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SUNDAY 오피니언
[선데이 칼럼] 국가 대개조, 더는 미룰 수 없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3.08.12 00:28
이정민 칼럼니스트
잼버리 파행 책임 두고 네 탓 공방
무책임 정치, 미래 비전 없는 정부
복지부동 공무원 등 총체적 난맥
희생양 찾기보다 근원적 처방을
국민들 가슴을 졸이게 했던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가 K팝 공연과 함께 막을 내렸다. 초반 파행을 겪었지만 한국 문화 체험의 ‘코리아 잼버리’로 방향을 틀어 그나마 최악은 면했다. 일제하 국채보상운동,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의 금 모으기처럼 이번에도 시민들이 제 일인 것처럼 나섰다. 사비를 털어 얼린 생수를 사 나르고 빵집 사장님은 케이크를 무료로 제공했다. 한 외국 청년은 언론 인터뷰에서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 줘서 감사하다. 미안하다고 해 놀랐다. 다시 한국에 오고 싶다”고 했는데, 한국인의 정(情)을 느낄 수 있어서 가슴 뭉클하면서도 한편으론 부아가 났다. 왜 늘 속상하고 미안해해야 하는 건 힘없는 시민들의 몫이어야 하는지.
선데이 칼럼
잔치는 끝났고, 요란한 굿판이 펼쳐질 참이다. 민심 수습을 위한 번제(燔祭) 의식 말이다. 야당은 벌써 대통령 사과와 국정조사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기선 제압에 나섰고, 여당은 문재인 정부 책임을 부각하며 샅바 끈을 동여매고 있다. 중앙 정부는 지방 정부의 무능을 탓하고, 지방 정부는 중앙 정부의 컨트롤 타워 부재를 비판한다. “왜 우리한테 책임을 뒤집어씌우나”라는 불만과 항의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막대한 예산을 퍼붓고도 국제적 망신을 시키고 국격을 추락케 한 책임은 반드시 가려내야 한다. 그러나 흥분과 분노의 뜨거운 감정에만 휩쓸려선 안 된다. 냉철한 이성으로 무엇이 문제의 본질인지 복기해봐야 할 때다. 새만금 사태는 우리에게 국가 대개조의 과감한 수술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걸 일깨우고 있다. 수십년간 쌓이고 쌓인 총체적 난맥상이 얽혀 이번 사태를 불렀다. 일단 내질러놓고 책임은 지지 않는 정치, 네 탓 타령으로 날 새는 여야, 국가 백년대계 같은 미래 비전의 설계 능력과 의욕을 상실한 단명 정권, 내면화된 관료 사회의 복지부동, 정치 리더십의 부재…난맥상을 이대로 두고 희생양을 찾아내 호통치고, 그중 몇몇을 감방에 보낸들 달라질 건 없다. 하나씩 복기해보자.
①정치적 한탕주의가 낳은 비극
첫 번째 패착은 잼버리 대회가 성공 개최보다 새만금 개발 사업 촉진에 방점을 두고 추진된 점이다. 전북도 관계자의 말처럼 “인프라를 좀 더 빨리하기 위해 예산을 빼 오기 위한 명분으로 새만금에 잼버리 대회를 유치한 것”(2017년 전북도 의회)이다. 새만금 개발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으려는 지방 권력과 개발 이익을 노린 개발업자의 이해가 맞았다(※대회 유치의 일등 공신이라고 자화자찬했던 이들은 침묵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매립된 땅을 놔두고 잼버리 대회를 위해 새로 부지를 매립했다. 기초 시설 공사가 끝난 게 지난해 5월이다. 대회 1년 전 사전 점검을 위해 열던 프레잼버리는 취소됐다. 코로나 때문이라지만, 기반시설 부족과 배수 불량으로 행사를 치를 수 없었던 게 더 크다. 야영지의 배수와 그늘막 조성, 부실한 샤워장·화장실 문제는 예견된 재앙이었던 셈이다. 전북도는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2028년 개항 예정) 예산을 따내고, 새만금을 동서와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완공하는 개가를 올렸지만, 명예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정치적 한탕주의가 부른 비극이다.
②60년 걸리는 국책사업
새만금 사업이 애물단지가 된 데는 정치의 책임이 크다. 노태우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시작돼 1991년 간척 사업의 첫 삽을 떴지만 이후 7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토지이용 계획이 바뀌었다. ‘식량 증산’이 목표였다가 복합산업단지로 변경됐고, 환경단체의 반대로 수년간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해양개발 및 글로벌 허브(이명박)-동북아 경제 허브(박근혜)-재생에너지 단지(문재인)-금융·관광·IT 특화 기지(윤석열) 등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발 구호는 요란했지만, 32년이 되도록 기반시설 구축(1단계)도 하지 못한 상태다
.
비슷한 시기에 간척사업을 시작한 중국 상하이 푸둥 지구는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자리 잡았다. 새만금은 차질없이 계획대로 진행된다 해도 2050년이 돼야 완료된다. 60년 걸린 국책사업인데, “새만금이 국가 발전과 미래 비전에 어떤 전략적 가치가 있는 건지 알 수 없다”(호남 출신 정치인)는 탄식이 나온다. 먼 미래를 내다본 전략적 고민과 청사진 없이 불쑥 던져놓고 보는 무책임한 정치가 재앙의 불씨를 잉태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③임계점 넘어선 관료 사회의 무사안일
여성가족부의 수준 미달의 집행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폭염·태풍·식재료·식중독 문제 등 모든 게 차질없이 준비됐다”고 큰소리치던 김현숙 장관의 발언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현장에 가지 않고 서류와 보고서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다. 잼버리 대회를 위해 99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공무원들의 출장 보고서는 코미디 수준이다. 이 와중에 공무원 노조는 잼버리 대원들이 전국으로 흩어지는 과정에서 하달된 공무원의 강제 동원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냈다. 갑작스러운 상명하달식 동원령이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국가적 위급 상황에 시민들까지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얼른 납득이 가지 않는 대응이다. 관료사회의 나태와 무사안일 풍조가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음을 새만금 사태가 일깨워주고 있다.
이정민 칼럼니스트
hanb****1시간 전
나사 빠진 기계는 언젠가는 외장창 망가진다. 콧대높던 유럽이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이유를 알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국가 개조에는 어느정도 긴장과 강제가 따르는데,여소야대와 처가 때문에 권위가 없는 윤정권이 과연 가능할까?할 수만 있다면 내도 백 번 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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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sa****1시간 전
큰 잘못은 전북도에 있다고 주장하는 여자로군—- 전북도의 잼보리 유치는 지방 정부에서는 의당 추진해야할 일이다—- 하지만, 개최지의 최종 결정권은 중앙정부에 있었고, 대회 진행및 운영권 역시 마찬가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잘못을 전북의 잘못으로 몰아부치려는 논조가 간교하고 야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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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an****1시간 전
얼마전 중앙 사설에 새만금이 한국후보로 선정된때가 2015년 박근혜 정부때라 하던데 선정한 쪽보다 불순하게 후보신청을 한 전북도가 1번으로 잘못한 거라는거라면 이분 머리도 대개조가 필요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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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l****1시간 전
그런데...책임 소재가 좀 애매해요...개인적인 생각으론 여가부가 아닌 전북도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합니다. 언론들, 괜히 여가부 끌어들이지 맙시다. 대회를 유치한 자치단체가, 예산도 풍족히 받았으니 당연히 책임져야 햐는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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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2시간 전
이 모든 참상이 바로 전라인민공화국 인민들의 정신 상태의 수준과 직결이 된다. 이를 악용해 처먹은 놈들이 바로 문재인, 이재명과 민주당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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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2시간 전
대한민국은 분단국이다 더욱이 전쟁하다가 휴전하고있다 중국 국민당 장개석이 망해서 대만으로 쫒겨갈때나 베트남 망할때 그 사회에서 피아구분이 않되는 이상한 전쟁을 했었다 반드시 주적개념이있고 주적이 누구인지 알아야 나라를지탱한다 주적응 없애고 평화타령에 빠지면 그것이 바로 망하는길을 열어주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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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r****2시간 전
국가 대개조 해야 한다.... 적을 사랑하는 즉, 적과 더불고자 하는 자들은 반드시 솎아 내야 한다는 것이 진실이다. 세계가 알고 있는 인류의 적인 북중러...이들과 더불고자 하는 자를 개조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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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dl****3시간 전
누가 누구를 개조한다는거냐? 악질 친일파 백선엽이 영웅이라는 놈들이?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국민 186명을 쏘아죽인 이승만을 국부라는 놈들이? 군사독재자 박정희를 빠라대는 놈들이? 국가를 개조한다고? 국가를 시궁창으로 만들자는 소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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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0****4시간 전
일단 세금받고 일하는 직종은 일반 직종보다 '더 많이 받고 편한 직장이다'라는 개념의 반대여야 맞습니다.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혈세를 집행하고 그것으로 임금을 받는 공직자들의 태도가 그렇지 못해서 이런일은 반복되는겁니다. 머리로 설령 그래서는 안된다는걸 알지라도 이런 태도를 방지할 시스템이 없이는 몸이 그래도 되는구나 습득하고 파행을 반복하게 되는 겁니다. 혈세를 집행하는 모든 업무와 활동에 물 샐 틈없는 촘촘한 감리.감찰시스템이 겹겹이 있어야 합니다. 그저 직급높고 목소리 크면 갑질해도 되는 문화로는 제대로 된 업무수행이 불가능하고 이런 파행은 계속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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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4시간 전
과거정부부터 잼버리 개최 기초가 엉망이었고 그 기초부터 징계해야 하지만, 도대체 주최즉 여가부는 어찌 그렇게 엉터리 수준이었나? 중소도시 일개 과장/팀장도 그 여가부 전체의 저급한 역량을 모아놓은 것보다 더 잘할 수 있다.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능력이다. 해외출장 - 전북도, 조직위, 여가부 공무원들이 이런 일로 99번이나 공짜 여행 즐겼다. (인터넷에 모든 자료가 다 있는데 굳이 혈세도 놀러나간다.) 이렇게 5년 이상 말아먹은 것도 다 조사해서 응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