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부족·높은 모기지 금리 시장 ‘침체’
▶ 7월 가주 주택시장 동향
▶ 남가주 판매 전년비 14%↓, 매입경쟁 속 판매가 상승…LA 중간가 85만달러 돌파
2023/08/21
지난달 캘리포니아 주택 가격은 83만대를 유지하는 고공행진 속에 판매량은 감소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 부족 사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마저 다시 7%대를 넘어서면서 판매 감소 기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에 따르면 지난 7월 가주에서 판매 완료된 기존 단독주택의 판매 중간 가격은 83만2,340달러로 1년 전 83만870달러에 비해 0.2%의 소폭 상승에 그쳤다. 가주 주택 가격이 80만달러를 상회한 것은 4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주택 판매량은 26만9,180채로 1년 전 같은 기간 29만5,770채에 비해 9% 감소했다. 30만채 이하 판매량을 보인 것은 지난달을 포함해 연속 10개월째다.
주택 가격의 고공행진과 판매량 감소 현상은 남가주에도 그대로 재연됐다. 지난달 남가주에서 판매된 주택의 판매 중간 가격은 83만달러로 1년 전 80만8,000달러에 비해 2.7% 상승했으며, 주택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14%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도표 참조>
남가주 카운티별로 판매 중간 가격을 살펴보면, LA카운티가 85만1,540달러로 전월에 비해 2.3%, 전년 대비 0.6% 상승했으며, 오렌지카운티 130만달러, 샌디에고 카운티 96만9,020달러, 벤추라 카운티 92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5.6%, 4.2%, 0%로 각각 상승 또는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리버사이드 카운티는 61만5,000달러, 샌버나디노 카운티 48만5,000달러로 전년에 비해 1.6%와 1% 각각 하락했다.
지난달 주택 판매량은 남가주 카운티 모두 감소를 보였다.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23.5% 급감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뒤를 이어 벤추라 카운티 19.4%, LA 카운티 16.2%, 리버사이드 카운티 15.6%, 오렌지카운티 11%, 샌디에고 카운티 4.9% 각각 감소했다.
CAR은 “주택 가격의 상승폭이 크게 줄면서 안정화에 접어들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판매량 하락폭도 1년 만에 10% 이하로 떨어져 회복의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여전히 잠재적 주택 구매 수요가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라는 게 CAR의 시각이다.
하지만 극심한 매물 부족은 가주 주택 시장이 회복세로 가는 길목을 막고 있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신규 리스팅 주택 매물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나 급감한 상태다. 지난 2021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의 매물 감소세다. 주택 매물이 적다 보니 주택 구매자들 사이에 ‘비딩(bidding) 경쟁’이 나타나면서 주택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동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남가주를 비롯해 가주 주택 시장에서 판매 감소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소유주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매물이 나오지 않는 데는 높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자리잡고 있다. 5월말 7%대로 치솟은 모기지 금리는 지난 주 다시 7%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은 모기지 금리에 주택 소유주들은 매물을 시장에서 거둬들이며 관망하고 있어 매물 부족 현상의 해결 기미는 요원해 보인다.
CAR의 조던 르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매 수요는 상존하고 있으며 주택 가격 안정세로 구매 자신감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말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올해 겨울 시즌 주택 매매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