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마로니에 집을 짓는다/이용준</p><p> </p><p>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수많은</p><p>집들이 춤을춘다 형형색색 불을 밝힌 상가 건물 </p><p>날이 밝으면 우르르 무너지고 </p><p>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솟아오른다</p><p>길 잃은 나그네의 길잡이가 되고 싶었을까</p><p>가득 쌓여있는 애증을 진공기로 빨아들인다</p><p>거무튀튀한 체 이물질이 달라붙은 흔적을</p><p>백색으로 칠하고 싶다 </p><p>해마다 짓는 집을 보니 이력이 생겼다</p><p>언제 집을 짓는지 언제 제품을 들여놓는지</p><p>알게 되고 나는 그 시기에 맞춰 </p><p>계절과 싸움을 준비한다</p><p>오래전 매장을 열던 날 진열은 어떻게 할까</p><p>집기는 어떤 걸 넣어야 하는지</p><p>비용은 부족하지 않은지 </p><p>상품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은 있는지 </p><p>뜬눈으로 밤새 고민했었던 </p><p>기억의 편린들이 한꺼번에</p><p>쏟아져 나와 저마다 아우성을 친다</p><p>내가 먼저야 나를 꾸며줘 나는 휴식처가 필요해</p><p>너무 시끄러워 창고에 가둬 놓고 </p><p>아직 불이 켜지지 않은 마로니에 집안에</p><p>지저깨비를 버리지 못한 나를 들여놓는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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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창작 고운글을 읽으면서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김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6월에도 좋은 일만 있길 기도합니다.
마로니에 집 짓기
집 짓기도 하나의 과학이죠
좋은 기운 가득하시고
행복한 유월 안으시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