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BGM 넣어봤습니다]자작 소설 1 (아직 제목을 못정했네요)

[윤지만]

 안녕하십니까! 프롤로그를 쓴 이후로 이전에 썼던 소설을 재조정하고, EU4를 하면서(고3인데 고3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역시 파라독스!) 1편을 완성했습니다! 봐주신 뒤 평가는 댓글로 남겨주시면 합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은 것 같거든요.

주인공이나 친구 이름은 정했는데, 다른 인물들은 이름을 못정해서 Zin(대항해시대 온라인에서 많이 마신 술 이름), Narlm(할머니 집의 고양이가 혀를 날름거리는 걸 보고 이렇게 지음), Ironheart(하트 오브 아이언 시리즈), jorang(제주도 갔었을 때 봤던 조랑말), Ike(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애칭 '아이크')라고 대충대충 짓고 있습니다. 이름 짓는 게 왜이리 힘든건지... 괜찮은 이름 좀 추천해주세요! ㅠㅠ

아, 글이 너무 길었네요. 지금까지 읽어주신 것 감사드리고(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겠지만요...) 배경음악 들으면서 소설 읽어주시고 감상평 부탁드립니다. 음악은 클라나드의 '하늘에 빛나다'입니다.

클라나드 OST - 空に光る(하늘에 빛나다)_1.swf

*

  "야~옹! 냥!냥!"

고양이가 곤히 자고 있는 소년의 얼굴을 발바닥으로 눌러대고 있었다.

"으우으우으……. 오늘 일요일인데……."

소년은 중얼대면서 침대에서 빠져나와 씻고 다시 침대로 가서

"좀 더 자야지……."

다시 누워버렸다. 그러자 고양이는 소년이 못마땅한지 소년의 머리에 킁킁대고서는…….

"냥! 와그작!"

"끄아아아악!"

그리고 그렇게 하루가 제대로 시작했다.

소년은 고양이가 살짝 깨문 머리를 매만지며 핸드폰의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 홍규였다.

[류안아. 할 짓도 없는데 같이 놀러나 가자.]

"…….나쁘지는 않겠지……."

류안이 그렇게 말하면서 한 손으로는 문자를 보내고, 한 손으로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그러고서는 대충 아침을 먹고, 고양이를 어깨에 태우고 밖으로 나갔다.

고등학교 1학년 기숙사를 나와서 바로 홍규에게 전화를 걸었다. 얼마 정도 벨소리가 들리다가 전화가 걸렸다.

[나왔어? 지금 어디야?]

"기숙사 앞. 어디로 갈까?"

[근처에 있는 오락실 알지? 기다리고 있을게.]

삑!

"뭐……. 지갑은 가져왔으니 좀 놀아야지."

그리고는 걷기 시작했다. 햇볕이 따가운 아침이었다.

류안이 걸어가고 있는지 얼마 안 되어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홍규? 지금 가고 있는데?”

[아, 그게…….]

삐익! 갑자기 휴대폰에 알림이 나왔다.

<배터리가 부족하여 종료합니다.>

"그러고 보니 충전을 했었나?"

"냥?"

 그랬다. 핸드폰은 어젯밤 류안은 열심히 게임하고선 충전을 안 하고 잤었기 때문에 아침에는 한 자릿수뿐이었다. 그리고 아까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핸드폰은 운명했다. 다시 돌아가기엔 늦은 상황이었다. 고양이는 이런 주인을 한심한 눈으로 쳐다봤다.

"큰일 났다! 당장 공중전화가 필요해!"

그리고 류안은 달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고양이는 어깨에서 떨어질 상황이 되었다. 그렇지만 고양이는 주인이 입은 후드 티의 후드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다가 버스 정거장 옆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를 발견했다. 그 공중전화는 동전만 사용하기 때문에 바로 안으로 들어가서 지갑을 확인했다.

"좋아! 이제 동전을……."

그러나 지갑을 열어보니 안에는 보라색과 녹색의 지폐들은 있었으나 정녕 필요한 동전이 없었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평소에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폐가 지금은 쓸모없어 보이는 이유란 뭘까?"

그러면서 고개를 드는 류안은 방금 떠나가는 차량을 보게 된다. 지폐 때문에 절망하는 사이 출발한 것이었다. 류안은 떠나가는 버스를 보며 멍 하니 서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미친 듯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버스가 오고 있다는 것을 모른 채로.

  그렇게 미친 듯이 달려서 도착한 오락실에는 기다리고 있겠다는 홍규가 정작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둘러봐도 보이지 않기에 류안은 일단 핸드폰부터 살리기로 했다. 근처의 가까운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계산대 옆에 자리 잡은 핸드폰 충전기로 충전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나서 충전이 되는 동안 뭐라도 먹어야겠다 싶어서 편의점의 진열대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류안이 고른 것은 고기가 들어간 삼각 김밥. 계산을 끝내고도 핸드폰은 충전이 다 되지 않았다.

 딸랑딸랑!

 류안이 기다리는 사이 손님이 들어왔다.

"어디보자, 주스나 마실까?"

마피아 영화에나 나올듯한 우락부락한 몸집의 손님은 혼잣말을 하며 주스를 골랐다. 류안은 충전기를 응시하면서 삼각 김밥을 고양이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팔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손님이 주스를 들고 계산대로 걸어가던 순간, 류안은 고양이로부터 삼각 김밥을 지키려고 계속 팔을 움직이다가…….

"으아, 아흐커헉!"

"으아! 어라?"

"냥? 냐앙!"

삼각 김밥을 손님의 입 속에 제대로 넣었다. 손님은 일순간 흠칫했다가 입속의 삼각 김밥을 천천히 먹었다.

"이 녀석……."

손님은 바로 옆의 소년을 노려봤다. 류안은 순간 주마등이 스치는 것을 느끼며 바로 허리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반면 머리 위에 올라탄 고양이는 "냐~! 냐~!"하며 자신이 먹을 삼각 김밥을 차지한자를 향해 화를 내며 머리에 올라탔다.

"어? 얘는 또 왜 이러는 거야? 크아악!"

 고양이는 손님의 머리에 매달리고선 아침에 이어 두 번째로 머리를 와그작하고 물었다. 어차피 깨물어서 살짝 아프고 긁히긴 한데, 고양이는 화가 식지 않았는지 발톱까지 세웠다. 그리고 손님의 머리를 어떤 오락실의 리듬 게임처럼 연타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아흐크기게쿠학! 살려줘! 살…….으아!"

편의점은 아침부터 시끄러웠다.

[미안, 일이 있어서 못 놀겠다. 미안.]

아까 전 버스를 놓쳤을 때 왔던 문자였다.

"아침부터 불행이 종합선물세트로 오는구나……. 어휴……."

"냥……."

 부리나케 아침에 편의점에서 같이 소란을 피운 손님과 서로서로 사과하고 부리나케 편의점에서 도망쳐와 공원의 벤치에 앉아있었다. 후 하고 한숨을 쉬며 고양이와 놀아주고 다시 일어서서 간 곳은 사람이 많은 인터넷 카페였다. 카페에 컴퓨터를 설치해서 차나 커피를 마시면서 컴퓨터를 하는데, 특수한 프로그램 덕분에 게임은 하지 못한다. 류안은 여기서 채팅이라도 하면서 기분전환을 할 셈이었다.

 주황색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고양이를 상자 안에 넣어서 인형인 척 위장시키고 채팅을 시작했다. 하지만 고양이는 몰래 상자에서 나와서는 류안의 머리 위에 다소곳이 쭈그려 앉고 있었다.

  <닉네임 mir 접속합니다.>

[mir:여러분 안녕하세요~~~]

[jorang:안녕하세요, 미르님.]

[ironheart:안녕하세요. 각자 작업은 어떻게 되가나요?]

류안은 예전에 가입했던 별 볼일 없던 게임 카페가 카페 회원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몇 달 전부터 회원들과 협조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류안은 게임 테스터 역할이었다.

[Narlm:종족은 75%, 판타지 요소는 66%입니다.]

[Zin:다른 일까지 하셔서 힘들 텐데 좀 쉬면서 하세요. 날름님이 보내드린 건 잘 받아서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70%쯤 됐습니다.]

[Ike:저는 이제야 55%에 들어갔습니다. 일 때문에 많이 바쁘네요(삐질;;;)]

 처음에 ‘ironheart’와 ‘jorang’이 게임을 만드는 것을 뭘 먼저 해야 할지 모두가 난감해했지만, ‘Narlm’의 인맥을 통한 정보망을 형성하고 게임 개발자를 포기했다가 뒤늦게 재시작한 ‘Ike’의 합류와 같은 호재로 인해 조금씩 톱니바퀴의 이가 맞춰지면서 활기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자칭 살아있는 역사책이라는 ‘Zin’은 사학과를 졸업하고 할 일이 없다가 이번 작업에 지원했고, ‘mir’도 ‘ironheart’에게 이메일로 권유를 받고 실험자로 참가하게 되었다.

[jorang:이 속도라면 늦어도 2개월 뒤에 테스트를 할 수 있겠네요. 물론 점검은 하고 말이죠.]

[mir:그 때는 제가 나서게 되겠네요.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없는 걸까요?]

[ironheart:미르님은 몸이나 계속 키우세요. 현실의 몸 상태가 곧 게임의 능력치라고요. 실험용 원숭이도 몸 상태를 잘 관리하잖아요.]

그 말에 류안은 수긍하면서도 실험용 원숭이라는 말에 자신을 원숭이 취급하는 거냐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나빴다.

[mir:저기, 원숭이는 너무한 거 아닙니까!]

[Narlm:확실히 그건 그러네요.]

[ironheart:그건 그러네요. 사과드립니다. 그럼 모르모트 어때요?]

“원숭이가 아니라 모르모트라면 귀여우니까 뭐……. 가 아니잖아!”

류안이 갑작스럽게 소리를 지른 탓에 주변의 사람들이 놀랐다. 상황을 알아차린 고양이는 주인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서 상황을 파악하게 해줘서 사과하도록 했다.

  [Zin:...원숭이보다는 낫네요.]

[mir:그래도 기분이 영……. 찝찝해요.]

[jorang:여러분! 시제품 접속장치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접속장치? 그건 또 뭐야?’

‘컴퓨터로 하는 게 아니었어?’

접속장치란 말에 채팅방 사람들이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조랑이 첨부한 사진을 봤고, 미르 즉 류안을 뺀 사람들은 안도했다. 접속장치는 팔걸이가 달린 의자에 헬멧이나 장갑, 고정 장치를 부착시키고 전선이 주변을 감싼 모습이었는데, 그 생김새가 영락없이 전기의자였다.

[mir:뭡니까, 이거!]

[jorang:뭐긴요? 접속장치인데요?]

[Ike:저것은 접속장치라기에는 너무 무서운데요? 전선이 컴퓨터에 연결된 걸 보아하니 게임을 컴퓨터에 설치해서 저 접속장치로 게임을 하는 것 같네요.]

[ironheart:맞습니다. 미르님이 첫 사용자입니다. 먼저 해보시겠어요?]

[Ike:아니요. 첫 번째의 영광은 미르님에게 돌리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Narlm:저도 그렇게 하고 싶네요. 미르님 힘내세요! 입니다.]

[mir:이건 너무 무섭게 생겼는데요. 제가 사형수가 되는 것 같잖아요 (훌쩍!) 모습만 좀 바꿔주세요.]

[Zin:외형만 좀 고치면……. 어떻게든 되겠죠?]

류안은 외형을 무섭지 않게 고쳐달라고 여러 번 말하면서 카페 채팅방을 나갔다.

*

  채팅을 끝내고 인터넷 카페를 나온 류안은 전자상가로 갔다. 채팅을 마치기 전에 이메일 주소를 받았는데, 류안은 컴퓨터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컴퓨터를 쓰려면 매번 인터넷 카페에 가야했기 때문이었다.

"자, 가지고 다니기 좋도록 노트북으로 살까?"

그렇게 말하고 들어가려는 순간, 자동문에 붙은 글을 보고 갑자기 멈춰 섰다.

<애완동물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

즉, 고양이를 데리고 온 류안은 들어갈 수 없다. 란 거다. 아까 인터넷 카페에서는 단골손님이라 한번 눈감아주기는 했지만 이곳은 그럴 것 같지 않아서 류안은 노트북을 사는 것을 다음으로 미뤄야 할 상황이었다. 남에게 잠시 맡기거나 동물 보관함에 넣어두는 방법도 있기는 하지만, 초면에 부탁하기는 어렵기도 하고, 동물 보관함도 보이지 않는다. 하긴 여기는 대형 마트나 백화점도 아니니까.

"잘 될까나?"

류안은 잠시 숨을 들이쉬더니, 지나가는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찾아서 잠시 고양이를 맡길 수 있는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고양이를 맡긴 다음에 전자상가에 갈 생각이었다.

"잠시 고양이를 맡아줄 수 있나요?"

"죄송합니다."

"저기, 잠시 고양이를 좀……."

"전 바빠서……."

"저기, 고양이를 잠시만……."

"죄송하지만 제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서요."

역시나 쉽게 맡겨질리 없었다. 계속 거절당해서 기운이 빠진 류안은 다시 한숨을 내뱉었다. 품에 껴안긴 고양이는 어느새 쌕쌕거리며 자고 있었다. 주인이 고생하는 이유를 고양이는 알기는 할까 생각하면서 류안은 고양이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줬다.

 그렇게 계속 전자상가 주변을 돌아다니던 중, 근처 벤치에서 신문을 보는 여자를 발견했다. 신문을 읽고 있으니 어느 정도는 기다려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지 류안은 그 사람에게 다가갔다.

"저기, 죄송하지만 고양이를 좀 맡길 수 있을까요?"

넌지시 말을 던져보기는 했는데, 대답을 못 들었는지 계속 신문을 보고 있었다. 류안이 다시 말을 해볼까 생각하는데, 신문을 읽고 있는 여자의 고개가 살짝 위아래로 움직였다.

"감사합니다. 그럼 고양이는 옆에 놔둘게요."

 그리고 류안은 전자상가로 달려갔다.

  고양이 주인이 고양이를 맡기고 가고, 신문에 얼굴을 파묻던 소녀는 옆에서 자고 있는 고양이를 힐끔 쳐다보더니 자신의 무릎 위에 수건을 깔고 그 위에 고양이를 올려놓았다. 그러고선 신문을 옆에 내려놓고 조금씩 고양이를 쓰다듬었다. 고양이는 부스스 눈을 뜨고 주인이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는 걸 알고 기분이 살짝 나빴지만, ‘잠깐 다녀오는 거겠지’하는듯한 울음소리를 내면서 상관하지 않고 신문의 증시 등락을 보고 있었다.

류안은 전자상가에서 전시되어있는 컴퓨터와 노트북들을 둘러보았지만 전부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할인 코너에 가서 하나하나 둘러보던 중에 괜찮은 걸 발견했다.

"으음, 지금 있는 돈으로라면 저걸로 할까?"

그러면서 류안이 본 노트북은 진열되어져있던 노트북들 중 유일하게 할인을 하고 있었다. 사실 몇 년 전의 노트북이지만, 그래도 30%할인이라는 큰 이득이 있으니 류안은 이 노트북을 사기로 했다.

"이걸로 할게요. 아, 저기 저거하고 저거도 살게요."

"알겠습니다, 손님."

노트북에 마우스와 마우스 패드까지 사고 가게를 나온 류안은 신문을 읽던 소녀를 찾았다. 소녀는 고양이와 친해졌는지 고양이와 놀아주고 있었다. 고양이와 놀아줄 때마다 활짝 웃으면서 놀아주다가, 류안을 보고는 놀랐는지 얼굴을 붉히면서 신문으로 가렸다.

 "에에, 저기요."

"응?"

"고양이를 돌봐줘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가 가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고양이를……. 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러면서 류안이 고양이를 가져가려고 손을 뻗자, 소녀가 고양이를 쓰다듬다가 시무룩해져버려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그런 소녀를 본 고양이는 자신을 향해 손을 뻗는 주인을 향해 '할퀴기 준비 자세'를 취하고, 부모가 자식을 꾸중하는 눈초리로 "냐아-!!"하고 소리내기 시작했다. 류안은 고양이의 행동이 '더 이상 건드리려 하면 네놈을 발톱 갈기 전용 침대 대타로 쓰겠다!'란 뜻을 몇 번 당해봐서 알고 있었기에 황급히 손을 뒤로 뺏다. 주인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고양이가 주인과 같이 가는 것을 거절하는 것 때문에 류안은 고양이와 놀고 있는 소녀 옆에 앉아서 30분 넘게 소녀와 고양이가 노는 것을 관람했다. 그렇게 놀다가 옆의 류안을 본 소녀가 잠시 머뭇거리다 고양이를 들어 류안에게 내밀었다. 하지만 고양이는 영 싫은 모양인지 주인을 노려봤다.

"고양이, 고마워."

소녀는 고양이를 돌려주고 고양이에게 웃어준 뒤 떠났다.

 고양이는 류안의 머리를 발바닥으로 툭툭 쳐댔다. 여전히 기분이 안 좋은 모양이었다.

"이야~ 오늘 하루 동안 한 게 많았네. 이제는 뭐하지? 친구라는 녀석은 못 온다고 하고"

"같이 뭐 사먹으러 갈래? 이 근처에 새로 연 패밀리 레스토랑이 있는데, 맛있는 게 많거든."

"잠깐만 기다려줘, 돈이 얼마나 있었던가?"

반대편에 앉아있던 홍규의 말에 류안은 잠시 지갑을 뒤적거렸다. 그리고 홍규에게 고양이를 던졌고, 고양이는 홍규의 얼굴에 찰싹 달라붙었다. 효과는 굉장했다!

"야! 뭐하느우븝붘컥!"

"냐냐아냐냥!"

"못 온다던 사람이 어떻게 온 거야? 그보다, 언제부터 따라왔었던 거냐? 안 그럼 안 뗀다."

고양이는 어떤 영화의 외계생물처럼 홍규의 얼굴에 착 달라붙었고, 류안은 그런 고양이가 떨어지지 않게 홍규의 얼굴과 고양이를 밀착시켜주고 있었다.

"고양이……. 맡기려고 할 때부터으우어푸억! 헉, 헉, 에고 숨 막혀."

홍규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고양이를 떼어 낸 류안은 버둥대는 고양이를 머리 위에 올렸다.

"일이 있었다며? 다 끝난 거야?"

"일단 가서 얘기하자. 죽는 줄 알았네! 갑자기 그러는 게 어디 있냐?"

  홍규와 류안(과 고양이)은 홍규가 말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토스트를 우물거리며 주문한 것들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레스토랑은 음식 맛도 좋지만 종업원도 예쁘기 때문에 남자끼리 모여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류안과 같은 학교의 학생들도 좀 있었다.

"그래서, 그 일이 뭐였어?"

"가다가 도와달라는 사람이 있었거든."

홍규의 말로는, 지갑을 집에 두고 나왔다고 하면서 택시비가 필요하다면서 자신을 끌어당기는 엄청나게 예쁜 여자를 만났다고 한다. 자신의 팔을 끌어안고 놔주지 않아서 택시비를 5천원이나 줬는데, 택시를 탔을 때 그녀가 품속에서 지갑을 꺼내면서 자신을 향해 웃으면서 떠났다고 한다. 완벽하게 당한 것이었다.

“완벽하게 당했구나.”

“네가 그 요물을 만나보면 안주고 못 배길 거야. 아, 너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아까 그 여자애가 네 고양이를 데리고 있던데, 맡겼었던 거야?”

“아, 맞다. 내가 노트북을 샀는데, 그것 때문에 잠시 맡겼었어.”

그러면서 류안이 내민 노트북을 받은 홍규는 한손으로 노트북을 들고 이리저리 둘러봤다. 긁힌 흔적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먼지는 거의 없었다.

"음, 오래됐어도 청소는 잘 되어있네? 그런데 강의를 들으려고 하는 건 아닌 것 같고, 게임하려고?"

홍규의 질문에 류안은 게임 테스터가 된 일을 말하려다 홍규가 정보를 누출시키지 않을까 해서 화제를 바꾸기로 했다.

"그건 됐고, 너 혹시 그 여자애가 누군지 알아?"

화제를 바꾸려고 고양이를 맡긴 사람에 대해 물어봤는데, 홍규가 시간이 멈춘 듯 몸이 굳었다가 갑자기 흥분하면서 류안의 양 어깨를 잡았다. 그 흔들림으로 고양이는 머리 위에서 탁자로 나동그라져버렸다. 그리고 홍규가 충격 먹은 듯 고개를 푹 숙였다.

 "이럴 수가. 드디어……."

갑자기 홍규가 감동한 듯이 말했다. 누가 보면 사람을 울렸는가 싶을 정도의 목소리였다. 홍규가 고개를 들고 울먹이며 말했다.

"드디어 류안이가, 그토록 여자란 것에 관심 없어하고 여자랑 같이 있어도 무덤덤하기로 유명해서 백마법사라는 소리를 들었던 이 녀석이! 드디어 여자에 관련된 질문을 하는 날이 오는구나!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난 네가 여자에 무덤덤한 채로 살다가 승천하는구나 하고 중학교 때부터 걱정했었다고! 정말 다행이야!"

칭찬인지 욕인지 모를 소리를 하며 흥분하는 홍규의 목소리에 류안은 식당 안의 모든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소리죽여 웃는 사람도 있었고, 좀 더 자세히 들으려고 좌석을 옮기는 사람도 있었다. 누군가는 “저때까지 여자도 안 만나보고 뭘 했지?”하고 말하기도 했다. 정작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이봐, 갑자기 무서워서 물어보는 건데……. 내가 무슨 잘못했어?"

"아니, 전혀 아냐."

그렇게 서로 얘기하는 사이 종업원이 두 사람이 주문한 것들을 쟁반에 담아 탁자에 내려놨다. 류안은 아이스크림과 과자가 들어간 파르페, 홍규는 과일들을 갈아서 얼린 셔벗이었다. 그런데 주문하지 않은 딸기케이크가 류안에게 한 개 나왔다.

"이건 뭔가요?"

"아, 점장님께서 특별히 주셨어요. 그리고"

그러면서 종업원은 류안을 봤다.

"힘내세요. 입니다."

그러면서 종업원은 가버렸다.

"힘내라니, 방금 했던 말이 무슨 뜻이지?"

“아, 몰라도 되니까 괜찮아. 어서 먹자.”

점장은 그런 소년을 보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었다. 점장과 종업원에게까지 동정 받은 류안이었다. 당사자는 느끼지 못했지만.

  류안이 만났던 소녀의 이름은 이화령. 전교에서 성적은 상위권이고, 조용한 성격이라고 한다. 책이나 여러 가지 읽을거리들을 많이 읽어서 독서대회에서 상도 많이 탄다고 한다. 그리고 워낙 말 수가 적고 소심해서 그녀와 대화를 한 사람은 극히 적다고 한다.

"그런데 네가 그 애하고 대화를 하다니, 이 무슨 기막힌 운명이란 말인가? 뭐, 걔를 좋아하는 사람이 꽤 있고 추종자까지 있으니 힘들겠지만, 골키퍼 없다고 골 안 들어간대?"

"그 애가 그런 애로구나. 난 애들 이름을 아직도 잘 못 외우는데 넌 다 잘 아네……."

류안과 홍규는 빙수를 파먹으며 계속 이화령의 얘기를 하고 있었다. 또한 가게의 사람들도 그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둘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내가 여러 가지 정보는 다 수집한다고. 그것보다, 넌 아직도 그렇게 머리가 나빠서야……. 아, 그러고 보니까 운이 좋으면 기숙사 중앙 홀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응? 아 그러네? 우리 기숙사는 남녀 공용이라고 하니까."

 홍규의 말에 류안은 기숙사가 남녀 공용이었다는 걸 떠올렸다. 기숙사는 중앙 홀을 중심으로 양쪽에 남자 기숙사와 여자 기숙사가 따로 배치되어있고, 중앙 홀에서 기숙사 학생들이 서로 만날 수 있다. 각자 다른 기숙사로 가는 것은 학생부 임원이거나 선생님의 허락과 같은 특별한 경우에만 가능했다.

"그러면 또 만날 수 있으려나?"

"뭐, 가능성은 있을 수 있겠지? 그러니까 내가 너에게 데이트 주선을.."

"그런데 여자애들과 놀거나 데이트하는 방법은 뭐야? 어떻게 해야 돼?"

그러자 류안을 제외한 주변의 모두가 휘청거렸다. 하긴 류안은 유치원생 때부터 지금까지 또래의 여자들하고는 말을 한 번도 섞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질문은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주변의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동정심과 한심함이 섞인 한숨을 하게 해줬다.

"한 번도 여자애랑 논다거나 안 해봤어? 또래랑?"

"없는데, 왜?"

류안은 홍규의 질문에 태연하게, 그리고 쉽게 대답했다. 너무나도 쉽게. 주변 사람들마저 기가 막혀하는 반응이었다.

"류안아, 너 이 자식 힘내라. 휴……."

"냥……."

홍규와 고양이는 기운이 빠진 채로 류안의 어깨를 토닥여줬고, 주변 사람들도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정작 당사자는 왜 그러는지도 모른 채 음식들을 먹고 있었다.

  홍규가 계산을 하는 동안 류안은 답답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고양이를 어깨에 태우고 찝찝한 마음으로 패밀리 레스토랑을 나왔다.

“통금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으니까, 어디 또 갈만한 곳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던 류안은 아까 카페 채팅방에서 들었던 걸 떠올렸다.

‘몸 상태에 따라서 게임 속 캐릭터의 능력치가 달라진다고 했던가? 일단 몸이라도 키워야겠네.’

류안이 고양이가 자신의 신발 끈을 우물거리고 있는 것도 모른 채 생각하고 있던 사이, 친구에 대한 얘기가 사실이라고 점원들과 얘기한 뒤 홍규는 ‘그래도 내가 얘를 잘 도와줘야지!’라고 생각하면서 가게 밖을 나왔다.

“어이! 나 나왔다. 이제 어디로 갈까?”

“아, 그게 말이야. 운동을 하러갈까 해.”

“운동?”

오락실에 갈 줄 알았던 홍규는 갑자기 나온 운동이란 말에 조금 놀랐다. 홍규는 여자애 앞에서 잘 모여야 하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하면서 친구를 따라 공원에 갔다.

  강변을 따라 잔디밭이 깔려있고 운동기구가 배치된 공원에는 시간이 남는 아이들이 놀러 나오거나 어르신들이 내기 장기를 두고 있었다. 그곳에 고양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으악! 되게 무거워!”

“냥! 냥! 냥!”

“니양! 니양! 양!”

“왜 나까지 이걸 해야 하는데!”

류안의 고양이의 친구 고양이들을 모래주머니를 사기 귀찮아서 대신에 쓴다고 몸에 태우면서, 아니 붙여서 달리고 있었다. 홍규가 생각하기에는 차라리 모래주머니를 사는 게 나아보이는 운동방법이었다.

“우리 그냥 헬스장에 가서 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이러다가는 몸을 키우기 전에 삭신이 쑤시겠다.”

“헬스장은 고양이를 못 데려가잖아? 게다가 얘들은 잘 떨어지지도 않는다고.”

“아니, 좀 정상적인 운동을 하라고!”

 류안의 운동에 같이 동참하게 된 홍규는 길고양이들을 팔과 다리에 붙인 채로 가볍게 뛰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주변에서는 재미있게 보면서 따라다니고 있었다. 이렇게 길고양이를 모을 수 있는 것은 류안의 고양이가 남는 먹이를 길고양이들에게 나눠주면서 친해지고, 류안이 길고양이들에게 남들 몰래 먹이를 주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고양이를 태우고 운동을 계속 하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고양이 만져도 돼요?”

“와~ 귀여워!”

고양이를 데리고 운동을 해서 그런지 류안과 홍규는 따라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운동을 멈추고 놀아줬다. 고양이들도 그런 사람들이 먹을 것들을 주기 때문에 나쁘지는 않아서 잘 놀아줬다.

  운동을 끝내고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을 때, 고양이들은 서로 인사를 하는 듯 울음소리를 내면서 흩어졌다. 류안의 고양이는 길고양이들과 헤어지고 바람에 흔들리는 강아지풀에 흥분하면서 달려들고 있었다.

“맞다! 생각해 보면 이걸 좋은 연애 수단으로 쓸 수 있겠는데?”

홍규는 그런 고양이들과 고양이를 좋아하는 몇몇 사람들을 보고 손뼉을 탁 치면서 말했다.

“무슨 수단? 잘 모르겠는데?”

류안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홍규는 ‘이 녀석은 왜 연애에는 문외한인걸까’하고 생각하면서 더욱 더 뒷목이 잡혔다.

“오작교처럼 고양이를 이용해서 화령이랑 만나는 거야! 걔도 고양이를 좋아하잖아?”

“오작교는 까치랑 까마귀 아니었나? 게다가 만날 일도 없을 것 같은데?”

 류안은 홍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런 모습에 홍규는 이 녀석을 어떻게 해야 여자 친구를 사귀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도 화령이와 사귀게 되면 그녀의 추종자들 때문에 고생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류안은 그런 친구의 고생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야, 내가 널 위해서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아냐?”

“글쎄다, 난 그냥 이름이 궁금했을 뿐이라고.”

“아아, 그냥 말을 말자.”

홍규는 그러면서 류안에게 꿀밤을 딱 먹이고 한숨을 쉬었다.

  고양이도 주인의 친구와 마찬가지로 한숨을 쉬면서 어떻게 하면 주인을 도울 수 있을지 생각했다. 자신이 주인에게 진 빛도 꽤 있으니 이것으로 갚아야지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봤지만, 별로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았다.

‘주인이 여자에 이름 빼고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는 날은 아직도 멀고먼 거냥?’

고양이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저녁 식사 이전에 돌아가는 일행에 앞장서서 갔다.

 저녁 시간. 이때에는 학교의 통금시간 때문에 학교로 돌아가서 저녁을 먹고 교내에서 자유 시간을 보내다가, 소등 시간이 되면 자는 식이다. 류안과 홍규는 저녁을 다 먹고 씻은 다음 휴게실에서 다른 학생들과 텔레비전을 보면서 쉬고 있었다. 텔레비전에서는 이미 봤었던 방송만 나오고 있었다. 무척이나 한가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화령이라는 애 말이야."

류안의 말이 정적을 깨뜨렸다. 홍규와 고양이는 바로 고개를 움직여 경청하려했다.

'만나보고 싶다고? 드디어 얘가 여자 이야기를 하려는 것일까?'

'이성에는 이름 빼고 관심이 없었던 주인이 드디어 관심을 가지는 거냥? 축하한다냥! 주인! 드디어 꽃다운 시절을 보낼 수 있겠구나냥!'

홍규와 고양이는 비슷한 생각을 하며 류안을 향해 머리를 기울였다.

"지금은 밥 먹고 있나?"

"응? 아, 아아. 글쎄, 아마도 기숙사에서 공부라도 하는 거 아닐까?"

"냐앙? 니햐아아아……."

갑자기 분위기가 쌀쌀해졌다. 왠지 기대하던 홍규와 고양이는 바보천치가 된 기분을 느꼈다.

'그런 거 말고 다른 거에 관심을 가지라고! 아아 역시 이놈은 이렇게 대마법사가 될 놈이란 말인가! 신은 뭐하나! 이런 친구 안도와주고!'

'역시 주인은 이성에 관해서 덜떨어졌구먼. 그냥 내가 까치나 까마귀는 아니지만 오작교 역할을 할까? 어휴, 주인도 다른 인간들과는 달리 별종이라니까!'

  홍규와 고양이는 체념하고서 텔레비전 방송에 집중했다. 왠지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류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난 들어가서 씻어야겠다."

"그래. 응? 으음? 오오! 오오오오옷!"

"니야? 니니니야아앗?!"

류안이 자리를 일어나는 것을 보고 고개를 돌리던 홍규와 고양이는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화령을 발견했다. 저녁을 먹고 기숙사에 갔다 왔는지 교복이 아닌 트레이닝복이었다. 잘 하면 류안과 화영이 만나서 이야기라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 거였다 냥! 아직 세상은 주인이 살 수 있는 세상이다 냥! 이런 치밀한 계획을 세운 신은 정말이지 기막힌 작가가 아닐 수 없다냥!'

 고양이는 류안과 화령을 번갈아보다가 화령을 향해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화령은 고양이를 보려고 고개를 돌렸다.

'좋아, 나이스 어시스트! 여기서는 내가 도와야 한다! 친구의 고교생활, 아니, 류안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

고양이와 홍규는 어느새 류안을 위한 협동작전을 하기 시작했다. 고양이의 울음소리에 화영이 고양이를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난 류안을 봤다. 그러자…….

"어이쿠! 손, 아니 발이 미끄러졌네? 우와아아아아앙!!!!!!!!!!!?"

홍규가 할리우드 액션처럼 넘어지면서 양팔로 화령이가 있는 곳을 향해 류안을 힘껏 밀쳤다. 고양이도 이에 질세라 밀린 류안에게 매달려 몸을 기울이며 중심을 잡아주면서 이동시키고 있었다. 류안은 멋진 콤비플레이로 인해 비틀거리면서 화령이의 앞까지 왔다. 주변에서도 이를 보고 수군거리고 있었다.

"뭐야, 아까 저기에 있었지 않았나? 언제 저기까지 밀렸데?"

"모르겠어. 홍규가 밀치고 저기 매달린 고양이가 쟤를 로봇처럼 조종했잖아?"

"왜 쟤한테까지 밀었대? 이상한 장난치려는 거 아냐?"

"류안이라면 몰라도 홍규라면 가능할걸? 쟤가 그럴 애가 아니잖아."

 주변에서 계속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와도 홍규는 류안만을 노려보고 있었다.

'힘내라 소년! 너의 말에 내 입지가 달렸다! 그러니까 머뭇거리지 말고 인사라도 해! 물론 다른 것도 더 하면 좋고!'

"아, 안녕?"

“안녕?”

 진짜로 인사만 했다. 홍규는 하도 황당해서 말이 안 나왔다. 고양이도 '주인. 힘내라. 그것이 마법사가 되는 길일 지어이니……. 에라이 멍청아.'하고 야옹거리며 머리 위에서 축 늘어져버렸다. 주변에서도 시시하다느니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흩어지기 시작했다. 류안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화영의 앞에 서있었다.

'음……. 그냥 갈까?'

그러면서 류안이 돌아가려고 몸을 돌렸다. 그런데

"저기 말인데……."

갑자기 화영이 류안에게 말을 걸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홍규는 볼을 세게 꼬집어보고 고양이는 자기 꼬리를 깨물어봤다.

'응? 뭐야! 쟤가 먼저 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뭔 일 이냥! 설마 이건 꿈이냥? 꼬리를 물어봐도 아픈 것을 보면 꿈은 아니다 냥!'

 류안은 화영이의 말에 고개를 돌려 그녀를 봤다. 화령은 말은 했지만 망설이면서 고양이만 보고 있었다.

"무슨 부탁할 거라도 있어?"

류안 질문에 화영은 머뭇거리다 말했다.

"고양이, 만져도 될까?"

홍규야, 고양아, 축하한다. 너희들이 뭔가 하긴 한 것 같구나!

"얼마든지"

그러면서 류안은 고양이를 건네줬다.

‘주인,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 냥. 바로 이게 그 첫걸음이다 냥!’

[윤지만]

조언 감사합니다~ 대사의 길이를 늘리고, 제목도 빨리 정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