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이방주 | 날짜 : 13-06-05 08:48 조회 : 1835 |
| | |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성철스님의 법어이다. 이 무슨 말인가? 의문을 가져보는 것만도 의미 있는 일이다.
어깃장을 놓듯이 이렇게 생각해 보자. 산은 부동산이 아니라 그냥 산이고, 물은 수자원이 아니라 그냥 물이다. 맞다. 산과 물은 그냥 자연이다. 자연으로 생각하면 바로 보물이 된다.
염불은 염불이고 잿밥은 잿밥이다. 염불은 염불답게 해야지 잿밥답게 하면 안 된다. 잿밥에 마음이 가 있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무잿밥불"이라 염불하는 낭패가 될지도 모른다.
문학은 문학답게 해야지 정치를 따라가면 안 된다. 예전에는 정치가 문학을 닮으려고 애썼다던데 요즘은 문학이 정치를 흉내내려고 애닳아 있는 것 같다.
교육은 가르치는 일에 충실해야 한다. 학생은 제자가 아니다. 학문의 벗일 뿐이다. 가르침은 벗과 어울려 놀면 되는 것이다. 잿밥에 뜻을 두면 벗과 잘 놀 수가 없을 것이다.
정치도 그 글자가 일러주는 의미처럼 바른 글월을 물이 흐르도록 도랑을 터놓으면 되는 것이다. 뒷날의 표를 의식한다면 그것은 이미 야망에 뜻을 둔 것이다.
염불은 본질이고 잿밥은 야망이다. 야망은 역사를 지배할 수 있지만 역사로부터 추앙 받지는 못한다. 하긴 추앙 받고자 염불을 한다면 그것도 이미 야망이다.
이제는 잿밥에 대한 야망보다 좋은 염불이 역사를 지배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문학이 문학다워져서 문학으로 정치를 배우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
| 임병식 | 13-06-05 10:09 | | 구구절절 옳은 말씀, 더운 여름날 갈증나던 때 냉수 한그릇 먹는 기분입니다. | |
| | 이방주 | 13-06-07 06:47 | | 임병식 선생님 안녕하세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
| | 정진철 | 13-06-06 07:33 | | 선생님입장에서 제자를 벗으로 생각하시다니 훌륭하십니다~ 그런데 일부학생들이 너무 영악해져서리~~ | |
| | 이방주 | 13-06-07 06:50 | | 선생님 아이들이 영악하고 곁길로 나가는 것은 누구에겐가 가르침을 받지 못한 까닭입니다. 친구처럼 조언해 주는 부모든 선생이든 만나지 못한 거지요. | |
| | 일만성철용 | 13-06-06 08:59 | | 글 자체가 한 편의 화두 같습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는 한 편의 위대한 메타퍼이거든요. | |
| | 이방주 | 13-06-07 06:50 | | 선생님 저는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주 씁니다. 용서하십시요. | |
| | 임재문 | 13-06-07 03:05 | | 저도 그 화두 자주 사용합니다. 역시 산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거든요. | |
| | 이방주 | 13-06-07 06:51 | | 임재문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본질을 알라는 말로 이해하고 있는데 잘못이 아닐까요? | |
| | 박원명화 | 13-06-12 10:16 | | 짧고 쉬운 표현이면서도 느낌이 전해지는 게 많습니다. 학생들이 영악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이를 속일 수는 없을만큼 어리숙한데가 있던데요. 공중매체를 통해 본 것 만으로 자신들이 어른 행세를 하고 있지만, 잘 보면 눈에 보이는 것을, 착각속에 사는 것이지요. 아마도! | |
| | 이방주 | 13-06-14 08:03 | | 박원명화 선생님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든 본질을 바로 알고 거기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말썽부리는 아이들일수록 순수하고, 거기에 맞추면 별 실패는 없을 듯 합니다. 선생은 가르치려고 하고 부모는 왜 우리 아이만 벌을 주느냐 하면 가르침이란 없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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