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실로암복지관에서 컴퓨터음악을 가르치는 시각장애인 강사입니다. 음악을 사랑하여 지금 이 일을 하지만 전에는 지압원(치료실)에서 일했습니다. 맹학교에서 3년동안 10가지가 넘는 이료과목을 배운 것을 바탕으로 몸과 마음이 아픈 환자분들을 치료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25일에 헌재에서 안마사자격증을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해야하므로 정안인(눈이정상인사람)에게 허용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지금까지는 시각장애인만이 보건복지부에서 인정하는 안마사 자격증을 갖고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직업 선택의 자유 보장 좋습니다. 정안인들에게는 안마사로 일하는 것이 직업입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생존 그 자체입니다. 시각장애인은 하고싶어도 다른 직업을 갖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유일한 직업이 안마입니다. 이것을 정부가 보호해 주지 않으면 시각장애인은 모두 실직자가 될 것입니다. 물론 그 중 몇몇은 운이 좋아 다른 직업을 갖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은 극빈자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이런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려고 하는지 궁금합니다. 기초생활보장비로 70-80만원 주고 모르는척 할 것인가요? 시각장애인에게는 선택의 자유 이전에 생존입니다. 그래서 오늘 30일에는 4명이 한강에서 투신하고, 몇몇 분들은 지하철 선로로 뛰어들었습니다. 단지 직업을 돌려 달라고 목숨을 버리려 했을까요? 사느냐 죽느냐 하는 절박한 마음이 얼마나 컸으면 투신을 할까요? 류시민 장관님이 대체 입법을 연구 해 보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게 시행되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그리고 정말 실행이나 될 수 있을까요? 장애인 의무 고용법이 없어서 장애인들이 놀고 있나요?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 벌금을 내는 사업주가 얼마나 많은지 모르십니까? 저는 법도 잘 모르고, 부자도 아닙니다. 하지만 장애인으로 사회에 폐를 끼치고 살고 싶지 않습니다. 내 일을 하며 떳떳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라가 주는 돈 받아 먹고 근근히 살고 싶지 않고, 내 손으로 벌어 살고 싶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각장애인의 마음입니다. 이 글을 읽고 동감하시는 분들은 저의 글을 다른 많은 곳에 옮겨 주시기 바랍니다. 제 힘으로는 다른 곳에 글을 올리기가 어렵습니다. 꼭 부탁 드립니다. 장애인도 떳떳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맞는 말입니다. 쩝. 근데 우리가 할 수 있는거라곤 오늘 투표하는것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