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의 어느 평화사러운 햇살 비취는 날
아낙은 밥 짓고 남편은 농사 지을 그 시간 여유 있고 정겨운 그 날에
갑자기
황색 옷 입고 총칼들고 한 마을에 출몰한 대동아 평화 유지군
다짜고짜 총 쏘고 칼로 찌르고
목을 댕강 하고
그게 또 얼마나 재미 있는 놀이인지 웃으면서 멋지게 사진으로 박아주는 센스
참 잘들 놀드라고 그건 일종의 놀이것제..
힘 없는 농민들을 무슨 쥐 박멸하려 죽이듯기 그렇게 도살하는 그 네들을 보메
평화로운 마을에 아무런 해를 받을 일이 없었을 아낙네는 밥 짓는 시간
아이들은 뛰어 놀며 잠자리도 잡고 누나와 장난도 치고 즐겁던 그 시간
영문도 모르고 생의 마지막이 되었네. 그것도 가장 처참한 현장에서
그때 도살 당하는 누구와 도살하는 누구의, 운명의 그 놀이터 봉오동!
갑자기 하늘에서 악마가 내려와 순식간 지옥 풍경으로 만드는 재주가
원래 니뽕인들의 피에는 스며들어 있었능가?
이곳의 아세라 제사장들은 저 일본인들을 믿어보자고 하네..
니뽕의 사람을 벌레처럼 보는 피가 어디 가겠능가?
특히 조센징이라고 하면 철천지 원수로 보는 저들의 생각이 달라졌겠능가?
저들은 이제 달라졌다고 하네..
정말 달려졌겠능가?
그 시간 봉오동!
철 모르는 18세 소년과 소녀는 나중에 결혼을 약속하며 서로를 보며
행복을 꿈꾸고 있었을 바로 그 시간
갑자기 남쪽에서 멋진 말을 타고 온 무리들
갑자기 소녀의 목을 댕강, 소년의 목을 댕강
그리고 즐겁다고 사진 찍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