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경제학(노동경제학)과 여성학을 공부하면서 남녀임금 차별에 대해
알게 된 것이 너무 많은데 아직도 많은 남성들의 빻은 소리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이 글을 쓰게 됐어!
남자들이 주로 임금 차별에 대해 이유라고 드는 말을 하나하나 반박하면서 글을 전개해볼게!
1. 여성들이 주로 종사하는 직군이 저임금 업종이다?
사실, 하지만 임금 차이의 적당한 근거가 될 수 없어.
실제로 남성이 주로 종사하는 직군인 공학, 기술 분야의 평균임금이 여성이 주로 종사하는 보건, 사회복지 분야의 평균임금과 2배정도 차이가 나.
객관적인 지표를 보면, 이 차이가 성별 임금격차에 어느정도 기여할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어.
하지만 많은 학자들은 "왜?" 여성들이 많은 직종과 남성들이 많은 직종의 임금이 차이가 나는가에 주목했어.
그리고 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현상을 분석하면서 놀라운 점을 발견했어.
1-1. 여초직종이지만 여성 비율이 점점 감소하는 분야 &
남초직종이었다가 여성이 대거유입되며 여초직종이 된 분야
자, 이제 실제 사례들을 보여줄게
미국에서 전통적인 여초 직종(간호사, 사서, 교사)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여성의 비율이 50%가 넘었어.
그런데 1990년대로 들어서면서 이 직종들의 여성비율이 41%까지 떨어졌어.
그리고 그 기간동안 남성 근로자 대비 여성 근로자의 임금 비율이 61%에서 76.5%로 그 격차가 줄어들었어.
이게 여초 직종이 단순히 적게 받아서 일어난 일일까?
저임금 여초직종에 종사하던 여성들이 고임금 직종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임금격차가 줄어든 걸까?
그렇게 해석할 수 있어서 다른 사례를 또 보여줄게.
1950년부터 2000년까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남초였다가 여초가 된 직종들의 임금이 크게 감소하였어.
"women moved into occupations in large numbers, those jobs began paying less even after controlling for education, work experience, skills, race and geography."
출처 : 뉴욕타임스 기사
레크리에이션 직종의 중위 시급 57% 감소,
매표소 직원은 43% 감소,
디자이너는 34% 감소,
생물학자는 18% 감소.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여초였다가 남초가 된 직종)
컴퓨터 프로그래밍 분야는 현재 대표적인 남초 직군이지만,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6인은 모두 여성이었어.
80년대 40%였던 여성 비율이 현재 17%로 감소하는 동시에 임금은 증가했어.
"But when male programmers began to outnumber female ones, the job began paying more and gained prestige."
출처 : 뉴욕타임스 기사
즉 여성이 주로 종사하는 직종 자체가 평가절하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야.
심플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남자들이 "남자는 여자들보다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하는 정규직에 더 많이 종사해서 임금을 더 많이 받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거 들어봤을거야.
그런데 대표적인 여초직장에서 저 조건을 채우는 직종이 있어.
바로 간호직이지.
하지만, 임금은 노동의 강도나 전문성에 비해 형편 없다는 비판이 많아.
이것만 봐도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직종이 노동 강도가 낮고 적게 일해서 그렇다는 건 편견이라고 보여.
1-2 다른 관점 : 인적 자본
왜 여성들은 저임금 일자리에서 일하는 걸까?
Gary Becker와 노동경제학자들이 이러한 현상을 해석하는 '인적자본모델'을 개발하게 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사람은 교육과 직무경험, 직무교육을 통해 인적자본을 증가시킬 수 있고,
이게 곧 그 사람의 생산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야.
그리고 Gary Becker는 다양한 요인이 여성의 인적자본 축적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어.
① 남녀차별이 심하고 남녀가 해야할 일에 대해 엄격히 구분 짓는 경향
이러한 경향이 곧 개인의 선택에 압박감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이런 상황에서 여성 개인은 인적자본을 덜 축적하는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아.
즉, 애초에 남성들이 주로 종사하는 고임금 직종은 '남성들의 필드'니까 내가 진출하기 어렵겠지라고 생각하고 애초에 그 직종으로 진출하려고도 하지 않고, 인적자본도 덜 축적하게 된다는 거야.
설상가상으로 그 직종에서 여성 채용을 꺼리는 풍토가 있다면 여성은 더더욱 그 직종을 선택하기 힘들겠지
② 사회적으로 기혼 여성의 고용을 꺼리고 경력을 단절시키려는 문화
사회적으로 이런 문화가 만연하다면,
여성은 당연히 필요이상으로 인적자본을 축적하려고 하지 않게 돼.
왜? 그럴 이유가 없으니까. 결혼하면 해고되고,
애 낳고 돌아오면 자리가 없을 것을 뻔히 아는데 직무능력을 더 개발하려고 하지 않겠지?
육아와 가사에 대한 부담이 여성에게 지워지는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여성은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경력개발에 있어서 손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어.
이러한 문제가 눈 앞에 보이고, 피부로 느낀다면,
어떤 여성이더라도 남성에 비해 인적자본을 쌓기 어렵고 쌓아야할 유인도 낮을 수 밖에 없겠지.
2. 기업이 바보도 아니고 임금이 저렴한 여성을 왜 더 고용하지 않는가?
(여성의 생산성이 낮다고 주장하는 남자들)
주로 이 이야기는 생수통 옮기는 이야기,
여성들은 회사에서 컴퓨터로 쇼핑만 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자주 사용되는 단골 멘트이지.
여성의 임금이 30% 이상 낮은데도 왜 기업들이 여성 고용을 늘리지 않는가? 하고 되묻는 동시에,
기업이 바보도 아닌데 당연히 인건비가 더 저렴한 여성을 고용해서 수익을 늘리지 않았겠느냐는 주장이지.
이런 남성들의 멘트는 '통계적 차별 모델'로 반박이 가능해.
채용에서는 언제나 고용주와 구직자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이 발생해.
그 중 하나는 바로 고용주들은 구직자들의 생산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야.
이 때문에 고용주들은 구직자의 다양한 정보를 시그널로 삼고, 그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
그런 시그널의 대표적인 예로는 학점, 출신학교가 있어.
(학점이 높으면 성실하다고 추정하는 것)
고용주들은 이를 통해 구직자들이 평균적으로 생산성이 얼마나 되는지 추정하는 거야.
하지만 구직자 개개인의 생산성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고용주는 생산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 인물을 선호하게 돼.
앞에 이야기한 학력과 학점도 그 중 하나이지만, 성별도 그러한 시그널 중에 하나야.
역사적으로 여성은 교육 차별을 받아왔어. 투표권을 가진지도 100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교육을 남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받도록 했겠어?
우리나라만 해도 부모님 세대에는 대학 진학 비율이 성별에 따라 크게 차이가 있었지.
이러한 점들로 인해 여성들의 생산성이 남성에 비해 낮았던 것은 사실이고,
그러한 정보에 기반해서 여성들에 대한 채용을 꺼리는거야.
여기까지만 들으면 뭐야- 여자들 생산성이 낮고,
그걸 토대로 기업들이 선택한다는거잖아? 라고 생각할 수 있어.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고용주 입장에서는 나름 합리적이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
남자들도 그래서 이렇게 밀고 나가지. 기업가들이 얼마나 합리적인 사람들인데, 정말 저렴한 여성을 안뽑는건 다 이유가 있다고.
하지만 앞에 빠진 단어가 있어.
고용주는 (제한된) 합리에 의한 선택을 하고 있어.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하는데 이게 완벽한 합리적인 선택일까?
정말? 어떠한 편견이나 일반화도 가미되지 않은 선택일까?
실제로 고용주가 편견을 가지고 채용하는 것이
성별 임금격차에 기여하고 있다고 노동경제학에서는 인정하고 있어.
(노동경제학만 연구하고 조사한 학자들이 인정하는 걸 왜 남자들은 인정하지 않는지?ㅋㅋㅋ)
여성근로자에 대한 차별은 사용자 자신이 지닌 편견과 동료근로자들의 편견, 노동조합의 편견 그리고 고객의 편견 등으로부터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사용자에게 비치고 있는 여성근로자는 대체로 남성근로자에 비하여 결근률이 높고 이직률이 높으며, 결혼 및 출산 등으로 노동시장에의 출입이 빈번한 것으로 비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일부 훈련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는 각종 사업장 내의 교육훈련에 여성근로자를 참가시키기를 기피하게 된다.
출처 : 노동경제학, 배문기, 경문사, 2005, p.230
실제로 IMF의 연구에 따르면 상위 관리직과 임원에 여성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는데 그 크기는 상위 관리직이나 임원 중에 여성이 1명 더 많을수록 자산 수익률이 8~13 베이시스 포인트 더 높다는 결과야. (출처 : IMF 연구보고서)
이러한 명백한 연구결과가 있음에도 여전히 사회적으로 남녀 차별이 심한 경우 많은 고용주들이 편견을 기반으로 여성 채용을 꺼리고 있지. 적어도 이 경우는 기업의 제한적인 합리의 선택이 바보같은 선택인 것은 맞아.
3. 설명되지 않은 요인.
1) 72-75년에 졸업한 미시건대 로스쿨 졸업생들을 15년 후에 추적 조사한 연구가 있어.
이 연구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은 모두 로스쿨 졸업생이니 학력 차이는 통제가 되어 있지.
여기다 더해서 연구진들은 인종, 성적, 거주지, 경력, 고용 유형과 현재 업무시간까지 통제했는데도
13%의 설명되지 않는 어드밴티지가 파악되었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성별 차이 밖에 없었지.
바로 노동 경제학에서 말하는 남성 프리미엄이지.
2) 고용 시의 차별은 정말 없는걸까?
이건 실험을 통한 연구 결과들을 가지고 답해줄 수 있을 것 같아.
① Neumark의 연구에서는 회계감사 포지션을 원하는 동일한 내용의 가짜 남녀 구직자 레주메를 필라델피아의 레스토랑에 뿌렸어. 이 때 고임금을 지급하는 레스토랑에서는 동일한 레주메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남성에 비해 면접을 볼 확률이 40%나 낮았으며, 면접을 통과하여 잡 오퍼를 받을 확률은 남성에 비해 50%나 낮았다는 결과가 나왔어.
② 미국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시행된 블라인드 오디션에 관한 연구에서는 커튼을 쳐서 지원자의 개인 정보를 차단하고 오디션을 시행하자 여성지원자의 라운드 통과와 우승 확률이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어.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탑5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여성 단원의 비율은 1970년에 5%였다 99년에는 25%까지 증가했는데 블라인드 오디션으로 채용 방식이 변화하면서 이런 증가세의 25%-46%를 설명할 수 있다고 해.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요지는 여성이 주로 종사하는 직군과 남성이 주로 종사하는 직군의 임금 격차, 여남 간의 생산성의 차이 역시 가부장제의 산물일 수도 있기 때문에 성별 임금격차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었어!!
남자들에게 잘 말해줘!
한 평생 노동과 관련된 경제현상만 연구한 노동경제학 학자들도 인정하고,
이렇게 다양한 수치와 모델로 증명되고 있는 남녀 임금격차를 인정하지 않는건...
성차별을 부인하고 싶은 남자들의 마음의 소리는 아닐까?
성별 임금격차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해 놓은, 그래서 제일 많이 참고했던 블로그 주소를 남기면서 마칠게!
http://blog.naver.com/breitner/220520870721
첫댓글 끌올
아진짜 여초회사 돈 존나작게줌
좋은 글이다. 관음하는 한남들 이런글이나 읽길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 글이 개소리라는거야??
왜?? 1이 좀 빈약하다는건 알겠음...
북마크한다 지우지말아줘ㅠㅠ
오... 재밌다 정독
오오 잘보고 간다
잘읽었오 지우지말아주라
아 속시원...잘읽었어 ㅜㅜ
성과연봉제를 실시해도 비슷할까?
도토 덕분에 냄져 반박할 슈 있옸다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