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도에 관한 논란은 일단락되었는데
굳이 이런 글을 써야 하나 하는 주저함이 있었지만
합리적인 추론을 모토로 하는 정론직필 카페이므로
한 점의 의혹도 없애기 위해 올립니다. 이하 평어체로 씁니다.
요수님은,
북미조선설, 만리장성의 위치왜곡설, Paris 의 지명이동설,
요수와 베링해의 명칭 바꿔치기설, 영길리국의 광동부근위치설 등
일반상식에 반하는 많은 주장을 하였다.
이러한 주장들로 정론직필 카페는 한동안 시끄러웠다.
그러나 Paris 와 iesso 라는 명칭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다음 4가지의 근거에 따라 Paris 와 iesso 에 관한 요수님의 논리는
간단히 부정되고 말았다.
1. Paris 를 Parias 와 동일시하는 것은 오류라는 직필님의 지적
2. iesso 라는 용어는 홋카이도를 의미하는 명칭이라는 직필님의 지적
3. 부산대학교 지리학과 정인철교수의 iesso 에 관한 논문
4. 16세기 이전의 고지도는 ‘지도가 아니라 그림’이라는 아무리님의 정의
요수님의 주장에서 중요한 근거 중의 하나인
iesso(요수님은 요수해협의 명칭이라고 주장?)에 관한 주장이
오류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요수님의 다른 많은 주장마저 신빙성이 결여된 황당한 요설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이러한 결말이 개운하지가 않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1) 학술지(학위) 논문은 과연 진실만을 기록하고 있는가.
2) 16세기 이전의 고지도는 지도가 아니라 한낱 그림에 불과한가.
3) Paris, iesso 라는 지명이 16세기 여러 고지도에서
현재의 위치가 아닌 다른 위치에서도 발견되는 이유는?
(Parias는 라틴어로 미지의 땅이라는 의미라고 확정되었으므로 제외)
먼저, 상기의 1)과 관련하여 생각하여 보자.
우리는 학위논문이나 학술지논문 등이 진실 또는 사실만 기록된 것처럼 알고 있지만
실지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학위논문이나 학술지논문은 다음과 같은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
a. 논문주제가 독창적일 것
b. 주관처에서 요구하는 외형적인 형식에 맞을 것
c. 논문 내에 논리적 비약이나 자체 모순이 없을 것
d. 참고문헌을 충실히 기록할 것
따라서 학위논문이나 학위지에 게재된 논문은 해당주제에 관하여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더 많은 자료를 찾고, 더 잘 정리하였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진실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인 것이다.
대개의 학위논문이나 학위지에 게재된 논문은
참고문헌을 인용하여 해당 논문의 당위성을 보증하는 방식,
이른바 어깨보증으로 권위를 인정받는다.
물론 참고문헌의 논문은 그 이전의 참고문헌으로 어깨보증 받는다.
요수님의 ‘iesso=요수(해협)’ 라는 이론을 부정하는데 사용한 근거는
부산대학교 지리학과 정인철교수의 iesso 에 관한 논문이다.
본 논문에서는 17~8세기의 지도와 현대지도의 유사성을 거론하고
17~8세기의 지도에는 iesso 라는 지명이 현재의 홋카이도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16세기의 고지도에 등장하는 iesso 라는 명칭도 홋카이도라고 결론짓고 있다.
이러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iesso 라는 명칭이 16세기 고지도에서
북미와 인접하게 그려진 것은 유럽인의 무지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실이 그러하다면
16세기 이전에 유럽인은 아시아와 신대륙에 얼마나 무지하였는가를
구체적인 사례로 밝혀주었으면 좋았겠는데 아쉽게도 그에 관한 부분은 볼 수 없었다.
순전히 정인철교수 개인의 생각에 의한 단정뿐이다.
더구나 17~8세기 지도는 지명이동을 위해서 조작된 것이라는 것을
요수님이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
2)와 관련하여 아무리님은,
고지도는 군사용지도(항해용지도)와
지도제작자가 단순히 상상력으로 그려놓은 고지도로 구분되는데
요수님이 제시한 지도는 후자라고 단정하고 있다.
즉, 지도로서의 가치가 없는 그림이라고 본 것이다.
그런데 요수님이 제시한 16세기 고지도는 현재 통용되고 있는
지리상식과 외형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즉, 실측하지 않고 단순히 상상력으로만 그렸다고 하기에는
너무 정밀하고 그 외형마저 실지모습에 가까운 것이다.
동양인이 그린 곤여만국총도, 천하전여총도,
혼일강리역대국지도 등도 실지모습과 매우 비슷하다.
당시의 항해기술로는 원양항해가 가능하지 않다는 아무리님의 설명에 의하면
이런 고지도의 존재는 참으로 불가사의하다.
이처럼 실지모습에 가깝게 그릴 수 있는 상상력이 과연 존재할까?
학술적으로 갈 것도 없이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기원전부터 인류는 수많은 정복전쟁을 다녔고
그 거리는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수개월을 행군하는 장거리전쟁도 많았다.
장거리원정에서 현지인을 향도로 고용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러하다면,
다른 나라의 지리에 관한 실측된 현지지도도 없이 원정을 나갔다는 것은 사실 믿기 어렵다.
기원전부터 지도기법은 발달해야만 하는 것이다.
네비가 개발되기 전, 우리는 길 찾기에 얼마나 애를 먹었는가.
수없이 다닌 길도 갈 때마다 헷갈렸고, 이정표가 없는 길이라면 더욱 헤매었다.
현대처럼 사통팔달 고속도로, 지방도로가 없던 옛날에는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요수님이 제시한 16세기 고지도가
'지도로서의 가치가 없는 단순한 상상력에 의한 그림이다' 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군사용(항해용)지도를 함께 제시하였다면 더 설득력 있는 설명이 되었을 것이다.
16세기 군사용 지도는 이제 소수만이 독점하는 특별한 비밀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3)과 관련하여 직필님은,
Parais 를 현재의 프랑스 Paris 라는 도시의 지명과 동일시하는 것은
학문연구의 기본부터 결여되었으므로
요수님의 다른 주장도 마찬가지로 일고의 학문적 가치가 없다 라는 지적을 하였다.
이러한 지적은 타당하다.
그런데 직필님이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Paris 라는 지명이
16세기 고지도에는 왜 남미대륙에 씌어져 있었는지를 함께 설명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요수님이 제시한 고지도는 어쨌든 16세기 유럽인이 만든 고지도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누가 무엇 때문에 왜?
여기서 또 하나 드는 의문은
과연 위키백과의 설명이 모두 옳음을 전제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모든 지식은
수백년 동안 하나의 논리체계를 이루고자 다듬어져 왔을 것이다.
즉, 모순된 점은 계속하여 수정하고 또 수정하여 최종적으로 확정된 이론이
현재의 보편지식인 것이다.
그 보편지식을 만든 사람은
바로 현재의 보편지식으로 확정하기 위하여 노력한 사람들일 것인데,
요수님의 주장에 의하면,
그 사람들은 바로 16세기의 고지도를 이용하여 17~8세기 조작이론을 만들고
그 이론을 바탕으로 현재 통용되는 보편지식을 만든 사람으로 된다.
따라서 요수님의 이론을 반론하기 위하여
요수님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한 지도나 지식을 동원한 것은 아쉽다.
요수님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한 자료를 제외한
다른 자료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이유가 제시되었더라면
요수님의 주장은 완전히 근거 없는 요설임이 증명되었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고지도 논란은 일단락되었지만 뒷맛은 개운하지가 않다.
첫댓글 한달동안 요수님은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하고 돌아오겠죠..요수님도 상대하는법을 깨우칠듯
좋은글 추천합니다.
첫 단추 잘 못꿰어진 것이
자리메짐 되는 과정이 참으로 길었다는 생각입니다.
또 다른... 핵심에서 벗어난 반론이나 반증으로 달구어진 후라이판이 되지 않길 바래봅니다.
정일품님은....학문적 방법론이 무엇인지 좀 아시는 분 같습니다만....
그러나 정론직필 주장의 논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약간 오해를 하신듯 합니다.
-----
Paris 를 Parias 와 동일시
-----
위 문제는.....고지도에 Paris 가 몇개가 나타나는가 하는 문제와는
사실상 거의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
왜냐면.....Paris는 단지 도시 개념이지만
그러나 Parias는 결코 도시 개념이 아니라, 거대한 대륙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그것을 구분하지 못하여 헷갈렸을 정도라면
그건 학문의 기본이 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이지요.
왜냐면....이미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Parias의 개념이 무슨 의미인지 충분히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iesso 와 "요서"와의 관련성 문제는....
그 문제를 주장하고자 한다면.....실로 엄청난 논증과정을
필요로 하는 문제임을.....학문적 방법론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라면
아마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선, 어휘들의 언어 변천사부터 공부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그래서 iesso 가 도대체 어떻게 실제로는 "요서"라는 지명에
해당하는지를 입증해야만 합니다.
그런데...요수님은 단지 발음이 비슷하니 iesso 는 "요서"라고
간단히 자기 멋대로 "비정"하고 만 것입니다.
그건 도무지 학문적 방법론과는 거리가 먼 일이지요.
정론직필은 바로 그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참고로....
정론직필도....무수히 많은 학위 논문들 중에도
사실은 진실과 거리가 먼 것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소위 "세계적 석학"이라고 하는 자들의 논문들 중에도
터무니 없는 논리비약적 잘못을 저지른 것들도
의외로 많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지요.
그래서...정론직필도 소위 "논문"이라고 하는 것들에 대해
거의 신뢰하지 않는 편입니다.
다만, 정론직필이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적어도 학문적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면
학문적 방법론에 맞게 논리를 구성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정일품님의 예리한 지적에 동의 합니다
정일품님 이런글 보다는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입니다.
저는 아전인수라는 생각만 듭니다.
학문을 한다는것은 한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겠다는 마음이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전인수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문에 감정적으로 접근하는것 같습니다.
감정적으로 접근하면 끼어맞추기로 갈거같네요.
고지도 논쟁이 이대로 끝나서 아쉬운분들은
요수님이 주로 활동하는곳으로 보이는
다음카페 <지구조선사연구회>에 가입하셔서
거기서 아쉬움을 달래세요
여기서 시끄럽게 하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