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배기 딸에게 보내는 독서 편지
0. 최인호의 역사소설
아빠가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한 명 최인호.
그가 유명해진 것은 현대 소설이라는 장르였어.
그러다가 그가 한동안 역사소설을 줄곧 썼지.
아빠는 <상도>라는 역사소설로 최인호 소설을 처음 접했단다.
그리고 그 이후 그의 역사 소설들을 하나하나 찾아 읽었단다.
요즘에는 그가 침샘암을 앓고 계시기 때문에,
답사를 해야 하는 역사 소설은 안쓰고 계셔.
그의 역사소설들을 하나하나 찾아 읽고,
조회를 해보니, 그의 역사소설 중에 읽지 않은 것은 <잃어버린 왕국>, <길없는 길> 이렇게 두편인 것 같구나.
이번에 읽게 된 것은 그 중에 하나인 잃어버린 왕국이라는 책이야.
총 5권.
그의 역사소설은 상도를 빼고 주로 고려 이전의 고대사를 소재로 삼고 있단다.
많은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서,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우리나라의 고대사.
그는 역사적 유물을 접하게 되면, 그것에 대한 추적을 철저하게 하고,
그 추적 상황을 직접 소설에 담기 때문에,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이번에 읽은 <잃어버린 왕국>이라는 책도 그런 책이란다.
이 <잃어버린 왕국>은 그가 쓴 최초의 역사소설이라고 하는구나.
1980년대에 쓴 소설.
그는 이 작품을 또다른 그의 처녀작이라고 하더구나.
그런 만큼 그는 자신의 역사소설에 애착을 갖고 있는거 같아.
....
그리고, 그의 역사 소설들은 철저한 고증을 통하기 때문에,
소설이면서, 하나하나 역사적 사실들을 담고 있단다.
그래서 좋은 역사 공부도 되는 것 같구나.
이번에 읽는 <잃어버린 왕국> 또한 각 권마다 지은이가 직접 답사한 사진이나,
관련된 유물들의 사진을 실어서, 더욱 사실감을 느꼈단다.
....
그러나저러나 침샘암 투병을 하고 있는 최인호 선생께서 얼른 쾌차하셔서,
더 좋은 작품을 쓰셨으면 좋겠구나.
1. 광개토대왕비
주인공 서인구.
그는 백제의 마지막 왕 의자왕의 아들 '융'의 후예로,
그의 할아버지는 늘 왕손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단다.
그로 인해 서인구도 어렸을 때부터 그런 자부심이 있었어.
그런데, 고등학교 때,
의자왕의 아들 '융'이 백제가 망한 후 굴욕적인 자세를 취한 것을 알고 상실감을 가졌단다.
성(姓)도 '부여'씨에서 '서'씨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그는 그런 '융'의 후손이라는 것에 모욕감을 느끼고 족보까지 태우려고 했단다.
아버지의 만류로 실패했지만 말이야.
그러다가 그는 의자왕의 또다른 아들 '탄광'이 일본에 건너갔고,
그곳에서 그의 후예들이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그리고 일본 '백제사'라는 절에 탄광의 후예들의 족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그는 그 사실만을 듣고 오사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단다. 때는 1984년이었어.
..
그는 일본의 한 호텔의 조간신문에서 광개토대왕비에 대한 헤드라인 기사를 접하게 되었단다.
기사의 내용은 광개토대왕비의 문구 중에 '내도해파(來渡海破)'란 문구가 있단다.
그 문구의 앞뒤를 합해 해석하면
'왜가 바다를 건너와서 신라 백제를 쳐서 신하로 만들었다는 내용이야...'
뜻인데, '내도해파(來渡海破)'는 일본이 조선을 침범하기 위한 근거로 내세우기 위해
광개토대왕비를 조작했다는 게 정설이던 시절이었단다.
그런데, 1984년 어느날 중국의 한 학교가 '내도해파(來渡海破)'는 조작된 아니라는 주장을 했대.
그리고 일본을 그 소식을 주요 일간지 1면 탑기사를 실은거고...
그들의 야욕은 아직 멈추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는 현실이란다.
광개토대왕비.
1880년 청나라 농부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광개토대왕비.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아들인 장수왕이 만든 비로,
사람키의 3~4배의 높이에 4면에 빽빽히 글자를 새겨 넣은 것으로,
1800여자가 기록되어 있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일본사람들은 유독 '내도해파(來渡海破)'를 포함한 20자에만 관심이 있었어.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이었어.
즉 고대사에 이미 일본이 한반도를 차지했었기 때문에,
다시 차지해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기 위해서였어.
'내도해파(來渡海破)'를 포함한 앞뒤 20자에 대한 해석은
사학자들마다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단다.
왜가 백제, 신라를 공격했다던가. 고구려가 일본을 공격했다던가.
그러다가 1972년 이진희라는 사학자가 주장하길,
광개토대왕비의 글자는 일본 군부에 의해 조작되었고, 글자가 변조되었다고 주장했단다.
이후 이형구라는 사람은 '왜(倭)'라는 글자도 조작되었다는 주장을 했어.
왜 일본은 이 '내도해파(來渡海破)'를 비롯한 20여자에 집착을 할까.
그들에게는 음험하고 교묘한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추적하기로 했어.
마치 어려운 수수께끼를 풀겠다는 마음으로...
그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어.
신문부터 정독을 했지...
일본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광개토대왕비.
그것의 탁본을 처음 쓴 군인이 있었어.
그 중요한 군인.
신문에서는 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단다.
애매모호한 대명사로 적어 놓았어.
그래서 그는 탁본을 처음 한 그 군인을 추적해 보기로 했단다.
2. 탁본
1880년 일본 참모국 중좌 가츠라는 청나라 스파이 업무를 위해
사코오 소위와 다마이 소위를 선별하여 중국으로 밀입시키는 일이 있었어.
그들은 중국 베이징에서 1년 동안 중국어를 공부하는 등 스파이 수업을 했지.
그리고 중위를 진급하면서, 본격적인 스파이 활동을 했단다.
그 주에 사코오 중위는 한의사 행세를 하면서,
중국의 지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업무를 맡았단다.
그는 착실히 업무를 수행하던 중,
광개토대왕비의 존재를 알게 되었어.
그는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광개토대왕비에 대한 탁본을 떴어.
그리고 스파이 업무를 마치고 일본에 오면서 그 탁본도 같이 가지고 왔단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자신의 상사인 가츠라 중좌에게 보고했지.
다른 스파이 업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들은 승승장구를 하는데,
사코오 중위는 좌천되어 한직에 있닥 말에서 낙마하는 사고로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하였다고 하는구나.
주인공 서인구는 이 사건을 어떤 음모로 의심했단다.
광개토대왕비의 처음 탁본을 뜬 사코오 중위의 좌천과 사고로 인한 죽음.
그는 사고로 죽은 것이 아니고, 그가 알고 있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사고사로 위장한 죽음이라면...
...
1800년대 후반에 일본에 유명항 우익 역사 학자 요코이란 사람이 있었던다.
그는 일본이 고대에 한반도 남쪽을 정벌했다는 임나설이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면서
<임나고>란 책을 저술하기도 하였단다.
그런 그가 광개토대왕비의 탁본 소식을 들었단다.
그는 이 광개토대왕비의 탁본을 일본에 유리하도록 해석하는 일을 하였대.
그와 반면, 양심적인 학자도 있었다고 하는구나.
아오에 히데라는 학자인데, 그는 총망받는 양심있는 역사학자였었대.
그도 광개토대왕비의 내용을 <삼국사기> 등 우리나라의 역사서를 근거로 년도를 추정하였다고 하는구나.
그로 인해 일본 역사계에서 버럼을 받았고,
나라에서는 그에게 중요한 일을 주지 않았고, 한직으로 좌천시켰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비참한 죽음을 맞았대.
그의 죽음 역시 소오코 중위의 죽음과 마찬가지로, 어떤 음모가 있다고 주인공 서인구는 생각하고 있단다.
3. 간 마사토모
앞서 이야기한 우익학자 요코이 만큼 우익의 대표적인 노학자 간 마사토모란 사람이 있었어.
그도 광개토대왕비에 대한 관련 논문들을 일본에 유리하게 썼어.
그는 백제가 일본에게 선물로 준 칠지도를 발견한 사람이야.
그는 칠지도에 새겨진 글자를 조작하여 칠지도가 백제가 일본에 조공으로 받친 주장을 했어.
그 칠지도는 고대시대 일본이 백제를 지배하고 있었다고 주장을 하는 증거로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일본은 그 칠지도를 국보 중에 국보라고 생각한대.
좀 이상하긴 하지?
자신들의 찬란한 문화를 대표하는 것이 자신들이 직접 만든 게 아니고,
백제가 만들어 건네준 것이라니.
그들에게 그런 기술적인 것은 필요없고, 단지 일본이 백제를 지배했었다는 것을 중요시 여기기는 거야.
그것이 일본 역사사관의 한 맥이라고 하니, 화도 나는구나.
그것도 조작한 흔적이 그대로 있는 글씨를 해석하고서는...
...
이제 주인공 서인구는 역사 추적을 간 마사토모의 '칠지도'로 방향을 틀었단다.
...
간 마사토모.
그는 메이지 유신의 국수 우익 학자로 황권 강화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했다고 하는구나.
그는 이소노카미 신궁의 임시 대궁사로 파견되어 신검을 발굴하기로 했어.
이소노카미 신궁의 신검은 사람이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의 금족지 땅속에 있고,
그것을 지키는 사람들도 있었어.
하지만, 간 마사토모에게는 그 신검은 청황에게 신과 같은 권한을 줄 수 있는 근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들은 신검을 지키는 사람의 만류를 뿌리치고,
신검을 발굴해냈어.
그런데, 우연히 그곳에서 그는 신검보다 더 상징적인 물건을 발견하게 돼.
그것이 바로 칠지도라는 칼이란다.
일곱개의 가지 모양의 칼이야.
그 칠지도를 살펴보던 중 그는 거기에 글씨가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
그리고 그는 순간 위험한 순간을 했어.
그 글씨만 잘 조작하면, 일본 고대 역사사 <일본서기>에 나오는 신공황후라는 사람의 기술이
실제 역사적인 사실이라는 것을 뒷받침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어.
참고로 <일본서기>에 나오는 신공황후란 인물은 일본 사람들에게는 매우 유명한 사람이래.
<일본서기>에 따르면 신공황후는 신라 등 한반도 남부 지역을 공격하여 점령했다고 해.
그런데, 그 기록은 증거가 전혀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간 마사토모가 발견한 칠지도에 새겨진 글씨 조금만 조작하면,
신공황후가 실존 인물이라는 것을 입증하게 되는거야.
간 마사토모는 그 위험한 생각을 실행에 옮겼단다.
녹이 슨 곳을 지우기 위해 줄로 갈았다는 핑계와 함께....
그래서 조작된 칠지도의 글씨를 해석하면
백제가 주공으로 왜에 헌납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하는구나.
광개토대왕비도 그렇고, 칠지도도 그렇고...
일본은 왜 그렇게 조작까지 해가면서 고대사에 집착을 하는가.
주인공 서인구는 지금까지의 역사 추적을 정리해 보았어.
광개토대왕비와 칠지도의 공통점.
첫째, 둘다 조작으로 내용이 왜곡되었다는 점.
둘째, 그 이유는 <일본서기>의 신공황후의 기술을 사실로 증명하기 위했다는 점.
...
왜, 일본은 한국을 그렇게 미워할까?
그리고 그들이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하는 <일본서기>란 책은 과연 무엇일까?
주인공 서인구는 추적 방향을 이번에는 <일본서기>로 방향을 틀어보기로 했어.
자, 이제 2권에서는 <일본서기>에 대한 내용부터 이야기가 시작하겠지?
시현아, 조금만 기다려줘~
..
아참, 그리고 시현이 동생 태어난 거 정말 축하해^^
책제목 : 잃어버린 왕국 1 - 비밀의 문
지은이 : 최인호
펴낸곳 : 열림원
페이지 : 389 page
펴낸날 : 2003년 10월 06일
책정가 : 9,500원
읽은날 : 2012.03.12~2012.03.16
글쓴날 : 2012.03.20,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