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추에서 알게된 반장이 있는 데 연락이 왔네요.
지난 목요일은 여수 현장 출근한 지 4일째.
다른 직원과 장비들,기능공들은 오래동안 같이 일해온 터라
어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작전이 좀 필요한 거죠.
딱 보니 현장에 있는 반장이 시원찮아서
소장님께 건의하기를 "소장님,제가 아는 반장 한분 쓰게 해주세요"
소장님은 O.K 하셨고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홍반장님,나 좀 도와주러 내려올래요?"
-57년생인 그는 작년 12월 송추 처음가던 달부터
나랑 호흡을 맞춘 반장으로서 7개월간 같이 일을 하면서
아침에 지시만 해 두면 현장에 몇 번 안 가도
알아서 책임감 있게 잘 해줘서 좀 예뻐라 한 분이에요.-
"거기가 어딘데요?"
"네 여수인 데 산업단지 조성현장인 데 와서 나 좀 도와줄래요?"
역시 그도 일꾼이라 본격적으로 금액을 묻는다.
"한달에 250 월급제로 해요"
"한달에 27일 근무하는 걸로 하고 270 말해 보세요"
소장과 잠시 대화를 한 후 전화해서는
"걍 250해요.도움 많이 주면 내 돈에서 20떼 줄테니까..."
하루만에 그는 성남에서 손수 운전해서 울 현장으로 왔다.
다음날은 목수 작업에 들어갔다.ㅋㅋ
"소장님 목수도 한 분 있는 데 쓰면 안될까요?"
일주일 겪어보았지만 소장님은 기술사라는 레벨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인색한 분이시다.
소장님은 좀 두고보자고 하셨고,아쉽지만 할 수 없었다.
어제는 진주랑 한 시간 거리라 홍반장을 유혹해서 ㅋㅋ
진주엘 갔었다,
휴가때 간 진주지만 그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다.
늘 집과는 먼 현장근무로 인해 집에 갈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는 데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내가 아니다 ㅋㅋ
퇴근 후 집에 간다고 말하니까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는 소장님.
관심없다.퇴근하고 집에 가는 데 모 어때?
내일 출근만 정상적으로 하면 되지 모
마침 목수(역시 송추에서 만난 분으로 올해 67살이지만,홍반장이
송추현장을 떠난 이후로 혼자 남아서 날 끝까지 도와준
실력 좋은 목수이다.)가 고향인 함양(집은 남양주)에 내려와 있어서
진주에서 사적인 자리는 처음인 자리를 내가 만들었다.
집에는 잠시 들러 겨울옷들을 내려두고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아버지.다음에 와서 잘께요.오늘은 아저씨들이랑 같이 와서
아버지보다 연세많은 분도 계셔서 불편하니
여관에서 자고 내일 바로 출근하겠습니다."
ㅋㅋ
서운해하는 엄마를 뒤로 아버지는 "응 그래라" ㅋㅋ
손님오면 꼭 데리고 가는
'일미장어' 어려서부터 다닌 곳인 데 고향 떠나니 그 집이 그립더라구요.
민물장어는 양식이지만 바다장어는 자연산임.전 주로 바다장어 먹거던요.
셋이서 민물장어 1인분 바다 4인분을 먹고,ㅋ 내가 접대할랬는 데
화장실 간 동안 목수아저씨가 계산을 했네
속으로는 좋지만 ㅋㅋ
"아저씨 맥주 딱 한박스만 마시고 자러가죠"
"그래요 간만에 맘 놓고 마시는 술인 데 한잔 더 해야죠"
아싸 ㅋㅋ 우린 도우미가 출연하는 노래주점에 가서
2시간정도 놀고 나는 독방 두분은 같은 방을 잡고 자고 나서
휴일인 오늘 5시에 일어나서 홍반장이랑 나는 여수로 향했다.
헉 오늘 할 일이 많은 데 목수 두명이 보따리를 쌌당.
이궁 소장님이 한마디 하셨는 데 열받는 다고 가버렸다는 것이다.
이론 재수
바로 목수한테 전화를 해서는 "와서 나 좀 도와주세요"
남양주에 큰 집도 있고 함양에도 집도 있는 부자이지만
걍 일이 좋아서 한다는 그 분은
우리 셋이 같이 일을 하면 하지만 이젠 그리 일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전날 술자리에서 하더라구요.
목수온다는 말을 듣고 소장님은 눈치를 주셨지만
재빨리 대응을 했지.
"소장님 서울 올라가기 전에 걍 저 일 도와주러 오는 겁니다.
일당 안 주는 겁니다.걱정마세요.
ㅋ 잠시 후 날 부러드니 소장님께서 하시는 말씀
"그 목수 걍 울 현장에 쓰도록 해라"
ㅎㅎㅎ
카스의 잔머리는 상당함.잔머리 하나로 살아온 34년인 데 ㅋㅋ
예상했지만 거절없이 바로 달려온 정목수님은 노련한 실력으로
가뿐히 오늘 할일을 마쳐주었다.
기존 목수들이 했으면 반나절이 아니라 이틀을 했을 듯.
서서히 남은 목수랑 반장도 짤라버리고 내 일군들 모아서
일할 무서운 음모를 생각하고 있슴 ㅋㅋ
지금 두 분은 나란히 제 방에서 쉬고 계실 겁니다.
전 잠시 모기향 사러 나온 길에
어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리오
피시방 들러서 울 님들께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겁니다.^^*
전 사람이 큰 재산이라 생각하고 살거던요.특히 일에 있어서는
압구정에서 같이 일한 반장역시 송추까지 따라와서는
압구정에서 일하던 단가보다 만오천원이나 더 받아주고
일 하셨구요 지금도 송추 계시는 데 조만간 여수로 내려올 듯 ㅋㅋ
필요한 사람은 늘 차고 다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냉정하게
잊어버리는 편입니다.일에서만 그렇죠.
많은 분들을 아직 제 곁에 두지는 못했지만
향후 소장이 되면 주위에 좋은 일꾼들이 제 옆에서
어슬렁거리는 그런 기술자가 되고 싶네요.
돈은 제가 만들지만 그걸 지켜주고 실제로 벌어주는 건
울 일꾼들이거던요.^^*
제가 오늘 긴 말씀 드린 가운데 님들께서도
상당부분 인식할 부분이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자기에게 꼭 필요한 분들은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거라 생각합니다.
주위에 늘 좋은 분들로만 가득차는 울 님들이셨으면 하는 소원 드리면서
카스의 사흘간 일기를 마칩니다.
사랑해요 카스 드림^^*
2006.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