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전통적 장례법 ‘다비(茶毘)’
불교에서 ‘다비(茶毘)’는 전통적으로 시신을 화장하는 종교의식을 말한다. 산스크리트어 자피타(Jha-pita, 팔리어 jhāpeti)를 음역한 말로서 분소(焚燒), 연소(燃燒) 등으로 의역된다. 다비 의식은 부처님의 열반을 앞두고 제자 아난이 여쭌 질문에 대하여 부처님이 설한 장의법이 불가에 널리 유포된 된 것에 유래한다.
다비를 행하는 절차와 의례를 '다비법'이라 한다. 전통 다비법은 다비장(茶毘場)에 오방번(五方幡)을 설치하고 무상계(無常戒)를 송(誦)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시신의 머리와 몸, 손, 발을 씻는 삭발, 목욕, 세수, 세족(洗足)을 하고 옷을 입히는 착군(着裙), 착의(着衣), 착관(着冠)을 한 후 정좌(正坐), 안좌(安坐) 의식을 행한다.
시식(施食)을 시작해 다게(茶偈), 보공양진언(普供養眞言), 심경(心經), 소재주(消災呪), 표백(表白) 등을 한다. 그리고는 입감(入龕), 기감(起龕)하고, 영결을 마치고 노제를 지낸다. 다비장에 다다르면 소대(燒臺)앞에서 거화(擧火), 하화(下火)한 후 유골을 수습하는 것으로 다비를 마친다.
다비 의식은 살아서 지은 업력(業力)에 따라서 변화하는 것이라는 불교의 교설과 맞닿아 있다. 선업(善業)을 닦아야 극락왕생할 수 있다는 불교의 생사관(生死觀)과 연기(緣起)에 입각한 불교 장례의식이라는데 큰 뜻이 있다.
다비를 마치면 사리(舍利)를 수습하고, 사리를 안치한 묘탑을 세운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열반 후 사리(진신사리)를 모신 것을 솔도파(率屠婆, Stupa) 또는 탑파(塔婆)라 했다. 이는 후대에 ‘탑(塔)’ 또는 ‘불탑’으로 불려지고, 이는 다시 승탑, 부도(浮屠) 등 다양한 별칭으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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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열반을 앞두고) 제자 아난이 거듭 세 번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멸도 후 장법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셨다.
“전륜성왕의 장법을 따르라.”
아난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전륜성왕의 장법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전륜성왕의 장법(葬法)이란 우선 향물(香湯)로 몸을 목욕시킨 후 깨끗한 천으로 감싼 후
금관에 넣고 마유(麻由)를 붓는다. 철로 만든 곽에 넣고, 전단향으로 만든 관에 다시 넣은 후
여러 가지 향을 쌓아 넣고는 다비(茶毘)하라.”
《장아함경, 유행경 遊行經》
[출처] 불교의 전통적 장례법 ‘다비(茶毘)’|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