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산마다 하얀색으로 뒤덮이고
아카시아 꽃향기는 코를 자극한다.
이렇게 멋진 장면... 서대문 안산이다.
커다란 아카시아 나무 곁을
무심코 지나갈뻔 하다가...
이런, 갈라져 뻗어나간 틈새에
노란 애기똥풀이 자리 잡다니...!
5월 되며 활짝 꽃 필때마다 문득 아들
강석민 생각이 떠오른다. 말로만 해서는
당시 모습에 대한 서사적 표현을 제대로
표출할 수 없는 아름답고 아픈 추억일 뿐!
부교역자로 교회 사역시에 아들 데리고
여름수련회 장소 확정을 위해 답사 갔다.
경기도 국수리 쪽에서 걸어가는 도중,
그 동네 몇몇 아이들이 손에 가득가득
아카시아 꽃을 들고 가면서 먹던 상황.
"아빠, 저 꽃 먹어도 되는 거야?"
"그럼, 옛날에는 많이 먹었지..."
아이들에게 한 송이만 달라고 하니...
시골 인심 좋은 아이들은 풍성한 송이를
선뜻 내주고... 아들은 그걸 먹으면서
처음 먹는 꽃이지만 맛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아이들과 금방 친해져서 함께
손 붙잡고 걸어가던 아련한 추억속의 단편.
지금은 이렇게 기억속에만 살아있을 뿐이다.
그립다... 언제나 마음 속에서 용솟음치는
그러한 그리움... 5월의 하얀 아카시아와
그 꽃향기를 통해 반복해서 살아날 뿐이다.
맑고 아름다운 날, 추억의 오월을 보낸다.
아들의 아카시아 추억이 내년에 다시
다가올 것을 꿈꾸고 기다리면서...
2000년 3월 28일, 멈춘 추억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