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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32
씬1. 동, 복도 / 방안 (전회 엔딩씬에서)
(강모, 성모를 밀치듯... 방문을 천천히 미는데... 크게 웃고 있는 조필연과 고재춘이 보인다.
문이 더 열리면서... 드러나는 여인의 뒷모습... 여인이 뒤돌아보는데.. 정연이다. 정연, 싸늘하게 웃으면서 강모를 바라보는데...
강모, 정연을 보며 놀라는데.. 필연, 웃음을 그치고 강모를 본다)
정연 : (필연에게) 그럼.. 저는 그만 가보겠습니다.
필연 : 멀리 안 나가요, 정연양..
(정연, 일어서서 나오다가 강모를 본다. 의기양양한 시선...)
정연 : (작고, 차갑게) 니가 한발 늦었어, 이강모..
(정연, 간다. 강모, 굳은 표정으로 방안으로 들어서고.. 성모와 시덕이 문 밖에서...
강모, 앉지 않은 채 서서 조필연을 본다)
필연 : 정연양이 나보고 한강건설의 건축 승인을 막아달라더군.
강모 : .. (본다)
필연 :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해 봐. 그럼 승인을 내 줄 수도 있어.
성모 : ..!! (놀라며 강모를 본다)
강모 : ..! (보는데)
필연 : 네 놈 자존심과 한강건설의 미래를 맞바꾸는 거야. 어때? 할 만한 거래 아닌가?
강모 : .. (본다)
필연 : (노려보며) 내 마음이 언제 바뀔지 몰라. 네 놈도 사업하는 놈이라면, 이런 기회 흔치 않다는 거 잘 알겠지.
강모 : ..
성모 : ... (이를 악문다)
필연 : 어서 무릎 꿇어..! 살려달라고 빌란 말야..!!
강모, 다가간다, 무릎을 꿇을 듯이... 성모, 주먹을 불끈 쥐며.. 필연, 의기양양하게 웃는데...
강모, 조필연 앞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다. 술 주전자를 들고 필연을 노려보며 벌컥벌컥 마시고는 쾅, 소리 나게 놓는다.
필연, 노려보는데..)
강모 : 이왕 온 김에 나도 한마디 하죠... (본다) 당신이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할 날... 곧 올 거야.
필연 : (싸늘하게) 그래.. 그 호기가 언제까지 가나 한번 두고 보지.
(필연이 일어서서 나간다. 고재춘이 따라 나가고..
복도에서 성모가 잠시 강모를 본다. 안도의 눈빛... 강모, 굳건한 모습으로 술을 따라서 마시는데..)
씬2. 동, 요정집 마당 (그 밤)
(필연과 성모, 재춘이 걸어 나온다)
성모 : 무릎을 꿇으면.. 정말 승인을 내주실 생각이셨습니까?
필연 : ... (걸음 멈추고, 본다) 그 문제는 낮에 이미 결정 났어.
성모 : .. 그렇군요.
필연 : 개포지구, 아파트.. 한강건설이 맡아서 하게 될 거야.
성모 : ..!! (크게 놀란다)
재춘 : 승인을 내주셨단 말씀이십니까?
필연 : 감방 안에서 역사책을 좀 봤어... 이이제이라고 알지?
성모 : 한강건설이 만보건설을 치게 한단 말씀이십니까?
필연 : 이강모를 써서 황정연 몰아내는 거지.
성모 : ..
필연 : 그 틈을 타서 민우가 만보건설을 접수하게 될 거야. 권력이란 거, 원래 그렇게 바뀌게 돼 있어.
재춘 : 정말 대단하십니다.
필연 :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한강건설은 아직 햇병아리야. 민우가 만보건설만 장악하면.. 언제든지 날려버릴 수 있어.
(크게 웃으면서)
재춘 : .. (따라가고)
성모 : (노려보며, 혼잣말) 이이제이라.. 그래.. 조민우로 황정연을 치는 것도 나쁘지 않지.
그 다음은.. 조필연, 네 놈 차례가 될 테니까..
씬3. 태섭 집 거실 (그 밤)
(남숙이 혼자 양주잔을 기울이며 앉아 있다. 뭔가 생각하는데...)
남숙 : (혼잣말) 언제 말문이 터질지 몰라.. 이대로 그냥 두어선 안돼..
(이때, 정식이 현관문으로 들어선다)
정식 : 엄마, 또 술이야?
남숙 : 너, 저번에 로열클럽 그 여자 알아보란 거 어떻게 됐어?
정식 : 흥신소에다 의뢰해서 다 알아봤지이.
남숙 : 그 여자 뭐야? 니 아부지하구 어떤 관계냐구.
정식 : 엄마두 참, 성질 급하긴... (남숙의 술잔을 빼앗아서 한 모금 마시고) 과거 행적은 잘 모르겠구.. 엄마, 백파라고 알아?
남숙 : ...? 백파? 명동 사채 시장, 그 백파?
정식 : 어.. (은밀히) 그 노인네... 수양딸이래.
남숙 : ..! (놀라고) 뭐? 백파 수양딸이라고?
정식 : 그 노인 죽으면, 사업 이어받을지도 모른데. 그래서 은행장이구 기업인들이구 다들 쩔쩔 맨다던데?
남숙 : ... (내심 당혹)
정식 : 아무래도 엄마가 잘못 건드린 거 같아. 나중에 내가 회사 물려받으면 언제 손 벌릴지도 모르는데..
남숙 : (듣기 싫고) 아, 됐어. 시끄러..! 그건 그렇고, 너 지금 당장 사람 좀 불러 모아 봐.
정식 : 갑자기 왜?
남숙 : 니 아부지... 오늘 밤에 빼돌려버리게.
정식 : 어?
씬4. 병원, 병실 안 (그 밤)
(태섭이 잠들어 있다. 복자가 그 앞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고...
이때, 문이 열리며 건장한 사내들이 이동침대를 끌고 들어선다. 놀란 태섭을 이동침대에 옮겨 싣는데...
복자, 잠에서 깨서 놀라며..)
복자 : 뭐예유..! (말리며) 우리 회장님, 어디루 데려가는 거예유? 여기 납치유, 납치..!
남숙 : (들어서며) 조용히 못해, 이 여편네야?
복자 : 사모님?
남숙 : 조용히 좀 하라구.
정식 : (들어선다, 사내들에게) 시간 없어. 얼른 옮겨.
태섭 : ..! (뭔가 심상치 않아서)
씬5. 동, 복도
(태섭이 이동침대에 실려 간다. 사내들과 남숙, 정식이 빠른 걸음으로 나가는데 의사와 간호사가 급히 다가와 막는데..)
의사 : 지금 환자 데리고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남숙 : 병원 옮기려구요.
의사 : 어느 병원인데요?
남숙 : 알거 없어요. 뭐해? 얼른 안나가구?
(사내들, 이동침대를 끌고 가는데... 태섭, 불안하게...)
씬6. 조필연 집 전경 (아침)
씬7. 동, 거실
(필연과 명자 식사 중이다. 필연, 굳어져 있고...)
필연 : 대체 민우, 무슨 문제야?
명자 : .. (찔끔해서) 문제는요. 회사일두 바쁘고 해서... 그냥 지 편한데서 살겠다구..
필연 : .. (뭔가 생각)
명자 : (눈치보며) 그냥 눈감아 줘요, 여보. 걔두 이제 독립 할 때 됐잖아요.
필연 : ... 여자가 생겼구만.
명자 : .. ! (놀라서) 예?
필연 : (본다, 눈빛) 어떤 여자야?
명자 : ...
필연 : 내가 알아내기 전에 대답하는 게 좋을 거야.
명자 : (한숨 내쉬며) 어디서 골라도 꼭 그지 같은 걸 골라서... 여보, 내가 책임지고 그 애 떼 놓을 테니까...
필연 : ..!! (쾅, 숟가락을 놓는다) 그 놈, 대체 정신이 있는 놈이야, 없는 놈이야..!!
명자 : (화들짝 놀라고) 여보...
필연 : 지금 세상 돌아가는 상황이 어떤데 사랑타령이냐고..!
명자 : 당신은 그냥 신경 끄세요. 제가 잘 타일러서...
필연 : 그놈, 나가 사는 데가 어디야?
씬8. 만보건설 기획실장실
(업무 중이던 민우.. 전화벨이 울린다. 민우, 누군지 안다)
민우 : (미소 지으며 수화기 들고) 네..
미주 : (F) 저에요, 미주.
민우 : 노래 연습 끝났냐? (손목시계 보고) 지금 내가 데리러 갈게.
미주 : (F) 아니에요. 그럼 저녁 늦어요. 시장 봐갖구, 아파트로 제가 갈게요.
민우 : 그래, 그럼.
(민우, 수화기 놓고 끊고 겉옷을 집어 드는데.. 성중이 급히 들어선다)
성중 : 지금 황정연 이사께서 실장님을 급히 찾으십니다.
민우 : (옷 입으며) 무슨 일인데요?
성중 : 한강건설한테.. 아파트 공사 승인이 떨어졌데요.
민우 : ..!
성중 : 우리도 대책을 세울 모양입니다. 어서 이사님한테 가보세요.
민우 : 선약 있어요.
성중 : 네?
민우 : 황정연 이사, 나 없이도 잘하잖아요. 알아서 하라고 하세요. (나간다)
성중 : 실장님..? 실장님..!
씬9. 기획이사 실
(정연이 전화중이다)
정연 : (수화기 들고) 대체 무슨 기준으로 승인을 내주신 건지 말씀 좀 해 달라구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수화기 놓는다)
성중 : ... (들어선다)
정연 : 조민우 실장은요?
성중 : 선약이 있다고.. 퇴근하셨습니다.
정연 :. .. 그만 나가보세요.
성중 : ... (나간다)
정연 : .. (복잡하다. 생각)
씬10. 한강건설 사무실 안
(펑하고 터지는 샴페인... 소태가 마구 뿌려대고.. 강모와 시덕, 영출, 경자... 자축파티가 한창이다.
경자가 멋들어지게 잔을 흔들어서 폭탄주를 만든다)
경자 : 이게, 요즘 고급 술집에서 높으신 분들한테 유행하는 폭탄주라는 거예요.
영출 : 폭탄주? 그거 먹으면 뱃속에서 빵 터져?
소태 : 우와, 우리 경자씨는 모르는 것두 없구, 못하는 것두 없네?
경자 : (술잔들을 나눠주며) 자, 이건 소태 오빠꺼. 이건 영출 오빠꺼.. 이건 사장님꺼... 이건 울 오빠꺼..
강모 : 자, 한강건설의 아파트 공사를.. 위하여..!
좌중 : 위하여..!! (일제히 마신다)
영출 : 카아.. 공사판에서 막걸리만 먹다가 이런 거 먹으니까 죽인다.
소태 : 참, 형님두... 경자씨가 타주는 거니까 죽이지 괜히 죽여요? 안 그래요? 경자씨?
경자 : 경자가 뭐에요, 경자가... 로라라구 불러줘요.
영출 : 로라? 본명이 로라여? 본명이 훨씬 좋네.
시덕 : 저, 기집애가..
경자 : (찔끔해서) 술 더 필요하신 분?
(강모, 미소 지으며 보는데.. 이때, 문 밖에서 성모가 흐뭇하게 강모를 바라보고 있다.
강모, 성모를 보고는 반갑게..!)
씬11. 동, 밖 복도
(강모와 성모가 걸어 나오며..)
성모 : 축하한다, 강모야.
강모 : 다 형 덕분인데, 뭐... (본다) 근데, 한 가지 이상한 게 있어.
성모 : .. (본다)
강모 : 조필연이 막을 수도 있었을 텐데... 어째서 승인을 내준 거지?
성모 : .. (말을 아낀다)
강모 : 혹시, 형이 뭐 아는 거 있어?
성모 : 안막은 게 아니라, 못막았겠지. 어쨌든 결정은 윗선에서 하는 거니까.
강모 : ... (개운치 않다)
성모 : 저녁때 미주한테 갈 건데.. 같이 안갈래?
강모 : 오늘은 형 혼자 갔다 와. 난 다음에 갈게 형.
성모 : .. (미소) 그래라. 오늘 같은 날, 직원들하고 같이 있어야지.
씬12. 민우 아파트 안
(민우가 문을 열고 들어선다. 소파에 필연이 앉아 있고... 벽에 붙어있던 영화 포스터들이 다 찢어져 있다)
민우 : (놀라서) 아버지?
필연 : 애비는 아들을 위해서 동분서주를 하고 있는데.. 아들놈은 한가롭게 연애질이라..
민우 : .. (굳어진다)
필연 : (일어서서 다가온다) 긴말 않겠다. 지금 만나는 애, 당장 잘라.
민우 : 아버지..
필연 : 니가 못 자르겠다면 내가 잘라. (눈빛) 그 아이한테 어떤 위험이 닥쳐도 난 책임 못 진다.
민우 : ..!! (소리친다) 아버지..!!
필연 : ... (본다)
민우 : 걔한테 털 끝 하나라도 건드리시면... 저, 아버지 앞에서 죽어요.
필연 : (눈에 광기 스치며) 뭐? 죽어?
민우 : 예, 죽어요, 저..!
필연 : ..
민우 : 저.. 미주 없으면 이미 죽은 거나 마찬가지예요.
(필연, 민우의 뺨을 후려친다. 민우, 지지 않고 노려보면 필연, 주먹으로 민우를 후려치고.. 민우, 넘어진다.
필연, 주변을 둘러보더니 의자를 집어 든다)
필연 : 죽겠다고? 니 놈 목숨 내가 만들었어. 죽여도 내가 죽여..!
(필연, 의자로 민우를 내리친다. 민우, 비명소리..!!)
씬13. 아파트 근처 거리
(미주가 시장 봐 온 봉지를 손에 들고 걸어온다. 콧노래 흥얼대며 밝은 미소로...)
씬14. 민우 아파트 안
(이성을 잃은 듯한 필연...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민우를 마구 짓밟는다)
필연 : 죽겠다고? 애비 앞에서 죽겠다는 말이 나와? 대체 그깟 계집이 뭔데..!!
재춘 : ..! (뛰어든다, 말리고) 그만.. 그만 하십시오.
민우 : (숨을 헐떡이며, 독기어린) 이번만큼은.. 저 못 물러납니다... 절대 미주 포기 못해요.
필연 : 너, 이 자식..!! (한쪽에 있는 상패를 집어 드는데)
재춘 : ..! (말리며) 위원님..!!
민우 : .. (물러설 기색 없이)
필연 : 사흘 주마... 정 그 계집을 정리 못하겠다면.. 날 설득할 방법을 가져 와. 만약 못 가져 오면.. 너만 내 손에 죽는 거 아냐.
(필연, 밖으로 나간다. 민우, 긴장이 풀리듯 털썩 쓰러지는데..)
씬15. 동, 아파트 입구
(미주가 다가오는데 조필연과 고재춘이 나온다. 미주, 필연을 보고 지나치려다가 문득...! 그 위로...)
- 인서트 (22부 18씬)
(민우의 뺨을 때리는 필연의 모습..)
- 다시 현실
(미주, 민우의 아버지를 기억해 낸다. 급하게 뛰어 들어가는데..)
씬16. 동, 아파트 안
(미주가 급하게 들어서는데 민우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다.
미주, 손에 든 봉지를 떨어뜨리고 민우씨..! 부르며 안아서 일으키는데...)
미주 : 민우씨, 정신 차려요.. (울면서) 눈 떠요. 제발 눈 좀 떠 봐요.
민우 : (눈 뜨고 씩 웃으며) 울지 마. 괜찮으니까...
미주 : (손수건으로 피를 닦아주며, 울고) 뭐가 괜찮아요, 피나잖아요...
민우 : (손으로 눈물 닦아주며 미소) 울지 말라니까...
미주 : ... (우는데)
씬17. 동, 아파트 안 (밤, 시간경과)
(민우가 머리에 붕대를 대고 앉아 있다. 미주가 민우의 얼굴을 물수건으로 닦아주고 있고..)
민우 : 늦었는데, 그만 가 봐.
미주 : 민우씨가 이런데 어떻게 가요?
민우 : ... (본다) 너, 오늘 집에 안 들어가려고?
미주 : 아침에 밥도 해줘야 되고.. 내 신경 쓰지 마요. 환잔데..
민우 : .. (보는데)
씬18. 미주네 집 안
성모 : (E, 문 두드리며) 미주야.. 오빠야... 야, 이미주...
(잠시 후, 성모가 열쇠로 문을 따고 들어선다. 아무도 없는 빈 집 안...
성모, 손에 든 케잌을 내려놓고.. 기다리기로 작정한 듯 자리 잡고 앉는다. 손에 집히는 책을 펼치며...)
씬19. 민우 아파트 안
(실내등만 켜져 있는 침침한 거실.. 민우가 등을 보이며 침대에 누워있다.
한쪽에서 스탠드 불빛으로 책을 보던 미주가 민우를 보고는..)
미주 : 민우씨.. 자요?
(미주, 대답 없자 민우에게 다가간다. 이불을 덮어주려는데 민우가 손을 당겨 미주를 침대 위로 넘어뜨린다.
위에서 뜨거운 시선으로 보는 민우... 미주, 그런 민우를 보다가 일어나려는데 민우, 꽉 안으며..)
민우 : 오분... 아니 일분만... (꼬옥 안은 채 눈을 감는다)
미주 : 나처럼 보잘 거 없는 애 때문에... 민우씨 이런 일 당하는 거...
민우 : 그만해.... (본다) 너 때문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행복해.
미주 : ...
민우 : 영원히 너 안 놔줘... 도망갈 생각 같은 거 꿈도 꾸지 마.
미주 : 민우씨...
민우 : 널 얻기 위해서라면... 나 뭐든 할 거야.
(민우, 미주의 눈에.. 콧등에.. 입에 천천히 키스 한다.
민우의 손이 미주의 셔츠 단추로 가는데.. 손을 잡는 미주... 민우가 보면.. 미주, 그 손을 스르르 놓고...
떨리는 손으로 단추 한 개를 끄르는 민우... 미주, 눈을 감는데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민우의 눈에도 눈물이 고여 있다)
씬20. 아파트 안 (아침)
(침대에서 엷은 이불을 덮고 나란히 자고 있는 두 사람... 상반신 정도 탈의 된 민우가 뒤에서 미주를 안고 있다.
두 사람 꿈속처럼 행복하고 평온한 모습으로...)
씬21. 미주네 집 안 (그 아침)
(뜬 눈으로 밤을 새운 성모가 일어서서 나가려다가 메모를 쓴다)
성모 : (E) 미주야... 큰 오빠 왔다 간다. 오늘 친구 집에서 자구 오니?
(성모, 쓰던 메모지를 구기더니 주머니에 넣는다. 밖으로 나가는데..)
씬22. 만보건설 전경
씬23. 동, 기획 이사실
(정연이 한쪽에 걸려있는 강남 지도를 보고 있다. 개포지구를 보더니 그 옆, 송파지구에 붉은 매직으로 동그라미를 치는데...
이때, 문성중이 들어선다)
성중 : (초대장을 탁자위에 놓으며) 한강건설에서 초대장이 왔습니다.
정연 : ... (돌아본다)
성중 : 이번에 공식적인 창립행사를 할 모양이에요.
정연 : (다시 지도를 보며) 문 과장님.. (가리킨다) 여기...
성중 : 거긴 송파지구 아닙니까?
정연 : 우리가 아파트 지을 곳이 바로, 이곳, 송파지구에요.
성중 : 이미 땅 값이 꽤 올라서 거액의 회사 돈을 써야만 합니다.
정연 : 우선 땅부터 사들이세요. 주주들한텐 내가 추후에 통보 할 거예요.
성중 : 하지만 이사님..
정연 : 이곳에 아파트를 짓는 이유, 모르겠어요? 개포지구쪽 입주자들을 우리 쪽으로 끌어오기 위해서예요.
성중 : ... 알겠습니다. (나가려는데)
정연 : 한강건설 창립파티가 언제죠?
성중 : 오늘 저녁입니다.
정연 : 초대장 받은 사람들, 한명도 빠짐없이 참석하라고 전하세요.
성중 : 거기.. 가시게요?
정연 : 이제부터 한강건설과 진짜 전쟁이 시작될 거예요. 처음부터 지고 들어갈 순 없잖아요?
씬24. 호텔, 행사장 안
(정면에 ‘한강건설 창립식 및 아파트 건설 착공식’ 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내빈들이 모여 있고...
앞줄에 시덕과 경자, 재수와 복자가 있다. 소태와 영출이 양복차림으로 있고...
한쪽에 조필연과 성모, 재춘, 상임고문들.. 한명석과 천회장, 백회장 정도의 인사들이 모여 있다.
강모가 앞에 나선다)
강모 : 오늘 우리, 한강건설 창립식에 와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애정을, 튼튼한 아파트 건설로 보답하겠습니다.
(강모, 인사하면 축포와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
- 시간 경과
(손에 칵테일 잔들을 들고 파티를 즐기고 있다.
한쪽에서 복자와 재수.. 내 딸이유.. 아들이유... 연신 시덕과 경자를 소개하며...
강모가 귀빈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천회장, 한명석... 축하하네.. 고맙습니다, 인사들이 오가고..
조필연과 성모, 고재춘이 강모에게 다가온다. 마주보는 강모와 필연...)
필연 : (손을 내민다) 축하하네. 이사장.
강모 : .. (보다가, 손잡지 않고 인사로) 고맙습니다.
필연 : .. (손 도로 걷으며)
(두 사람, 걸어 나오며 자연스럽게 일행들과 거리를 벌리며...)
필연 : 자넨 정말 나한테 고마워해야 할 거야. 내가 아니었으면 이런 행사, 어림도 없었어.
강모 : 대체 뭘 노리고 그랬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필연 : (멈추고, 본다) 그래서..? 결론이 났나?
강모 : (본다) 만보건설...
필연 : ...! (표정 변화 없이, 눈빛만)
강모 : 황태섭 회장을 쓰러뜨린 것도 그 목적 때문이었을 테니까..
필연 : ... (웃는 얼굴로 주변을 살피고) 증거도 없는 말을 함부로 지껄이다가 다치는 수가 있네.
강모 : 의도적으로 나와 만보건설 싸움을 붙이는 것도... 다 그 때문이겠지.
필연 : (본다. 차갑게) 말이 반 토막으로 끝나는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여.
구멍가게 하나 차려놓고 사장 되니까 눈에 보이는 게 없나?
강모 : .. (본다)
필연 : (다시 미소)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겠다고 큰소리 쳐서 멍석을 깔아줬더니... 이사장, 겁이 나는 모양이야... (하하 웃고)
강모 : (미소) 날 도와준 거... 나중에 크게 후회하게 될 거야..
필연 : .. (웃음 그치고)
강모 : 절대 당신 뜻대로 되지 않을 거니까.
필연 : (다시 미소) 네 놈이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이 손바닥 안에 있어. 난 그만 바빠서 가보겠네.
강모 : (인사) 안녕히 돌아가십시오.
(돌아서서 나오는 필연, 표정이 굳어진다.
이를 지켜보던 성모, 잠시 강모와 시선 마주치고는 미소.. 재춘과 함께 필연을 따라 나가고...)
씬25. 동, 엘리베이터 앞
(조필연과 성모, 재춘이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문이 닫히는 동시에 그 옆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정연과 민우, 정식이 나온다)
씬26. 다시 행사장 안
(강모가 간간히 웃음을 비치며 한명석, 천회장들과 담소 중이다.
이때, 정연 일행이 들어서고...
일각에서 먹고 떠들던 소태와 영출이 정식과 시선 마주치더니 얼른 외면하며 딴전 피고...
정식, 그들을 노려보며..
강모, 정연일행을 보더니 한명석들에게 양해 인사를 하고 정연 쪽으로 다가간다. 마주보는 강모와 정연 일행들...
강모, 정식과 민우를 보는데...)
정식 : 여어.. 이강모, 신수 환해졌는데?
민우 : .. (강모를 보는데)
정연 : (손을 내밀며) 축하해요.
강모 : ...! (본다)
정연 : (미소) 악수 안 하실 건가요?
강모 : ... (정연의 손... 가슴이 저려온다)
정연 : (손을 거두며) 초대장 받고 온건데... 날 불청객 취급하시네요?
강모 :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껏 즐기다 가십시오. (가려는데)
정연 : 송파지구 아파트 착공식에, 참석해 주실 거죠?
강모 : ...? (돌아본다)
정연 : 개포지구 옆에.. 우리 만보건설도 아파트를 지을 거예요. 어쩔 수없이 한강건설과 분양권싸움을 벌여야겠네요?
강모 : ..! (의도를 알아챈다)
정연 : (강모에게 가까이... 귓가에) 니네 아파트... 입주자 씨가 마를 거야. 우릴 무너뜨리기 전에... 한강건설부터 잘 지켜.
강모 : ...!! (굳는데)
정연 : 민우씨? (민우에게 팔짱을 낀다) 그만 집에 가고 싶은데, 바래다 줄 거지?
민우 : ...!! (불쾌하게)
(정연, 민우의 팔짱을 끼고 또각또각 걸어 나간다. 그런 정연의 뒷모습을 보는 강모, 굳은 표정으로 보는데...
이를 보며 쓴 웃음을 짓던 정식이 강모에게 다가온다)
정식 : 나한테까지 초대장을 보낼 줄은 몰랐다.
강모 : .. (본다)
정식 : 너, 옛날 일로 나한테 앙금 있는 거 아니지?
강모 : .. (미소) 그런 거 다 잊었어.
정식 : 나두 안 올려다가.. 그래도 옛날 머슴새끼가 얼만큼 출세했나 한번 보려고...
강모 : 고맙다... 와줘서..
정식 : 나중에.. 용역반에 한번 놀러 와. 잘해줄게. (간다)
강모 : .. (보는데)
씬27. 동 복도
(걸어오는 정식, 화장실로 들어간다. 뒤따라오는 강모...)
씬28. 동 화장실
(정식이 소변을 보고 돌아서는데 강모가 들어선다. 문을 잠그고..)
정식 : (이상해서) 뭐야, 너? 문은 왜 잠가?
(강모, 양복을 벗어서 거는데 정식, 도망치려고 달려든다.
강모가 잡더니 주먹으로 한방 먹인다. 정식, 나가떨어지고..)
강모 : (와이셔츠 소매를 걷으며) 니가 나한테 아주 좋은 걸 가르쳐 줬어. 마냥 참기만 하는 거, 아주 병신 같은 짓이라는 거..
(정식, 주먹을 휘두르며 달려든다. 강모, 주먹을 피하고 먹이는데.. 정식, 나가떨어지고..)
씬29. 동, 화장실 밖
(영출과 소태가 다가온다)
소태 : 여기음식 되게 맛있네.
영출 : 비닐봉지 줄 테니까 좀 싸갈래?
소태 : 한강건설 이사를 어떻게 보구.. (화장실 문을 열려는데 잠겨있다)
영출 : 왜? 잠겼어?
정식 : (E, 요란한 소리와 함께) 사, 살려줘 강모야... 잘못했어. 강모야..!
영출 : 뭐여? 안에서 뭐, 잡어?
(소태, 짐작하고 문에 기대선다. 화장실로 오는 남자에게 저쪽으로 가라고 가르쳐주며... 영출도 낌새 알아채고 기대선다)
씬30. 동 화장실 안
(강모, 무서운 얼굴로 다가선다. 정식, 코피를 흘리며 문에 기대서.. 가, 강모야... 두려워하는데..
강모, 정식의 머리채를 휘어잡더니 문에 박는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강모, 숨을 헐떡거리며 놓으면 축, 늘어지며 쓰러지는 정식... 강모, 물을 틀어놓고 태연하게 손을 씻는다)
강모 : (손 씻으며) 이걸로 끝이야.. 용서까진 아니지만... 대충 덮어줄게.
정식 : ...
강모 : (손수건 꺼내 손 닦으며) 니 살인죄.. 이정도로 덮었으면 너 횡재한 거다. 알지? (손수건 툭 던져주고) 피 닦아.
(밖으로 나간다)
정식 : .. (노려보며) 쫌만 기다려라, 이강모... 내가 만보건설 회장되면... 그땐 아주 잘근잘근 밟아줄 테니까..
(퇫, 피물 고인 침을 뱉는데)
씬31. 행사장 안
(한명석과 천회장, 백회장 일행에게 다가가는 강모...)
명석 : (강모를 보고) 이사장, 저기 오네요.
강모 : (태연하게, 미소) 죄송합니다. 손님 좀 배웅하느라 늦었습니다.
씬32. 빠 안 (밤)
(민우와 정연이 술을 마시고 있다. 연거푸 술잔을 들이키는 정연.. 민우, 그런 정연을 차가운 표정으로 빤히 보고 있고..)
정연 : (술잔 만지작거리며) 오늘 일 착각 하지 마.
민우 : 착각? (쓰게 웃으며 술 털어 넣고)
정연 : 기분 나빠도 별 수 없어, 회사를 위한 일이니까.
민우 : (노려본다) 넌, 여전히 날... 아주 형편없는 놈 취급하는구나.
정연 : ... (무시하듯 술 한 모금 마시고)
민우 : 충고하나 하는데... 변한 건, 너하고 이강모만이 아니야.
정연 : (본다)
민우 : 오늘은 니 장단에 맞춰 줬지만... 두 사람, 사랑싸움에 낄 생각 없어.
정연 : ..! (본다)
민우 : 앞으로 한 번 더 이런 일 있으면... 그땐 안 참아. (일어서서 나간다)
정연 : ... (술을 따른다, 잔에 넘치는 술) 사랑싸움?
(정연, 병을 내려놓고.. 쓰게 웃어보지만 가슴이 먹먹하다, 눈물 비치며...)
씬33. 민우 아파트 안
(들어서는 민우.. 넥타이를 확 잡아 끄르더니 불도 켜지 않은 채 의자에 몸을 묻는다. 심각한 표정...
잠시 생각하다가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건다)
민우 : 문과장님?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성중 : (F) 괜찮습니다. 근데 무슨 일로...
민우 : .. 만년, 과장... 억울하지 않으십니까?
성중 : (F) 네? 갑자기 무슨...
민우 : (눈빛) 억울한 인생, 한 번에 바꿀 기회를 드리죠. 자세한 건 내일 회사에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수화기 놓고)
(민우, 창가로 다가가서 커텐을 확 걷어낸다. 서울의 야경..)
민우 : 이강모, 황정연... 니들한테... 이 조민우는 안중에도 없다 그거냐? 두고 봐라.. 이번 싸움에서 최후 승자는..
니들이 아니라 이 조민우가 될 테니까. 나도 너희들한테 절대 질 수 없는 이유가 생겼거든... (생각하는 그 눈빛 위로)
필연 : (E) 사흘 주마... 정 그 계집을 정리 못하겠다면.. 날 설득할 방법을 가져 와. 만약 못 가져 오면.. 너만 내 손에 죽는 거 아냐.
민우 : ... (차가워진 눈빛으로) 미주를 위해서라도.. 니들한테 안 져.
씬34. 미주네 집 안 (그 밤)
(미주가 문을 열어주면 성모가 들어선다. 성모의 손에 녹음기가 들려 있고..)
성모 : 미주야.. (들어 보이며) 이게 뭐게?
미주 : (놀라서) 카세트네?
성모 : 너, 시험 잘 봤다며? 축하 선물... (건네면)
미주 : (받아들고, 좋아서) 큰 오빠 최고다. 나, 이거 무지 갖구 싶었는데..
(미주, 카세트를 이리저리 살피며 좋아한다.
성모, 그런 미주를 흐뭇하게 보다가 손에 낀 반지를 본다)
성모 : 그 반지 뭐야?
미주 : (놀라서 얼른 손을 감추고)
성모 : 뭔데, 숨겨? 손 이리 내 봐.
미주 : .. (손 내민다)
성모 : 좋아 보이는데?
미주 : 가, 가짜야.. 유리..
성모 : ... 너, 저번에 어디서 잤어?
미주 : 응? 언제? (하다가, 놀라서)
성모 : 그날, 오빠가 밤새 기다리다가 아침에 갔는데..
미주 : 친구네..
성모 : 친구, 누구?
미주 : ... 큰오빠... 아직두, 딴 사람들한테 오빠들 얘기 하면 안 돼?
성모 : 말해야 할 사람 있어?
미주 : 어, 사실은...
성모 : (OL) 미주야..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해도 아직은 비밀로 해야 해.
미주 : ... 왜 그래야하는지... 그 이유, 나도 알면 안 돼?
성모 : 오빠들이 계획하는 일이 있어서 그래. 큰 오빠 믿지?
미주 : 알았어. 오빠... 참, 노래 들어봐야지.
(미주, 코드를 꼽고 카세트 테입을 놓는다. 노래 반주가 녹음 된 음악...)
미주 : 오빠, 뭐해? 박수 쳐줘야지..
성모 : 어? 어, 그래.. (어설프게 박수치기 시작하고)
(미주, 그 반주에 맞춰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성모, 열심히 박자를 맞춰서 박수를 쳐보지만 자꾸 엇나간다)
성모 : 잘한다...! 우리 미주 최고다...
미주 : (카세트 끄고) 오빠..! 박자 안 맞잖아.
성모 : 그, 그래? 잘하고 있는 거 같은데.. 아냐?
미주 : 다시 잘 좀 쳐 봐.
(미주, 다시 음악을 켜고 노래 부른다.
성모, 박수를 치다가 멈추고 웃음 띤 얼굴로 미주를 본다. 사랑스런 막내... 부디 행복했으면 하는 심정으로...)
씬35. 황태섭 집 전경 (아침)
씬36. 동, 거실
(남숙과 정식, 정연이 밥을 먹고 있다. 복자, 찌개를 올려놓고는 냉냉한 기운에 눈치 보며 나가고...)
정연 : 아버지 계신 곳이 어디예요?
남숙 : 신경 꺼.
정연 : (젓가락을 탁 놓고 보는데) 대체 무슨 속셈이에요?
남숙 : 유언장에.. 니 아버지 돌아가시면, 정식이가 아버지 회사 지분 받기로 되어 있어.
정연 : (노려본다) 내가 아버지 유언장을 바꾸기라도 할까봐 이러는 거예요?
남숙 : 너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얘니까...
정연 : 그래서?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까지 얼굴도 못 보게 하려구요?
남숙 : 그럼, 안 되니?
정연 : .. (부르르 떤다) 당신들, 천벌 받을 거야.
남숙 : 천벌? 그걸 누가 주는데... 유언장 집행 되는 날이 오히려 니가 천벌 받는 날이 될 거야. 키워준 은혜도 모르는 천벌...
정연 : ... (노려 보다 나간다)
정식 : (낮게) 엄마... 아직 유언장 못 고쳤다면서... 이러다 아버지 일어나실까봐 걱정 돼.
남숙 : 걱정 마... 오늘 김 변호사하고 고치기로 했으니까...
씬37. 변호사 사무실 건물
(입구에 ‘00 법률 사무소’ 입간판... 남숙이 들어간다.
그 일각이 승용차 안... 로열클럽, 지배인이 사진을 찍고 있다)
씬38. 동, 사무실 안
(남숙이 고문 변호사와 얘기 중이다. 등받이가 커다란 회전의자가 창 쪽으로 돌려져 있고...)
남숙 : 아니, 아직두 유언장을 못 고쳤단 말이에요?
김변호사 : (회전의자 쪽을 힐끔 보며) 곧 마무리 될 겁니다.
남숙 : 그게 대체 언젠데요?
김변호사 : 준비 되는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남숙 : 한시가 바쁜 거 알죠?
김변호사 : 근데, 회장님께선 지금 어디로...
남숙 : 회장님 문젠 신경 쓰지 마시라구 했잖아요. (일어서고) 아무튼, 고문 변호사님만 믿고 갈게요.
(남숙, 밖으로 나간다. 이때, 회전의자가 빙그르 돌려지고... 조필연이 앉아있다)
필연 : 오남숙 여사 뜻대로 해주세요.
김변호사 : ... (본다)
필연 : 난, 이강모한테만 황회장 재산이 상속 되지 않으면 되니까...
김변호사 : 알겠습니다. 근데, 이번 일에 관한 비밀은...
필연 : 지켜드릴 테니 걱정 마세요, 김변호사.. (일어선다) 대신.. 나중에 딱 한번만 날 도와주면 됩니다.
김변호사 : ...
씬39. 변호사 사무실 건물 앞
(필연이 나오자 재춘이 모는 승용차가 다가와 선다. 차에 오르는 필연..
일각의 승용차 안... 지배인이 필연의 사진을 찍는데...)
씬40. 달리는 차 안
(재춘, 운전 중이고... 필연, 뒷좌석에서 뭔가 생각하는데..)
태섭 : (E) 난 앞으로.. 당신한테 더 이상 건넬 돈이 없소. 당신 때문에 지은 죄 값으로... 내 재산을 다 내놨거든.
- 인써트 (29부, 54씬에서)
태섭 : (노려본다) 당신이 죽인 내 친구, 이대수... 그 아들이 나타났소.
- 다시 현실
태섭 : (E) 난 이번 기회에 다 속죄를 할 생각입니다.
필연 : .. (생각하는데)
재춘 : 일은 잘되셨습니까?
필연 : 이강모한테 상속될 재산이 황정식이한테 넘어갈 거야.
재춘 : 차라리, 민우한테 상속되도록 유서를 바꿔 놓는 게 좋은 거 아닙니까?
필연 : 그건 누가 봐도 유서 조작이야. (눈빛) 지금 황태섭가문에 자중지란이 일어나고 있어.
민우, 그 놈만 정신 차려 주면 돼.. 민우, 그 놈만..!
씬41. 로열 클럽, 사장실
(경옥이 조필연과 오남숙의 사진을 보고 있다. 지배인이 있고..)
경옥 : 뭔가 이상해... 황태섭 회장은 종적을 찾을 수 없고... 이 두 사람이 변호사를 찾아 가는 횟수가 늘고 있어.
지배인 : ...
경옥 : 오남숙과 황정식 철저히 감시해. 분명 황회장한테 갈 거야.
지배인 : 알겠습니다. (인사하고 나가면...)
(경옥, 생각하는데... 그 위로...)
태섭 : (E) 경옥아... 나... 나, 죄 값 받는가 보다. 널 버린 죄... 그리고... 내 친구를... (죽인 죄)
경옥 : (걱정스럽다, 눈물 고이며) 당신, 지금 어디 있는 거야? 대체 지금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 거야?
씬42. 요양원 전경
(한적한 시골에 있는 작은 요양원이다)
씬43. 동, 병실 안
(태섭이 누워 있다. 눈가에 눈물이 고인 채... 침대칸에 걸려 있는 환자 명패가 빈칸이다.
간호사가 옆에서 수발해주고 있고)
간호사 :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내며) 또 눈물 흘리시네. 가족 분들 많이 보고 싶으세요?
태섭 : ...
씬44. 만보건설, 실장실 안
(민우가 혼자 생각에 잠겨 있다. 들어서는 문성중...)
민우 : 생각해보셨습니까?
성중 : 실장님과... 운명을 같이 하겠습니다.
민우 : .. (본다)
성중 : 제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말씀해 주십시오.
민우 : 예전에, 사들였던 역세권 땅, 담당자가 문과장님이시죠?
성중 : 예.
민우 : 그거... 차명으로 다 바꿔 놓으세요.
성중 : 차명으로요? 그건 회사 명의로...
민우 : 우리 말고, 그 땅에 대해서 아는 사람, 회장님과 황정연, 주영국 이사뿐입니다.
황정연과 주이사.. 지금 그 땅에 신경 쓸 겨를 없어요.
성중 : 실장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민우 : 때가 되면, 그 땅.. 현금으로 바꿀 겁니다. 미리 대비하세요.
성중 : 예, 실장님.. 전, 무조건 실장님만 믿고 따르겠습니다.
민우 : ... (생각하는데)
필연 : ... (E, 웃음소리 호탕하게)
씬45. 요정 안. 방안
(조필연이 웃고 있다. 민우가 앉아 있고...)
필연 : 역시 내 아들이다. 만보건설을 장악할 계획이 아주 완벽해.
민우 : .. (술 한 모금 마시고)
필연 : 곧 정식이가 만보건설 회장으로 등극할 거야.
민우 : ..! (본다) 정연이가 아니라, 정식이라고요?
필연 : 정연이보단 정식이가 너한텐 더 좋은 먹잇감이 될 거다.
민우 : .. (생각)
필연 : 봐라, 민우야.. 우린 천상, 부자지간이야. 니 계획과 내 계획이 아주 멋지게 맞아떨어지고 있어. (하하 웃는데)
(이때, 성모와 재춘이 들어선다)
필연 : 어서들 와라.
성모 : 뭐, 좋은 일 있으십니까?
재춘 : 웃음소리가 밖에까지 들립니다.
필연 : 민우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어. 아니지.. 더 강해져서 왔다.
성모 : ..? (민우를 본다)
민우 : (본다) 이제 아버지가 제 요구조건을 들어 주실 차례 같은데요?
필연 : ... (정색하고, 본다)
민우 : 그 아이와 결혼하겠습니다.
필연 : ... (보다가, 미소) 교제를 허락하마. 결혼은, 일이 다 성사된 후에.
민우 : 그 전에.. 아버지께 인사 시키겠습니다.
필연 : 당연히 그래야지.
성모 : 민우 너, 여자 생겼냐?
재춘 : 말을 마라.. 그 여자가 민우 혼을 아주 쏙 빼 놨어.
성모 : 축하한다.
민우 : 고마워, 형.
필연 : 오늘은 내가 술 한 잔 안할 수가 없구나. (잔 들고) 자, 다들 마시자.
(다들 흥겹게 술을 마신다. 뭔가 생각하는 민우..
성모, 민우를 보며 씩 웃는데..)
씬46. 몽타주 (낮)
- 개포지구 공사지...
‘한강건설 아파트 건축 예정지’ 대형 표지판이 보이고.. 트럭들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오가고... 기초공사가 한창이다.
영출이 강모에게 손짓 발짓 해가며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강모보다 더 열심히 듣지만 뭔지 모르겠는 소태의 멀뚱한 표정...
강모. 공사지를 바라보며 간간히 뭔가를 지시한다. 그 옆에서 시덕이 열심히 받아 적고... 활기찬 분위기...
- 회의실 안..
주영국을 비롯한 몇몇 이사들이 모여 있다. ‘송파지구 아파트 건설 계획’ 차트가 걸려 있고...
정연이 차트를 넘겨가며 열정적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진지한 이사들...
정연, 카리스마 넘치게...
-송파지구 공사지...
‘만보건설 아파트 건축 예정지’ 표지판... 민우가 현장 소장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문성중이 옆에서 수행하고...
야망에 찬 민우의 표정에서...
씬47. 한강건설 전경
강모 : (E) 이제부터 분양 전쟁이야.
씬48. 한강건설 사무실 안
(강모와 시덕, 소태, 영출이 모여서 회의 중이다. 경자가 한쪽에서 업무 중이고..)
강모 : 만보건설을 이기기 위해선 소비자가 원하는 걸 제대로 파악해서 입주 광고를 해야 돼.
시덕 : 입주자들만 모집하면 은행대출도 충분히 가능해.
영출 : 근데, 광고하려면 돈 들잖아? 돈으로 우리가 만보건설하고 상대가 되겠어?
소태 : 만보건설은 무조건 이겨야, 돼..! 무조건..!
영출 : 누가 그걸 몰러? 돈이 문제잖아 임마, 돈이..
강모 : 광고 대행사는 알아 봤어?
시덕 : 역시 문제는 돈이야.
강모 : 지금 있는 돈, 우선 쏟아 부어. 차후 발생 비용은 내가 알아서 마련해 볼게.
씬49. 만보건설 회의실
(정연과 민우, 성중, 기획실 직원들이 회의 중이다.
정연, 신문광고 시안을 보며...)
정연 : 이번 신문 광고는 무조건 한강 건설과 동시에 실리도록 하세요. 광고 크기 역시 한강 건설 보다 두 배는 커야합니다.
성중 : 광고비가 만만치 않을 텐데요. 한강 건설, 우리하고 상대도 되지 않습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돈을 쓰면서...
정연 : (탁 책상을 내려치며) 안일한 생각, 당장 치워요..!
성중 : ..! (찔끔하고)
정연 : 한강건설과 우리... 착공, 분양, 입주 시기가 똑같습니다. 처음부터 우리랑 전면전인거 몰라서 그래요?
민우 : ... (차갑게)
정연 : 첫 광고에서부터 마지막 분양까지 한강 건설을 무참히 짓밟으세요.
돈을 쏟아 부어서라도 우리 만보건설한테 도전한 대가가 어떤 건지 똑똑히 보여 주라구요..!
직원들 : 알겠습니다.
정연 : (민우에게) 현장 상황은 어때요?
민우 : 계획대로 진행 중입니다.
정연 : 더 서두르세요. 한강 건설보다 완공 시기를 무조건 앞당겨야 합니다.
민우 : ... (무표정)
씬50. 한강건설 사무실 안
경자 : (신문을 들고 들어서며) 우리 꺼, 광고 실린 신문 나왔어요.
(강모와 시덕, 소태, 영출이 우르르 몰려든다)
시덕 : 어때? 잘 나왔어?
경자 : 보고 싶죠? 다들 기대 하세요?
(경자, 짜잔..! 하면서 열어젖히듯이 신문을 강모 쪽으로 펼쳐 보인다.
다들 고개 들이밀고 보는데.... 지면을 거의 차지한 만보건설 아파트 광고..)
영출 : (눈 껌먹이며) 내가 눈이 침침해서 그런지 영 안보이네?
소태 : 우리 꺼 어딨어? 이게 만보잖아?
경자 : 여기 있잖아요, 요기...
(경자가 가리키는 한쪽 구석에 작게 실린 한강건설 광고... 다들 실망하며..)
영출 : 야, 틀렸다, 틀렸어.. 만보건설 때문에 우리 껀 아예 보이지두 않네.
시덕 : 다른 신문 광고도 다 마찬가지야.
소태 : 차라리 전단지를 붙이는 게 낫지, 그 많은 돈을 써서 겨우 요거야?
(강모, 심각하게 뭔가 생각하는데... 이때, 윤기훈이 들어온다)
기훈 : 각 신문사에 알아보니까... 만보건설 황정연이사가 의도적으로 한강건설과 같은 지면에 입주 광고를 싣도록 하고 있어.
강모 : ...
기훈 : 신문광고보다는 TV와 라디오 광고에 집중하는 건 어때?
강모 : 자금사정이 만만치 않아요... 결국은.. 차별화된 광고내용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기훈 : 생각해 놓은 건 있는 거냐?
강모 :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
기훈 : 서민 아파트?
강모 : 제가 건설업계에 뛰어들면서... 꼭 지어 보고 싶은 아파트였어요.
기훈 : 잘하면 먹힐 수도 있을 것 같아.
강모 : .. (생각)
씬51. 만보건설, 기획 이사실
(정연이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창밖을 보고 있다. 민우가 들어와서...)
민우 : 한강 건설에서 새로운 광고 시안을 들고 나왔습니다.
정연 : 알아요. 서민을 위한 아파트라면서요?
민우 : ..
정연 : (돌아본다) 우리쪽 라디오와 TV광고 컨셉, 서민 아파트로 바꾸세요.
민우 : ..! 만보건설 기업 이미지는 럭셔리한 최고급 아파틉니다.
정연 : 상관없어요.
민우 : 이미 제작이 다 끝난 광고를 바꾸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 몰라서 그럽니까?
정연 : 조민우 실장..! 지금 날 가르치는 겁니까?
민우 : ... (본다)
정연 : 상사가 바꾸라면 바꿔요, 토 달지 말고.!
민우 : 목표가 대체 뭡니까? 한강건설을 무너뜨리는 겁니까, 아니면...
정연 : 이강모를 무너뜨리는 게, 우리가 성공하는 길이에요. 아직도 그걸 몰라요?
민우 : ...
정연 : 당장 지시한대로 하세요. (외면하듯 창밖을 본다)
민우 : .. (노려보다가 나가고)
정연 : (혼잣말) 이제 얼마 안 남았어, 이강모... 얼마 안 남았다구...
씬52. 동 밖, 복도
(나오는 민우... 방쪽을 노려보며)
민우 : 황정연.. 날 무시한 대가.. 곧 톡톡히 치루게 될 거다.
씬53. 황태섭 집 안
(남숙과 정식이 있고.. 김변호사가 유언장을 건네며)
김변호사 : 새로 개정한 유언장입니다.
남숙 : .. (펼쳐본다, 얼굴 환해지고) 수고했어요, 김변호사.
정식 : ..!! (좋아서)
남숙 : 회장님이 작성했던 유언장, 가져 오셨죠?
김변호사 : (꺼내서 건넨다) 여기..
남숙 : 이건 내가 처리할게요.
김변호사 : 그러시죠, 그럼 전 이만... (밖으로 나가고 나면)
정식 : 엄마? 그럼 진짜 내가 만보건설 회장이 되는 거야?
남숙 : 그래, 우리 아들... 이제 다 끝났어. 니가 만보건설 주인이야.
정식 : (남숙을 껴안으며) 울 엄마, 최고다..!
남숙 : 아직은 어디 가서 절대 말하면 안돼, 알았지?
정식 : 엄만, 날 몰루 보구... 근데, 아부지 저러다가 깨어나시면 어떡하지?
남숙 : 걱정 마. 그 전에 벌써 니가 회장직에 올라 있을 테니까...
정식 : (좋아서) 나 친구들하구 파티라두 열어야겠어, 엄마. 나갔다 올게? (급히 나간다)
남숙 : 입조심하구, 알았지, 아들? (잠시 생각하다가 전화를 건다, 수화기 들고) 차, 대기 시켜요. 아니, 내가 운전하고 걸 거예요.
(남숙, 수화기 놓고, 변호사가 놓고 간 유언장을 보며... 독해지는 표정)
씬54. 황태섭 집 앞 / 차 안
(남숙이 차를 몰고 간다. 일각... 차 안에서 지켜보고 있는 지배인...)
씬55. 로열 클럽 사장실
(전화벨이 울린다. 경옥이 수화기를 드는데..)
지배인 : (F) 오남숙이 드디어 움직였습니다.
경옥 : 어디로 가는지, 끝까지 미행해.. (수화기 놓고, 눈빛)
씬56. 요양원, 병실 안
(태섭이 누워 있다. 불안한 듯 눈을 깜박이는데... 남숙이 손에 유언장을 들고 들어온다)
남숙 : 여보, 나왔어... 반가워?
태섭 : ... (본다)
남숙 : (유언장을 보이며) 이게 뭔지 알지? 당신, 유언장.
태섭 : ..!! (놀란다)
남숙 : 강모한테 당신 재산 다 주면, 그거 다 정연이한테 갈 줄 알았지? 근데... 이거 필요 없어졌어. 내가 당신 유언장 고쳤거든...
(남숙, 라이터를 켜서 유언장을 불태운다.
분노가 서린 태섭의 눈빛... 안간힘을 써보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고...)
남숙 : 곧 정식이가 당신 자리 이어받을 거야. 당신 딸, 정연이.. 거지 신세로 쫓겨날 거구.
태섭 : ... (E, 눈에 눈물이 고인다) 남숙아.. 너 대체.. 대체 왜 이러니?
남숙 : (보다가) 억울하지? 내가 너무 한다고 생각해? 근데...
(물끄러미 보다가) 나, 지금... 당신한테.. 더 원망스러운 짓 할 거야. (베개를 집어 든다)
태섭 : ...!! (크게 놀라는 눈)
남숙 : (태섭을 보며, 독해지는 눈빛) 이게 다.. 내 탓이라고 생각 해? 아냐.. 당신이 만든 거야. 황태섭, 당신이...
(남숙, 떨리는 손으로 태섭의 얼굴을 누르려는데...
남숙을 지그시 보는 태섭의 눈가에서 눈물이 고인다. 남숙, 그 눈을 보고는..)
남숙 : 왜..?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건데?
태섭 : (E, 눈물 고인 채) 내가 그렇게 미웠니? 그래.. 지금까지 살아준 걸로 만족할게... 그걸로 고맙게 생각하고 갈게, 남숙아..
남숙 : (눈물이 고인다) 그런 눈으로 보지말구, 차라리 원망해..! 나쁜 년, 천벌을 받을 년, 욕을 하라구..!
(태섭, 질끈 감은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데.. 남숙, 그 눈물을 보고는 베개를 떨어뜨린다)
남숙 : (눈물 고인 채, 독하게) 죽어.. 살아나지 말고... 그냥 죽으라구..
(남숙, 또각또각 걸어 나간다. 태섭, 눈을 뜨는데... 차라리 죽었으면, 하는 심정...)
씬57. 로열클럽, 사장실
(경옥이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취기가 약간 어린... 지배인이 들어선다)
지배인 : 알아냈습니다.
경옥 : ... 거기, 간호사 매수해서 당분간 지켜 봐.
지배인 : 어떡하실 생각이십니까?
경옥 : ... 나가 봐.
지배인 : .. (나간다)
경옥 : (혼잣말) 만약 정연이한테 뭔 일이 생기는 거라면... 그땐 내가 데려와야 돼. 그 사람, 내 딸 아버지니까...
(눈물 고이며) 처음부터... 내꺼였으니까..
씬58. 송파지구 공사현장
(기초공사가 한창이다.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내는데...
이때, 흙속에 묻혀서 뭔가가 함께 딸려 나온다. 기와장과 깨진 도자기들.. 유물들이다.
소장쯤의 사내가 잠깐..! 외치며.. 몰려드는 인부들.. 이게 뭐지? 서로 웅성대는데...
그 뒤로 ‘만보건설 아파트 건설 현장’ 푯말이 선명하고..)
씬59. 현장 사무실 안
(민우와 성중이 와 있다. 현장 소장이 있고... 테이블 위의 오래된 벽돌과 기와장, 도자기 조각들이 펼쳐져 있다)
민우 : 이 유물들이 공사현장에서 발견 됐다는 겁니까?
소장 : 한군데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민우 : .. (심각하게 보는데)
성중 : 이 일대가 백제시대의 성터였습니다.
민우 : 덮어버리세요.
성중 : 예?
민우 : 다 덮고, 공사 진행 하란 말입니다.
소장 : 문화재청에서 이 사실을 알면..
민우 : (OL) 내가 책임질 테니 인부들 입단속이나 잘 시키세요.
소장 : 알겠습니다. (밖으로 나간다)
민우 : .. (기와장 한 조각 들고 보며) 문 과장님... 이 일.. 본사의 어느 누구도 알아선 안 됩니다.
성중 : 황정연 이사께도 보고 하지 않으실 생각이십니까?
민우 : .... (잠시 생각하다가) 역세권 땅 어떻게 됐습니까?
성중 : 예? 예... 지시하신 대로, 차명으로 바꿔 놨습니다.
민우 : 생각보다 계획이 앞당겨질 거 같아요. 지금부터 현금으로 바꿔 놓으세요.
성중 : 알겠습니다, 실장님...
민우 : .. (무서운 눈빛으로)
씬60. 몽타주
- 만보건설 분양사무실 앞....
사람들의 줄이 끝도 안 보이게 서 있고... 정연과 주영국, 흡족한 듯 보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간다.
그 뒤, 민우와 성중이 따라가고... 민우의 눈빛...
- 동, 분양사무실 안...
직원들 분양 신청을 받느라 정신이 없고... 정연, 그 모습을 보고 흡족한 듯 미소 짓는데...
- 한강건설 분양사무실 앞...
다가오는 강모와 시덕... 줄서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강모, 표정 무겁게...
- 동, 분양사무실 안..
영출이 꾸벅꾸벅 졸고 있고.. 소태와 경자가 실뜨기를 하며 티격태격 장난질..
강모, 그 모습 보고 초조한 듯... 뭔가 생각...
씬61. 만보건설, 회의실 안
(주영국을 비롯한 몇몇 이사들이 모여 있다. 정연이 차트를 보며 사업 실적을 브리핑 중이다.
‘아파트 분양 신청 현황..’ 한강건설과 만보건설의 분양 현황이 그래프로 비교되어 있고.. 두 배 이상 높은 만보건설 그래프...)
정연 : 보시다시피, 분양실적에서 한강건설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만보건설, 기업 인지도를 앞세운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 전략이 먹혀 들어간 걸로 보입니다. (좌중을 보며, 자신감 있게) 이대로라면, 한강건설과의 분양싸움,
우리 만보건설의 압도적인 승리가 될겁니다.
좌중 : .. (흡족하데 박수를 치는데)
정연 : (환하게 웃어 보이며)
씬62. 한강건설 사무실 안
(두꺼운 전화번호부 책을 몇 권을 들고 들어오는 강모.. 영출, 소태, 시덕, 경자가 모여들고...)
시덕 : 강모야? 이게 다 뭐야?
강모 : 전화번호부 책, 밖에 더 있어.
영출 : 우리 전화국 차렸어? 난데없이 웬 전화번호부 책이야?
강모 : 곧, 전화국 사람들이 전화 놓으러 올 거예요. 아르바이트생들도 올 거고요.
소태 :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강모 : 지금부터 아파트, 홍보, 우리가 직접 전화로 합니다. 각자 설명내용 숙지하시고, 분양신청을 직접 받으세요.
좌중 : ..! (놀라는데)
경자 : (환하게 웃으며) 전화 거는 거라면, 나 자신 있는데...
씬63. 몽타주
- 한강 건설 회의실..
스무 대쯤의 전화기.. 남녀 아르바이트생들이 전화번호부책을 뒤지며 전화로 열심히 아파트 홍보를 하는 중이다.
조용히 문을 열고 회의실 안을 둘러보는 강모.. 표정이 어둡다.
- 사무실 안..
시덕과 소태, 영출, 경자가 전화를 걸며 엄청 떠들어대고 있다.
강모, 들어서다가 이 광경을 보는데.. 마음 찹찹하고, 미안하고 복잡한 심경...
씬64. 동, 사장실 안
(들어서는 강모... 이 방법으론 도저히 안 되겠다.. 책상을 주먹으로 쾅 내리치고는 길게 한숨 내쉰다.
이때, 전화벨이 울리고... 강모 수화기 드는데..)
정연 : (F) 이강모 사장님? 저, 황정연이에요.
강모 : .. (굳어지며)
씬65. 빠 안
(정연이 혼자 앉아 있다. 들어서는 강모... 정연을 보더니 다가가 앉고..)
정연 : 아버지한테 배운 것 중 하나가 힘의 논리야. 작은 건 절대 큰 걸 못 이긴다는 거... 너.. 절대 나 못 이겨.
강모 : .. (술을 따른다) 싸움 아직 안 끝났어.
정연 : 아버지가 이런 말씀도 하셨어. 패배를 인정하는 놈이.. 끝까지 버티는 놈보다 무섭다고.. 너, 아직 멀었어, 그거 아니?
강모 : 널 가르쳐준 니 아버지.. 그래서 결국은 쓰러지셨어.
정연 : ..! (굳어진다)
강모 : 그래.. 널 볼 때마다 새록새록 놀라고 있어. 볼 때마다 거인이 되어가는 느낌이야. 근데... 그 모습, 니 아버지 닮았어.
회장님이 그러셨거든. 끝을 모르고 달려갔지.
정연 : 난 아버지랑 달라.
강모 : 제발 그러길 바래.
정연 : .. (술 한 모금 털어 넣고) 한강건설... 나한테 넘겨.
강모 : ..! (본다)
정연 : 회사 나한테 넘기고, 너 이 바닥에서 사라져. 경영에 참여 안 한다는 조건으로, 섭섭지 않게 보상해 줄수 있어.
강모 : (노려본다) 넌 내 꿈이 뭔지 알아.. 그 꿈을 짓밟겠다고?
정연 : 너 따위가... 감히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조차 참을 수가 없으니까..
강모 : ...
정연 : (일어선다) 답변 기다릴게. 현명하게 생각해. (가려는데)
강모 : 몸집만 크다고 거인 아니다.
정연 : ... (멈칫)
강모 : 작은 것도 얼마든지 큰 걸 이길 수 있어. 내 힘의 논리는 그래.
정연 : .. (비웃으며, 간다)
강모 : .. (술잔 털어 넣으며, 생각)
씬66. 필연 집 거실 (그 밤)
(필연과 민우, 성모가 앉아 있다. 탁자위에 공사판에서 가져온 유물 조각들이 펼쳐 있고...
필연, 도자기 조각을 한 개 집어들고 살피며..)
필연 : 내가 뭐랬어? 하늘이 우릴 돕고 있다고 하질 않았냐? (하하 웃기 시작한다)
민우 : 공사, 중단 시켜주실 수 있는 거죠?
필연 : .. (흡족하게, 본다)
민우 : 이번 송파지구 아파트 사업, 황정연이 이강모를 의식해서 벌인 사업이에요. 공사만 중단 되면... 황정연, 파멸이에요.
필연 : 이 사실을 언론에 흘리면 게임은 끝나.
민우 : 오래 끌기 싫어요.
필연 : 예전에 말이다.. 부득이하게 누굴 제거해야 했는데... 황태섭이 대신 손에 피를 묻혔어.
성모 : ..!! (동요한다)
필연 : 황정연을 제거하는데 니가 나선다면.. 나중에 만보건설을 장악하고 나서도 후유증이 생길 거다.
성모 : 대신해서 피를 묻힐 사람이 필요한 겁니까?
필연 : 이강모가 제격이야.
성모 : ...!! (놀란다)
필연 : 황정연.. 이강모 손에 파멸 당하게 해. 그래야 나중에라도 이강모가 만보건설의 원수가 될 테니까..
민우 : .. (생각하는 눈빛)
씬67. 한강건설, 사무실 안 (그 밤)
(실내등만 켜져 있는 어두운 실내... 강모가 들어선다.
강모, 지친 듯이 소파에 몸을 묻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강모 : (수화기 들고) 네..
민우 : (F) 나다, 조민우...
강모 : ..!
씬68. 민우 방 안
민우 : (수화기 들고, 눈빛) 너, 요즘 회사 많이 어렵지? 내가 너한테 아주 좋은 정보 하나 알려주고 싶어서..
씬69. 한강건설, 사무실 안
강모 : 왜? 회사 기밀이라도 팔아먹게? 니들 수작 뭔지 알아.
민우 : (F) 너, 황정연 이기고 싶잖아.
강모 : 조민우, 너까지 포함해서.
(이때, 삐- 하는 소리와 함께 팩스가 한 장 들어오기 시작한다)
민우 : (F) 지금 팩스 한 장이 들어가고 있을 거야.
(강모, 천천히 빠져 나오기 시작하는 용지를 보는데... ‘송파지구, 백제 유물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와...’ 이어지며..
강모, 서서히 놀라는 표정...)
민우 : (F) 니가 싫어도 해야 할 거야. 너도 살아야 할 테니까..
강모 : .. (팩스를 보며 놀란 채)
민우 : (F) 기대된다. 니가 황정연을 어떻게 파멸 시킬지.. (끊긴다)
(강모, 다 나온 팩스를 들고 보는데... 복잡한 심경... 정연의 목을 쳐야 한다는...
강모, 입 모양으로, 정연아.. 정연아... 부르는데.. 눈물 고인 채 강렬해지는 강모 표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