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기영, 가족 24-2, 상근 씨와 신년 인사(식사 나눔)
어제 상근 씨가 살고 있는 ‘성부원’에 연락해 외출 허가를 맡았다.
상근 씨 컨디션이 내심 궁금했지만, 묻지는 않았다.
예정된 시각에 도착하니 상근 씨가 직원과 함께 걸어 나왔다.
“그동안 잘 지냈어요, 상근 씨?”
고개를 푹 숙이고 나오는 상근 씨를 차에 태우고 몇 마디 말을 건넸지만, 대답이 없다.
“뭐 먹고 싶어요, 상근 씨? 점심 먹으러 갑시다.
매번 자장면에 탕수육 이어서 오늘은 기영이 형님이 다른 거 먹자고 하네요.”
연화정이라는 삼계탕 전문점에 들러 방으로 자리를 잡았다.
형제의 식사를 도우며 이런저런 새해의 계획들을 의논하고자 했지만 이야기가 잘 이어지지 못했다.
기분이 가라앉은 가운데서도 상근 씨는 국물만 남기고 그럭저럭 한 그릇을 다 비웠다.
자리를 옮겨 차 한잔하러 가자고 하니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했다.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사서 근처 공원에 갔다. 바람이 쌀쌀해 차 안에서 나눠 먹었다.
상근 씨는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는 말 이외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형이 찾아와 이렇게 외출 나오니까 좋아요?’ 묻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상근 씨를 다시 시설에 바래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기영 씨가 서럽게 울었다.
상근 씨의 다운된 기분과는 생관 없이 내내 웃고 기분 좋더니 난데없이 통곡이라니 당황스러웠다.
맥락 없이 슬프게 울 때가 종종 있어 오늘도 그런 것이려니 생각했지만, 오늘은 상황에 맞는 눈물인 것만 같아 마음이 짠했다.
2024년 1월 8일 월요일
아! 기영 씨가 우셨군요…. 아름
첫댓글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곽기영 씨의 눈물. 저도 마음이 짠해요.
선생님의 기록을 보니 표현 방법은 다르지만 동생이 찾아오고, 형을 만날 수 있어 기뻐하는 형제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