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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66회 :: 그녀석들과의 전쟁 】방송일: 2005.03.03.
극본 최 수 영
씬1/ 고기집 (N/ENG)
회식자리. 부장과 남자사원들 대여섯명 있는 중에
여자는 지영과 여사원 둘이다.
적당히 흥겨운 가운데 부장, 흐뭇한 듯
부장 여러분들이 바쁘셔서 그렇지, 나야 불러주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지갑 열 준비가 돼 있지~
여사 부장님 멋있어요!
지영 부장님 최~~고! 삼인분 더 시킬까요?
부장 (흔쾌히) 어~ 그래그래!
이때 부장 옆자리에 앉아있던 춘식,
은근한 말투로 부장에게
춘식 여기선 그만 하시고 2차 가시죠. 제가 좋~은데 개발해 놨는데.
부장 (은근히 좋은 듯) 그래?
지/여 (눈치채고 차! 흘기는)
지영 (알면서) 좋은 데 어디요?
춘식 (위하는 척) 크.. 이쁜 아가씨들은 밤늦게 다니시면 안되지~ (시계보고) 어유! 벌써 아홉시네?
지영 (얄미운)
씬2/ 원룸 주방 (N)
미자와 윤아, 흥분한 지영의 얘기를 듣고있다.
지영, 물 벌컥벌컥 들이키는
미자 승급시험 잘봤다며.. 근데 무슨 걱정이야~
지영 시험 말고도 인사고과를 잘 받아야 되니까 그렇지~ 남춘식 그 자식 일요일 아침엔 뭐하는 줄 아니? 차장님 집앞에
농구공들고 찾아간대~
미자 진짜?
윤아 그런 놈 꼭 있어~ 우리 회사는 남자들끼리 골프치러 다니는 건 보통이고, 사장님 아들 과외해주는 놈도 있다 야.
미자 (놀라운) 진짜?? 그럼 왕따 안 당하나?
윤아 선배들한테두 잘 하지~ 은근슬쩍 형형 하믄서 얼마나 친한 척 하는데~ 여자들 애교는 암것두 아니야~ 그러믄서
여자들이 장난이라도 선배들한테 오빠 해봐~ 불여시라고 아주 난리가 나지.
미자 (엥?윤아보며) 오빠?? 그건 좀 그렇다.
윤아 뭐~ 친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남자들이 형형 그러면 인간적인 거고, 내가 오빠라 그러면 여시떠는 거냐?
미자 그래도 오빤 좀 그런데?
지영 (주먹으로 내리친) 이번엔 나두 가만 안있을 거야. 누군 뭐 못해서 안하냐구? 좋다 이거야! 나두 인간적으로
해보겠다구~
비장한 지영. 미자와 윤아, 호~ 과연.. 보는 표정에서
타이틀 - 나는 언제나 페어어이고 싶다
씬3/ 방송국 엘리베이터 안, 앞(D/ENG)
엘리베이터에 사람들이 제법 꽉 탄다.
현우, 버튼 누르는 쪽 뒤 중간쯤 서 있는데..
미자 (OFF) 잠깐만요!
현우, 엇! 재빨리 뒤쪽에서 팔을 뻗어
열림버튼을 누르고 미자, 급하게 타는
미자 (대충 아무나 보고) 감사합니다-
이때 띠---만원경고음.
미자, 어? 창피한 듯 할 수 없이 내리는데
현우도 사람들을 비집고 내리는
현우 잠시만요- 죄송합니다-
미자, 그제서야 응? 현우를 본다.
엘리베이터 문은 닫히고
미자 타고 계셨어요?
현우 (어색) 네..
미자 근데 왜 내리셨어요?
현우 (살짝 쑥스러운 미소 보이며) 미자씨 혼자 내리면.. 심심할까봐..
미자 (허! 웃음난다) 뭐가 또 심심해요~ 엘리베이터 내리는데~
미자, 황당하면서도 즐겁다는 듯 웃으면
현우도 쑥스럽지만 즐거운 듯한 미소
현우 그러게요..
미자 커피 한 잔 하실래요?
현우 (반짝) 예.. 그러죠..
이때 지영 (OFF) 미자야!
하며 지영,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지영 잠깐만.
하며 어디론가 걸어간다.
미자, 어? 하더니 현우에게 간단히 목례하고는
지영을 따라간다.
현우, 아... 아쉬운..
씬4/ 방송국 화장실 (D)
흥분한 지영, 미자에게 얘기하면서 들어오는
지영 자기네들끼리 낄낄거리면서 나만 모르는 얘길 하는데, 어후... 도대체 뭘 하고 놀았는지..
미자 진짜 꼴뵈기 싫었겠다.
지영 그 왜~ 공범의식같은 거 있지? 같이 나쁜 짓 하면 더욱 더 끈끈한 결속력 생기는 거. 그딴 걸루 서로 똘똘
뭉쳐 있대니까?
미자 니네 파트는 간부들이 다 남자니까.. 너 빨리 커서 여자간부돼라.
지영 아 키워줘야 크지! (씩씩대다) 나두 서서 오줌눈다구 그러면 키워줄까?
미자 (차! 웃겨서 탁 때리며) 야아.
씬5/ 거실 (D)
할머니셋, 화투치다가 치우는 분위기
영숙 (허리 두드리며) 아이구우.. 아이구 허리야.. (심각한 듯) 아유.
영옥 왜? 많이 아프냐?
영숙 (아픈 표정으로 갸웃) 아우.. 파스라도 붙여야지..
영옥 에유.. 내가 괜히 한 판 더 하자 그랬나부다. (영숙 일으키며) 일어나봐.
영숙, 영옥의 부축을 받아 일어나
둘, 방으로 들어가고
혜옥도 천천히 뒤따라 가려는데
이때 방에서 거실로 나오는 우현
우현 사돈어른!
혜옥 (돌아보고) 응? 나?
우현 네. 이런 건 좀 치워주세요~ 재밌게 노시고 깔끔하게 치우면 더 좋잖아요~
혜옥 어..
혜옥, 약간 기분 언짢은데 주섬주섬 치우는데
산쵸, 느긋하게 TV켠다.
혜옥, 어쭈.. 곱지 않게 우현을 보다 TV를 보는데
응? 관심가는 표정이다.. 먹고싶다..는 표정
혜옥 와... 사돈. 우리도 오늘 점심 저 칼국수 해먹는 거 어때?
우현 (혜옥 보지도 않고 TV만 보며) 저거 언제 반죽해서 밀구 그래요..
혜옥 내가 반죽할게~
우현 (픽 가소롭다는 듯한 웃으며) 아휴, 접때 만두 빚을 때처럼 온 부엌에다 밀가루로 난리치실려구요?
혜옥 (띵~) 뭐?
이때 영옥과 영숙, 방에서 나오는
영숙 (허리 만지며 편한 표정) 아이구.. 이거 시원하네..
영옥 사돈, 우리 점심때 수제비나 해먹을까?
우현 수제비요?
영옥 어제 바지락 사논 거 있잖아~ 반죽은 내가 할테니까~
우현 (발딱 일어나며) 아니에요~ 제가 할게요! (주방쪽으로 가며) 와.. 맛있겠다! (주방으로 들어가고)
혜옥 (어머? 기가 막힌 듯 우현보다) 언니, 사돈말이야~
영옥 사돈이 뭐.
혜옥 내가 좀 정신이 없다구 나만 무시하는 거 같애.
영옥 (한심) 쯧쯧.. 사돈이 뭘 너를 무시허냐.
혜옥 아까두~ (깜빡) 아까 뭐였지? 방금 뭐라구 무시했는데..?
영옥 방금 뭐어!
혜옥 방금 뭐라 그랬는데?
영숙 저거 고스톱칠때 깜빡깜빡 졸더니, 또 꿈이랑 헷갈리나부다.
혜옥 꿈 아니야~
영옥 아유 시끄러! 헛소리할 시간 있으면 가서 사돈 일하는 거나 도와!
혜옥 (씨..) 내 얘기는 다 무시해. 다..
씬6/ 헬스장 (N/ENG)
미자와 현우, 운동하며 얘기중
미자 (다소 흥분) 진짜, 남자들이 작정하고 아부떠는 거는 여자들이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니까요?
현우 본인은 얼마나 처절하겠어요.. 가장이라 처자식 먹여 살려야하는 책임에..
미자 어머머! 같은 남자라고 편드는 거 봐! 전 적어도 지피디님은 페어플레이어라고 생각했는데 실망이에요!
현우 (슬쩍 서운한 듯) ... 싸가지라고 생각하신 게 아니구요?
미자 (당황) 에?? 아니~~ (버벅) 싸가..지라도, 일은 정정당당하다, 뭐 그렇게 생각했다구요~
현우 (피식 웃는)
미자 (휴대폰 들이대며) 아 그리구 인젠 싸가지라구 한 것두 고쳤잖아요~ 지피디라구!
현우 (픽 웃고) 알았어요~ 그리구 걱정마세요. 지영씨 승급시험도 1등이라는데 잘 될 거에요.
미자 (현우미소에 후.. 진정하는)
이때 정민, 흠.. 애써 자연스러운 미소지으며 오는
정민 어이~ 미자씨 왔네?
미자 (다소 쌀쌀) 네.
현우 (약간 경계하며 까딱 눈인사)
정민 운동 잘 돼?
미자 샤워나 해야겠다. (둘에게 인사) 저 먼저 갈게요
수고들 하세요. (가는)
정민, 현우 뻘쭘해져 서로 쳐다본다.
경계를 늦추지 않는 표정들, 각자 운동하러 간다.
씬/ 까페외경 (N)
씬7/ 까페 (N)
미자와 윤아, 차 마시며 얘기중
(너무 흥분하지 말고)
미자 남잔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니까 인지상정이라는 거야~
윤아 치.. 지피디도 남자니까..
미자 사실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닌데..
윤아 그래두 일하다보면 얼마나 열받는지 아니? 우리 입사동기들 보면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훨씬 성적이 좋거든~ 똑같다면
남잘 뽑으니까 그걸 이기고 들어올려면 여자가 실력이 나을 수 밖에 없지~
미자 아...
윤아 그러면 들어와서라두 공부좀 할 것이지, 지네들끼리 똘똘 뭉쳐서 술퍼먹고는 담날 겔겔대면서 나보고 번역좀 해달래.
해주고 싶니? 안해준다 그러면 여자들은 땍땍거린다느니.. 으유..
이때 지영, 비장한 표정으로 들어와 앉더니
지영 야! 낚시갈 때 뭐 갖고 가야돼?
윤아 낚시??
미자 갑자기 웬 낚시?
지영 부장이 낚시광이거든. 내일 남자들끼리 낚시간다는데 나두 따라갈라구.
미자 여잔 너 혼자구?
지영 뭐 어때~ 가서, 부장님 비위 착착 맞춰주면서 그 재수없는 놈 눌러버릴거야.
미자 (어이없는) 너 낚시할 줄도 모르잖아.
윤아 낚시는 동직오빠가 좀 다니지 않았어?
지영 응? (약간 난감) 아..
씬8/ 주방 (N)
우현, 설거지하는데 혜옥, 들어와 물 마신다.
우현, 혜옥을 보더니 행주 꼭 짜서 주며
우현 이모님, 식탁좀 한 번 닦고 주세요.
혜옥 (어머?/E) 이거봐, 나 무시하는 거. 언니들한텐 아뭇소리 못하면서 나만 은근히 부려먹구. (ON/작정한 듯
낮은 톤) 저기 사돈..
우현, 못들은 듯 손 탁탁 털더니 밖으로 나가고
혜옥, 황당한
혜옥 아니.. 내가 부르는데, 무시하구 그냥 나가? 어후! 나 가만 못있어 증말..!
혜옥, 따질 듯 쫓아나간다.
씬9/ 거실 (D)
우현, 수납장을 정리하는데
약이 바짝 오른 혜옥, 대판 따질 듯 온다.
혜옥 사둔.
우현 (안쳐다보고) 에?
혜옥 (황당) 사둔? 아니 사람이 말을 하면 좀 쳐다보고..
우현 (OL/반지 보이며) 이거 이모님꺼 아니에요?
혜옥 (휘둥그레) 맞어! (덥석) 어머! 이거 어딨었어?
우현 요기 서랍 안에요~
혜옥 어마어마 세상에! 난 그것두 모르구 십년이나 찾았잖어~~ 아우 내 반지! (좋아서 폴짝폴짝 뛰는)
우현 근데 저한테 뭐 하실말씀 있으셨어요?
혜옥 어? (기억 아득한.. 갸웃) ...뭐가 있었던 거 같은데..?
우현 (웃으며) 에유... 하여간 이모님은. (하곤 방으로 가는데)
혜옥 (좋아하다 기분나쁜) 하여간 이모님은? 조게... (하다 반짝! 생각난) 아 맞다! 무시하는 거! (낭패) 아우
나 왜 이러냐.. (하다 끄덕끄덕) 그래~ 적어야 돼. 적어놔야 안잊어먹지.
혜옥, 수납장 뒤지더니 작은 수첩과 볼펜꺼내
적으려는데..
혜옥 방금 뭐라그랬드라..? (답답) 아우.. (하다 생각난) 아! (적으며) 하여간 이모님은... (생각할 수록
괘씸한 표정) 차! 하여간 이모님은??
씬10/ 동직방 (N/ENG)
동직, 청소하느라 정신없이 바쁜데
딩동~ 초인종 소리.
동직, 어! 아직 덜 됐는데..하는 표정이지만
후다닥 달려가 문을 열면 지영, 들어온다.
동직, 기쁘고 당황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동직 지영아.
지영 (절대 다른 기대는 마라) 어.. 갑자기 미안해.
동직 아니야~~ 미안하긴~~
지영 낚싯대는?
동직 어! 여기!
동직, 준비해놓은 낚시도구를 보여주며
동직 근데 갑자기 웬 낚시야? 누구랑 가는데?
지영 (이것저것 보며) 회사사람들이랑.
동직 아.. 여자들두 같이 가나부지?
지영 아니. 여잔 나 혼잔데.
동직 !!!
지영 이게 다야? 이거만 있으면 돼?
동직 어... 근데 너 미끼 다는 거 할 줄 알아?
지영 미끼? ...어떻게 다는 건데?
동직 요즘같이 추울땐 떡밥 보단 지렁이를 써야 잘 잡히거든.
지영 (익?) 지렁이?
동직 (조심스럽게) 안가도 되는 거면 가지말지..
지영 안돼. 가야돼. (낙시가방 들며) 고마워.
동직 데려다줄게..
지영 (나가며) 됐어~
동직 (따라가며) 데려다줄게~
지영 (눈 내리깔며) 됐다니까~
동직, 멈칫..하고 지영, 나가버린다.
갑자기 화가 치미는지 아무거나 차거나 던지며
동직 무슨 남자들이랑 낚시야?!
이때 다시 벌컥 들어오는 지영
지영 오빠.
동직 (헉! 순한 양) 응? 왜?
지영 미끼 다는 거 가르쳐줘.
동직 어 그래. 오빠가 가르쳐줄게~
동직, 상냥한 표정으로 낚시가방 열고 바늘 꺼내는데
지영 (생각난) 아. 남자들 단란주점가면 뭐하고 놀아?
동직 (힉?) 뭐?
지영 여자들 나오는 단란주점가면 어떻게 하고 노냐고~
동직 (굳어) 나야 모르지.
지영 (빤히 보며) 웃기지 말구~
동직 (어떻게 해야할지..)
지영 어떻게 노는데?
동직 그냥 술마시구.. 노래하구..
지영 여자들이랑은.
동직 여자들이랑? 난 그냥 얘기만 하지~ 토크. 진짜야~
지영 (흠..)
동직 (눈치보다) 근데 ... 단란주점도...갈라구?
지영 신경 꺼!
동직, 부글부글 끓는다.
씬/ 도시전경 (D) - 붐비지 않고 휴일아침 분위기
씬11/ 거리일각 (D/ENG)
부장과 춘식 외 남자사원들, 카니발정도의 차에
낚시가방 싣고 있다.
춘식 부장님! 먼저 타고 계세요~
부장 어, 그래..
이때 뛰어온 지영
지영 안녕하세요!
일동 (응? 의외인)
춘식 지영씨..두 가게요?
지영 네! 왜요? 저는 가면 안돼요?
춘식 (탐탁찮은 미소) 아니.. 안되는 건 아니지만.. 낚시할 줄은 아나..?
지영 하! 저 낚시 좋아해요~
지영, 낚시가방 실으면 일동, 황당한 표정
씬12/ 거실 (D)
혜옥, 수첩에 적힌 메모 보는.
INS/ 수첩메모내용.
‘1. 반지 찾았을 때. 사돈은 무시하는 투로
하여간 이모님은~ 그랬다.‘
혜옥 십번까지만 차면 그때 확 터뜨려야지.
부록 (OFF) 뭐하세요?
혜옥, 응? 깜짝 놀라 얼른
옆의 신문으로 수첩 덮어 가리는
혜옥 그냥 신문봐..
부록 (의외인 듯 웃으며) 허허.. 이모님이 웬일로 신문을 다 보시네요.. (하며 가는데)
혜옥 (기분나쁜) 왜? 내가 신문 보는 게 뭐? 허! 기가막혀 증말.. 그래~ 이집 사람들은 다 날 무시하니까~
(수첩에 적는)
INS/ 적어가는 내용
‘2. 마루에서 신문보고 있을 때.
조카가 하는 말이, 이모님이’ 하다 막힌
혜옥 (헛갈리는) 웬일로 신문을 보냐고 했든가.. 신문도 다 보냐고 했든가.. (하다) 에이, 암튼~ (계속 적는)
씬13/ 저수지 (D/ENG)
부장과 남자들, 낚싯대 드리우고 있는데
지영은 계속 떡밥다느라 고생이다.
지렁이를 손으로 만지려니 덜덜 떨리고
바늘에 잘 끼워지지 않는다.
지영 (중얼) 미치겠네 증말.. 어으 징그러어...
남자들, 비웃는 시선 느끼며 애써 태연한 척 끼우는데
부장 왜? 잘 안되나?
지영 (미소) 아 아니에요~
지영, 에라~ 슬쩍 지렁이 버려버리고
빈 낚싯줄 던지는데 그것도 잘 안된다.
보다못한 남1, 지영에게 다가와 도와주는
남1 낚시 안 다녀봤나부네 뭐..
지영 아니... 몇 번 가 봤는데..
남1, 떡밥 달고 낚싯줄 드리워주는 동안
춘식, 부장에게 촐랑촐랑 다가가더니
보온병의 커피를 권한다.
춘식 (속삭) 부장님, 따끈한 커피 드시죠.
부장 어..
지영, 잽싸게 보온병을 들고가며 다소 큰 소리로
지영 (애교톤) 부장님! 전 카푸치노 타왔는데.
춘식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 스읏! 지영씨 때문에 고기 다 도망가겠네..
지영, 움찔! 그 자리에 서서 어쩔 줄 모르고
일동, 지영을 한심한 듯 보며 픽 웃는다.
지영, 도로 돌아가기는 더 뻘쭘해
부장옆에 보온병 놓는다.
지영 (애써 미소) 한 번 드셔보세요..
부장 어.. 고마워.
지영, 뻘쭘하게 돌아가면서 이 악무는
지영 치사하고 드러워도.. 참자.. (주먹 꽉 쥐는)
씬14/ 정민사무실 (D/ENG)
정민, 책상의자에 삐딱하게 앉아
한 손으론 서류귀퉁이를 만지작 만지작하며
생각에 잠겨있다.
이때 동직, 들어오면
정민, 슬쩍 자세 바로잡고 일하는 척
동직 너는 휴일도 없냐?
정민 어..
동직 (괴로운 듯 소파에 가 앉고) 아후-- 난 진짜 돌아버리겠다.
정민 왜.
동직 왜긴. 지영이 때문이지. 나랑 완전 헤어지기로 작정을 했는지 남자들이랑 아주 물불을 안가리고 논다 야.
어후...
정민 ...
동직 그러게 있을 때 잘 해야되는 건데.. 있을 땐 그걸 모르지~
정민 ...
동직 (정민이 반응없자) 그래.. 일하는데 미안하다.. 갈게. (가려는데)
정민 (나즈막히) 바다나 보러 갈래..?
동직 어?
정민 (일어나며) 바다나 보러가자. 답답한데..
동직 (고마운) 그래! 그래두 내 기분 받아주는 건 너밖에 없다 임마.
동직, 신나서 나가는데
정민, 정리하며 뭔가 답답한 듯 긴 한숨..
씬15/ 할머니방 (D)
혜옥, 수첩내용을 보고 있자니 참담하다.
INS/ 메모내용.
‘6. 미자. 미스터김 잘 있냐고 물었더니
제발 신경좀 끊으라며 버르장머리없이 소리 빽빽 질렀다.
7. 사돈. 밥먹을 때 내 수저만 빼놓았다.
혜옥 만 하루만에 벌써 칠번이네.. (서러워 울먹울먹) 내가 이러고 살어 내가.. (훌쩍..훌쩍..)
영숙, 들어오다 혜옥보고
영숙 뭐해?
혜옥 (눈물, 수첩 감추며) 아무것도 안해.
영숙 으이구... 그 멀쩡한 몸뚱아리 아무것도 안하고 놀리지 말고 뭐라도 좀 해라. 응? 방바닥이라도 닦든가.
쯧쯧..
영숙, 돋보기를 갖고 다시 나가는데
혜옥, 서러워서 울먹울먹하다
영숙이 나가자 바로 터지는
혜옥 흐흑.. 다들 나만 만만하지 나만... 내가 동네 북이야? 어? 팔 번 ~ (흐느끼며 수첩에 적는)
씬16/ 저수지 (D/ENG)
부장, 남자들, 낙싯대 드리운 채 조용한.
지영, 졸다가 조금씩 조금씩 한 쪽으로 치우치더니
쿵! 넘어진다. 헉! 놀라 눈 번쩍 뜨는
지영 어뜨케.. (울상) 쪽팔려..
부장과 남자들, 황당한 표정으로 보는데
지영, 헤..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일어나
지영 의자가.. 불량이네.. 흐흐.. (애꿎은 의자만 괜히 두드리고 수평 맞추고 고치는 시늉하고는 다시 앉는)
남자들, 자기네들끼리 뭔가 속삭..
낄낄대기도 한다.
지영, 남자들 시선 애써 모른 척 이 악무는
지영 그런다고 꿀릴 내가 아니다.. 후..
부장 (물었다!) 오!
부장, 벌떡 일어나더니 팽팽해진 줄을 감고
남자들, 모두 일어나 도와줄 듯 말 듯한 포즈로
흥미진진하게 집중한다.
부장, 으?... 하며 물고기를 낚아 올리면
지영 (호들갑) 와~ 부장님 축하드려요~~ 부장님 최고! 멋있어 멋있어!
남자들, 호들갑 떠는 지영을 황당한 듯 보는
씬17/ 차 안 (D/ENG)
달리는 차 안. 지영, 부장, 남자사원들,
즐거운 분위기
춘식 똑같이 하는데 왜 저는 잘 안되죠? 부장님, 비결이 뭐에요?
부장 (우쭐) 그 안달복달하는 마음부터 다스려. 고기잡으러 오나, 마음을 다스리러 오는 거지.
지영 (질세라) 역시~ 부장님은 뭔가 다르세요!
부장 (기분좋아) 다르긴~
춘식 (못마땅한 듯 지영을 경계하는 표정)
지영 (절대 안진다! 춘식 흘기는)
춘식 (부장에게 은근하게) 어떻게.. 그냥 들어가긴 좀 섭섭하지 않으세요?
부장 (아쉬운 듯)
지영 (질세라) 섭섭해요 부장님~ 우리 더 놀다가요!
춘식 (질세라 부장에게 거의 귓속말하듯) 사실은 개발한 데가 한 군데 더 있는데 말이죠.
지영 (쫑긋! 예민해져서 듣다가) 좋아요! 거기 가요!
춘식 (황당) 어딘지 얘기두 안했는데?
지영 (뻘쭘) 아... 잘못 들었나..
씬/ 집외경 (N)
씬18/ 거실 (N)
할머니셋과 부록, 우현, TV보는데
혜옥, 퀭해져서는 잔뜩 벼르는 표정
혜옥 (E) 9번까지 찼어.. 하나만.. 하나만 더 해봐.. 그땐 그냥 이 집구석 뒤집는다..
영옥 (킁킁 냄새맡는) 이게 무슨 냄새냐.
우현 (킁킁..) 구린내 같은 게 나는데요.
영옥 (대뜸 혜옥에게) 방구꼈냐?
혜옥 (황당) 아니??
영옥 그럼 누구야..
혜옥 아니! 딴 사람들도 다 있는데 왜 나한테 그래?
영옥 아니믄 말구~
혜옥 (빽) 왜 나한테 그러냐구!!
일동 (놀라 혜옥보는)
혜옥 내가 진짜 말을 안하고 살아서 그렇지! 다들 나만 무시하고!
영옥 너를 뭘 무시를 해~
혜옥 어제 조카두 그랬구! 미자두 그랬구! 사둔두!
부/우 (???) 제가요? / 제가 뭘요..
혜옥 내가 일일이 다 대줘?? 좋아!
혜옥, 주머니 뒤지는데 없자 벌떡 방으로 들어가는
씬19/ 할머니방 (N)
혜옥, 흥분한 채 훌쩍이며 여기저기 뒤지고 있다.
혜옥 깜빡깜빡하는 사람은 인격도 없어? 방구꼈냐니! 조카도 있고 사둔도 있는데 나보고 방구를 꼈냐니!
혜옥, 아무리 찾아도 없는데
영옥과 영숙, 들어온다.
영옥 뭐하냐~
혜옥 어? 이상하다? 분명 여기다..
영옥 (답답) 뭐를~~
혜옥 수처업! 나 무시한 거 다 써논 수첩! (속상해 미치겠는) 아후 어딜 간 거야~~~ 그게 있어야 되는데!
(우는)
영옥과 영숙, 한심하기도 안쓰럽기도
씬20/ 단란주점 (N/ENG)
부장과 남자들 들어오는데
지영, 긴장되고 어색한 표정으로 따라들어온다.
모두 자리에 앉고 지영, 둘러보더니 괜히 오버
지영 아.. 좋네요~
일동 (어색한 듯 지영을 보는)
지영 (뻘쭘한)
남자 영업상무, 들어오고
상무 (춘식보고 반갑게 아는 척) 아! 오셨어요! (하다 지영보고는 살짝 표정굳는)
지영 (바늘방석)
춘식 (친한 톤) 아아, 그쪽은 신경쓰지말고.
지영 (자존심 상해 째려보는)
춘식 (부장 지칭) 우리 부장님 모시고 왔거든?
상무 아~ (꾸벅) 안녕하십니까.
춘식 어때? 오늘 애들좀 괜찮나?
상무 (걱정 말라는) 마음에 안 드시면 얘기하세요. 오늘 애들 많~아요. (하더니 문 밖에 대고) 들여보내!
<화면전환>
남자들 사이사이 여자들이 앉았다.
지영의 옆에 앉은 여자, 지영에게 과일을 까주는데
지영은 어색하고 황송하기만 한
지영 고마워요..
춘식 (지영 들으라는 듯) 어째 오늘은 영~ 분위기가 안나네~
지영 (찔려서 분위기 업시키려 나대는) 왜요~ 좋~구만! 아! 우리 폭탄주 한 잔씩 돌려야죠~ 에? (양주, 얼음 등
가져와 폭탄주 제조) 자~~ 회오리주!
지영, 잔 입구를 막고 빡! 힘을 가하는데
스냅 잘못 먹여 다 튀기만 한다.
몇몇 아 차거라..
여자1 제가 할게요.
여자1, 얼음과 술을 가져가고 지영 민망..
지영 아! 제가 노래 한 곡으로 분위기 확 살려보까요?
지영, 나가서는 번호누르고 마이크 잡는.
(지영이 잘 할 수 있는 신나는 곡)
지영, 전주부터 춤추면서 박수유도하고
최선을 다해 분위기 띄워보며 노래부른다.
이쯤되자 남자들도 픽픽 웃으며 노래도 따라부르고
박수도 쳐주며 흥겨워지는 분위기..
지영, 더욱 더 오바하며 방방 뜨는데
갑자기 표정 싸늘해지며 몸만 움직이는
지영 (E)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지영, 남자들 보면 여자들 어깨에 손 올리고
술 받고 히히덕대는 모습..
지영, 갑자기 노래 뚝 멈추더니 조용히 마이크를 놓고는
지영 (부장에게 꾸벅) 먼저 가보겠습니다. (바로 나가버리는)
일동, 갑작스런 지영행동에 황당..
씬21/ 원룸 거실 (N)
지영, 맥이 다 빠져 책상에 앉아 있다.
윤아, 답답하고 안쓰러운 듯 보다
지영 ...이러고 살아야 되니? (한숨) 처량하고 비참하고.. 밑바닥으로 내려앉은 느낌.. 그런 게 드는 거 있지.
윤아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그러게 거길 왜 따라가.. 아무리 실력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지만, 실력좋은
사람은 절대 함부로 못해~ 그런 것까진 안해도 돼~
지영 (자조적인 웃음) 그렇다고 믿으면서 살아야지.. 올해 승급 못하면.. 내년.. 아니면 후년이라도 되겠지 뭐..
윤아 (지영 딱 때리며) 야! 힘내! 응?
지영 (인상) 아이씨 아퍼어...
윤아 (무안) 어? 미안.. (지영을 와락 안고 뽀뽀) 미안~~ 많이 아퍼?
지영 (웃으며) 됐어~~
윤아 (지영 안은 채 다정하게) 힘내라구.. 응?
지영 (고마우면서) 징그러..
씬22/ 화장실 (N)
혜옥, 싸인펜으로 거울에 쓰고 있다.
혜옥 (분한) 여기다 써놓으면 잊어먹을래야 잊어먹을 수가 없겠지..
‘큰언니. 쓸데없는 짓좀 하지말라면서
기분나쁘게 머리를 두 번이나 쥐어박았다.’
라고 쓰고 있는
씬/ 집외경 (D)
영옥 (OFF) 아유 뭔데에~
혜옥 (OFF) 와보라니까?
씬23/ 화장실 (D)
혜옥, 영옥을 끌고 들어와서는 거울 가리키며
혜옥 자 봐!
영옥 (모른 척 보는) 뭐를..?
혜옥, 봐라! 하는 표정으로 거울을 보다 엥?? 황당한
혜옥 이게 아닌데..?
거울엔 ‘큰언니. 쓸데없는 짓좀 하지말라면서
다정하게 손을 꼭 잡아줬다.’
영옥 또또 쓸데없는 짓.. 왜 자꾸 낙서를 하고댕겨어~~ 니가 한두살먹은 어린애냐! 에으...
영옥, 나가는데 뭔가 찔리는 듯
혜옥을 슬쩍 한 번 본다.
혜옥, 혼자 남아 헛갈리는
혜옥 분명 (구박하는 흉내) 쓸데없는 짓좀 하지말어! 그러면서... (갸웃, 울상) 손을 꼭 잡아줬단 말이야?
(갸웃.. 다시 해보는) 쓸데없는 짓좀 하지 말어! 그러면서.. (잡는 시늉) 꼬옥.. 이렇게? ...말이 안되는데..?
씬/ 방송국 외경 (D)
씬24/ 방송국 일각 (D/ENG)
지영, 출근하는 폼인데 직원들, 지나가며 축하하는
직원1 축하해 지영씨~
지영 에? 뭘요?
직원2 몰라? 이번에 승급했던데?~
지영 (기쁜) 네? 아니.. 저는 몰랐는데..
씬25/ 녹음실 (D/ENG)
미자, 지영을 축하해주는 분위기
미자 축하해. 괜히 걱정했잖아~
지영 (갸웃) 인사고과두 잘 나왔다는데..?
미자 어쨌든 지피디 말이 맞았네? 지피딘 너 잘 될거라고 했는데.
지영 그랬어? 어유.. 싸가지 고맙네?
미자 알고보믄 그렇게 싸가진 아니야~
이때 현우, 들어오는
현우 어? 지영씨 축하해요-
지영 네- 고마워요.
현우 아, 그 소식두 들었어요? 오부장님이랑 남춘식씨 춘천발령 받았대요.
지영 (놀라) 네?? 춘천이요?? 그럼 승진해서 간 거에요?
현우 아니요. 둘 다 낚시만 너무 좋아해서 하루종일 낚시나 하라구 보냈대요. 춘천쪽에서두 안받겠다구 끝까지
거부했었다니까 아마 거기서두 대접은 못받을걸요?
지영 (멍..하다 통쾌한 웃음) 하하하! 우와~~ 쌤통이다! 그래! 이런 게 바로 사필귀정이지! (미자에게) 나 너무
기분좋은데 어떡하지?
미자 밥 사.
지영 밥?? 좋지~~ 가자!
지영, 미자를 데리고 나가는데
현우, 서운한.. 시무룩.. 앉아서 대본넘긴다.
이때 다시 문 열리더니 미자 빼꼼 얼굴 내밀며
미자 뭐하세요? 같이 안가요?
현우 네? 아 네에...
현우, 표정 환해져서는 바로 대본 내팽개쳐버리고 따라가는데서
F.O.
씬26/ 까페 (D) - 에필로그(스크롤)
F.I. 미자, 지영, 현우, 밥먹고 있다.
지영 (놀라) 단란주점엘 한 번두 안가보셨다구요??
현우 전 그런 데 가는 거 별루 안좋아하는데요.
지영 그래두 다 같이 가자그러면 잘 못빼던데?
현우 가기 싫다는데 누가 억지로 끌고갑니까? 안가면 그만이지.
미/지 (역시..싸가지답다 하는 표정)
이때 정민(양복)과 동직, 들어오다
셋을 보더니 주춤..
동직 흠... 지영.. (하는데)
정민 (OL/저지하며) 나가자.
동직 (?? 정민을 보는)
정민 (낮게) 싫다는데 자꾸 들러붙으면 더 정떨어져 임마..
동직 (시무룩)
동직과 정민, 조용히 돌아서 나가는데
정민, 문득 쓸쓸한 표정으로 뒤돌아보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