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비님이 오시네요.”
프란치스코 흉내를 내봅니다.
비 소식에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 올렸습니다.
감꽃!
마당 감나무, 작년에는 거르더니 올해 꽃이 꽤 많습니다. 100송이?
텃밭 감나무에는 저 꼭대기까지 셀 수가 없네요. 1000송이?
담장 위에 핀 들꽃,
바람 따라 우주가 흔들립니다.
어버이날 지나 어버이 주일 앞두고, 3가지 단상
하나,
’너도 늙는다‘는 당찬 제목의 신문 고정 칼럼,
김은형 기자의 목요일 치 칼럼을 따라가다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란 책의 내용과 마주합니다.
“사람들에게는 매슬로의 욕구 위계 중 자아실현 단계보다 더 위에 초월 단계가 존재하는데,
’다른 존재가 잠재력을 성취하도록 돕고자 하는 초월적 욕구가 있다‘는 것이다.”
’초월‘이란 단어에 꽂혀 급히 도서관에서 빌려 칼럼에 나온 곳을 찾아 읽습니다. 199쪽!
’요양원에 존재하는 3가지 역병‘이라 불리는 무료함, 외로움, 무력감~
’살아야 할 이유‘, ’자기가 이 세상에 계속 존재해야 할 의미‘를 주고자 요양원에 새 생명을 들입니다.
100마리 잉꼬, 2마리 개, 4마리 고양이, 어린이(탁아소와 방과 후 교실), 토끼와 암탉까지~
새 생명들은 무료한 일상에 자발성을,
외로움을 달래주는 동반자,
무력감을 느끼게 하는 공간에서 다른 존재를 돌볼 기회를 주었답니다.
둘,
전주영화제 상영 다큐 ’아리랑 랩소디‘, 재일교포 2세 감독 김성웅의 20년 전 데뷔작 ’꽃할매‘의 후속작~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 사는 재일교포 1세 할머니들 이야기라는데,
어, 같은 기자네요! 기사글을 옮깁니다.
-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세월을 살아온 분들인데도 너무나 건강하고 늠름한 모습’에 감명받은 그는
‘힘든 과거의 이야기는 절대로 묻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대신 ”꿈이 뭐냐“고 물었다.
”지금 먹고 웃고 하는 게 꿈이야“라는 할머니들의 맑은 답변은 역설적으로 그들이 살아온 가혹한 세월을 눌러 담아 드러냈다.
셋,
’날마다 말씀과 함께‘ 새로 읽기 시작한 창세기도 끝나갑니다.
꿈꾸는 아들을 두었던 야곱, 50장 중 절반인 25장부터 등장한 야곱은 거의 끝까지 존재합니다.
37장부터 요셉 이야기의 배경으로 물러나지만, 내내 눈길이 갑니다.
브니엘 사건 이후 자식들로 인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애처롭습니다.
야곱 스스로 회고합니다.
”험악한 세월을 보냈습니다.“ (창 47:9)
귀 한 짝 떨어진 봉황 물받이에서 절구로 떨어지는 빗물 소리, 생기가 넘칩니다.
샬롬~
2024.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