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필 때는 더 없이 아름답고 통째로 떨어질 때는 한 없이 애절한 절개의 꽃 동백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차나무과 동백나무속]의 [동백나무]입니다. 자생으로 자라는 나무는 붉은꽃이 피는 [동백나무]와 흰 꽃이 피는 [흰동백나무] 두 종류인데 일본에서 들여와 식재하는 [애기동백나무], 개량종인 [겹동백] 등 약 300종 가까운 재배, 개량종이 있습니다.
겹동백이 한그루 있어 4월이 시작하면 분홍색의 꽃이 피는데 저물어 가는 중년의 사내에게 청춘을 그리움을 한 웅큼씩 심어놓는답니다. 300종에 달하는 개량종 중 하나일텐데 정확한 이름은 알 길이 없어 그냥 동백으로 부른답니다.
[아름답다는 말은 나의 동백 앞에선 동정으로 하지 말아라. 그녀의 아름다움은 치열(熾烈)이다.]
저의 시 '마침내 사월이다'의 한 구절입니다. 몇 해 전 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 꽃을 피운 동백을 위해 지은 시이지요.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겸손한 마음], [자랑] 등의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백꽃은 꽃이 질 때 다른 꽃들처럼 꽃잎이 한잎 한잎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꽃 송이째 떨어집니다. 아름다움을 고히 간진한채 낙화하는 모습에서 이런 꽃말이 나왔나봅니다.
동백꽃 피는 시기는 지역과 품종에 따라 다릅니다. 제주 남쪽의 서귀포에서는 12월이면 꽃이 피어 동백축제를 시작하고, 여수 오동도에서는 빠른 아이들은 1,2월에 개화하기 시작하여 통상 3월 초중순인 지금 이 맘때 만개합니다. 여기에 맞추어 동백나무를 오늘의 탄생화로 정했답니다. 동백꽃의 세계의 탄생화 날로는 4월 29일, 11월 11일(흰색), 12월 10일(빨강) 등 3일이나 있지만 우리나라 개화기와는 맞지 않는답니다.
천연기념물 제 169호로 지정된 서천 마량리의 동백나무숲의 동백은 서해 쭈꾸미가 나오는 삼월 하순에서 사월 초순에 만개하여 '서천 동백꽃 쭈꾸미 축제'가 해 마다 열리는 데 올해는 3월 17일부터 4월 1일까지라고 합니다. 지난 3월 3일에 서천 여행을 하며 이곳에 들렀는데 꽃망울이 맺힌 동백만 간간히 볼 수 있었답니다.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된 고장 선운사 동백숲도 유명한데 이 곳도 비슷한 시기에 만개한답니다.
동백나무숲 천연기념물은 위의 두 곳 이외에도 자생 북한지인 제66호 옹진 대청도 동백숲, 제151호 강진 백련사 동백숲, 제233호 거제 학동리 동백숲, 제489호 광양 옥룡사 동백숲 등 동백숲 6곳이 있습니다.
단목으로는 제515호 나주 송죽리 금사정의 동백나무 1그루가 있는데 조선 중종14년(1519년)에 조광조를 구명하던 태학관 유생 11명이 낙향하여 금사정(錦社亭)을 짓고 금강11인계를 조직하여 정치의 비정함을 한탄하고, 후일을 기약하여 변치 않는 절개를 상징하는 동백나무를 심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자료 : 천연기념물 센터). 예전이나 지금이나 정치 세계의 비정함이란 변하지 않는가 봅니다.
특히 요즘 한창 시끄러운 미투운동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처음의 간절한 분노의 순수성은 사라지고 어느새 정적을 제거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지요. 우리 사회가 지난 시절 잘못되었던 악습을 뿌리 뽑고 한단계 더 성숙한 사회로 발전하는 절호의 기회가 되어야 할텐데 일부 몇몇 사건은 눈에 보이지 않은 사악한 세력의 검은 손이 작용하고 있느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에는 빛과 어둠의 인자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하여 천사와 악마, 선과 악을 나누었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빛이 없는 것이 어둠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과 악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마음에 함께 있는 것입니다. 내가 선한 행동과 생각을 하는 것은 선한 마음이 악한 마음을 누르고 있는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악한 마음에 가려 선한 마음이 감추어져 있는 것이랍니다. 그리고 그 악은 대저 못된 욕심에서 비롯됩니다.
몇 해 전 자신의 원통함을 풀어달라며 유서 한 장을 남기고 세상을 등진 고 장자연양의 피맺힌 절규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연극영화계, 문단계, 그리고 대학의 학생들의 억울한 미투운동은 정치계로 넘어오자 변질되었습니다. 그리고 못된 언론의 덧칠이 세상을 더럽힙니다. 이제 무엇이 진짜로 억울한 미투이고, 무엇이 가증스런 가짜 미투인지를 가리는 몫은 국민들 차지가 되었습니다.
오늘 붉게 필 때는 더 없이 아름답고 통째로 떨어질 때는 한 없이 애절한 절개의 꽃 동백을 보면서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