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소 낮은 가격(점심 기준 3만 3천원)으로도 수준급의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는 집에 다녀왔습니다!
(* 오마카세 - '맡기다'는 뜻의 일본어에서 유래된 말로, 그날그날 좋은 재료들로 만든 요리들을 주방장이 손님에게 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바로 소개 시작할게요.
먼저 이 집은 깔끔하게 샐러드와 전복죽, 사시미로 시작하는데요. 제가 사진을 못 찍은 관계로(...) 간단히 설명만 드리겠습니다.
우선 샐러드는 토마토와 양파를 상큼한 드레싱과 함께 내오구요.
전복죽은 전복 내장의 은은한 바다 냄새가 더해져 굉장히 향이 좋았어요. 절대 비린 맛은 없었구요!
사시미는 방어 한 점, 도미 뱃살 한 점, 광어 한 점으로 총 세 점을 줍니다. 물론 활어회가 아닌, 선어회예요!
그럼 본격적으로 초밥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01. 전복 초밥
- 전복이 술에 찐 전복인데 굉장히 연했어요. (사케에 찐 것 같은데 정확히 무슨 술에 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복 특유의 비릿한 냄새는 전혀 없었고, 오히려 어패류 특유의 감칠맛이 입에 오래 남더라구요 :^)
02. 참돔 뱃살 초밥
- 이 집에서 가장 무난한 초밥이었어요.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이 집은 초밥 위에 간장을 발라서 내오기 때문에, 간장에 찍어먹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03. 한치 초밥
- 이 초밥의 특징은 위에 올려진 '유자 껍질'입니다. 초밥을 다 만들고 난 뒤 주방장께서 초밥 위에 유자 껍질을 조금씩 갈아 올리시더라구요. 산뜻한 유자 향 덕에 정말 기분 좋게 먹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향이 기억에 남아요.
04. 참치 등살 초밥
- 뷔페에서 먹던 서걱서걱하고 비리고 물컹물컹한 참치 초밥이 아니었어요. 참치가 가진 기름 맛이 묘하게 초밥과 잘 어우러졌고, 그간 참치는 맛에 비해 좀 과하게 비싼 생선이라고만 여겼는데 정말 그 생각이 편견이었다는 것을 일깨워준 초밥이었습니다. 정말 입에서 녹았어요.
05. 방어 등살 초밥
- 방어가 이렇게 맛있는 생선인지 처음 알았어요. 사시미로 먹던 방어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참치 못지 않게 기름 맛이 훌륭했고, 이 초밥 또한 입에서 녹았어요.
06. 삼치 초밥
- 삼치 위에 올려진 것은 초에 절인 양파입니다. 이 양파가 자칫 느끼할 수도 있는 초밥에 상큼한 맛을 더해주더라구요. 주방장의 아이디어가 돋보인 초밥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삼치는 토치로 살짝 그을려서 불 향이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맛있게 먹었어요 :^)
07. 단새우 초밥
- 정말 그간 먹어온 새우 초밥과는 차원이 달랐어요. 새우가 그렇게 감칠맛이 있고, 진득한 해산물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단'새우였어요. 새우의 단맛을 극대화한 게 좋았습니다.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08. 황새치 초밥
- 특이하게 이 초밥 위엔 함초소금이 올려져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먹어온 초밥과는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구요. 함초소금이 황새치란 생선의 감칠맛을 있는 대로 끌어올린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삼치처럼 황새치도 토치로 살짝 그을려서 불 향을 더했는데, 마치 소고기를 먹는 것 같았습니다.
09. 청어 초밥
- 청어 초밥은 처음 먹어봤는데 상당히 맛있었어요. 잔가시가 많은 생선이지만 주방장께서 일일이 빼셨는지 먹으면서 불편한 건 전혀 없었구요. 청어 위에 올려진 생강의 향이 참 좋았습니다. 그 덕에 비린 맛은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10. 아귀간 군함말이
- 정말...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이 초밥이에요. 진짜로 큰 충격이었어요. 아귀 간을 이렇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몰랐고, 심지어 아귀 간을 처음 먹는 거였는데도 너무나 맛있게 먹었습니다. 마치 아주 훌륭한 치즈의 맛과 같았어요. 정말 맛있게 먹은 초밥이고, 주민님들께 가장 추천해드리고 싶은 초밥이에요!
11. 광어 초밥
- 위에 올려진 것은 우메보시(매실 장아찌)와 시소(일본 깻잎)예요. 이 두 가지가 단순한 광어 초밥을 새로운 초밥으로 만들어줍니다. 향이 정말 좋았고, 그 덕에 먹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실 모든 초밥을 먹는 내내 웃고 있었던 건 비밀이에요)
12. 고등어 초밥
- 이 초밥도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토치로 겉을 그을려서 고등어가 가진 기름 맛은 더하고, 특유의 비린내는 없앴습니다. 간장 말고 특별히 더한 게 없는데도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13. 붕장어 초밥
- 아귀간 군함말이와 함께, 주민님들께 가장 추천드리고 싶은 초밥이에요! 녹는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부드러워요. 붕장어가 잔가시가 많아 나름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또 먹고 싶어요...
14. 후토마키
- 후토마키도 괜찮았습니다. 앞의 초밥들이 너무 강렬해서 그렇지, 제가 먹은 후토마키 가운데 가장 맛있는 후토마키였어요! 오이 향이 조금 강해서 오이 싫어하시는 주민님들은 주방장께 따로 말씀을 드리시면 다른 초밥으로 대신 내오실 거예요!
* 소면
- 국물이 상당히 깔끔했어요. 모든 식사를 마무리하기에 좋은 음식이었습니다. 우동이 아니어서 더 좋았어요!
* 교쿠 (일본식 달걀말이)
- 너무 너무 부드러웠어요. 달걀만으로 만들었다고 주방장께서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달걀만으로 이런 맛을 낼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카스테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부드러운 식감과 맛이었어요.
* (수정) 검은콩 아이스크림
- 디저트로서 상당히 좋았습니다. 서걱거리는 얼음 알갱이도 없고, 부드럽고 깔끔했어요. 호두 맛이 은은하게 살짝 돌았는데, 알고 보니 검은콩으로 만든 거였어요!
총평
- (점심 기준) 3만 3천원에 이 정도의 수준을 가진 오마카세를 먹을 수 있단 것은 큰 행복이었습니다. 주민님들도 가족들과, 아니면 친구들과 함께 언젠간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양은 배가 부담스럽지 않게 차는 정도였어요. 무조건 배부른 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주민님들께서 가신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 있는 양입니다. 다만 맛은 정말로 기대하시는 그 이상이니, 한번은 꼭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첫댓글 그래서 어디인가요??
공덕동에 이요이요입니다! 홍보성 글이 될까봐 원글엔 안 올렸는데... 올릴까요?
어어...? 그래서 어디로 가면 되나요? 😂😂😂😂😂 으앙 어디에요?
공덕동에 이요이요입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진짜 한번 꼭 가보셔야 돼요... ㅠㅠ 진짜 맛있었어요 ㅠㅠ 특히 저 아귀간은... 크으으...
ㅠㅠㅠㅠ꼭가보고싶어요ㅠㅠ그런데여쭤보고싶은데있는데요 못먹는생선이라던지 식재료는 언제말해야하는건가요?? 죽샐러드나올때인가요!!!??
네! 초밥이 나오기 전에 주방장께서 친절하게 손님들에게 다 물어보세요. 알레르기나 다른 이유 때문에 못 먹는 생선이 있다고 말씀드리면, 그 생선 대신 주민님께서 맛있다고 한 초밥을 또 만들어주실 거예요! 😊
부산이었으면 바로 부모님 모시고 갔을 거 같아요... !! 가격도 괜찮고 초밥 하나하나 설명만 봐도 제가 먹은 기분이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맞아요 ㅠㅠ 여기 진짜 맛있어요... 꼭 가보세요!
어ㅏ 진짜 가봐야갰아요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