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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65회 :: 라이벌 】방송일: 2005.03.02.
극본 : 박 해 영
씬1/ 방송국 / 부스 앞 기기 (N)
#아무도 없는 어두운 편집실...
은은하 조명 아래서 편집 작업하는 현우.
반복해서 듣고 잘라내고 부치는 작업하는데...
부장 김피디 땜빵하느라 고생이야.
현우 (살짝 놀라고, 꾸벅) 예...
부장 언제 복귀한댔지?
현우 내일이요.
부장 내일까지만 고생하면 되겠네. 수고해.
현우 네. 들어가세요.
#현우, 다시 한참 작업하는데,
뭔가 이상한 목소리를 캐취한다.
돌려서 다시 듣는데, 성우들의 연기 목소리 들리다가...
‘현우 : NG! / 여자 : (혼잣말하듯 작게) 아... 돈까스’
볼륨 높혀 다시 듣는다. NG! 아... 돈까스.
여자의 목소리만 반복해서 듣는다.
여자 (E) 아... 돈까스. 아... 돈까스. 아... 돈까스
미자다. 미소가 번지는 현우.
현우 최미자...
미자 (E) 아... 돈까스.
#컷 튀면,
비디오는 보는 따뜻한 현우 표정.
짧게 편집 후, 마지막에 영진 인터뷰 모습>
에 이어서 다음은 추가 촬영한다.
인터뷰하는 영진 뒤로 걸리는 우리의 성우들...
그리고 제일 뒤에 걸리는 미자.
그 장면을 정지해놓고 미자로 카메라 줌인.
그런 미자를 보며 미소 짓는 현우.
화이트로 진하게 날리며, 타이틀 : 라이벌
그리고 인써트 없이 아침으로.
씬/ 방송국 외경 (D)
씬2/ 방송국 / 부스 앞 (D)
위이잉~ 청소기 돌리는 아줌마... 들어오다가
긴 의자에 누워 팔짱 끼고 새우잠 자는 현우...를 보고
조용히 도로 나가는.
잠시 후, 미자 룰루랄라 들어오다가
현우를 보곤, 응? 깨우려는데,
지영, 회의실에서 나오며
지영 (다급하게 제지하는 손짓, 작게) 밤샜대. 냅둬.
미자, 그냥 지나치려다가... 돌아본다.
현우의 가슴 위로 조심스레 덮어지는 모포.
현우, 이상한 기운에 슬쩍 눈을 뜨는데 미자다.
얼른 도로 눈을 감는. 음악 출렁이는.
눈감은 현우... 떨리는지 어쨌는지...
씬3/ 방송국 복도 (D) - ENG
현우, 말끔하게 갈아입고 밝게 걸어오는.
현우 (꾸벅) 안녕하세요?
직원 싸우나 갔다와?
현우 예.
직원 젊음이 좋긴 좋다. 밤 꼴딱 새고도 쌩~쌩하고.
현우, 목례하고 다시 밝게 걷는데,
옆에서 툭 나오는 미자와 동료들.
서로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현우 (걸으며, 짐짓) 오늘 점심 돈까스 어때요?
미자 (손 번쩍 들고) 돈까스! 좋아요! 나 어제부터 돈까스 먹고 싶었는데! 돈까스 좋아요!
밝은 얼굴로 당당하게 걷는 현우에서.
씬4/ 법정 (D) - ENG
#그와 반대로 뚱하게 변론을 듣고 있는
정민의 얼굴로 넘어온다.
뚱하게 이쪽저쪽 보며 변론 듣다가,
#앞에 나가서 열심히 변론하는 정민.
바쁘고 정렬적으로 일하는 모습 후,
디졸브로 다음 화면 연결.
씬5/ 변호사 사무실 (N) - ENG
사무실의 은은한 조명 아래 있는 정민.
큰일을 끝내고 난 후의 허탈감.
그리고 그제야 미자가 생각나는.
핸드폰을 꺼내 들고 걸까말까하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액정 보곤...
정민 (심드렁) 왜?
동직 (F) 물 좋은데 봐 놨는데, 가자!
정민 안 가. 나 원래 그런데 가는 거 안 좋아했어. 니가 좋아해서 가 준거지. 됐어, 끊어.
전화 끊고 심드렁한 모습.
씬6/ 엘리베이터 안 (N) - ENG
#정민,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데
닫히는 문을 급하고 잡고 타는 남자.
현우 죄송합니...
정민 ...!!
현우 ...!! (껄끄럽지만 살짝 목례 정도한다)
#문이 닫히고... 두 사람 말없이 불편한데...
그래도 정민이가 윗사람이고 넉살 좋으니까
먼저 말을 건다.
정민 (약간은 삐딱하게) 오랜만이에요.
현우 ...
정민 ... 잘 돼요?
현우 ...
정민 미자씨랑 잘 되냐고.
현우 ... (알아서 뭐할라고)
정민 ... 잘 안돼요?
현우 ...
정민 뭐야아? (왜 대답이 없어?)
하는데 문이 띵! 열리고 현우 휙 내리는.
정민 차!
씬7/ 엘리베이터앞 겸 프론트앞 (N) - ENG
현우, 앞서 내려서는 괜히 프론트로 간다.
정민 (지나치며) 안에서 봐!
그렇게 넉살 좋게 말하고 들어가는데,
현우, 쯧! 운동하기가 싫어진다.
그냥 갈까 어쩔까 고민하는데,
그때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미자.
미자 왔어요?
현우 예... (머뭇머뭇)
미자 (들어가려다) 안 들어가요?
현우 그게... 약속 있는 걸 깜빡해서요.
하곤 얼른 엘리베이터 올라타는데,
미자, 갸웃하다가 들어가려고 보면 정민 보이는.
미자, 난감해 어쩔까 망설이다가
미자 잠깐만요! (하며 휙 엘리베이터 타는)
씬8/ 엘리베이터 안 (N) - ENG
현우, 멀뚱히 딴 데 보며
현우 (알면서) ... 운동 안 해요?
미자 (뚱) 지영이랑 약속 있는 걸 깜빡하고...
씬9/ 헬쓰장 (N) - ENG
열심히 운동하는 지영과 윤아로 넘어온다.
그 뒤에서 정민은 미자를 찾느라 둘러보다가
그제야 둘을 보고 다가와
정민 (장난스레 속도 올리며) 시속 6키론 되야 운동이 되지... (기기 만지며, 슬쩍) 미자씬 안 왔어요?
지영 아직요.
정민 (괜히 기기 만지며) 온대요?
지영 네.
정민 6으로 뛰다가, 마무린 5. 오케이? (가면)
지영 (혼잣말) 왜? 없으니까 아쉬워?
윤아 뭐라구?
지영 아냐.
멀리 걸어가는 정민 뒷모습에서 F.O
씬/ 방송국 외경 (D)
씬10/ 방송국 / 화장실 (D)
미자(커피와 대본 들고)와 지영(테잎 들고),
들어오는데, 미자, 많이 지쳐 보인다.
지영 이제 나오는 거야?
미자 티니 갔다왔어. 만화만 300분 더빙했다...
지영 그래서 핸드폰 꺼 놨구나.
미자 (핸드폰 보며) 히익! 여태 꺼놨네. (켜려다) 어차피 또 녹음인데 뭐...
지영 (비밀스럽게) 어제 헬쓰장에서 정민 오빠가 너 언제 오냐고 계속 묻더라.
미자 (뚱) 보이다 안 보이니까 그런 거지 뭐.
지영 맨날 한시간만 끄적이다 가던 사람이 두 시간도 넘게 있었다니까. 너 기다리는 거 같앴어.
미자 (심드렁) 눈에 안 띄니까 궁금해서 그런 거야. 그만해 그 얘기. 별 것도 아닌 걸로.
지영 치. 윤아가 월급날이라고 쏜대.
미자 나 오늘 국장님이랑 저녁 약속 있어.
지영 (놀라) 단둘이?
미자 미쳤어? 지피디랑 같이. 올드미스 때문에...
씬/ 거리 외경 (N)
씬11/ 일식집 정도 (N) - ENG
국장, 미자와 현우에게 술을 따라주고,
두 사람, 어려워하며 받는데
미자의 전화가 울린다.
미자 (꾸벅) 죄송합니다...
액정을 보면 ‘김정민’이다.
미자, 조용히 핸드폰을 끈다.
씬12/ 카페 (N)
핸드폰을 보는 정민.
정민 차... 그냥 꺼버리네 이젠.
정민, 생각에 빠지는데
나름 진지한 동직 주절주절...
동직 이제부터 나도 금욕생활 해볼라구. 담배... 술... 여자... 좀 참고 줄이다 보면 뭔가 건전한 사고가 나오지
않을까...
정민의 표정에서 옛날 일이 스쳐지나간다.
INS// 정민, 미자를 생각하며 옛 애인에게,
친구한테 실수했던 거 같다. 그 친구한테 가 봐야 할 것 같다.
/ 미자, 정민이 좋아해서 도시락 싸는 등 닭짓하는데
/ 그래서 정민이, 좋은 친구가 있는데 그만 두고 애인할까라고 했는데
/ 현우가 정민에게 시간을 달라고 했고
/ 그래서 정민, 미자에게서 물러섰던
/ 그래서 본의 아니게 미자에게 상처를 줬던.
(스토리 편집의 요지는, 정민도 미자를 좋아했으나 좋은 친구를 잃을까봐 갈등이었고,
현우 때문에 잠깐 추춤했었다는, 정민도 현우 못지않게 미자를 좋하한다는)
정민, 덤덤한 얼굴로 넘어온다.
동직 오늘부터 술도 끊고!
정민 아... (벌컥벌컥 마시곤) 술 받는다 오늘! (자기 잔 채우는)
동직 (가만 보다가 정민 앞으로 잔 밀어넣으며) 오늘까지만 마시고...
정민 (마시기만)
동직 (슬쩍 자작하는)
씬13/ 대문 앞 (N)
정민, 핸드폰 하는데 안 받는 듯
계속 들고서 땅 보며 어슬렁거리는데
혜옥 이게 누구야?
정민 (보면)
혜옥과 영옥,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정민 (꾸벅) 안녕하세요.
혜옥 (반색) 미스테리 김 아냐?
영옥 미스터 김! 미스터! 미스테리가 아니구 이년아!
혜옥 아 말이 헛 나왔어.
정민 (표정 위로)
혜옥 (OFF) 딴 사람도 있는데 그냥 이년 저년...
씬14/ 찜질방 / 장작방 앞 정도 (N) - ENG
#찜질방 전경 훑다가...
#부록과 우현, 수건 들고 걸어오며
부록 목욕은 나랑 똑같이 하는 놈이, 때는 내 두 세배 나오니. 때로 막국수를 곱빼기로 말고도 남겠다. (때릴 듯)
앞으로 등은 니가 혼자 밀어 임마.
우현, 기죽어서는 움찔 피하는.
두 사람, 뜨거운 찜질방에 들어가려는데,
그 입구 한켠에 앉아있는 동네 아줌마 셋,
아셋 안녕하세요.
부록 (점잖게) 아 예.
부록, 그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고,
우현, 따라 들어가려는데,
부록 (핸드폰 주며, 퉁박) 들고 있어. 뜨거워 터져.
우현 ... 네.
부록, 들어가고
우현, 머쓱한데 아줌마들과 눈 마주치는.
보던 아줌마들, 얼른 표정 바꾸며
아셋 (바닥 두들기며) 이리 와 이거 마셔. 이리와.
우현, 쭈뼛쭈뼛 앉는데,
아줌마들, 음료수 따라주며
아줌1 (슬쩍) 아무리 오래 같이 살아서 허물없다 그래도... 명색이 처남인데... 너무하네.
아줌2 그래도 암말 안하는 거 보면 미자 삼촌이 속이 깊어.
아줌3 (슬쩍) 속이 깊은 건지, 없는 건지.
아줌2 (아줌마3을 쿡 찌르는)
우현 (표정)
씬15/ 찜질방 / 보석방 같은 (N) - ENG
우현과 아줌마들, 자리 잡고 앉으며
아줌2 여긴 별로 안 뜨거워서 핸드폰 들고 들어와도 돼. 벽에 기대. 기대.
우현 예...
아줌1 (슬쩍) 남한테 험한 말 한번 안하는 양반이, 왜 처남한테만 그런대? 옆에서 보기 민망할 정도야.
우현 ...
아줌3 얹혀 산다고 그러는 거야?
우현 ... 아뇨.
아줌3 그럼? 미자 삼촌이 뭐 크게 잘못한 거 있어?
우현 ...
아줌3 말 못하는 거 보니까 뭐 있네. 뭘 잘못했는데?
우현 ... 그게요.
아셋 (초롱초롱) 응!
우현, 어렵게 입을 떼려는데,
문 확 열리며 부록, 나오라는 손짓.
우현, 놀라 쪼르르 나가고...
아줌3 (안타까운) 아우, 타이밍도 딱딱 맞춰 들어오네.
씬16/ 찜질방 / 그 방 앞 (N) - ENG
땀에 젖은 부록, 우현을 구박하는.
부록 어딜 가면 간다고 말을 하고 가야지, 방방곡곡 다 찾아다녔잖아 임마! 핸드폰도 갖고 가고! 이걸 그냥 확
장작방에 가둬버릴까부다.
씬17/ 대문 앞 (N)
현우와 미자, 계단에서 내려온다.
현우 오늘 수고했어요. 긴장 많이 했을 텐데.
미자 아녜요.
현우 들어가요.
미자 네. 조심해서 가세요.
현우 예.
현우, 미자 들어가는 거 보고 돌아서다가
흐뭇해서 다시 한번 집을 돌아보는데,
어? 거실에 언뜻 비추는 정민!
이런 씨이! 뭐야 이거?
씬18/ 거실 (N)
미자, 할머니들이랑 다정하게 앉아 있는
정민을 보고 황당하고 난감한데,
혜옥 일찍일찍 좀 오지. 미스터 김 한참 기다렸는데.
정민 왔어요?
미자 왠..일이에요?
정민 전화가 안 되길래 죽었나 살았나 보러 왔지. 요즘 왜 이렇게 통화하기가 힘들어?
미자 그냥... 좀 바빠서...
그때 현우, 눈 내리깔고 준비한 대사를
주절주절 읊으며 저벅저벅 들어온다.
현우 안녕하세요. 저기 미자씨 깜빡한 게 있는데, 올드미스 내일은 생방 안하고 녹음으로 가요. 두시 녹음인데,
(하다가 정민 보고) 어? 왠일이에요? 여기 있었어요? 몰랐어요. (어색하고 들뜬 연기)
사람들은 갑작스런 등장에 잠깐 말을 잃는데,
현우는 그 침묵에 더 땀난다.
영옥 둘이 알어?
현우 예.
영숙 아우 앉어. 키가 커서 올려다보기 힘드네.
현우, 넙죽 앉아서는 눈 내리까는.
정민, 요놈 봐라?
현우, 민망하지만 꾹 참는.
정민 저희 어머니께서 저번에 싸주신 음식 아주 잘 먹었다고요. 할머니들 뭐 잘 드시는지 물어보라시는데요.
영옥 아우 됐어. 뭘 그거 갖구.
현우 (지지 않으려는 듯 영숙에게) 참! 그때 그 동방신기 싸인 CD요... 또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영숙 아우.. 너무 고맙네... 그거면 됐지 뭐 (좋아하는)
영옥 (일어나며) 손님 앉혀놓고 물 한잔 안 내오네.
영숙 (일어나며) 아우 그르게.
정민 아녜요. 됐어요. 그냥 앉으세요.
혜옥 (일어나며, 정민에게) 수수 부꾸미 좋아해?
정민 예? 예...
현우, 자신에겐 안 물어봐 서운한데,
그때 미자의 핸드폰 울리는.
미자 여보세요? 어... (눈치보며 후루룩 올라가고)
정민과 현우, 둘만 남겨지자 뻘쭘한.
씬19/ 미자방 앞 (N)
미자, 전화하며 목소리 낮춰 방방 뜨는.
미자 미쳐 진짜! 저 인간 왜 온 거야, 왜?
지영 (F) 누구? 정민오빠 아니면 지피디?
미자 둘 다. (계단 아래 보곤) 볼일 다 봤으면 빨리빨리 가든가. 뻗대고 앉아갖고 뭐하자는 거야? 아으 진짜...
씬20/ 거실 (N)
뻘쭘한 정민과 현우.
어색하고 냉랭한 기운이 흐르다가.
정민 어제 운동 안하고 그냥 갔대?
현우 ...
정민 (혼잣말하듯 궁시렁) 사람이 뭐라 그러면 대답을 해야 될 꺼 아냐. 그니까 미자씨가 싸가지라 그러지.
현우 이젠 안 그래요.
정민 이젠 안 그래? 미자씨 핸드폰에 싸가지라고 돼 있던데.
현우 바꼈어요.
정민 뭘루?
현우 ...... 지피디.
정민 치. 이름도 아직 못 찾고... 댁은 미자씨랑 쉽게 엮이면 안돼. 애 좀 태워야돼. 미자씨한테 보통 못되게
했어야지. 옛날에 나 방송국에 갔을 때도 말야, 아는 사람도 있는데 말야, 못한다고 그렇게 무시하고...
현우 ...
정민 (흉내) 기념탑앞밭 800평에 망고묘목 배묘목 감묘목... 지는 되나?
현우 일은 일이에요.
정민 (웃기게 흉내) 일은 일이에요. (고개 틀며) 깝깝하다...
현우 (그제야 약간의 전투 기운을 띄며 정민을 본다)
씬21/ 주방 (N)
할머니들, 수수 부꾸미 데우고
과일 깎고 식혜 담으면서 작게...
영숙 (걱정) 아무리 봐도... 미스터 김은 너무 높아.
혜옥 높긴. 옛말에 며느린 못한 집에서 데꾸 오구, 딸은 나은 집으로 보내랬수.
영숙 나도 보통 나야 말이지. 미스터 김도 백점짜린데, 쩌렁쩌렁한 집안에, 형제들이 다 판검사니... (하다가)
아무래도 지피디 정도가 무난한 게...
혜옥 염치 생각해서 거따 부쳐요? 미자보다 어린 남자한테? 그건 더 염치없지.
영숙 에으... (하긴 것도 그렇다)
영옥 (거실 쪽 보며) 저게 느즈막에 남자 복이 터졌나. 지 분에 넘치는 놈들만 데꾸 오네.
영숙 에우! 너무 앞서가지 맙시다. 그냥 아는 사이래는데. 사귀는 것도 아니고...
영옥 기운을 느껴봐 이년아. 이 야릇한 기운이 안 느껴지니? 늙은 나도 느끼는데? 응?
숙/혜 (표정)
씬22/ 찜질방 / 매점 앞 (N) - ENG
#찜질방 전경 훑다가...
#우현, 감식초 같은 음료를 사는데,
아줌마들 지나가다가 우현을 보고
아줌1 아직 안 갔네?
아셋 (행여 부록 있나 빠르게 휘휘 둘러보며) 왜 그런 거야? 응?
아줌3 뭔 실술 했길래 미자 아버지가 그렇게 구박하는 거야? 응?
우현 (쭈뼛쭈뼛) 그게...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돼요.
아셋 아우 안해안해. 왜 그런 거야 응?
우현 (쭈뼛쭈뼛) 그게요...
씬23/ 허름한 집 앞 (D) - SET (70년대 회상)
부록(가발), 양복을 차려입고
과일 봉지를 들고 문 앞에 긴장해서 서 있는데
중학생 교복 입은 우현,
문을 확 열고 당당하게 서서 노려본다.
부록 (비굴하게 웃으며) 처남...
우현, ‘차!’ 하면 문을 아주 쾅! 닫아버린다.
부록, 망연자실.
씬24/ 우현네 방 (D) - SET (70년대 회상)
#꼬부랑 노파와 우현의 누나로 보이는 젊은 처녀,
그리고 우현 부록 넷이 한상에서 밥을 먹는데,
우현은 뚫어지게 부록만 노려보고
부록은 고개를 쳐 박고 밥만 먹는다.
노파 가 멀국 좀 더 떠와.
누나 네... (다소곳이 일어나 나가면)
우현 우리 누나 좋아해?
노파 (우현의 등짝을 때리곤, 부록에게) 천천히 먹어.
부록 네...
우현 (노려보다가 작게) 니네 집에 가.
부록 (외면하며 꾸역꾸역 먹는데)
우현 (발로 툭툭 치며) 어이. 니네 집에 가라구. 안 들려? 어이.
부록 (비굴하게 끝까지 모른 척 외면)
#밥상을 물린 뒤. 부록은 머쓱하니 앉아있는데
우현, 벽에 기대어 서서
누룽지 뜯어먹으며 노려보는.
우현 레슬링 할 줄 알아?
부록 (딴 데 보며 외면)
#컷 튀면,
부록이가 우현한테 늘상하는 레슬링 기술을
교복 입은 우현이 양복 입은 부록에게 하고 있다.
우현 감히 우리 누날 데꾸 가겠다고? 안돼! 절대 안돼! 돈도 없는 주제에! 안돼! 죽어도 안돼!
부록, 아무리 바닥을 쳐도 소용없고,
우현, 현란한 기술로 부록을 잡는다.
씬25/ 찜질방 / 좁은 구석 (N) - ENG
휴식방이나 좁은 구석에서
부록을 피해 숨어 얘기하는 느낌.
아줌1,3 (무릎 치며) 아우, 큰 실수했네.
아줌2 철없는 어린 처남이 그런 걸 갖고 뭐...
아줌1 아우 안 그래. 여자 애 가졌을 때 서운했던 거랑, 남자 처갓집에 인사 갔을 때 홀대받았던 건, 이 뼛속에
박혀요.
아줌3 그럼. 죽~어도 못 잊지. (하다가) 행여 사돈어른들한텐 그런 말 하지마.
우현 안해요. 매형도 사돈어른한텐 그 얘기 안해요.
아줌2 그런 거 보면 미자 아버지가 양반은 양반이야.
그때 부록, 씩씩대며
우현을 찾아 헤매는 게 보인다.
아줌마들과 우현, 놀라 숨죽이며,
아셋 (몸 낮추며) 어우 어뜩해. 숨어 숨어.
씬/ 집 외경 (N)
씬26/ 거실 (N)
다들 차려진 음식 먹는데,
미자, 정민이 때문에 자리가 불편하다.
현우는 눈을 내리깔고 말한다.
영옥 (슬쩍) 그래, 지피디는... 부모님은 다 계시고?
현우 예.
영숙 으응. (끄덕이다가) 사귀는 여잔...?
미자 (도끼눈 뜨고 입모양) ‘그런 건 왜 물어봐?’
정민 (영옥과 현우를 번갈아 보는)
현우 ... 아직.
미자 (짐짓 웃으며) 할머닌. 별 걸 다 물어봐. (도끼눈 뜨고 입모양) ‘그만 해’
정민 (현우와 미자를 보다가 덜컥) 우리 둘이 미자씨 좋아해요!!
현우 (끼이익!!)
미자 (끼이익!!)
씬27/ 미자방 (N)
우당탕탕 밀려들어오는 정민.
뒤이어 열받아 들어오는 미자.
정민 아... 왜 그래?
미자· (한판 뜰 기세) 미쳤어?
정민 (둘러보며 딴짓) 방 이쁘네~
미자 미쳤냐구? 할머니 앞에서 뭔 헛소리야?
정민 아... 농담이야.
미자 그게 할 농담이야?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 아무한테나 떠 넘기게?
정민 뭐가 아무한테나야. (슬쩍) 지피디두 있었는데...
미자 누가 지피디 좋대요?
정민 싫어? 알았어 그러엄. 췌... (나가며 둘러보며) 방 맘에 드네...
씬28/ 미자방 문 앞 (N)
현우 살금살금 올라오다가
정민이 휙 나오자 흠칫 민망해하는데
정민 (내려가며 흘리듯) 미자씨가 싫대.
미자 (뜨아!!)
현우 ... ??
정민 (OFF, 밝게) 미자씨 방 이쁜대요~
현우, 머뭇거리다 그냥 내려가는데,
미자, 열받아 벽잡고 무너진다.
미자 으... 저 씨이... 으...
씬29/ 거실 (N)
먹을 거 다 먹고 더 이상 할 일이 없자,
미자, 눈치 보다가 나름 밝게
미자 (일어날 듯) 늦었는데... 이제 가야죠.
정민 (일어날 듯) 가야지 그럼.
그 말에 현우 벌떡 일어나는데,
혜옥 뭘 벌써 가. 아직 열시도 안됐구만.
정민 (능청) 열시도 안됐어요? 그럼 더 있다가야죠.
현우 (어랍쇼??)
미자 (눈짓하며 입모양) 일어나요!! 가!!
현우, 도로 앉기는 난감하고 나가긴 싫고,
순간 손을 뻗어 천장의 전구를 만지는 액션.
현우 (짐짓) 불이... 어두운데...
영숙 아우 키가 크니까 좋네. 한번에 쭉쭉 닿고.
정민 (표정)
잠깐 깜빡이더니 더 밝게 들어온다.
현우 아귀가 안 맞았나놔요.
하면서 손 털면서 슬쩍 앉는다.
미자, 황당하게 현우와 정민을 보는.
영숙 난 노인네 눈이라 그냥 침침한 줄 알았지. 아우 이렇게 밝은 걸... 아우 고마우이.
영옥 고마워...
현우, 쑥쓰러운 듯 미소를 짓는데,
영옥과 영숙, 웃는 현우를 뿌듯하게 보고
영숙 점잖고 선~하게 생긴 게, 꼭 옛날 미자 할애비 같지 않우?
현우 (쑥스러운데)
미자 (입모양) ‘그만 좀 해요!!!’
영옥 으응.. 기럭지만 반으로 뚝 끊으면 딱 미자 할애비야.
현우 (쑥쓰러운)
정민 (현우 보는 표정)
씬30/ 찜질방 / 로비 정도 (N) - ENG
잠시 우현이 자릴 비워,
부록이 혼자 앉아있는데,
아줌마 셋, 짐 들고 지나가다가
부록 (점잖게 웃으며) 가실라구요?
아셋 네...
아줌1 (슬쩍) 에이, 미자 삼촌 이제 그만 용서해줘요.
부록 무슨...
아줌1 들었어요. 왜 그렇게 미자 아버지가 처남을 구박하는지. 처남이 결혼 전에 좀 심하게 했더만.
부록 (허억! 놀라고 민망한데)
아줌1 어린 나이에 철없어서 그런 건데 그만 해요.
아셋 (밝게) 먼저 가께요.
부록, 민망해 어쩔 줄 모르는.
씬31/ 찜질방 / 화장실 (N) - ENG
부록, 열을 식히려는 듯 세수를 하곤...
천천히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본다.
씬32/ 우현네 방 (D) - SET (70년대 회상)
#집앞에서 우현에게 문전박대 당했던
#법 먹는데 우현이 부록 구박하고,
#레슬링을 하면서 못 되게 굴었던.
부록 (NA) 부모 없이 누나를 엄마라고 생각하면서 불쌍하게 커왔던 남동생이었으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현
얼굴 위로) 없어 보이는 얼굴이 더욱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때문에 다 이해할 수 있었다. 다 참을 수 있었다. ...
거기까진.
#부록, 혼자 방에 머쓱하니 앉아있는데,
노파와 누나가 우현을 혼내는 소리가 들린다.
우현 (OFF, 버팅기며) 난 저 사람 싫어! 싫단 말야!
노파 (OFF, 때리며) 이 놈이 그래도! 니 형부 될 사람인데, 왜 싫어 임마, 왜?
우현 (OFF, 꽥) 너무 못생겼단 말야!!
부록 (허억!)
노파 (OFF) 못생기긴. 너랑 닮았는데 뭐가 못생겨?
부록 (더욱 허억!)
부록 (NA) 가슴이 턱 막혔다.
부록 (진정하려 애쓰는 표정에서)
부록 (NA) 하마터면... 울 뻔했다.
씬33/ 찜질방 / 화장실 (N) - ENG
현재 부록의 얼굴로 넘어온다.
부록 (NA) 그땐 머리숱도 제법 많았고, 서글서글하니 잘 생겼단 소리도 들었다. 그런데! 그렇게 막 생겨먹은 놈이,
너무나도 막 생겨먹은 놈이 나보고 못생겼다니.... 하물며 나랑 그 놈이 닮았다니!
씬34/ 찜질방 / 로비 (N) - ENG
충격에 멍하니 앉아있는 부록.
부록 (NA) 난 닮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수없이 구박하고 또 미워했다. 그러다... 내 이러면 안되지...
명색이 처남인데... 난 부단히 참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나를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만드는 건!
우현, 구운 계란을 들고 와 부록 앞에 앉는.
부록에게 계란을 내미는데,
부록, 그런 우현을 빤히 보는.
우현 ...?? (이런 우현의 표정 위로)
부록 (NA) 점점 나를 닮아가는 처남의 얼굴... (마주 앉은 둘의 모습에서) 하루종일 거울을 앞에 놓고 앉아있는
기분...
부록, 구운 계란을 우현의 머리에 쾅! 깨는.
우현, 우씨이!
부록 (NA) 그래서 난 처남을 구박할 수 밖에 없다.
부록, 노려보며 계란을 먹고,
우현, 눈치보며 삐죽이는데서.
씬35/ 대문 앞 + 마당 (N)
할셋과 미자, 현우와 정민을 배웅하는데,
할셋/미 잘 가. / 조심해서 가세요.
현/정 예. 들어가세요. / 잘 먹고 갑니다.
정민 (넉살) 또 오께요 할머니.
현우 (그 말에 정민을 보는)
할셋 그래. 또 와. 어여 가.
둘, 목례하며 계단을 돌아 사라지면,
미자, 쿵쾅거리며 들어가며
미자 내가 미쳐미쳐미쳐!
영옥 아 뭐가 또오?
미자 (홱 돌아서) 사귀는 여자 있냐 없냐 그런 걸 왜 물어봐아??
영옥 아 그게 뭐어~?
미자 아무 남자하고나 짝져주지 못해서 안달인 것처럼 보이잖아. (빽) 창피하게~~!!
영옥 (쥐어박으며) 다 큰 년이 할미한테 꽥꽥대는 니가 더 창피해 이년아! (들어가며) 상 치워!
할머니들, 들어가면
미자 이..씨!
씬36/ 할머니방 (N)
할머니 셋, 자리 펴고 TV켜고 하는.
영숙 볼수록 지피디가 괜찮아.
혜옥 괜찮긴...
영옥 요즘 애들 같진 않어. 점잖고 바른 게.
혜옥 남잔 미스터 김처럼 괄괄하고 넉살이 있어야 돼요.
영숙 말없는 남자 속이 더 깊은 법이야. 속 깊은 남잘 만나야 여잔 고생을 안 해. 뭘 알아야지...
혜옥 그래도 난 미스터 김이야.
영숙 (손놓고, 피식) 아까 지씨 웃는 거 봤어? 캬... 애간장 녹이대.
영옥 (보다가) 니네 남자냐 이년들아!
씬37/ 동네 일각 (N) - ENG
두 사람, 약간의 간격을 두고
아무 말 없이 어색하게 걷는데,
정민, 갑자기 크게 권투 포즈를 취하며
정민 레프트 라이트 훅!
현우 (놀라 움찔하자)
정민 에이... 새가슴.
현우 (다시 걷는)
정민 (걸으며) 재밌어. 갖고 놀기.
현우 (그러거나 말거나)
정민 사람들한테 먼저 말 안 걸지? 용기 없어서.
현우 할 말이 없어서요.
정민 체...
좀 걷다가...
현우 실망이네요.
정민 할 말 있나부네?
현우 저한테 시간 줄 것 같이 하더니, 거기 가 앉아있었어요?
정민 (발끈) 시간 주고 있잖아 지금. 내가 미자씨한테 가서 좋아한다, 사귀자 그러면 끝나는 건데! 그걸 안 하고
있는데 지금! 뭐? 거기 가서 앉아있는 게 뭐? 사라져줘 아예??
현우 (멈춰서 보며) ... 네.
정민 ...!!
현우, 도로로 내려가 택시를 잡는데
정민 (그제야) 저 씨이! 못 사라져! 안 사라져! 왜 사라져 내가? 절대 안 사라져!!
현우 택시를 타고 사라지자 허탈한 정민...
쓸쓸하게 옷 깃 세우고 가는 뒷모습...
에잇! 깡통을 깡~ 찬다. 그리고 스틸. F.O
씬38/ 카페 (N) - 에필로그
F.I 되면서
정민과 미자, 빠에 앉아 주거니 받거니
정민 진짜 술 사주기도 힘드네.
미자 (팩) 아 바빴어요!
정민 (웃기게 흉내) 아 알았어요!
미자 ...
정민 치... (마시곤) 나는 말야... 최미자... 하면 가슴이 뜨뜻~해지는 게 뭐랄까, 든든한 아군이 있다고
할까, 그렇거든. 근데 내가 친구들한테 미자씨 얘기하면 쿡 웃는다. 이름이 왜 그러녜. 이름이 그렇드라. 몰랐어 난...
(슬쩍 표정 보는데)
미자 (기분 나빠 톡 쏘는) 김정민은 뭐 얼마나 떼깔나는 이름이라구... (원샷)
정민 (허무+황당) 말뜻도 못 알아듣고. 에읏! (원샷)
정민, 참으려했는데 결국 터지는
정민 포인트 좀 집어서 들어라! 포인트 좀! 내 말의 포인트가 뭐야? 응? 하여튼 학교 때 공부 드럽게 못했어.
미자 학력고사 274점이었어요!
정민 그래, 잘났다. 잘났어. 에으!
그렇게 술 마시는 둘의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