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긴 3월을 보내느라 고단한 탓인지 여느 때 같으면 일요일 늦은 밤에 쓰던 편지를
오늘은 월요일 새벽에 쓰고 있습니다. 일상속에서 쌓인 나른한 봄 기운도 영향을 주었을 듯 하구요.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고, 대지에 꽃들이 앞다퉈 피어나는 신기한 생명현상에 살아있다는
즐거움과 고마움을 만끽하는 요즘입니다.
희로애락의 롤러코스터를 타다보니 그 살아있는 느낌에 깨어있지 못하고
온갖 번뇌에 헤매는 중생들이 있을 뿐이구요.
그 사이에 세월은 멈춤없이 흘러 4월의 첫 날, 한 달 한 주가 새롭게 시작하니
더욱 힘을 내어 삶의 문을 활짝 열어봅니다.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T.S 엘리엇은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며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고 했지요. 여러 봄꽃들이
순서가 뒤엉키고 같은 꽃들조차 생각을 달리하며 개화시기에 차이를 드러내니
가히 그 혼란스러움이 욕망과 이기심에 찌든 인간사를 그대로 닮은 듯 합니다.
그럼에도 생동하는 봄, 생명이 꿈틀대는 계절이니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묵혀둔
꿈 한 조각을 꺼내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꿈, 새로운 시작이 잘 어울리는
새로운 4월, 즐겁고 힘차게 살아가자구요. 건강 잘 챙기면서요.
지난 한 주도 분주함으로 가득 채운 시간들이었습니다.
무엇보다 10여년간의 사람의 숲을 거닐며 쓴 책, 김재은이 만난 사람(해피인터뷰)이
'사람의 숲에서 인생을 만나다' 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소중한 인연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은 양장본의 두툼한 고마운 책입니다.
사람의 숲을 뚜벅뚜벅 걸어온 지난 삶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마음이 따뜻해옵니다. 그랬었지요.
나무요일 저녁엔 전북특별자치도 서울 장학숙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고향 새내기들을
대상으로 '나의 꿈과 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습니다. 꿈과 도전, 나만의 습관,
그리고 꿈너머 꿈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했지요. 강의후 강의 소감을
담은 감사편지에 잠시 마음이 뜨거워지기도 했구요. 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금요일 오후부터 갑자기 오른쪽 어깨에 통증이 몰려왔습니다. 밤새 잠을 설쳤고, 주말 아침엔
그 정도가 심해져 팔을 올리기도 힘들더라구요. '석회화건염'! 병원에 들러 치료를 하고 나니
이젠 조금 살 것 같더라구요.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구요. 살만해 주말 오후
창덕궁의 봄꽃소풍을 다녀온 것은 비밀아닌 비밀입니다.
휴일엔 행복한 발걸음 모임의 일환으로 행서모라고 이름을 붙인 '서울둘레길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4월부터 세분화하고 시민편의성과 접근 가능성을 높여 더 많은 시민들이 둘레길을 누릴 수
있도록 했음도 한 몫 했구요. 함께 한 10여명의 사람들이 끝까지 완주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하나 더, 지난 2014년부터 10년동안 써온 교차로 아름다운 사회 칼럼이
236번째 '사과이야기'를 끝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아쉬움이 적지 않지만 교차로 칼럼을 통해 글쓰기 습관에 도움이 되고 세상에 깨어있는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다른 채널과 기회를 통해 칼럼 글쓰기는 꾸준하게 이어갈 생각입니다.
지난 한 주도 을지로와 광화문, 판교와 분당, 봉은사와 당산역등 지난 한 주도 사람의 숲에서
삶을 만끽한 소중한 나날들이었습니다. 즐겁고 고마운 삶입니다.
나의 작은 꿈에 깨어있는 삶,
보다 너그럽고 크고 열린 마음,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 (球根)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주었다.
- 황무지/T.S 엘리엇
2024. 4. 1
아름다운 옥수동에서,
대한민국 행복디자이너, 咸悅/德藏 김 재 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