에 대해 기술하시오.
김동인은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라는 작품을 보고 ‘강적이 나타났다는 것을 직감하였다’라며 염상섭을 햄릿에 빗대어 표현했다. 자아의 해방과 개성을 주장하고 상상을 동경하는 태도가 드러나는 것이 특색인 낭만주의에 의해 높은 평가를 받았던 <햄릿>의 주인공 햄릿은 인간의 존재 이유에 대해 되뇌이며 회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또한, 격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 소설 역시, 다소 난해하고 기이한 부분이 있지만 3.1 운동 직후 지식인이 겪은 방황과 번뇌를 표현해냈다는 점에서 <햄릿>과 공통점을 갖는다. 인물의 내면심리 묘사에 능하고 깊이있는 현실 통찰을 사실적으로 작품에 녹여내는 염상섭의 모습을 보고 김동인이 그의 작품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생각한다.
2. <만세전>에서 주인공이 ‘모두 다 공동묘지다’라고 말한 의미에 대해 기술하시오.
당시 염상섭이 식민지 시대의 조선을 ‘구더기가 끓는 무덤’으로 바라본 것이 <만세전> 작품 속에 투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세전> 속 주인공 이인화는 일본 헌병과 경찰들의 강압적인 심문과 폭력이 난무하는 기차 속에서 무력한 조선인의 모습에 허무함과 회의감을 느꼈기 때문에 삶의 생기를 잃어버린 허망한 조선의 현실을 공동묘지에 빗대어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만세전>은 앞서 배운 이광수의 <무정>처럼 ‘기차’ 안에서의 상황과 등장인물을 통해 작품의 핵심 주제를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정>은 삶을 포기하려던 영채가 기차 안에서 병욱과 형식, 선형을 만났고 앞으로 자신의 인생을 다시 잘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다지며 희망을 품게 되는 계기가 된다. 반면, <만세전>은 기차 안에서 일제로부터의 탄압으로 인해 암울하고 절망적인 조선의 현실을 마주하게 되고 어찌할 수 없는 허망함과 무력감을 인지하게 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3. ‘염상섭’에 대한 강의를 들은 후 자신의 소감에 대해 기술하시오.
당대 현실을 반영해 작품을 그려내고 민족주의 문학과 카프 문학 사이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는 염상섭에 대해 자세히 배울 수 있어서 유익했다. 「표본실의 청개구리」에서 개구리 해부를 사실적으로 다루며 사지에 바늘이 박혀 옴짝달싹 못하던 청개구리와 주인공의 삶을 동일시했고 더 나아가 식민지 시대 지식인들의 참담한 생활까지 연결해낸 그의 문학적 감각에 감탄했다. 개구리 해부라는 특이한 상징 요소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작품 속에 내재된 주제 의식을 이해할 수 있게 풀어냈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덧붙여 매번 작가의 일생과 작품 세계관을 꼼꼼하게 짚어주시는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첫댓글
1. 김동인이 염상섭을 강적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를 김동인 자신이 갖지 못한 염상섭의 장점을 중심으로 설명해주세요.
2. 염상섭은 왜 굳이 '공동묘지'라고 하였을까요? '쓰레기', '화장실' 같은 표현도 있었을텐데..
1.
김동인은 예술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예술을 위한 예술'을 강조한 예술지상주의, 즉 유미주의의 대표작가이다. 또한, 그의 낭만주의적 작가 의식은 작품 곳곳에 내재되어 있는데 영웅 설정이나 비범한 주인공 설정의 역사소설을 쓰곤 했다. 그런 김동인에 반해 염상섭은 인간 본질과 내면 묘사에 중점을 두어 내용을 전개했다. 또한, 염상섭은 '생활 문학'을 대표하며 사실주의(리얼리즘) 소설을 주로 다루었다.
2.
염상섭의 소설 <만세전>에서 '공동묘지'는 식민지 시대 조선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빗대었다. 염상섭이 '쓰레기', '화장실' 등의 비관적인 비유 대신 '묘지'라는 단어를 택한 이유는 '공동묘지'는 죽음과 직결되는 단어로서 이 단어 자체가 주는 낙망이 당시 조선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