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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토요일 저녁 헤어쇼가 시작하려면 아직 약간의 여유가 있었다. 가희와 함께 헤어쇼 장에 찾은 한다는 생각보다 큰 행사 규모에 놀랐다.
주차장에서 취재차량으로 보이는 차를 몇 대 보긴 했는데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취재를 위해 모인 기자들과 카메라맨들의 수도 예상
외로 대단했다. 연예인들을 위한 포토라인 까지 마련되어 있어서 그 열기를 더 느낄 수 있었다. 포토라인에서 포즈를 취하는 연예인을
멀찌감치 뒤에 서서 구경을 하면서 한다는 밖에서 담배를 피고 있을 가희를 기다렸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연예인들을 실물로 볼
수 있어서 설레기는 했지만 태규를 만난다는 기대의 설레임에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막바지 헤어쇼 준비로 정신없이 바빴던 태규를 한다는 그 통화이후 보지 못했다. 출퇴근 길에 S미용실 건물을 지나면서 혹시 태규의
일하는 모습이라도 보지 않을까 힐끗거렸으나 그를 찾을 수는 없었다. 건물에 붙여져 있는 헤어쇼 포스터만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혼자 찾아오기엔 용기가 나지 않은데다가 초대장도 2장 받은 김에 가희를 슬쩍 꼬셔보았는데 생각 외로 가희도 흔쾌히 같이 가자며
맞장구를 쳐주었다. 한다처럼 가희도 패션쇼 조차 한번도 가보지 않았기에 과연 분위기가 어떨지 궁금하다며 잔뜩 호기심을 보였다.
특히!! 쇼자가 들어간게 넘 맘에 든단다. 쇼란 쇼는 기회가 된다면 다 봐주는게 정신건강에 좋다며 역시나 엉뚱한 이론으로 떠들어 됐
다. 들뜬 마음으로 차안에서 내내 떠들어 되더니 결국은 건물입구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쇼가 시작되기 전에 담배를 펴야겠다며 한다
를 혼자 남겨둔 채 다시 밖으로 나가 버렸다.
강인에게 초대장을 받았기에 예의상 왔다는 티를 내야했다. 그러나 사심이 가득한 한다의 속내를 숨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잔뜩
신경을 써서 차려입은 그녀의 차림에 벌써 눈길이 갔다. 태규의 애인도 이 자리에 올 것이 확실했다. 그녀들에게도 뒤처지고 싶지 않았
다. 그런데 한명이면 신경을 쓰기가 더 편할 텐데 완전 스타일이 다른 두 명의 여자들이니 ...... . 설마 그 두 명을 다 초대하진않았겠
지? 하면서도 어떤 애인이 올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니 한 가지라도 놓칠 수가 없었다.
네 가지 없는 꼬마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잔뜩 어려 보이는 누드 메이크업을 했다. 재수 없는 쭉쭉빵빵녀에게 꿀리지 않으려고 최대한
몸매를 예뻐 보이게 하는 옷을 골라 입었다. 자신 있어진 가슴을 살짝 드러내는 옷을 입어볼까 했으나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아직은
부자연스러운 가슴을 내비치기엔 시기상조인 것 같았다.
태규에게 전해줄 꽃다발과 가희가 준비한 꽃다발을 다시 한번 살피며 가희가 언제 오려나 기다리고 있는데 한다를 발견한 강인이 반
가운 얼굴로 뛰어왔다.
“이야~ 정말 와주셨네요? 뭘 이런 꽃다발 까지 준비하시고...... . 헤헤”
“어머 행사 끝나고 드리려고 했는데 벌써 보시면 어떻게요?”
“아! 그런가요? 저 아무것도 못 봤어요!!! 손에 들고 계신게 뭔지 전 절대 절대 못봤어요!”
강인은 능청스럽게 손으로 눈을 가리며 들뜬 목소리로 너스레를 떨었다. 행사장을 찾은 가족들에게 짧게 인사를 나누고 대기실로 향
하는 강인은 잔뜩 흥이 나있었다. 자신의 작품이 올라가는 이번 헤어쇼는 그동안 치러줬던 서원장의 헤어쇼중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
했다. 행사 당일 헤어쇼를 보기위해 찾은 인사들과 취재진, 연예인들을 보면서 저절로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이었다.
한다는 강인의 유치한 행동에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이며 눈은 빠르게 그의 뒤를 살폈다. 그러나 태규는 보이지 않았다. 강인이 해벌레
웃으며 눈을 가렸던 손을 내리자 태규를 찾던 눈길을 멈췄다.
“행사 규모가 상당히 크네요. 연예인들까지 찾아오고 깜짝 놀랐어요. 강인씨 정말 대단해요.”
“헤헤...... . 일반일들에겐 생소하겠지만 저희 샵 원장님께서 개최하는 헤어쇼는 한국 미용계의 유행트렌드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워낙 실력 있는 선생님이셔서 헤어쇼가 한번 끝나고 나면 바로 선보인 스타일이 삽시간에 유행이 되거든요. 그러니 연예인들
도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지요. 이런 쇼를 매번 같이 준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헤어 디자이너들에겐 영광이에요. 능력이 없으면
이런 자리에 함께 하지도 못하는데 이번엔 제 작품까지 나란히 쇼에서 선보이게 되어서 헤헤...... . 제 자랑은 아니지만...... .”
“자랑이네 뭐?”
“헉! 누...... . 누나도 오셨어요? ”
무표정한 표정으로 담배냄새를 폴폴 날리며 자신을 지나쳐 한다 옆에 서는 가희를 보고는 강인은 이내 몸이 움츠려 들었다. 안 그래도
가희가 함께 오지 않았을까 궁금해서 기회를 엿봐 물어볼까 하고 있었는데 막상 가희를 직접 보자 가슴이 철렁했다.
“잘됐다. 우리 자리 좀 안내해줘.”
“네? 네! 당연히 그래야죠. 이쪽으로 따라 오세요.”
한다와 가희는 강인의 안내에 따라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들에게 처음 보는 런웨이는 신기했다. 이미 자리를 가득 메운 인파에
다시 한번 이번 행사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를 알 수 있었다. 꽃다발이 상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살피며 한다는 강인의 뒤를 바짝 쫓았다.
강인은 치욕스런 그날 이후 자신을 우습게 여기는 것 같은 가희에게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이 들었다.
행사의 큰 규모에 내심 놀라는 것 같은 가희의 모습이 더 의기양양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희는 자신을 안절 부절하게
만들고 있었다. 빨리 자리를 안내하지 않으면 무서운 그녀에게서 “뭐야? 너 이것밖에 안돼! 자리하나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니?”
하는 말을 듣진 않을까 조마조마한 맘으로 눈을 크게 뜨고 초대장에 기재된 좌석 번호와 의자 등받이에 붙어있는 번호를 빠르게 확
인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다행히 가희의 원성을 듣기 전에 자리를 찾아 그녀들을 착석하게 해줄 수 있었다. 런웨이 바로 앞에서 두 번째 줄 자리였다. 특별히
신경 쓴 자리라는 말도 잊지 않고 덧붙여 주었다. 그리고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해외 미용인사들 까지 은근 슬쩍 가리켜 소개하며 가희
가 자신을 달리 봐주길 바랬다. 그러나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한다와는 다르게 가희는 그런 인물들에겐 심드렁한 표정으로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맞은편에 앉아 있는 연예인들에게만 눈길을 주고 있었다. 뭐 어쨌든 연예인들까지 관심을 갖고 온 행사니 가희도 뭔가
느끼는 바가 있으리라 생각하며...... .
“그럼, 한다씨, 누나! 구경 잘 하세요. 같이 사는 동생이랑 제 작품은 2부에 나오니깐 관심갖고 지켜봐 주시고요. 시간이 없어서 전 이만
빨리 가보겠습니다.”
“네 감사해요.”
역시나 가희는 고마움의 인사도 없었다. 강인은 빠르게 자리를 벗어나다가 몇 걸음 못가고 뒤를 돌아보았다.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
았지만 세미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메이크업까지 한 가희의 모습이 낯설었지만 아름답게까지 보여서였다. 늘 무릎이 다 늘어난
추리닝을 아무렇지 않게 입고 있거나 추리닝을 벗었다하면 청바지에 티 쪼가리를 대충 입은 모습이 전부였다. 이렇게 꾸며 입고 보니
가희도 참 예뻤다. 가희를 살피던 강인은 때마침 고개를 돌리는 가희와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며 맹수에게 들킨 초식 동물인 냥 부
리나케 달아났다.
“깡총 깡총 잘도 뛰네.”
“강인씨?”
가희의 시선을 따라 무대 뒤로 사라지는 강인의 뒷모습을 보며 한다가 의아해 하며 물었다.
“깡총 깡총 뛰는게 꼭 토끼 같지 않니?”
“웬 토끼? 강인씨가 어딜 봐서 그 순수하고 귀여운 토끼 같니? 늑대라면 모를까?”
“그래? 내 눈에는 딱! 토끼인데...... .”
“그건 그렇고! 왜 난 한다씨 인데 넌 누나야? 그때 둘이 남아서 술 마시더니 그새 그렇게 친해 진거야?”
“친해지긴....... . 너 보다 내가 더 어려보이나 보지? ”
“웃겨! 너가 강인씨 한테 앞으로 누나라고 부르라고 협박 한 거 아냐? 웬지 강인씨가 너 눈치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던데...... .”
가희는 대답 없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잠자리도 토끼 같더니 요즘은 자신만 보면 눈을 땡그랗게 뜨고 귀를 솔깃 하는 것이 정말 토끼
같았다. 거기다 자신과 눈이 마주치자 놀라서 뛰어가는 꼴이라니...... . 영락없이 토끼였다.
조인섭은 화장실에 간 아내를 기다리며 자리에 앉아있었다. 조금 전 아내의 옆자리에 앉은 두 젊은 여자의 수다가 듣지 않으려고 해도
웅성 되는 행사장 분위기에 묻히지 않으려고 크게 떠드는 통에 고스란히 들려왔다. 아내는 아들의 작품이 오르는 헤어쇼의 큰 규모에
무척이나 초조해 하고 있었다. 자리를 안내하며 잠깐 인사를 나눈 막내아들의 두 손을 꼬옥 잡으며 “장하다 우리 막내” 라는 말을
10번도 더 넘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평소 어른스럽고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막내 아들은 쑥스러운 듯 어머니가 잡은 손을 빼지도
못하고 서있었다. 그러나 곧 열릴 헤어쇼 준비로 시간이 없을 아들을 걱정한 인섭은 감격에 겨워 하고 있는 아내에게 무뚝뚝하게 아들
을보내주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아내와 자식을 아끼는 인섭이었지만 그의 표현은 언제나 서툴렀다. 말도 없는 편에 늘 무표정한 얼굴이
어서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화가 난 줄 알고 오해를 하기 일쑤였다. 그런 그가 딸의 죽음 이후로 더욱 얼굴에 변화가 없어졌다. 좀
처럼 웃는 모습도 볼 수 없었고 굳게 닫힌 입은 필요한 말 이외에는 전혀 열리지 않았다.
오랜만에 입은 양복이 아무래도 편하지 않은지 어깨를 뒤로 젖혀보다가 목을 죄는 넥타이를 만지작 거렸다. 영업용 택시를 운전하는
인섭으로써는 이런 차림이 너무나도 어색했다.
“불편해요?”
기다렸던 아내가 인섭의 심정을 알아차리며 자신의 옆 빈자리에 앉았다. 태선은 주위를 줬는데도 그새 또 삐뚤어진 남편의 넥타이를
바르게 정리해주었다. 자신도 오랜만에 차려입은 투피스가 이렇게 불편한데 하물며 택시 일을 하는 남편이 정장차림에 넥타이까지
메고 있으니 말하지 않아도 인섭이 얼마나 불편해 할지 느낄 수 있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는 남편의 무뚝뚝한 말투에 “너무 떨려서요.”라고 대답하며 자리를 고쳐 앉는데 그녀의 옆자리에 눈에 익은 젊
은 여자가 보였다. 이런 큰 자리에서 아는 얼굴을 보자 태선은 초조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리기라도 하는 듯 반가웠다. 그녀와 눈이 마
주친 젊은 여자도 자신을 알아보고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또 보내요, 아가씨? 반가워요.”
“네 어머니. 오셨어요? ”
“아가씨도 우리 아들 초대 받고 왔나 봐요? 이렇게 와줘서 고마워요.”
“멋진 헤어쇼에 아드님 작품이 선보이게 돼서 기쁘시죠?”
강인에게 초대장을 받아 왔지만 굳이 태규 어머님께 일일이 대답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대답하지 않았다.
태선은 온화한 얼굴에 살포시 볼우물을 만들며 수줍은 미소를 머금고는 한다에게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실은 나 무지 떨려요. 우리 아들 미용공부하면서 작품발표회 같은 데는 여러 번 가봤지만 이렇게 큰 자리는 처음이라 무척 긴장돼요.
그런데 여기서 아가씨 만나니깐 너무 반갑네요. 도통 모르는 사람들뿐이었는데 아는 얼굴 보니깐 너무 좋아요. 우리 아들은 만나봤어
요?”
“아직...... . ”
“아 그래요. 곧 시작한다고 무척 바쁜 것 같더라구요. 우리도 아까 잠깐 인사만 나눴네요.”
태선은 옆에서 궁금해 할 남편에게 아들의 옆집에 사는 아가씨라며 살짝 알려주었다. 한다는 그가 태규의 아버님이라는 사실을 눈
치 채고 정중하게 인사를 드렸지만 마음같이 말주변이 따라주지 않는 인섭은 표정 없는 얼굴로 고개만 살짝 끄덕일 뿐이었다.
한다는 짧은 순간 태규가 부모님과 인사를 마치고 돌아갔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들었다. 쇼가 시작하기 전에 잘하라는 응원을 해주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그건 어려울 것 같다는 아쉬움이었다.
“혼자 왔나요?”
“같이 사는 친구와 함께 왔어요?”
가희는 아직 누군지도 모르는 어른에게 예의상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나눴다. 한다의 옆구리를 쿡! 찔러보았지만 그녀는 어머니라고
부르는 그 중년부인을 바라보며 예의바른 태도를 보이느라 자신을 돌아보지도 않았다.
“요즘 아가씨들은 어쩜 다 이렇게 예쁠까? 동갑이에요?”
“네.”
“참 참하게 생겼네. 맏며느리 감처럼 생겼어요.”
태선의 과한 칭찬에 가희는 약간 민망함이 들었다. 아직도 자신을 쳐다보지 않는 한다의 등에 대고 그녀만 들을 수 있게 작은 목소리
로 안도감을 보였다.
“다행이다. 저 분 옆에 앉았으면 내 담배 냄새 맡으시고 그런 말씀 못하셨을 텐데 ...... . 근데 대체 누구셔?”
“태규 어머님”
“뭐?”
살짝 고개만 돌려 나지막이 얘기하는 한다의 대답을 들은 가희가 깜짝 놀라며 자세를 고쳐 잡고는 큰 소리로 다시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태규 어머님!”
목소리가 너무 컸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학부모들을 상대하던 습관이 몸에 배어 있는 가희의 누구 어머님! 하며 드리는 인사는 친
절함과 때 묻지 않은 밝음 상대방에게 신의를 줄 수 있는 최대한 잘 연기된 믿음직스러운 선생님의 모습이었다.
태선은 방금 인사를 나눈 아가씨가 갑작스럽게 자신의 아들 이름을 대며 큰 소리로 재차 인사를 건네자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가
이내 보기 좋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응대해주었다.
한다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가희의 돌발적인 성격을 아는지라 괜히 알려줬다고 후회를 하며 그녀의 허벅지를 힘껏 꼬집었다. 역시나
가희는 왜 그러냐며 한다에게 짜증을 부리며 인상을 썼다. 똑똑한 걸로는 누구에게 지지 않는 가희인데 이상하게 그녀는 눈치가 발
바닥이었다. 그녀의 눈치 없는 행동으로 난감한 상황을 당해야 하는 건 늘 한다의 몫이었던 것이다.
다행히 태선이 한다에게 말을 걸어와서 가희의 눈치 없는 행동은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다 모이기도 힘들 텐데 괜찮으면 행사 끝나고 우리 아들하고 같이 사는 형이랑 다 같이 식사나 해요. 내가 고맙기도 하고
그래서 대접하고 싶어요. 괜찮죠?”
태선의 제의에 한다는 적극 찬성이었다. 그의 부모님과 함께한 자리에 태규와 마주 앉아 식사를 한다는 것이 많이 어색할 것 같아 주
저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와 오랫동안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묘한 떨림이 일었다. 태규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자 그에 대한 마음이 너무나도 한순간 커져버렸다. 그런 자신이 놀라웠고 유치하게 느껴졌지만 한때 진심으로 사랑했던 태규에
대한 다시 시작된 마음의 변화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
가희는 옆에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흘겨보고 있었다.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비웃음이었는데 가희는 꼭 집어
한 번 더 정곡을 찔러 됐다.
“ 태규 어머님 참 좋으신 분이네. 자기 아들하고 헤어진 옛 여자가 뭐가 예쁘다고 저런 친절을 베푸실까?”
“몇 일 전에 나도 처음 뵜어. 사귀는 동안에는 인사드린 적 없었거든.”
둘의 대화가 태규 어머니께 들리지나 않을까 조심하며 목소리를 최대한 낮췄다. 다행히 가희도 소곤거리며 얘기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놀림은 뜨악 하게 만들어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했다.
“아항~! 그럼 태규 어머님은 너가 당신 아들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모르시고 저러시는 거란 말이지? 아이고 왜 이렇게 입이 근질거리
나 몰라~ ”
“죽을래?”
“너가 나 못 죽이는 거 알거든! 죽이겠다는 말 수십 번도 넘게 들은 것 같은데 이것 봐? 나 멀쩡히 살아 있잖아. 그리고 뭐 이왕 죽을
거면 비밀이나 폭로하고 강렬하게 전사하지 뭐! 큭큭큭...... . 어? 근데 저 여자!”
자신이 이 무대의 주인공이라도 되는 냥 화려하게 차려입은 민혜수가 태규의 부모님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화려하지만 천박해보이
지 않는 무릎을 살짝 덮은 레드 드레스 차림이었다.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그녀의 완벽한 몸매가 더 돋보이는 모습이었다. 어깨를 딱 피
고 고개를 세운 채 걷는 그녀의 걸음걸이 만으로도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능력 있는 여성의 면모가 느껴졌다.
역시나 이곳에 오면 태규의 애인들을 보지 않을까 예상은 했지만 직접 마주치는 건 생각보다 더 기분을 상하게 했다. 거기다 신경을써서
차려 입은 자신의 옷차림이 저 여자에 비해 너무 수수한 것 같아 초라해보이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며 오늘 의상선택에 있어
후회를 했다.
“조태규씨 부모님 되시죠?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이번 헤어쇼 담당 기획 및 연출을 맡은 민혜수라고 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뒤에서 태규씨 한테 소개 받고 인사드리러 왔어요. 왜 이쪽에 앉아계세요? 제가 좋은 자리로 안내해 드릴께요. 행사 끝나고 찾아오
신 부모님들과 만찬이 있으니 제가 안내해 드리는 자리로 옮기시죠?”
혜수의 말을 들은 태선은 난감한 표정으로 한다를 쳐다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쩌죠? 식사를 같이 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다음으로 미뤄야 겠네요.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올지 모르겠는데...... . ”
“아니에요. 어서 가보세요.”
“그래요, 구경 잘하고 가요. 그리고 와 줘서 정말 고마워요.”
한다를 발견한 혜수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한다도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받아주었지만 역시나 이 여자의 존재는 무척이
나 짜증스러웠다.
태규의 부모님은 혜수의 안내를 받아 자리를 옮겼다. 한다는 혜수의 안내를 받으며 런웨이 맞은편 맨 앞줄 자리에 앉으시는 태규의 부모
님을 끝까지 눈으로 쫓았다. 민혜수라는 여자가 뒷모습으로 서서 부모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어서 그녀의 표정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그의 부모님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가식적인 미소를 온 얼굴에 머금고 예의바른 목소리로 친절하게 얘기를 나눌 상상을 하니 속이 부글부
글 타 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민혜수의 옷차림이나 당당함으로 봐서 능력도 꽤 있어보이는 여자라고 예상은 했었는데 이런 큰 쇼의 담당
기획자라니 그녀의 파워 또한 한다를 주눅 들게 만들었다.
짧게나마 가졌던 그녀의 기대는 혜수의 등장으로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정말 갈아서 마셔도 시원찮을 밉상스런 여자였다. 한편으론
태규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얼마나 허무한 짓인지 깨닫게 되는 수치스런 순간이었다.
혜수는 곧 쇼가 시작되어 시간이 촉박한데도 불구하고 태규 부모님들께 아들의 작품이 무대에서 언제 올라오게 될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고 있었다. 태선은 혜수의 설명을 들으면서 지나치게 자신들에게 친절한 이 젊은 여자를 살폈다.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묻어나오
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과 많이 배웠을 것 같은 학식 있는 모습이 이 젊은 여자에게서 느껴졌다. 거기다 놀랍도록 아름다운 외모도 갖추
고 있었다. 많은 남성들이 욕심을 낼 만한 근사한 여자로 비춰졌다. 이런 멋진 아가씨가 자신들에게 고운 말씨를 쓰기위해 애쓰며 상
냥한 미소를 보이는 것이 자신의 아들에게 좋은 관심이 있어서 이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마워요. 민혜수씨. 그런데 나이가 어떻게 되죠?”
“28살입니다.”
“미안해요. 내가 일찍 잃은 딸이 하나 있어서 예쁘고 상냥한 아가씨들만 보게 되면 자꾸 나이를 묻게 되네요. 우리 딸이 살아있다면
지금 딱 아가씨 같은 나이일 텐데 그 아이도 이렇게 예쁜 모습으로 자라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그만...... . 기분 나
빴다면 사과 할께요.”
“아니에요. 태규씨에게 그런 아픔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네요. 괜찮습니다. ”
인섭은 마지막까지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가는 민혜수를 지켜봤다. 그녀는 무대 뒤로 가는 동안 헤어쇼에 참석해서 자리에
앉아있는 외국 인사로 보이는 외국인들과 간략한 인사를 주고 받으며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들리진 않았지만 외국인들과도 자연스
럽게 인사를 주고 받는 것을 보니 외국어 또한 능통한 여성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저 젊은 여자는 자신들
과 비교해 확연히 다른 삶을 살아온 것 같았다.
“저 아가씨 우리 태규한테 관심이 있나보군.”
“어머? 당신이 웬일로 그런 소릴 다해요? ”
“그렇잖아. 이런 큰 쇼에 담당 기획자라는데 뭣하러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직접 찾아와서 친절하게 굴겠어? 쇼 준비하기도 바쁠텐데...... .”
“그렇죠? 실은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 아가씨 보아하니 배운 것도 많은 것 같고 부잣집에서 부족함 없이 자란 딸 같
은데 ...... . 우리 태규에게 너무 과분한 상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당신 혹시, 아까 그 아가씨를 마음에 두는 거요?”
“그냥 난 그 아가씨가 좋네요. 얼굴도 예쁘고 상냥하고 ...... . 대화를 그리 많이 나눠보진 못했지만 진심으로 날 대하는 것 같았어요.
태규 옆집에 사니 자주 볼 테고 그러다 보면 남녀 사이에 정이 붙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들고...... .”
“나이가 꽤 있어 보이던데...... .”
“난 태규가 나이가 좀 있는 여자를 만나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아픈 지 누나 때문에 어릴 때부터 어리광 한번 제대로 피워보지 못하고
자란 애에요. 웃고 개구쟁이로 지내야할 나이에도 아픈 태영이 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어두우니 늘 조용히 컸던 우리 막내에요. 신경써
주지도 못했는데 말썽한번 안 부리고 반듯하게 자라준 게 얼마나 대견한지 몰라요.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스럽게만 커버린 우리 태
규가 난 늘 마음에 걸렸어요. 그래서 난 태규가 기댈수 있는 여자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
“지 짝은 지가 알아서 찾겠지.”
“내가 전생에 죄가 많았나봐요. 어미 잘못만나 내 업보를 우리 자식들에게 짊어지게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에요. 우리 첫째 태일이
...... . 남들은 어떻게라도 가지 않으려는 군대를 그 애라고 뭐가 좋아서 눌러 앉았겠어요. 지 딴에 병원비 때문에 허덕이는 부모 돕
겠다고 선택한 길이었겠죠.”
“이제 결혼해서 자식 낳고 잘 사는 녀석을 뭐...... . ”
“그 애가 군대에 남겠다고 했을 때 나 속으로 다행이다 라고 고마워했어요. 난 그게 아직도 마음에 걸려요. 가정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했던 우리 태일이...... . 어릴 때 부터 약해서 늘 누워만 있었던 우리 태영이...... . 너무 예쁜 나이에 떠나버려서 그
애만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져요. 너무 착하고 고았던 우리 태영이였는데 결국 지켜주지도 못하고...... . 태영이랑 여행 한번 못 가본 게
너무 후회되고 속상하고 억울하고...... . 그리고 우리 태규. 대학도 못가고 병원비 보태겠다고 어린나이에 이일 저일 일만하다가 미
용일 하겠다고 했을 때 학원비 한번 제대로 내준 적도 없었어요. 그래도 혼자 노력해서 헤어디자이너도 되고 이렇게 큰 무대에 서게도
되고...... . 흑흑...... .”
“누가 봐. 좋은날에 청승맞게 울기는...... .”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인섭의 눈시울도 뜨거워졌다. 아내의 흐느낌을 듣자 인섭의 마음이 쓰라렸다. 아내가 말하는 자식들에 대한
슬픔은 인섭에겐 아픔이자 고통이었다. 인섭은 괜한 헛기침을 하며 뜨거워 지는 눈시울을 빠르게 깜빡였다.
연예인 들을 보면서 하나하나 실물에 대한 심사평을 늘어놓는 가희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하며 한다는 계속해서 태규 부모님 쪽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그러다 태규 어머니께서 두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우시는 모습을 보았다. 아들의 무대를 앞두고 떨린다며
소녀 같은 모습으로 수줍어하시던 그의 어머니가 유독 힘겨워 보이는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계셨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려니
한다의 마음까지 아파왔다. 어머니의 흐느낌이 안타까웠다.
혜수는 분주한 무대 뒤에서 모델의 머리를 꼼꼼히 살피고 있는 태규에게로 다가갔다. 바로 옆에 자신이 다가와도 마지막 점검에 열
중한 태규는 그녀를 알아채지 못했다. 결국 혜수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태규씨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VIP석으로 옮겨드렸어요.”
“어떻게 저희 부모님을?”
혜수의 말에 태규가 놀라며 그녀를 쳐다봤다. 우아하게 틀어 올린 혜수의 머리에 포인트로 꽂은 핀이 반짝 빛나 보였다. 혜수의 눈빛도
반짝 거리며 빛이 났다.
“아까 태규씨가 부모님과 같이 있을 때 봤어요. 어떻게 부모님을 그렇게 뒷자리에 앉혀 드릴수가 있어요? 아드님 작품 눈앞에서 감
상하시라고 제가 VIP석으로 안내해드렸어요.”
VIP석이라면 미용계 인사들이나 연예인, 초청 인사들을 위한 자리였다. 행사측에서 정해놓은 가족석에 그의 부모님을 모셨는데 특
별히 무대가 가장 잘 보이는 자리로 옮기시게 했다는 얘기였다. 그의 부모님을 생각해 준 마음은 고마웠지만 혜수의 행동은 부담스
러웠다. 거기다 이 여자가 자신의 부모에게 어떤 식으로 인사를 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할 필요까지야 없...... .”
“이럴 땐 그냥 고마워요!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태규씨 부모님께 잘 보여야지요? 세상일은 어떻게 돌아갈지 아무도 모르는 거거든요.”
빠르게 말을 마친 혜수가 뻔뻔스러울 만큼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에겐 그를 마지막으로 흔들 비장의 카드가 있었다. 혜수의 쇼 디렉터로써 탁월한 능력을 높게 평가한 너무나도 유명한 영국의
미용회사에서 한국지사를 본격적으로 세울 계획인데 그 곳을 맡아 줄 수 있겠냐며 커다란 제안을 해왔었다. 사실 각종 쇼 디렉터 일
을 하고있었지만 단지 그녀가 재미있어하는 분야라 선택한 일이지 그녀의 능력은 그 이상이라는 것을 그녀를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알 수 있었다.
서원장의 헤어쇼를 몇 번 기획하면서 헤어사업에 대해 관심이 생겼던 혜수에게 욕심나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러기위해선 먼저 영국
본사로 들어가 일 년 정도 연수기간이 필요했다. 오늘 자신에게 큰 제안을 한 그 회사의 인사도 참석하였다. 혜수는 그들에게 태규
작품 가능성을 물을 것이다. 아직 정확하진 않지만 오늘 선보일 태규의 작품이라면 분명 그들도 가능성을 인정할 것이라고 믿었다.
마지막 준비한 카드는 바로 그에게 자신과 함께 영국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이었다. 그의 실력이 인정을 받는다면 영국 회사가 운영하
는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 생각이었다. 그리고 혜수는 이미 그렇게 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태규가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녀는 몸을 돌려 곧 시작할 쇼 준비로 복잡하고 아수라장 같은 사람들을 지나 턱수염을 멋들어지게
기른 무대 감독에게로 다가갔다. 개인적인 감정을 접고 일적으로 돌아온 그녀의 목소리는 위엄 있고 카리스마가 넘쳤다.
“카운트 다운 해야죠?”
한순간 행사장안의 모든 조명이 꺼졌다. 1초...2초...3초! 파바박!
밝은 조명이 무대를 한순간에 비췄다. 신비하고 몽환적인 음악이 흐르고 서유자 원장이 선보이는 헤어스타일을 한 모델들이 런웨이
를 걸어 나와 포즈를 취했다. 어느새 런웨이를 가득 메운 스모그 사이로 걸어 나오는 모델들의 워킹은 마치 차가운 겨울 새벽의 안개
위를 걷는 듯 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다. 공연석은 모델들의 헤어스타일을 감상하느라 쥐 죽은듯 조용했다. 촬영을 위해 분주하게
터지는 카메라 불빛과 셔터 소리만이 빠르게 들렸다.
파격적이지는 않지만 세련된 서유자 원장의 헤어 스타일은 모델들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고 관람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따라하
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유행의 표본이 된다는 그녀의 작품은 직접 눈으로 보자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헤어쇼라고 해서 무대 한복판에서 모델을 의자에 앉힌 뒤 헤어 디자이너가 가위질을 해되며 잘린 머리칼을 허공에 날릴거라 여겼던
한다였다. 가희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패션쇼에 온 듯한 느낌에 적잖이 놀라고 있는 눈치였다.
서유자 원장과 모델들의 1부 피날레를 마치고 잠깐의 휴식시간을 갖은 뒤 2부 퍼포먼스가 이뤄졌다. 뮤지컬 캣츠의 첫 장면인 젤리클
고양이들의 무도회가 무대 위에 펼쳐졌다. 도둑 고양이 늙은 고양이 부자 고양이 어린 고양이들의 분장을 한 배우들이 무대 위로 하
나둘씩 뛰어나와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조명들의 불빛에 무대는 더욱 더 화려했다. 20명이나 되는 고양이들은
그들의 다양한 복장만큼이나 색다르고 독창적인 강인과 태규의 헤어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었다.
머리에 커다란 원기둥을 가로로 세워 놓은 듯 한 스타일에 숲을 연상하듯 꾸며진 아트적인 작품도 있었으며 심하게 비 대칭으로 컷이
되어 미래적인 헤어 스타일을 추구 하는 작품도 눈에 띄었다. 찰랑이는 엉덩이를 넘는 길이의 롱 헤어는 흰색에서 밑으로 갈수록 레드
색으로 그라데이션 되어 있어 배우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화려하게 찰랑거렸다. 한때 매혹적인 젤리클의 고양이었다가 늙고 초라해
져 나타난 그리자벨라를 연기한 배우의 헤어는 과장되게 부풀어진 강렬한 컬의 펌이었다.
공연중간에는 공연석으로 튀어 내려온 배우들이 관중들 앞에서 애교를 부리며 쑈의 흥을 더했다. 누구나 들어봄직한 캣츠의 주제가
처럼 알고 있는 메모리가 울려 퍼지자 공연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감동까지 전해지는 것 같았다.
뮤지컬 캣츠를 페러디한 이번 퍼포먼스의 하이라이트가 2층 중앙에서 와이어를 탄 배우의 화려한 등장으로 시작되었다. 생각도 못했
던 공중에서의 등장에 사람들은 놀라워 했고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빛나는 골드로 염색을 한 머리는 별 가루를 뿌려 놓은 듯 반짝거렸고 포인트를 준 앞머리외의 머리는 가닥 가닥 꼬아서 층을 이뤄 풍성
하게 펼쳐져 있었다. 마치 반짝이는 골드빛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머리위에서 우아하게 턴을 도는 모습 같았다. 그에 어울리는 여
신같은 심플하면서도 우아한 골드 빛 드레스를 입은 모델만이 고양이 복장을 하지 않고 있었다. 역시나 골드 펄로 얼굴과 몸 전체를 페
인팅한 모델은 하늘거리는 드레스를 날리며 사뿐히 무대 위로 내렸다.
2부의 작품을 준비한 강인과 태규가 무대로 올라와 피날레까지 마치자 공연석의 사람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를 했다. 성
공적인 쇼였다. 단기간이었지만 강인과 태규는 무사히 해냈다. 쇼가 모두 마치고 빈 무대를 바라보면서도 사람들은 이번 헤어쇼에
대한 이야기로 자리를 뜰 줄을 몰랐다. 특히 2부 마지막으로 올랐던 눈 부시게 아름다웠던 태규의 마지막 작품에 다들 찬사를 보냈다.
헤어쇼를 성공적으로 마친 디자이너들의 벅찬 감동으로 백스테이지에서는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한다는 가희와 함께 꽃다발을 들고
후끈 거리는 열기속의 백 스테이지에서 태규의 모습을 찾았다. 분장을 지우지 않은 모델들과 디자이너들이 어우러져 그곳에서 태규를
찾는 일은 그리 쉽지 만은 않았다.
사람들에 둘러싸여 기쁨을 만끽하며 오랜만에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있던 태규가 자신을 찾고 있는 한다를 발견하고는 멈춰 섰다.
시끄러운 분위기속에서 태규와 한다의 공간만이 멈춘 듯 둘은 멀리서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한다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
리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다. 자신을 바라보고 서있는 태규만이 그녀 앞에 존재하는 것 만 같았다. 이렇게 그를 보
고 서있자 가슴이 아려오는 것만 같았다.
아직도 감동이 가시지 않는 그의 멋진 작품에 대해 아낌없는 칭찬을 하며 꽃다발을 전해줘야지. 그 쪽으로 한걸음 발을 디디며 마음속
으로 그에게 전할 말을 중얼거렸다.
태규 앞에 선 한다가 그에게 꽃다발을 내밀려고 하는 찰라 느닷없이 옆에 있던 가희가 태규에게 불쑥 꽃다발을 전했다.
“축하해! 아주 끝내 줬어!”
가희의 꽃다발을 엉겁결에 받아 들고는 가희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하는 태규의 옆으로 강인이 나타났다. 정확히 말하면 쭈욱 태규
옆에 서있던 강인이 그제서야 한다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가희에게 꽃다발을 전해 받은 태규에게 또다시 꽃다발을 전해 줄 수는 없
는 노릇이었다. 강인을 빈 손으로 무안하게 할 수는 없지 않는가?
한다는 하는 수 없이 원래 이 꽃다발의 주인이 강인이었다는 듯이 강인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한다는 인사를 했다. 한다의 속내를
알 수 없는 태규로써는 착잡한 기분이었다. 강인 또한 가희의 손에 들려 있던 꽃다발이 자신의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그
런데 태규에게 전해지고 태규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먼저 건넸다.
씁쓸한 기분이었으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강인은 쉴새 없이 떠들어 됐고 헤어쇼의 감동에 젖은 가희도 흥분을 하며 목소리 톤을 높
여 감상문을 쓰듯 그들에게 자신이 본 헤어쇼의 느낌을 이야기 했다. 이 두 사람이 떠드는 통에 한다는 준비한 말들을 태규에게 꺼내지
못했다. 이들의 수다가 수그러질 만 해지자 태규의 등뒤로 믹서기녀가 나타났다. 믹서기에 갈아마셔도 시원찮을 바로 그 밉상!
온갖 신의 특혜는 다 받고 태어난 것 같은 여자 민. 혜. 수.
"쫑파티 장소로 이동할거에요 준비하세요.”
* * *
결국 태규와는 제대로 된 말조차 나눠보지 못하고 백 스테이지를 벗어나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수고했어. 멋졌어!“ 라는 인사는
전했지만 민혜수를 앞에 두고 태규에게 한 인사라서 많이 부족했다.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난 민혜수. 자신의 기회를 무참히 짓밟은
이가희. 민혜수는 태규의 현재 만나는 여자니깐 그렇다 치더라도, 도대체 친구가! 왜! 무엇 때문에! WHY?
"넌 눈치도 없니?“
“어?”
눈치를 죽 써먹은 가희가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는 질문이 역시나! 아니었다.
“하여간 오늘 좋은 구경했다. 그치?”
‘무슨 구경? 태규의 멋진 작품? 아니면 최한다는 조태규에겐 이젠 안된다는 현실의 깨달음?’
“저리가! 담배 냄새나! ”
한다는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짜증을 내며 걸음을 빨리 움직여 가희를 뒤에 떨쳐놓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래?”
가희는 핸드백을 열어 향수를 꺼내더니 성의 없이 마구 자신을 향해 펌프질을 했다. 양이 과하자 지독한 향기에 코를 찡그리며 손으로
공중을 휘저어서 향기를 퍼트리곤 잽싸게 한다 옆으로 뛰어갔다.
“어때? 이젠 안 나지?”
“어휴~ 머리 아파! 향수를 도대체 얼마나 뿌려 된 거야? 이러지 말고 그냥 담배 끊어!”
“너도 뿌려볼래?”
당장이라도 향수를 뿌릴 태세로 달려드는 가희를 피해 한다가 질색을 하며 달아나고 그 뒤를 향수병 펌프에 검지손가락을 꼬옥 갖
다 댄 가희가 쫓아갔다. 짜증스럽게 가희를 피해 모퉁이를 돌아서는 한다 앞에 팔짱을 낀 두 어린 여자들이 불쑥 나타났다.
자신과 부딪칠 뻔 한 한다를 본 다운은 똥 씹은 얼굴로 그녀를 아래위로 훑고는 흥! 콧방귀를 끼며 은비의 팔을 끌어 한다 곁을 지나쳐
갔다.
뒤늦게 쫓아온 가희가 "잰 뭐야?" 하며 어이없다는 듯 중얼 됐다.
“태규 어린 애인.”
“어느 쪽?”
“머리 짧고 흰색 미니스커트 입은 애.”
“정말 꼬마잖아? 야! 우리 돌아가자!”
“왜?”
“아까 거기 태규 쭉쭉빵빵녀 있었잖아. 근데 지금 저 꼬마 그리 가는 것 같은데...... . 둘이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는 것 아냐? 야! 구경
가자!”
“됐어! 보기 싫어.”
“왜? 아주 재미있을 것 같은데 태규가 어떻게 나올지도 궁금하잖아.”
“난 궁금하지 않아.”
태규가 여자들의 싸움에 쩔쩔매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 실망스런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에게 품은 자신의 감정이 너무 불쌍하
게 느껴질 것 같아 두려웠다. 아니 어쩌면 그런 모습의 태규를 볼 자신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한다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가희를
끌고 건물 밖으로 나갔다. 만약 그녀가 친구말을 듣고 다시 돌아갔다면 혼자 만리장성을 쌓아올린 그녀의 오해들이 태규는 본 척 만
채 하고 강인에게로 달려들어 안기는 어린연인을 보고 한풀 꺾였을 텐데 말이다.
가희를 태운 채 주차장을 빠져나와 차를 몰던 한다의 시선에 태규의 부모님과 함께 건물밖으로 나오는 민혜수가 보였다. 가희의 바램
대로 두 여자는 머리끄덩이를 잡고 싸우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은 모양이었다. 자신이 설 자리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녀가 놓쳐 지나
가버린 시간들은 그에게서 자신을 멀리 밀어버려 버렸다.
* * *
공연장 근처 호텔 연회장에서 열린 쫑파티에 온 인섭과 태선은 어리둥절했다. 그저 평범한 소시민들이 올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아닌 것
같아 먹음직스럽고 고급스런 뷔페 음식들을 코앞에 두고서도 목구멍으로 넘어가지가 않았다.
그들의 아들은 연신 있어 보이는 사람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주고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아들 곁에는 민혜수라는 한눈에 봐도 돋
보이는 여자가 같이 서있었다. 외국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아들에게 통역원 역할도 하는 것 같아 보였고 그녀가 나서서 태규를 인사
들에게 소개하는 것 같았다.
태선은 늘 자신의 마음 한구석에 안쓰럽게 자리 잡고 있던 그녀의 막내아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들에게도 자신에게 쏟아지는 사람
들의 관심에 어리둥절해 하는 것 같아보였으나 밝아 보이는 아들의 표정에 마음이 놓였다. 아들의 장래를 위해 그의 곁에 능력 있어 보
이는 민혜수라는 여자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처음의 바람과는 다르게 들기 시작했다.
[74]
집에 혼자 있는 한다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몇 시간 째 이번 헤어쇼에 관한 인터넷 기사들을 읽고 있었다. 예전에는 헤어쇼라는 것이
있는지도 몰랐던 그녀가 기자들과 미용계 인사들이 이번 헤어쇼를 어떻게 평가했는지에 관해 관심을 갖고 빠짐없이 찾아보고 있었
다. 하나같이 성공적인 헤어쇼였다는 기사였다. 특히 그녀의 관심을 끄는 건 당연히 태규작품에 대한 그들의 평가였다. 잠재력 있는 헤
어 아트 디자이너의 성공적인 첫 무대, 여심을 아는 아트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헤어 디자이너의 등장. 태규 작품에 쏟아지는 그들의 관
심은 놀라웠다.
새로운 기사를 클릭하자 컴퓨터 화면에 불쑥 팝업된 창에 태규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보였다. 화면을 확대하여 자세히 보자 그의 인터
뷰 기사였다. 기사를 한숨에 다 읽어 내린 한다는 작게 실린 그의 사진을 그리움이 가득한 눈으로 한참을 바라보았다. 헤어쇼에서 입
었던 노넥타이에 풀어헤친 흰 셔츠위에 오픈한 블랙 웨스턴조끼를 입은 태규가 수줍은 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우스에 가져간 손을
망설이던 한다는 결국 태규의 사진이 실린 기사를 자신의 블로그에 스크랩했다.
“최한다 니가 드디어 미쳤구나. 아주 쪽팔리는 짓은 가지가지해요.”
혼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누가 자신의 이런 모습을 지켜 보지나않을까 괜히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느닷없이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초인종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렸던지 한다가 화들짝 놀라며 도둑질 하다가 들킨 사람마냥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현관 앞에는 태규의 어머니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부침개를 담은 그릇을 쟁반에 든 채 서 계셨다.
“어제 공연 때문에 애들이 아직도 바쁜가 봐요. 저녁에 집에 들어오면 출출하지 않을까 해서 부침개를 부쳐 놓고 짐을 챙겨 가려는데
어찌나 쫄깃하고 맛있게 됐던지 아가씨 생각이 나서요. 마침 집에 있었네요. 방금 부쳐서 뜨거워요. 식기 전에 들어요.”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어제 아드님하고 식사는 잘 하셨어요?”
“무슨 파티 같은 데를 갔는데 나 같은 사람이 원채 그런 자리를 가봤어야죠. 아주 가시방석이었어요. 후훗. 참, 그런데 저번 엘리베이
터에서 보니깐 어디가 안 좋은 것 같던데 병원엔 가봤어요?”
“아니요. 아직...... .”
“왜 안 가봤어요? 내가 가보니라니깐...... . 젊은 아가씨가 아프면 어떻게요? 나이든 아줌마가 주책없이 참견한다고 느끼겠지만 내가
아가씨가 걱정이 돼서 그래요. 실은 딸이 하나 있었어요. 어릴 때부터 몸이 안 좋았는데 결국 세상을 떠났어요. 한 7년 정도 됐나봐요.
그해 크리스마스 이브 때 쓰러졌는데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그해를 못 넘기고 그렇게 갔어요. 부모는 그래요.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
어요. 가슴에 묻고 늘 아파하며 살죠. 처음 아가씨를 봤을 때 아파보여서 죽은 내 딸이 생각나서 많이 놀랐어요. 별거 아니겠지만 그래
도 꼭 한번 가서 진찰 받아 봐요.”
“태규씨 누나가 죽었어요?”
“태규 누나인건 어떻게 알죠? 그 아이 지 누나 얘기는 여간해선 거의 안 하는 걸로 아는데...... . 우리 아들이 누나가 있었다고 얘기 하
던가요?”
“전에 얼핏 들은 기억이...... .”
한다는 태규의 누나가 죽었다는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7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라면 그녀가 그에게 차갑게 이별을 말했던 그날 이
었다. 왜 하필 그날...... . 태규에게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을까 생각을 하자 가슴이 찢어지듯이 아파왔다. 왜 그의 어머니가 젊은 여자
에게 나이를 묻는지 안 그러려고 한다면서도 버릇처럼 물어보게 되는지 조차 그제 서야 알 수 있었다.
이별을 통보하는 자신에게 간절하게 매달리던 그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아파왔다. 그의 손을 매몰차게 뿌리쳤던 자신의 모습이 보
여 미안함에 심장이 죄어드는 것 같았다.
“그렇군요. 난 아픈 딸이 마지막 갈 때까지 환하게 웃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그게 더 마음을 아프게 해요. 아가씬 웃는 모습
이 참 예뻐요. 아프지 말고 그 예쁜 모습 많이 짓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아요. 만나서 너무 너무 반가웠어
요. 난 아가씨가 참 좋네요. 남 같지 않아. 이상하죠? ”
“저도 어머니가...... . 좋아요...... .”
겨우 말을 끝맺었지만 그녀의 눈에서는 안타까움과 미안함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한다의 눈물을 보자 태선은 당황하며 자신의 손으로
웬지 모르게 정이 가는 젊은 아가씨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왜 울어요? 울지 말아요. 예쁜 아가씨가 울면 어떻게...... .”
자신을 걱정하며 어머니처럼 눈물을 닦아주는 태규 어머니의 손길이 전해지자 한다의 눈물은 더욱 뜨거워졌다.
“어휴 왜 자꾸 울어요. 내 맘이 다 아프네.”
태선은 눈물을 그치지 못하고 안쓰럽게 우는 한다의 등을 다정스럽게 토닥여주었다. 이 아가씨가 왜 자신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지 태
선은 알 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의 눈물은 태선 또한 안타깝게 만들었다.
“울지 말아요” 부드럽고 다정한 그의 어머니의 음성이 한다의 가슴속으로 아프게 파고 들었다.
[다음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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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은데 글은 자꾸만 더디게 써지네요.
누가 제게 일주일간의 휴가를 좀 줬으면 좋겠어요. ㅋㅋㅋㅋ
비가 갑자기 쏟아 부어서 깜짝 놀랐어요!
요 몇일 무지 덥더니 비가 오니깐 시원하네요. 비를 무지 싫어라하는 레드한이지만
오늘 비는 살짝 눈감아 줍니다. ㅎㅎㅎㅎ
태규 어머님이 한다에게 내민 요리가 비가 오는 바람에 부침개로 느닷없이 바뀌었
답니다.
부침개 먹고 싶네요~
그럼 전 부지런히 써서 또 찾아오겠습니다. 지금까지~
레드한이었습니다.
첫댓글 정말 이런날씬 부침개가 생각이 나네요...태규,한다 다시 사랑하게 해 주세요~~~
부침개는 드셨어요? 언제 비가 왔냐는듯 오늘은 정말 날씨가 쾌청하네요. 어서어서 사랑할수 있도록 부지런히 달려가겠습니다.
너무 너무 기다려는데......드디어 헤어쇼가 시작했군요.....그런데 가희가 왜 나서서 망치는지 참....얄밉다.....태규 엄마는 한다를 맘에 들어하네요...그리고 태규한데 못듣던 누나 죽은 이야기듣고 울고있는 한다를 태규엄마가 달래 주네요.....그리고 마지막엔 그 헤수여자 어디론가 보내요.....미워정말....다음편도
실례지만 혹시 닉넴을 변경하셨나요? 헤헤.... . 안그래도 밉상 혜수를 딴나라로 보내버릴려고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태규가 함께 갈지도 모르겠어요 ㅠㅠ
넵...바꾸었어요...ㅋㅋ
제가 단번에 척 알아 맞추죠??? ㅎㅎㅎ 이제 어디 도망 못가십니다..^^;
자꾸 엇갈리니깐 제가 맘이 아파요~ 얼른 얼른 잘되었으면 좋겠어요... 태규어머니가 한다를 잘봐서 참다행이에요~ 둘사이의 다리 역활을 확실히 하셨으면 하는 바램이~~ㅋ 자주 자주 오세요 담 내용이 궁금해서 죽겠어요~ 점심시간이되니 배도 고프고 저두 부침개 먹구 싶어요^^;;
점심은 맛있게 드셨나요? 자꾸 엇갈리는 글만 쓰게 되어 저도 속상해요 ㅠㅠ 부지런히 써서 어서어서 잘~ 되게 하고 싶어지네요. 저도.....ㅡ,.ㅡ;;; 확 내용을 뒤집어 엎어버릴까 싶다니깐요 ㅋㅋㅋㅋ
정말 관심있게 보는 소설이예요...잘 되야 하는데 자꾸만 엊갈리는 그들~~다음편이 기대됩니다...
관심있게 봐주셔서 넘 감사해요~! 기대에 못 미치는 글이 될까봐 겁도 나네요~힘내야 될텐데....
부디 담편은 빨리....
안그래도 지금 조금씩 쓰고 있다가 잠깐 왔답니다 ㅋㅋ 다시 갑니다~! 샤샤삽~
태규어머님은 한다를 좋게봐줘서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네요, 혜수만 아니면 태규와 한다 잘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