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이야기 3＞ 녹야원(첫 설법지)

[닐리리아]

<부처님 이야기 3>
                                       녹야원 (첫 설법지 - 사르나트)
                                                                                                   김붕래

부처님은 가야붓다의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고는 처음 49일간 해탈의 법열에 잠기셨습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이해할 제자를 찾다가 우르벨라의 고행림에서 함께 6년을 고행하던 다섯 비구를 생각합니다.
그 다섯 비구는 부처가 목욕을 하고 우유죽을 먹는 것을 보고 실망하여 이미 사르나트의 녹야원으로 떠나버린 것을 천안으로 감지합니다.
600리 길을 걸어 녹야원에 이른 부처님은 편한 자세로 선정에 들에 다섯 비구에게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설파합니다. 이것이 불가에서 말하는 초전법륜(初轉法輪)이고 그 내용은 사성제(四聖諦)와 팔정도(八正道)입니다.


- 수행자들이여,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나는 깨달았다. 그것은 괴로움에 관한 성스러운 진리, 괴로움이 생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런 진리,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다.
-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생성된 것이다. 생성된 모든 것은 소멸하는 법이다. 비구들이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느낌, 생각, 의지, 의식은 영원한 것인가?
- 무상한 것입니다.
- 무상한 것은 괴로움인가 즐거움인가? 무상하고 파괴되는 본성을 가진 것을 두고 이것은 나의 것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이런 부처님의 사자후를 제일 처음 터득한 제자가 교진여(꼰단냐)입니다. 교진여가 진리의 눈을 뜨자 대지가 진동하고 사방에 광명이 비쳤습니다. 기뻐하는 천인들의 함성이 들리고 부처님도 기쁨을 감추지 않으셨습니다.
다섯 비구는 5일간 부처의 설법을 듣고 모두 아라한(阿羅漢)이 되었습니다. 교진여를 비롯한 다섯 명의 수행자들이 붓다의 법을 듣고 최초의 제자가 된 것이 불교계 최초의 역사입니다. 진리를 찾아낸 붓다(佛)와, 밝혀진 진리의 법(法)이 있고, 이 법을 실천하는 사람(僧)의 삼보(三寶)가 형성되어 불교 교단이 이룩된 것입니다.
이 붓다의 가르침을 듣고 출가해서 구족계를 받은 남녀 승려를 비구(比丘)와 비구니(比丘尼)라하고, 가정에서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는 남녀 신도를 우바새(優婆塞)와 우바이(優婆夷)라고 합니다. 이 네 집단을 통틀어 사부대중(四部大衆)이라 했습니다.
다섯 제자가 깨달음을 얻은 녹야원은 바라나시 북쪽 10km 거리에 있어 다른 불교성지에 비해 찾아가기가 쉬웠습니다. 현 지명은 사르나트입니다.


바라나시를 가로지르는 갠지스강은 온갖 인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지니고 있었습니다. 보호자 없이 바라나시에 실려 온 행려병자의 품속에는 화장용 장작을 살 수 있는 몇 푼의 돈이 누구에게나 들어 있다고 합니다. 화장하고 난 재를 뿌리는 강변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몸을 담그고 명상을 하고 소망을 빕니다. 해질녘이면 소원을 담은 작은 등물이 별빛처럼 강물 가득히 흘러갑니다. 그런 갠지스 강을 건너면 그곳이 사르나트, 녹야원입니다. 여행객을 맞이하는 녹야원근처에는 어디서 사슴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벌판에 우뚝한 다메크탑(영불탑)이 먼저 눈에 뜁니다. 다섯 제자가 부처와 상면한 바로 그 장소를 기념해서 세워진 사찰입니다. 이슬람 제국 시절 추가로 세웠다는 커다란 돔d(ome)이 육중하게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어디서 지심귀명례(至心歸命禮)의 사찰 예배 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습니다.


녹야원을 찾으며 백과사전에서 사성제와 팔정도를 열심히 읽었지만 도의 길은 그리 쉽지 않아 아직도 글자는 읽으면서도 내용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는 없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사성제란 욕심이 없으면 고통이 사라지고 올바른 수행생활로 열반과 해탈에 이를 수 있음을 가르치는 불교 핵심의 진리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팔정도란 지나친 쾌락과 지나친 계율, 고행을 금지한 중도(中道)의 지혜로서의 여덟 가지 바른 수행법이라 하지만, 아는 것과 이루는 것은 지식과 지혜만큼 다른 것이니 저는 아직 무명에서 헤매는 중생임에 틀림없습니다
<글쓴이:김붕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