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뭔지
지루한 추석 연휴 가 드디어 지나갔다. 가을인데 날은 또 어찌나 덥던지.. 연휴 4일 내내 폭염주의보가 내렸었으니 말이다.
1027. 2024년 추석
갈 곳도 없지만 눈이 불편해 운전을 못하니 가지도 못 하고 물론 올사람도 없고.. 추석이라곤 하지만 그저 조용한 아니 적막하기까지 한 연휴였었다. 아침에 집 앞 공원을 반 바퀴씩 돌고 동네 마트에 가 우유와 라면을 사 온 것 외에는 사일 내내 그저 집에서 방콕을.. 후후! 그래서 그런지 오늘 아침 점방에 와 남에 속도 모르고 집에 사람들이 많이 와 힘들어 죽겠다면서 하소연을 하는 환자들을 보면 살짝 얄밉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 힘이야 드셨겠지만 그럴 때가 좋은 겁니다"라고 말 같지도 않은 위로를 해주면서..
나도 아주 오래 전이지만 즐거웠었던 추석이 있었다. 추석날이면 어머님이 옷을 사주셨었는데 그 때는 날이 추웠었는지 겨울 옷을.. 그것도 남에 옷을 얻어 입은 것 같은 큰 옷을 사주셨었다. 키가 금방 큰다고 하시면서.. 아버지와는 추석 전날 동네 목욕탕엘 갔었고.. 지금 같이 사는 녀석이 딸이니 같이 동네 목욕탕은 갈 수도 없지만.. 후후!
그래도 추석인데 하는 마음에 괜히 뭔가 섭섭해 동네 마트에 가 와이셔츠를 두 벌이나 샀다. 그것도 겨울 와이셨츠를..그 팔이 좀 긴 겨울 와이셔츠를 보노라니 문득 예전에 어머님이 추석에 사주셨던 겨울 옷들이 생각이 나 절로 웃음이 다 나왔다. 날이 이렇게 더운데 무슨 겨울 와이셔츠를.. 하면서.. 후후! 그러고 보니 점점 내가 하는 행동이 예전에 어머님이 하시던 대로 따라 하는 것만 같다. 그래서 그런가?! 특히나 이 번 추석에는 같이 사는 작은 녀석을 일당을 주겠다고 부추겨서 추석이면 어머님이 늘 해주셨던 이북씩 녹두 빈대떡을 다 했다. 물에 불린 녹두를 예전에는 힘들게 망에 갈아 빈대떡을 했었는데.. 뭐 지금이야 믹서기가 다 갈아주지만.. 김치도 물에 빨아 넣고 고사리도 넣고 기름 빠진 돼지 비게도 넣고.. 아무튼 그 녹두 빈대떡 맛에 어찌나 부모님이 살아 계셨던 옛날 생각이 나던지..
이제 적막 강산같은 추석 연휴가 다 지나갔다. 다시 전쟁터인 점방에 나와 정신 없이 하루를 보낸다. 그저 "다음 추석에는.." 하면서..
글. 고 사리
첫댓글 ㅎㅎ우리집도 마찬가지 적막강산.
그나저나 녹두 담갔다 녹두전이나 해야겠어요. 비도 내린다는데...
비 오는 날은 빈대떡이 제일 이지요! ㅋ.. 어머님은 잘 계시던가요?!
그나저나 비가 오고 나면 날이 서늘해진다네요. 너무 더워서 그런지 시원한 가을이 정말 기다려집니다.
@고사리 전신마취로 두 무릎 수술하시고 기억력이 많이많이 떨어졌요~
그저 안타깝지요,
@종다리 그러셨군요. 힘드시겠네요. 한 석달쯤있어야 무릎이 적응 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