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하신 분들
악수, 더산, 술꾼, 초보, 캐이, 아사비, 토요일, 칼바위, 제임스, 두루
◈ 후기
제너두리조트의 끝까지 들어가 택시를 내려 입구에서 걸어온다는 일행들을 기다리다 능선으로 붙어 상큼한 잣나무 지대를 따라가면 대기는 알싸하지만 늦가을의 완숙한 숲이 기분 좋게 펼쳐지고 햇살은 부드러워 절로 탄성이 나온다.
벌목들을 피해서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치고 두루뭉술한 잡목 숲에 작은 정상 판과 표지기 몇 장만이 걸려있는 주봉(x827.3m)을 넘어 흐릿해진 능선을 찾아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골프장으로 내려간다.
도로를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다시 도로를 건너고, 벌목된 임도로 들어가 스키장 능선으로 붙어 마른 가지에 뺨을 맞으며 잡목들을 뚫고 수리정 정자에 낡은 심각점이 놓여있는 술이봉(888.2m)으로 올라가 휘날리는 인공 눈을 맞으며 소주와 막걸리로 얼은 몸을 녹인다.
눈길에 푹푹 빠져가며 성목재를 건너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을 지나 낡은 삼각점(401재설/77.8건설부)이 놓여있는 927.4봉을 넘어서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연신 사면에서 더덕을 찾는 일행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백덕지맥을 따라간다.
준비한 먹거리도 없고 게다가 라면을 끓일 일행들은 훨씬 뒤에 떨어져 있어 점심은 아예 포기하고 희끗희끗 쌀가루처럼 날리는 눈을 맞으며 산죽 숲으로 이어지는 유순한 산길을 타고 등산로와 만나서 마을 사람 몇 명이 더덕을 찾는 헬기장을 지나 오랜만에 낯익은 청태산(x1194.2m)으로 올라간다.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막걸리 한 컵 마시고 600미터 떨어진 1등산로 들머리로 돌아가 나무 계단들을 타고 뚝 떨어져서 휴양림 매표소를 지나 도로를 따라가 영동고속도로를 삽교육교로 건너서 민가 뒤의 밭에서 사면으로 붙는다.
곳곳의 굵은 올무들을 보며 능선으로 붙어 생각지도 않았던 주황색 표지기들을 보며 잡목들을 헤치고 올라가 무슨 용도인지 녹색 그물망들이 깔려있는 황토 지대를 만나서 빽빽한 송림을 간신히 몸으로 뚫고 통과한다.
가시나무와 덤불들을 헤치며 역시 두루뭉술한 숲 공터에 폐 삼각점이 놓여있는 자주봉(887.6m)으로 올라가 한숨을 돌리고 서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능선을 줄곳 따라가니 볼 것은 없지만 인적 드문 한적한 능선이 이어진다.
갈림 길들을 조심하며 묘 지대들을 지나고 더덕을 얼마나 심었는지는 몰라도 개 조심, 형사 고발, 피해 청구 등 살벌한 경고판들이 줄줄이 걸려있는 그물 망 따라 632봉을 넘고 빽빽한 가시덤불을 피해 밭으로 내려가 석문천을 골말교로 건너서 산행을 마친다.
아침에 이용했던 택시를 불러 삼삼오오 흩어졌던 일행들과 둔내에서 만나 다행히 손님이 한명도 없었다는 손짜장 집에서 코로나 걱정을 덜고 향 좋은 생 더덕주를 만들어 뒷풀이를 하고는 얼큰히 취해서 서울로 돌아온다.
첫댓글 행복입니다
그렇지요...
우린 삽교육교로 능선따라서만 갔는데~ 휴양림은 못보고....종일 굶고도 산행 잘하시네요~ㅠ 배불러 암 생각이 없던데
굶는데는 이골이 났어요...^^
대부대가 갔었네요.눈도 보시고,,,청태산은 모데미풀의 기억이 더 납니다.
내년엔 모데미풀보러 가야쥬~
전에는 못 느꼈는데 큰산이더군요. 모데미풀은 사진 올려주셔서 봤습니다.
들머리서 보고 날머리서 보고..
택사 첫차를 같이 탔어야 요런사단 안일어나는건디..
ㅎㅎ 인원이 많아서리...^^
대~단한 철각이십니다.^^
별 말씀을요. 자주 뵙으면 좋겠습니다.
@킬문 춥고 배고픈 하루였슴돠. 담엔 쫌 드시면서 걸어주셔요 ㅠ
@제임스 ㅎㅎ 미안했어요...자주 같이 걸어봅시다.
ㅋ 얼마나 행복했을까 산행기를 읽어보니
점심도 못드시고 산행하셨네요
이제는 산욕심도 좋지만 먹는 욕심도 조금 부리셨으면 좋겠습니다...마치 송년산행인듯 많은 인원이 잘 다녀오셨습니다
같이 간 사람들 믿고 아무것도 안 가져갔지요...^^
후기 즐감 해요 청태산은 알겠고 나머지 산은 잘 모르겠어요 ㅎㅎㅎㅎ
ㅎㅎ 지도에 나오는 산들입니다...^^
좀 기다려 같이 가시지 않구여. ㅜㅜ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