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달러는 줘야 vs 어림없다”… 신규채용 임금 깎아
▶ 기대임금 7만8,645달러로…전년대비 8% 상승 최고치
▶ 반면 기업은 7만달러 제시, 구인 경쟁 끝나간다 분석
2023/08/23
임금 노동자들의 의중임금이 8만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임금 상승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기업들의 채용 임금은 삭감되고 있어 간극이 더 커지고 있다. [로이터]
임금을 놓고 기업과 임금 노동자 사이에 평행선 간극이 더 넓어졌다. 임금 노동자들이 일한 대가로 받는 최소한의 기대 임금이 8만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반면에 기업들은 신규 채용 임금을 동결하거나 아예 삭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취업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면서 주는 기업과 받는 노동자 사이에 임금에 대한 온도차가 극명해지고 있다.
21일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은 지난달 진행한 고용시장 조사 결과 임금 노동자들이 취업을 하면서 받을 수 있는 최소 임금 수준인 의중임금(reservation wage)이 올해 2분기 연봉 기준으로 평균 7만8,645달러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나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조사 이래 최고치다.
의중임금은 일한 대가로 받고자 하는 최소한의 임금을 말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력난이 극심해지면서 기업들은 인력 확보를 위해 임금 상승에 나서 지난 3년 동안 임금 노동자들의 의중임금은 22%나 급등했다.
하지만 임금 노동자들의 의중임금과 기업의 제시 임금에는 격차가 있다. 기업들은 지난해에만 풀타임 평균 연봉으로 전년에 비해 14% 상승한 6만9,475달러를 제시했지만 실제 지급 연봉은 6만7,416달러에 그쳤다. 그래도 전년에 비해 7,000달러 상승한 최고치였다.
가파른 임금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리는 동인 중 하나로 작용하면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기업들이 임금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 노동자들의 의중임금도 상승하고 있어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기준 취업자들의 의중임금은 2020년 3월 대비 19.4% 올랐다. 미취업자의 경우 12% 상승했다.
임금 노동자들의 의중임금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기업들은 신규 인력 채용 임금을 동결하거나 심지어 삭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릿저널(WSJ)은 팬데믹 이후 인력 확보를 위해 신규 직원들의 임금을 크게 인상했던 기업들이 이제 채용 임금 삭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온라인 구인웹사이트 집리크루터에 올해 올라온 2만여건의 구인 광고에 게시된 평균 임금이 지난해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직종에서 하락세를 보였지만 특히 기술과 운송 부문 임금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들 부문은 2021년과 2022년 초 경제 재개방 속에 심각한 구인난을 겪던 분야다.
신규 채용 임금 삭감 현상은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기업들의 구인 광고 4분의 3은 채용 임금의 규모를 인상해 제시했었다.
올해 들어 고용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면서 임금 상승세가 꺾이는 분위기다. 지난달 2,000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규 인력 채용 임금을 삭감했다고 답한 기업의 수가 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이직자를 포함해 전반적인 임금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 6월엔 2년 만에 처음으로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상회했지만 임금 상승 속도는 5.7%로 하강 곡선을 그리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