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극장 ＜여수 화태도의 눈물＞

[김근철]

돌산도와의 연결을 꿈꾸는 가두리양식장의 섬, 화태도

   덕천마을 선착장.

초등학교 2학년쯤으로 보이는 한아이가 굴렁쇠를 구르면 오막살이 노래를 하며 놀고 있다.

이 아이는 고기잡이를 나간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혼자 놀고 있다.

잠시 후 뱃고동 소리가 들리며 어선 한척이 선착장에 배를 댄다. 그 아이가 애타게 기다리고 기다렸던 할아버지가 만선의 기쁨을 안고 항구로 온 것이다.

아이는 놀다만 굴렁쇠를 내 던지고 할아버지에게 달려간다.

할아버지는 자기를 기다려준 손자가 귀여워 품에 꼭 안아본다. 이렇게 드라마는 지작 될것으로 김근철 감독 머리 속에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곳은 여수시 돌산도 군내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30여분을 가면 6시 내고향 고향극장을 연출할 화태도이다. 

화태도에는 이곳 말고도 두 곳의 선착장에 배가 닿는다. 이곳 덕천선착장과 마족선착장 그리고 월전선착장이 그것이다.

   섬이 많기로 유명한 여수시는 크게 세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낭도를 중심으로 하는 남서쪽, 돌산도와 금오도가 있는 남동쪽, 그리고 북서쪽의 순천만 지역이다.

그 중 화태도는 여수의 남동쪽으로 돌산도와 금오도를 병풍으로 삼고 있는 듯 하며, 다른 한 쪽으로는 개도라는 큰 섬이 가로막으며 수문장 역할을 해주고 있어서 마냥 편안하게만 보여진다.

한 마디로 똔똘이라는 놈이 ‘치마폭을 가지런히 펼치고, 수줍은 듯 얼굴을 감춘 채 앉아 있는 새색시 같다’고 표현해 볼 수 있는 섬이다.

   목포에서 부산으로 이어지는 남해안의 한가운데에서 바다의 자연공원인 한려수도의 한 매듭을 짓고 있는 화태도는 바다를 아끼면서도 그것을 또 더 풍요로운 생활의 터전으로 키워왔다.

   이곳 앞바다는 한겨울에도 수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고 물깊이도 꽤나 깊다. 또 굴곡이 심한 해안선 때문에 바닷물이 넘나드는 속도가 느리고, 인근의 여러 섬이 바깥 바다의 거센 물결을 막아주어 잔잔하다.

이러한 좋은 조건으로 인해 화태도의 앞바다는 거친 바다를 싫어하는 갈치, 강달어, 멸치, 오징어, 고등어, 병어, 참조기, 보리새우들이 많이 살고, 키조개, 피조개, 굴 같은 조개류와 미역을 양식하기에도 알맞은 곳이다.

   선착장은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선착장 양 옆으로 포구가 있다. 오른쪽에는 도선선착장이 별도로 있다. 제법 큰 편인지 왼쪽 포구에는 배들이 많이 정박해 있다. 주위에 가두리양식장도 제법 보인다. 월호도와 화태도 사이 큰 바위 위에는 초록색의 등대도 바다 한 가운데에 세워져 있다. 화태도는 월호도, 나발도, 송도, 자봉도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정면을 바라보아 오른쪽 방파제 끝에는 제법 낚시꾼들이 보인다. 덕천수산이 들어선 포구를 건너면 그 방파제로 이어진다. 왼쪽 방파제로 가면 이곳에는 배들이 많이 있다. 물론 크기야 그렇고 그런 작은 배들 위주다. 이 포구에는 방파제가 미로찾기처럼 몇 개 있다. 이 앞의 길이 ‘독정길’이다.

   포구 입구에는 ‘독정길 25’번인 대합실이 있으며 바닷가 쪽에 마을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남면 화태리 화태마을’ 표지석이 그것이다. 기본현황을 보면 세대수가 183세대에 440명으로 되어 있다. 글쎄, 이 통계는 아마도 이 표지석이 세워졌을 때를 기본으로 했을 것이다.

마을유래를 보면 임진왜란 당시 왜병이 쳐들어오는 것을 인근 돌산도에 알려주었다 하여 ‘대성’이라고 부르기도 하였고 마을 뒤쪽에 ‘노적산’이라고 있는데 군량미 적재지역으로 위장하였다 하여 벼이삭 수(穗)자를 써서 수태(穗太)섬이라 하였다가 벼 화(禾)자를 써 화태로 명명하였다 한다. 그러나 원래는 취타도(吹打島)로 불렀으나 일제가 수태도(愁太島)로 바꿨고, 현재는 전혀 의미가 다른 화태도(禾太島)로 변경됐다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참고로 화태도 섬 안에는 화태마을과 월전마을이 있는데, 화태마을에는 조선시대 병마용 말을 조련했다고 전해오는 기마장터가 전해오며, 월전마을은 달밭구미라는 우리말 땅이름을 한자화한 마을 이름이다. 월전마을은 달을 받는 마을답게 동쪽바다가 정면으로 보이는 마을로, 마을 앞 바닷가에 묻혀있는 바위가 마을을 지키는 수호석이라 전해오고 있어 이 바위에 정월 초하룻날 동제를 올린다.

   여기서 길은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시멘트길로 승용차 한 대는 다닐 수 있는 길이다. 마을은 왼쪽에 길따라 형성되어 있다. 포구에서 바라보았을 때 양쪽은 낮은 산이고 그 사이 움푹 파인 곳에 마을이 형성되어있다. 그러나 왼쪽 산은 거의 밭인 민둥산이고 오른쪽은 그런대로 위로 올라갈수록 나무들이 있는 산이다.

즉 남쪽은 완만한 경사의 구릉지이고 그 중앙부를 평지로 농경에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취락은 이곳에 위치한 화태마을과 남동쪽 해안의 월전마을에 집중 분포하고 있다.

   길을 따라 올라간다. 오르막길이라 내려다볼수록 마을의 전경이 한 눈에 보인다. 다양한 형태의 지붕을 한 단층 위주의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시멘트포장길을 따라 올라가면 끝자락에 아스팔트길이 나타난다. 남북으로 이어진 이 아스팔트길이 화태길이다. 이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가면 월전마을로 이어지고 왼쪽으로는 묘두로 가는 임도가 이어진다.

   선착장에서 올라오는 길 맞은편에 농협건물이 보인다. 여수농협과 농협 하나로마트가 들어서 있다. 어촌마을인데 각 섬마다 정작 수협은 없고 대부분이 농협이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일단 왼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자마자 부딪치는 외딴 건물 하나. 바로 화태보건진료소다. 농지 한 가운데에 건립되었다. 그리고 그 앞을 계속 가면 아스팔트길이 이어지지만 어느 정도 올라가면 길은 포장도로는 끝이 나고 흙길이다. 이 오르막길인 길은 계속 북쪽으로 가면 작은 마을인 묘두로 이어지고 중간에 갈림길이 있는데 이 길은 나중에 다리가 생기면 이어질 길이다.

   시간상 가보지 못했지만 묘두는 지형이 고양이 머리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묘두마을 앞 바다에는 온통 가두리양식장으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묘두마을 가는 길목에 있는 높은 산이 화두봉이다.

   화태리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내 작은 섬마을로 특히 어류 양식업이 활발한 곳이다. 전체 주민의 80% 정도가 이 양식업에 종사하고 있다. 화태리의 어류 양식은 1990년초부터 개별적으로 꾸려오다 1995년에는 어촌계 공동 명의로 어류 양식허가를 받아 현재 25.2ha에 가두리 양식시설이 설치돼 있다.

   화태도에서 이러한 양식장이 유난히 잘 되는 이유는 물이 맑아서이다.

화태리는 적절한 수심과 주변 환경이 바다 목장업을 하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각종 어류는 다른 지역에 비해 인기가 매우 높은 편이다.

   실제로 화태도 사람들을 가장 살맛나게 하는 것은 해상의 가두리양식장이다. 말 그대로 고기를 가두어 놓고 먹이를 먹여가면서 직접 기르는 어업 방식이다.

주로 우럭, 농어, 광어, 전복 등을 기르는데 모두 고가품으로 팔려나가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예전에는 밭이나 논농사도 조금씩은 하는 농, 어업의 겸업이었지만 지금은 모두가 관심 밖이고, 주민들은 모두 이 가두리 양식장에 매달리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바다에서뿐만 아니라 육지에서도 땅을 파서 물탱크를 이용하여 고기를 키울 정도로 가두리양식업은 활발하기만 하다.

   어민들은 가로세로 6ｍ인 가두리 틀 위에 80여 동의 컨테이너박스와 가건물 등을 지어 3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9개월 가량 이곳에서 생활한다. 집에서 기르는 가축도 자주 돌봐야 별 탈없이 자라 듯, 양식장 어류도 24시간 관찰하면서 고기들의 작은 몸짓에 관심을 가져 줘야 고품질의 어류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농협 앞에서 오른쪽으로 직진하면 월전마을로 가는 길이다. 아주 잘 닦인 포장도로. 아마도 공사 중인 다리를 염두에 두고 조성된 국도인 듯싶다.

산을 깎아 만든 포장길을 따라 올라간다. 오르막이 끝날 지점에 길은 갈림길. 왼쪽으로 내리막길은 ‘화태대동길’ 즉 대동마을로 가는 길이다. 월전마을은 직진 내리막길이다.

길은 월전선착장까지 빙 둘러 이어진다. 오른쪽은 낮은 밭지대이고 왼쪽은 나지막한 산이다. 중간지점에 담수화시설이 있다. 그리고 걸어가는 것이라면 이 포장길 말고 밭으로 이어지는 들길이 있는데 그 길로 가는 것도 괜찮다. 이 주위는 온통 밭이다. 친절하게도 중간에 밭으로 내려가는 철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사실 이 섬은 한때 축양업의 최적지로 소득이 면내에서 가장 높았다고 한다. 그래서 육지에서 오히려 이곳을 찾아와 노동력을 팔았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집집마다 배를 한 척 이상씩 소유하고 있고 93년도에 가두리 양식의 호황을 누려 젊은이들이 많이 살기도 하는 마을이다. 그러나 이후 앞 바다에서 어류와 패류 등이 감소하기 시작하고, 그나마 남은 주민들은 해상의 가두리양식장으로 전업해서 그런대로 수입을 올렸는데 수산업법이 너무 엄격해 무허가 양식업자로 몰려 벌금을 내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화태리 역시 2004년 이후 국내 대부분의 어촌 지역과 마찬가지로 양식어류의 과잉생산, 사료값 인상, 소비 위축 등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2003년까지만 해도 어민들은 세대 당 연간 수천만 원씩의 소득을 올렸다.

화태도 주민들은 해상 가두리양식과 어업을 주업으로 상당한 수입을 올려 생활은 괜찮은 편이다.

포장도로 끝으로 가면 월전마을 입구. 월전마을은 포구를 따라 마을 뒷산과 밭들이 병풍처럼 둘러있는 모양이 반달 모형과 비슷하고 바다가 잔잔하다 하여 ‘달밭구미’라 불리다가 ‘월전(月田)’으로 명명되었다 한다. 1610년경 순천에서 이주해온 김해김씨 중의 한 사람이 1620년경에 넘어와 살기 시작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화태길’ 끝자락에서 시작되는 포구 중심의 길은 ‘달밭금길’이라고 한다. 월전포구는 규모가 화태도에서는 큰 편이다. 반원형의 포구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어있다. 월전마을은 30여 가구 60여 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다. 대부분 노부부끼리 생활하거나 홀로 계신 노인들이다.

   여수항에서 출발하여 넉넉히 한 시간 뱃길도 채 되지 않고, 돌산대교로 연결되어 쉽게 넘나들 수 있는 돌산도 군내항에서는 30분 정도밖에 안되니 먼 섬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세파에 찌든 도시인들이 어렵지 않게 짭쪼름한 바다 냄새를 맛볼 수 있는 섬이라고 할 수 있다.

인근 섬인 나발도와는 0.7㎞, 인근 내륙인 여수로부터는 24㎞ 떨어져 있고, 생활근거지가 되고 있는 돌산도와는 2㎞ 거리를 두고 위치한다.

포구 중심에 월전경로당이 있다. 달밭금길 33번지에 들어선 이 경로당은 붉은 벽돌집인데 1992년에 한 개인이 기증한 건물이다.

이 건물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새마을회관이 있고 그 뒤로 여수화태우체국이 있다. 그리고 여기서 몇 발자국 선착장 쪽으로 가면 태극기와 여수기가 휘날리는 남면화태출장소가 있다. 그 뒤로 보이는 교회가 월전교회다. 화태교회가 개척한 교회라고 한다. 이곳에는 공공기관이 제법 있는데 이곳 공공기관 근무자들의 하숙을 치고, 구멍가게를 운영하면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포구 끝에 철선이 이용하는 선착장이 있고 그 앞에 붉은 벽돌로 지어진 대합실이 있다.

이곳이 월전선착장이다. 이 포구에서 마주보이는 섬이 나발도다. 참으로 가깝게 보인다. 선착장 입구에는 마을표지석이 있다. ‘어서오십시오 부모님의 품안 정든 내 고향’이라는 문구와 함께 새겨진 월전마을 표지석이다. 대부분 화태도에 간다 하면 이 월전선착장에 내린다. 선착장 주변의 집들은 거의 빈집이다.

대합실에서 직진하면 또 다른 선착장이 있는데 도선선착장이다. 가는 길목에 이상한 돌표지석이 있는데 내용은 희미해 자세히 읽어볼 수 없지만 ‘상륙할 틈을 주지말자’라는 내용으로 보아 안보에 관련된 내용이다.

어느 섬에서나 볼 수 있는 안보구호다. 그런데 여기는 돌표지석으로 세웠으니.이곳을 지나면 바로 도선선착장이 있다. 선착장에는 낚시꾼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곳곳에 있는 낚시꾼들. 그러고 보니 이곳은 물이 참 맑다. 선착장 옆으로 갯바위 옆에 건물이 하나 있다. 창고로 사용되는 건물인 듯싶다.

   

선착장에 서서 발밑의 바닷물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는 작고 어린 고기떼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 맑고 푸른 바닷물이 바로 이 나라에서 가장 수려한 경관을 지닌 뱃길인 한려수도에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웃에 돌산도, 금오도, 연도 같은 아름다운 섬을 품고 있어 볼만한 것이 많고 주변 경치가 빼어나다.

낚시를 하는 젊은 사람에게 이곳에서 뭐가 주로 잡히느냐 하니 이곳에서는 감성돔이 잘 낚인다고 한다. 그래서 얼마나 낚았느냐 하니 금방 왔다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그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하니 기분이 상했는지 그럼 내가 거짓말하는 거네요? 하더니 이야기를 안하겠단다. 믿지 않는 사람에게 말을 해서 무엇 하느냐는 식이다.

참고로 이곳에서의 노래미국은 별미로 꼽히고 있다. 우뭇가사리나 톳 같은 바닷말이 우거진 바다 밑 암초 부근을 회유하면서 사는 노래미는 길이가 20㎝ 안팎이며, 주변의 암초나 해초류의 빛깔에 따라 붉은 빛, 노란빛, 주황빛의 여러 무늬가 얼룩거리는 보호색을 띤다. 지느러미와 비늘이 거세지 않아 칼로 쳐내지 않고도 먹을 수가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싱싱한 노래미를 툭툭 씹어먹기도 한다.

노래미 보다는 흔하지 않지만 개불도 이 고장의 명물이다. 쫄깃쫄깃한 개불의 맛을 아는 이는 꼭 이것을 찾는다. 주로 겨울철에 잡히는 개불의 크기는 줄잡아 5㎝에서 20㎝쯤이다.

   선착장 반대쪽으로 가면 산 비탈진 곳에 집들이 제법 있지만 거의 빈집들이다. 그리고 나이든 할머니들이라 오르내리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이 길로 해서 계속 가면 방파제 끝에 초록색의 등대가 있는데 그 중간지점에 파출소초소가 있다. 초록색의 등대는 큰 암반지대 바로 옆에 설치되어있다.

물론 시멘트방파제가 암반지대를 덥치고 있다. 물이 빠지면 닿을 수 있을 정도다. 등대에서 마을을 바라볼 때 오른쪽은 해안지대다.

   빙 두른 해안지대는 그러나 암석해안이 많을 뿐 별 특별한 특징은 없어 보인다. 모래밭이라도 있음 좋으련만. 그러고 보니 화태도에는 고운 모래가 펼쳐져 있는 해수욕장이 없는 이유를 알겠다. 대신 섬 주변의 아기자기한 바윗돌을 오르내리며 즐길 수 있고, 한가롭게 낚시를 하면서 쉼을 얻을 수 있다.

   오른쪽 끝자락에 보이는 섬이 큰 섬인 돌산도다. 여기서 바다를 보면 두라도뿐만 아니라 횡간도도 한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바라보니 횡간도와 소횡간도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 크기만 다를 뿐.

   월전마을에서 화태길을 따라 오르막길을 오르면 오르막 끝지점 갈림길에 닿는다. 바로 화태대동길로 들어서는데 중간지점에 샛길로 들어서는 길이 있다. 커다란 돌탑이 있고 그 뒤로 몇 기의 묘가 있는 그 옆으로 해서 내려가면 대동길과 합류한다. 일단 이 지점에서 마을을 바라보면 역시 전망은 좋다.

대동마을이 한 눈에 다 들어오기 때문이다. 마을은 한 쪽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덕천선착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교회인 화태교회부터 매립지 그리고 오른쪽 초등학교까지 다 확인이 된다.

대동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처음 만나는 건물이 바로 학교 건물이다. 화태초등학교는 횡간도의 여동분교장을 비롯하여 두라분교장과 월호분교장 등 3개의 분교장을 거느리고 있다.

화태초등학교는 여남 공립 심상소학교 부설 화태간이학교로 1938년에 개교했다. 이후 1983년에 현재의 학교로 이어졌다. 현재는 8학급으로 편성되었으며 본교 3(14명) 분교 5(12명) 본교 유치원1(11명)이 다니고 있다. 그리고 제법 넓은 운동장을 갖고 있는 학교건물은 다른 섬의 학교와는 달리 2층으로 된 교사를 갖고 있다. 그것은 여남중학교 화태분교를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학교까지는 이 섬에서 해결이 되지만 중학교를 졸업하면 외지로 혼자 내보내야 한다.

학교 앞에서 오른쪽은 마족선착장에 가는 길이고 왼쪽으로는 대동마을 가는 길이다. 일단 대동마을을 살핀다.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길은 서쪽으로 이어진다. 어느 정도 내려가면 물을 가둔 저수지가 보인다. 이 저수지는 앞에 매립된 공간과 연결된다. 이 저수지 아래는 논인데 매립된 곳이다. 간석지가 넓게 발달하여 방조제로 막아 농경지로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물은 배수로를 통해 아래로 내려간다. 논 끝에도 건물들이 제법 있다. 그것도 현대식 건물들이다.

이 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1580년 경으로 진주 소씨가 들어와 30년 간 거주하였으나 광주로 이주한 후 일시 무인도가 되었다가 1610년에 고흥에서 밀양 박씨가 이주해와 마을을 형성하였다고 한다.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과 어업을 겸하고 있다. 주요농산물은 고구마와 보리이고, 쌀·무·마늘·콩 등이 소량 생산된다. 근해에서는 낙지·붕장어·전복 등이 잡히며, 김·굴의 양식업도 활발하다.

   마을 중심지에 경로회관이 자리잡고 있고 조금 더 서쪽으로 가면 마을회관과 화태리사무소가 있다. 이곳에는 화태리청년회를 비롯하여 어촌계 등 다섯 개의 단체가 입주해있다. 이곳에서 더 올라가면 화태교회를 만나게 된다. 화태도에는 2개의 교회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인 화태교회는 1954년 6월에 개척되었다고 한다.

   시간을 보니 2시 반이 다 되어가는 시각. 이곳에서 배시간은 3시에 있다고 했다. 그런데 다른 곳을 더 둘러보고 싶어도 시간적 여유도 그렇지만 정확한 정보가 없다. 그래서 학교 오른쪽으로 난 내리막길을 통해 학교 등너머에 있는 아랫마을로 내려간다. 이 길이 바로 ‘마족길’로 승용차 한 대 지나다닐 수 있는 내리막 아스팔트길이다. 마족길은 1번에서 31번까지 매겨져 있다. 홀수만 계산한다면 16가구는 된다는 계산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곳에도 마을이 조성되어 있는데 ‘마족’이라는 마을이다. 일설에 의하면 군사들이 이곳에서 말을 갈아탔다고 하는데 이곳이 아닐까 싶다.

마을로 들어서니 그러나 한적하다. 빈집이 더러 보이는 이곳 주위는 밭이 많고 집은 많이 없다. 길 왼쪽에 집들이 들어서 있다. 오른쪽은 거의 밭들이다. 채 10집도 안될 것 같은 작은 마을에 들어서면 조그마한 포구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 옆으로 선착장이 있고 그 입구에 가건물로 된 하얀색의 썰렁한 대합실이 있다. 정박한 배들도 10여 척에 불과하다. 그래도 작은 고깃배가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그리고 방파제 끝에서는 두 명의 낚시꾼들이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다. 한 쪽에는 포크레인이 있다. 무슨 공사를 하는 듯싶다.

시간을 보니 겨우 2시 40분 정도 지날 무렵이다. 아직 배가 올 때까지는 30분 이상이 남았는데. 횡간도에서 3시에 배가 있으니 여기에 올려면 3시 10분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은 계산이 나온다. 3시에 고정시켜버린 우를 범한 결과는. 하다못해 매립지라도 보고 올 것을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아주 추운 겨울날씨. 아무리 두텁게 입었어도 바닷바람을 이길 수는 없다. 그래서 추위를 피해 대합실에 들어가 보지만 심심해 답답하여 나와버린다. 그리고 다시 포구 주위를 둘러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승용차 한 대가 들어온다. 시간을 보니 3시 다 되어가는 무렵. 이 차는 이곳에서의 배 시간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다. 하긴 알아도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도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배낭을 맨 한 남자가 내려온다.

아무리 횡간도 쪽을 바라보아도 배는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한 척의 철선인 금호고속페리가 지나갔지만 다른 철선이라 그런가, 그냥 지나친다. 하긴 이곳은 또 다른 철선이 이 해로를 지나다닌다. 그러다가 횡간도 방면에서 5분이 지나서야 서서히 드러나는 실체.

그리고 이곳 선착장 입구에 들어서는 시각이 1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배는 15분이 다 되어가서야 군내리로 출발한다.이곳은 바로 돌산군 군내리와 바로 연결된다. 이곳 마족선착장에서 승객 70여 명과 승용차 10여 대를 싣고 운항하는 58t급 철부선 해동스타호를 타고 군내리로 가면 된다.

   화태도는 현재 육지화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바로 돌산도와 화태도가 다리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원래 올해 완공되어야 하지만 2년이나 늦어진 연도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돌산~화태간 교량은 오는 2011년 12월 완료예정이엇지만 2월말 현재 공정률은 40%다. 이렇게 되면 어민들은 마을 앞 10여ha 개펄에 ‘개펄 체험장’을 조성해 도시민들을 부르겠다는 계획이다.

   배에 올라탄다. 역시 남자가 알아본다. 섬을 제대로 보았습니까? 묻는다. 그런대로 보긴 했지만 다는 못보았습니다 했더니 다음에 보면 되죠 한다. 그러면서 기자신가요 한다. 그냥 웃으면서 기자가 아니고 그냥 똔똘리 친구입니다 한다. 다음 섬은 송도인데 어떻게 가죠 물으니 가르쳐준다. 군내리에서 내리면 바로 근처에 송도 가는 도선이 있다고 한다. 여름 휴가때는 꼭 똔똘이를 데리고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다.

<6시내고향 취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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