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여행기 (2023. 8. 14 ~ 18.)
써놓고 보니 제목이 너무 거창하다.
우리나라 15배 면적의 크기에 350만 인구를 지닌 ~
양과 말이 없으면 얘기가 안되는 나라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준 징키스칸의 나라, 몽골.
그런 역사적 배경을 떠나 ~
나는 그냥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눈으로 바라보고,
하늘의 쏟아지는 별에 멍 때리며 한잔 하고팠을 뿐. 다른 큰 욕심은 없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클까봐
그저 소박한 마음으로 갔다오려한 게 주효하게 작용했다.
맞다.
거창하게~ 소개할 능력도 안되고,
그냥 일반인으로 느꼈던 있는 그대로의 얘기나 한번 하려한다.
뭐든 때가 있어 필(feel) 받을때 퍼뜩 써버렸으면 쉬웠을텐데
속세를 완전히 떠난다는 마음에 로밍을 하지 않고 버텼기에...
그 솟구쳤던 감정이 다 휘발해 버렸네.
금요일, 토요일 집에 퍼져 누워~ 끙끙대며 차분히 뭔가 꺼집어 내려니
힘들기도 하지만 게을러져 모든게 귀찮아지기까지 하더라.
그래도~ 뭔가 남기기는 남겨야 될것 같아서 . .
대구공항에서 저녁에 출발 올때도 새벽에 오기에 결국~ 4박5일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3박3일 코스다.
그렇게 몇년 벼르고 벼라서 가는데 너무 짧아~ 조금은 아쉬웠다.
징키스칸공항 내리는데. . .뭐지, 아~!
첫느낌이 너무 상쾌했다. 왜?
왜긴 왜겠어, 너무 시원해서. ㅎㅎ
1시간20분 이동해 올란바토르 시내 호텔에 짐풀고.
기대에 부풀어 한잔 던지고 멋진 내일을 기약하며 잔다.
예민한 성격에 잠을 쉽게 자진 못했지만... 그저 좋았다. ^^
'23. 8. 15. 테를지국립공원 이동.
몽골의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보며 넓다고는 생각해도
사전에 들은 정보가 있어 그렇게 와닿지는 않는다. 거참 신기하재.
징기스칸 동상, 거북바위 올라 사진찍고, 툴강 승마체험.
한국손님이 돌고 있어 시간 떼운다고 전통식 게르에 들어가 전통주, 전통음식 맛본후
말똥으로 덮여진 초원에 말타고 두시간 승마체험
사람 무게에 맞춰 말을 배정해주는데... "백마"라 폼은 났지만
이게 안장이 적어... 엉덩이 다 까졌다는거 아냐.
그래도~ 몽골까지 와서 푸른 초원에 말타고, 몽골족의 기분도 느껴보며 뭐 괜찮았다.
평지 같으면 속도도 내어보면 좋겠는데
동산같은 높은 곳을 올라가니 그저 천천히 끌리어 갈 수밖에~!
복도 까짓것이라
리드 한사람이 좌우 두사람을 끌고 가는게 원칙인데
리드 할 몽골주민이 모자랐는지 나는 세명과 같이 끌리어다니게 되었다. 억울하게...
제일 뒤에 끌리어 오는 말이 말 안듣기로 유명한 말인거 같은데
하필~ 우측에 위치한 내 왼쪽 다리가
그 말주둥이 옆에 바로 노출된체 놓여진체 걷게 되네. ㅠㅠ
끄떡하면 푸르르 콧방귀 끼며 침을 주변에 뿌려대고 자꾸 울어대며 고개를 비트는데...
환장하겠네
혹시나 말이 갑자기 깨물어버리면 어떡하나 싶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는거 아냐.... ㅠㅠ
"추추~ "
이 소리는 말에게 빨리 가라고 보내는 신호인데..
뒤에 말이 신경쓰여 내 다리에 붙지 말라고 내가 옆에서 추추 좀 따라했다고...
이놈이 아주 언짢은 표정으로 하지말라고 주의를 주는거 있지?
왜 지는 하고 나는 못하게 하는지 짜증이 났지만, 워쩌겠어
겁나는 말 위라서 따지지도 못하고
그냥 말없이 묵묵히 제지를 당한체 참아야했다. 이때~ 가이드 불러 나혼자 가도록 해달라 켔어야했다.
암튼... 그렇게 두시간 끌려다니고 나니..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엉덩이가 아프고 쓰라리더라..
(나중 한국에 와서보니 껍데기가 까져 짓물이 나 있더라는.)
게르는 샤워실까지 딸린 최신식인데...
기대했던 "허르헉"요리는 아, 절망적이었다.
친한 동생이 몽골가면 '허르헉'은 몽골 최고의 요리라 꼬옥~! 맛보라 했었거든
왜 비린내라 해야하나 노린내라 해야하나?
양 특유의 그 비릿한 맛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한조각 입에 슬쩍 댔다가 메쓰꺼워서 식겁했다는거 아냐...ㅠㅠ
몽골 갔다오면 양을 잘먹을 수 있을거라~켔는데 세상에 믿을 놈이 아무도 없네.
이걸 내가 어떻게 먹으라는 말인가~!
물론, 다른 사람들도 다를리 있겠나? 똑같지, 뭐. ㅋㅋ
그렇게 굶고 나와서 대신~!
준비해 간 우리들만의 요리, 컵라면, 치즈, 과자 안주로 멋진 낭만을 채운다.
기대했던 별이 쏟아지는 게르 첫날 밤.
아... 표현하기 힘들만큼 이쁜 밤하늘은 나를 기절시키고도 남았다.
어떤 날은 눈에 뚫고 들어온다는데 이날은 그저 흐려서 보통이라는데도
와~ 그냥 너무 환상적이었다.
왜 이런 하늘을 모르고 살아왔을까 . . .
밤새 하늘만 쳐다보며 그렇게 아침까지 있고 팠는데 . . .
왜 그냥 들어왔을까.
이유는 추워서~ 8월의 한여름밤이 그렇게 춥다니...
가보지 않으면 절대 상상조차 할 수 없을거다.
그렇게 몽골의 이쁜~ 밤을 누렸다.
그 느낌 하나가 여행경비 70프로 가치라 보면 되지 않을까?.
최신식이라도 게르는 불편했다. 그 특유의 몽골 냄새가 힘들었다.
그나마, 온도가 차워서 모기같은 벌레는 없어 좋았지만~
혹, 몽골에 간다면
게르는 하루, 나머진 호텔에서 보내는게 좋을듯 하다.
그렇게 알코올과 밤하늘의 별로 어우러진 소중한 시간은 평생 내 가슴에 남아 있을것 같다.
첫날 숙소에서 바라본 풍경
몽골 두번째 이야기
아, 몽골에 가서 제일 인상깊게 웃었던 스토리 둘을 꼽으라면...
하나가 "추추" 카며 놀았던 말 얘기 에피소드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마사지 얘기인데...
후기를 크게 두번으로 나눠 적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흘째.. 게르에서 나와 "열트산" 트레킹.
몽골에서 네번째 높은 산?
높은 순서가 맞는지는 모르나 순서대로 체체궁산, 엉거츠산, 야마트산, 열트산 ~
몰라. ㅋㅋ 나중 찾아보니 1900m.
멋진 늑대모양의 정상석을 가진 산.
야생화 초원을 지나며 보석같이 박힌 바위산을 바라보며 걸었는데...
생각보다 완만한 구릉. 아주 좋았다.
아리야발사원 이곳도 108계단과 "흔들다리"가 유명했고,
특히나, 여기 입구 커피숍 매점 앞 화실인지, 휴게소 귀퉁이 인지 그 안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만났는데
와우~ 아주 인상 깊었다.
반복학습의 효과랄까? 어떻게 저렇게 빨리 그려내는지~
그렇게 몽골 초원 둘러보고 다시 올란바토르로 가는데
무겁게 보이던 구름이 결국 비가 되어 쏟아지네.
비 내리는 몽골초원도 멋졌다.
삼겹살 먹는데 들렀는데
고긴 그저 그랬지만 여기에선 상추가 무한리필이네?
한국은 금값인데~
여기서 상추쌈 두세장씩 싸서 팍팍 먹었는게 인상깊었음. ㅋㅋ
몽골 올란바토르 최고의 역사를 지닌 수하바토르 광장은 비가 와서 생략~
박물관에서 역사얘기 조금하고 끝냈고~
다음 날, 몽골관광 마지막 날은
간단사원, 자이승 전승탑, 전통공연, 야시장 구경, 전통마사지가 예상되어 있었지만
어설픈 계획으로 야시장은 시간이 안맞아 패쓰.
누가 짰는지~ 대충대충 탁상행정같은 여행사의 무책임한 일정계획에 짜증나더라.
간단사원 높은 부처님상 뵙고 그저 그랬고,
자이승전승탑 오르니 높은 곳이라 기분은 좋았지만 설명하나 없이 엉성한 게 좀 짜증났고,
더군다나 몽골의 슈바이쩌 이태준열사 기념관 또한 그냥 아무런 말없이 보여줘...
먹먹한 가슴.아쉬움만 남더라
여행 가이드는 이럴때 필요한데 그 누구도 설명해주는 이가 없어 쫌 그랬다.
교동지옥인 몽골 상황에 맞춰 순서를 바꿔 전통마사지 집으로 먼저 간다.
모래에 발 담그고 대기하다가 시간되어 옷갈아 입고 누웠는데...
나로썬 전혀 별 기대가 없었다. 마사지 케봐야 거서 거기자나~
난 그랬지만 옆에 동생은 달랐다. ㅎㅎ
매번 마사지 갈때마다 운때가 안맞아서 트라우마까지 생긴 상황으로
최근 (7월말 백두산 갔을때란다) 엔 오죽하면~
밀대 미는 청소아줌마가 급히 들어와 대충 주물러 줬다고 투덜대기까지 했는데... ㅋㅋ
형으로써 오늘 그 트라우마 완전 없어지길 응원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희안하게 나까지 여자 안마사가 들어오고, 끝에 위치한 동생한텐 아무도 오지 않는것 있지?
한참 있어도 아무도 안들어오니
동생은 내 이럴줄 알았다며 큰소리로 옆에서 궁시렁댔고,
갑자기 모두 빵터질듯 웃었다는거 아냐. 갑자기 내가 미안했다, 형으로서. . . .
결국 동생은 희멀겋게 생긴 남자 마사지사가 배정됐다.ㅋㅋ
그와 대조적으로 내겐 모처럼~! 오우 마이가드~!
이쁜 안마사가 들어와 나 너무 감격해서 기절하는 줄 알았자나..
그래서 팁까지 먼저 주고, 잔뜩 기대하며 몸을 맡겼는데
덴장~!
왜?, 왜 그랬을까?
갑자기 주인장이 부르는거 같더니 내 담당 안마사가 벌떡 일어나 나간다
체인지 된 것 같은데... 이게 말이 되냐?
실컷 팁까지 먼저 주고 배정받은 담당이 10분도 안되어 갑자기 바꾸게 된다니..
이건 명백한 공정거래법 위반, 부당행위이다.
화가 치솟더라. 진짜...
바뀐 사람은 하필이면 옆에 동생 담당 남자안마사...ㅠㅠ
이놈이 안마라도 잘하면 조용히 넘어가주려했다.
근데, 아니었다
이놈은 완전 초짜라 아무것도 모르는 놈이었다.
안마 주무르라 하니 자꾸 머리털만 참외 만지듯 뜯어대며 만져대더니
귀에 빙글빙글 애무하듯 자꾸 돌려 만지기만 계속하고...
엔간하면 참으려고..
머릿속에서 참을 忍자만 새기고 새겼는데
10분, 15분이 넘어도 계속 침바르듯 만져대기만 하니까 폭발하겠나 안하겠나 ~
옆에 동생은 여자안마사로 바뀌어 벌써 허리를 지나 다리 주무른다고 끙끙대고 있는데,
이 쉐이는 계속 머리털만 쥐었다 만져대고 있자나.
급한 성격에 불을 지르는 것도 유분수지, 이건 아니자나!
그때~! 내 밑에 있던 원장님이 스타트를 끊는다.
"뭐 이래 못하노, 놔라.. 그냥 나갈란다~!"
나 또한 따라서 고함을 확 지른다.
"이게 뭐야, 너 안마하는거 맞아, 안마야? 이게~!
가이드 불러줘요 뭐 이렇노, 이건 아니자나~!!"
내 목소리가 컸나? 마치 준비라도 해놓은듯 다른 사람둘로 부리나케 배정된다.ㅋㅋ
이것들이 다 알고 있었나?
보니 원장님 하고, 내 담당 안마사 둘이 차출되어 불리어 갔단다. 아마 VIP가 와서 끌려간거 같다는데...
이것들이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그러니,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서로 공감하게 된거다.
세번째 바뀐 여자는 프로레슬러 같은 분인데
내가 고함까지 질렀으니 보란듯 교육시켜 놓으려고 최고 강하게 내 몸을 유린해대더라~
아파 죽겠는데~ ㅆㅂ
싸나이 자존심이 있어 꾸욱 이를 꽉 깨물고 참았다. 그랬다, 그건 고문이다.
차라리 아파도 제대로된 경락마사지라 생각하니 속은 후련했다.
그렇게 뒤늦게 마사지 받고나니
시원해야할 몸이 통증으로 더 아프더라. 목을 제대로 못돌렸다.
그렇게 마사지 에피소드가 만들어졌는데. 다들 웃더라만.
난 머리털이 얼마나 빠졌는가 누운 자리까지 확인했었다는거 아냐... 씁쓸하게 ~
몽골여행..
큰 기대없이 떠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것 같다. 이걸 계기로 다시 떠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겠다.
또 떠나기 위해 자, 노력해보자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