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광복을 위해 오늘의 험한 현실을 의지로 극복하겠다는 이육사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교목’이란 자연물에 자신의 의지를 부여하여 이를 상징화했다. 이 시를 이해하려면 제재인 교목(喬木)과 화자와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 교목은 ‘높게 우뚝 서 있는 나무’로서, 화자와 동일시(同一視) 되고 있다. 따라서, 이 시는 일제 치하에서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도 굽힘이 없이 살고자 한 시인의 삶의 자세를 형상화한 것이다.
이육사는 시와 생활을 일치시킨 시인이다. 이 시는 그의 생애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육사는 20여 년간을 독립투쟁을 하다가 무려 17회에 걸쳐서 투옥(投獄)되었다. 어려운 시대를 사는 시인의 자세가 어떤 것인가를 알게 해 주는 시라고 하겠다.
▶ 성격 : 지사적, 극기적(克己的), 상징적, 저항적
▶ 심상 : 시각적 심상
▶ 어조 : 강인하고 의지적인 남성적, 부정적 어조
▶ 표현 : 상징에 의한 암시적 표현
▶ 특징 :
① 절제(節制)된 언어를 사용함.
② 각 연을 부정어로 종결시킴으로써 저항의지를 보임.→각 연에서 ‘부정적’(말아라, 아니라, 못하리) 종결어미를 선택하여 자신의 부정적 현실에 대한 강한 저항 의지를 잘 형상화하고 있으며, 또한 이것이 각운의 요소를 이루기도 한다.
▶ 시상 전개 : 점층적 전개
▶ 구성 :
① 굽힐 수 없는 의지(제1연)
- 명령형 :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여 봄이 와도 꽃을 피울 수 없을지언정 우뚝한 의지는 버릴 수 없음. 곧 '추위야 올 테면 오너라'라는 식의 강한 의지의 표출이다.
② 후회 없는 삶의 결의(제2연)
-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 안락함, 남의 눈에 띄는 영예로움을 버림(강인한 정신의 소유자에게 차라리 시련은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할 운명이기 때문이다.)
-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 그러면서도 결코 뉘우침 없는 삶을 살겠다는 뜻이다.
③ 극한적 상황에 대처(제3연)
- ‘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 : ‘자신의 삶이 파멸로 끝난다 해도’의 뜻
▶ 제재 : 교목(喬木)
▶ 주제 : 극한 상황 대처를 위한 결의.(현실에 굴하지 않는 꿋꿋한 의지)
연구 문제
1 . 이 시는 현실에 대한 치열한 저항 정신을 노래한 것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한 문장 구조상의 특징을 설명하라.
☞ 모든 문장을 ‘말아라, 아니라, 못해라’ 등의 부정문(否定文)으로 표현했다.
2 . 다음 시의 밑줄 그은 구절과 같은 의미로 쓰인 시어를 둘 찾아 쓰라.
☞ ‘세월’, ‘바람’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3 . 이 시는 일제하의 저항시다. (1)이 시에서 핵심이 되는 시구를 찾아 (2)그것이 상징하는 뜻을 쓰라.
☞ (1) ‘끝없는 꿈길’(2) 조국 독립에의 의지(끊임없는 독립 투쟁)
4 . 이 시의 화자는 어떤 사람인지 이 시의 제목을 넣어 100자 정도로 설명해 보라.
☞ ‘교목’은 줄기가 곧고 굵으며 높이 자라는 나무이다. 화자는 자신을 교목에 빗대고 있다. 따라서, 이 시의 화자는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신의 의지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5 . 밑줄 친 부분 ①‘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서서/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에 드러난 시적 자아의 태도와 유사한 작품(시조)은?
☞ 성삼문 시조 <이 몸이 주거 가서 무어시 될꼬 하니>
정몽주 시조 '단심가' <이 몸이 주거주거 一百番(일백번) 고쳐 주거>
6 . 밑줄 친 ②‘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와 내포적 의미가 유사한 시 구절을 유치환의 <바위>에서 고르면?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비극적 상황 속에서 자신을 불태우면서 죽음으로써 대처하겠다는 준엄한 저항 정신을 보여 주고 있다. 각 연의 끝을 ‘말아라, 아니라, 못해라’ 등의 부정어(否定語)를 사용함으로써 강인한 저항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제1연은 현실에 대처하는 시인의 의연한 자세를 나무로 형상화하였다. 화자는 시련을 당하여 불타지만, 당당하게 맞서서 푸른 하늘을 향하여 우뚝 서 있겠다는 것이다. 비굴하게 자신의 의지를 굽혀 가면서 개인적인 영화(榮華)는 누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제2연은 암담한 상황에서 개인적인 영화를 버리고 미래를 위하여 고난의 길을 택했지만 후회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화자인 교목이 ‘꽃’ 대신 ‘거미줄’을 휘두르고 해방과 독립을 찾아가는 길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 길이 의(義)롭기 때문이다. ‘낡은 거미집’은 제1연의 ‘꽃’과 대립되는 이미지로 궁핍한 삶을 뜻하며, ‘끝없는 꿈길’은 자유, 해방 또는 독립을 향한 끊임없는 투쟁의 과정을 뜻한다.
제3연은 화자의 굳은 의지의 표현이다. 가혹한 세월에 맞서 자신의 정열을 불태우면서 독립을 향해 가는 길에 극한적인 상황이 오면 구차하게 살기보다는 차라리 거꾸러져 죽을지언정 의지를 버리지 않겠다. 그러니 이 결심은 어떠한 탄압도 꺾을 수 없을 것이다. ‘검은 그림자’는 암담한 상황, 절망적 상황으로 해석이 가능하고, ‘호수’는 물의 이미지로 죽음을 뜻한다. 그리고 ‘바람’은 외부의 힘, 일제의 가혹한 탄압으로 제1연의 ‘세월’에 상응하는 이미지다.
이 시는 밖을 향한 목소리가 아니라 화자의 내면을 향한 다짐이며,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릴 수 없다는 극기(克己)의 정신을 표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많은 문인(文人) 또는 지사(志士)들이 탄압에 못 이겨 결국 일제에 굴복하고 친일(親日)로 기울었으나, 이육사는 끝까지 죽음으로써 일제에 항거했다. 이러한 시인의 내면세계를 이 시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