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세명이 한잔 하는 자리인데,
어김없이 '영욱'이놈이 찾아왔다.
놈은,
술 한번 사는법 없고
담배는 늘 얻어 피우고
노래방에서는 혼자 마이크를 잡고 있고
물론 택시비도 한번도 내본적이 없는 놈이다.
내친구의 친구인 녀석은 보기만 해도 얄밉다.
술자리 내내 놈을 골탕먹일 방법을 생각해봐도,
묘수가 떠오르질 않는다.
뜨거운 도가니탕을 들어 부을수도 없고...
한친구가 화장실에 간다.
내가 곧바로 따라 일어섰다.
친구와 나란히 서서
친구의 물건을 흘끔 거리면서
운을 떼었다.
"2차는 '영욱'이놈 한테 사라고 하자 ."
내말에 친구가 시큰둥 하다.
"그자식이 언제 술 사는것 봤냐 ?"
내가 제의했다.
"네가 '영욱'이놈한테 술을 사게 하면,
내가 너한테 수석 한점 준다."
나는 이친구가 수석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걸 안다.
"그게 정말이지 ?'
..........
"속고만 살았냐 ?
그런데 '영욱'이가 30 만원 이상은 쓰게 만들어야 한다."
친구가 내맘이 변할까봐 얼른 대답을 한다.
"알었어.
내게 방법이 있어."
우리는 술자리에 돌아와 앉았고,
얼마후에 그친구가 '영욱'이를 밖으로 불러낸다.
"오늘 2차는 내가 쏜다."
'영욱'이놈이 돌아와 자리에 앉으면서 큰소리를 친다.
"어...!
정말이냐 ?"
자리에 남아 있던 또한사람.
'영욱'이 친구이기도한 내친구가,
'저놈이 정신이 나갔나.?' 하며
....
반신 반의 믿기지 않는 눈치이다.
우리는 기꺼이 2차로 자리를 옮기었다.
'영욱'이가 단란주점으로 앞장을 선다.
단란주점 마이크를 '영욱'이놈이 독점하고
개폼을 잡았지만...
놈이야 개폼을 잡든 말든....
나는 양주를 입에 털어 넣으며
'영욱'이놈을 털어 먹는다는것이
너무 너무 꼬시었다.
'영욱'이놈에게 거금을 쓰게하여
놈을 골탕 먹이는데 성공 한것이다.
친구의 칼을 빌린,
36계중 제3계인,
'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는
훌륭하였으며 목적을 달성하였다.
진짜로 놈을 죽일수야 없지만..
그놈 입장에서 그정도 거금을 썼으니
죽은거나 진배없다.
지금쯤은 엄청 속이 쓰릴게다.
...................................
그런데 오늘은 내가 속이 쓰리다.
술 때문에 속이 쓰린게 아니라
이제는 내가 친구에게 주어야할
수석때문에 속이 쓰리다.
.........
허나 내 속이 쓰린것보다는그놈 속 쓰릴것 생각하니
꼬시기만 하다.
그친구는 '영욱' 에게 도대체 무어라고 했길래
자린고비인 놈이,
서슴치 않고 거금을 썼을까 ?
그것이 또한 궁굼해진다.
....................
영욱이 놈을 벳겨 먹은건 확실하니
그 또한 내 알바 아니나....
어째 내가 본전 생각이 나고
내가 내 발등 찍은것 같은 느낌이다.
첫댓글
자업자득(自業自得)이요
자승자박(自繩自縛)이로구나 ㅋㅋ
어째 얘기가 그런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네요..ㅎ
다른 사람을 골탕 멕이려면...
나도 희생이 뒤따르는법 ..ㅎ
@비온뒤 자연스러운 귀결입지요.
친구분께 자린고비 영욱이란 분이 왜 거금을 들여 술을 샀는지 그 경위를 알아보시고 살짝 귀뜸해주시면 그 은혜가 백골난망이겠습니다.
워낙 궁금해서요.
아 뻔한것 아닙니까? 읍내 술집 마담하고 역어주겠다며...ㅎㅎ
@음유시인
아!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곡즉전
곡즉전님의 궁굼증을 풀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음유시인 아..!
그것이 음유시인니미의 탁월하신 방법이시군요..ㅎ
읍내 술집 마담 요?
저라도 술 사겠습니다.ㅎㅎ
그런일이 있었다면...
등애가 수석 한점을 아까워 하겠습니가..ㅎ
ㅎㅎ
어쩔 수 없이
영욱님의 뒷 사연을 써야 할 것같습니다ㆍ
차도살인지계ㅡ는
유비가 썼던 전술 아닌가요
그리 하겠습니다..
어쩔수 없이..
무슨 말로 꼬드겼기에 자린고비님이 비싼 술 사셨을까 궁금.
나중에 알고보니...
녀석이 욕심이 나도록 모종의 제안을 했더군요.
제 생각엔
친구분이
수석을
얻기 위해서
영욱친구에게
술을 사라~~~~
돈은 내가 줄께^^
ㅎ
저도 그생각을
윈윈 협상했을듯
발등찍힌건 등애거사님만
호호
ㅎㅎ
이나시엔님이 제 잔머리 보다는 한단계 뛰어넘으십니다.
왜 저는 그 생각을 못하고 혼자 좋아했을까요..?
@정 아 너무 꼬셔 하십니다.
제가 '영욱'이 등쳐 먹어서 꼬신것 보다...ㅠㅠ
수석을 주겠다고 약속하셨으니 어쩌면 30만원 정도의 술값을 몰래 줘서 사는 척하게 하고
친구분은 훨씬 더 비싼 수석을 헐 값에 챙기는 결과를 얻었을지도 모르죠..ㅎㅎ
ㅎㅎㅎ
저만 그 생각을 못 했습니다.
쓰고 나니까 바로 위의 이나시엔님과 비슷한 의견이네요...ㅎ
술은 영욱이가 사서 생색나고
친구는 귀한 수석을 30만원 에 횡제했고
거사님의 수석은 친구의 손에 넘어가고
수석 팔아서 거사님이 술을산거나
다름없는데 영욱이와 친구님은 고수이고
거사님은 하수중에 하수입니다
죄송합니다 웃자고 하는이야기 입니다
하수는 이제와서 후회한들 뭐 하겠습니까?
뭔가 협박 당해서
술 산 느낌..
ㅎㅎ
그놈이 느글 느글해서
그런데 굴할놈은 아니닙다..ㅎ
@등애거사
그럼 이나시엔 쪽으로
무게가 실리네요
ㅋㅋ
@효주 아네스. 촉이 빠른 친구를 두어서 흐뭇해 하시는것 같습니다...ㅎ
아~~넘 궁금하다..
어떤 딜로 술값 계산 되셨을까요?
선친이 모아둔 수석중 친정집에 몇개 있는데 그걸로 거사님과 딜을 해 볼까요?ㅋㅋ
ㅎㅎ 훔쳐 오셔요.
술은 제가 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