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과 노하우가 만든 ‘역직구 신화'
씨메이트
2015년 2월 국내 스킨케어 브랜드 D사는 씨메이트(C-Mate)를 통해 중국 뷰티 온라인 쇼핑몰 주메이(Jumei)에서 ‘블랙 마스크팩’을 선보였다. D사가 준비한 물량은 20만 장 이상이었지만, 완판 되기까지 시간은 단 5분이면 충분했다. D사의 마스크팩 제품이 이미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이 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놀라운 성과다.
중국 B2C몰의 한국상품 판매(역직구) 공식 운영대행 업체인 씨메이트(C-Mate)가 ‘국경 간 전자상거래(cross border trading)’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관세청 신고기준으로 작성된 한국무역협회 수출통계에 따르면 씨메이트의 2015년 수출은 3648만 달러로 2014년의 300만 달러에 비해 12배나 늘어났다. 씨메이트가 자체적으로 작성한 통계에 따르면 2015년 1월 누적기준 수출액이 500만 달러를 돌파했다. 2014년 5월 사업을 시작했으니 불과 8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2015년 12월에는 누적기준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씨메이트는 설립 1년여 만인 2015년 12월 제52회 무역의 날에 ‘1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이 상은 전년도 7월부터 당해 연도 6월까지의 수출실적을 기준으로 선정된다. 그야말로 거침없는 행보다. 씨메이트 관계자는 2016년 8000만 달러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만큼 빠르게 역직구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씨메이트의 성공 비결은 ‘현지화’에 있다. 중국 주요 도시마다 지사를 설립해 현지 맞춤 영업을 진행하고 중국 시장의 판매 분석을 통해 국내 업체의 대 중국 마케팅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현지 소비자에게 통한 것이다.
한편, 씨메이트는 중국에서 ‘다중채널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s, MCN)’ 산업이 주목받을 것으로 판단해 지난해 7월 타오바오에 브랜드 MCN을 오픈했다. MCN 산업은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인터넷 방송을 통해 창출한 수익을 창작자와 나눠 갖는 미디어 사업으로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당시 씨메이트는 중국 현지 뷰티 달인을 섭외해 뷰티 관련 브랜드를 홍보하고 타오바오 상점을 통한 상품 노출 확장에 힘써 현재 월평균 200만 위안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
이밖에 씨메이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전문성도 장점이다. 씨메이트의 현지 직원들은 중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화장품 회사나 온라인 회사에서 장기간 근무했던 업계 전문가들이다. 박명철 씨메이트 대표 역시 칭화대를 졸업하고 중국 아모레퍼시픽 디지털을 총괄하면서 2년 만에 라네즈 프리미엄 브랜드 매출 5억 위안을 달성한 경험이 있다. 말 그대로 ‘중국’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중국’을 잘 아는 사람들이 내세운 전략
씨메이트는 기존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와는 달리, 직구전문 B2C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사이트 입점만이 목표가 아닌 한국 공식 A급 에이전트 계약을 맺어 매월 일정 수준의 매입량이나 브랜드를 해당 플랫폼과 공유한다는 것이다. 씨메이트는 광저우에 본사를 둔 뷰티 전문 온라인 사이트 ‘VIP 닷컴’, 베이징에 본사를 둔 화장품 전문 쇼핑몰 ‘주메이’와 공식 에이전트를 맺었다. 이는 한국 업체 중 유일하다.
효과는 지난해 입증됐다. 씨메이트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VIP 닷컴’이 34.14%로 가장 많았고 ‘주메이(32.50%)’가 바로 그 뒤를 이었다. 씨메이트의 제품 둘 중 하나는 ‘VIP’와 ‘주메이’에서 팔렸다는 의미다.
씨메이트의 비즈니스 모델은 B2C 위주이다 보니 위생허가가 없이도 국내 업체 제품의 중국 진출이 가능하다. 물론 기업 간 거래는 화장품 등과 같은 품목에서 위생허가를 반드시 받아야 하지만, 현지 소비자가 직접 주문하는 해외 직구라면 일정 금액 이하로는 위생허가가 없이도 통관할 수 있다. 위생허가를 받은 국내 업체의 경우에는 씨메이트가 중국에서 브랜드 마케팅, 상품, 채널전략에 대해 지원을 한다.
이밖에 지난해 6월 중국 정부는 대리 구매를 통한 중국 내 수입 상품의 유통을 제한하고 무분별한 해외 소비를 막기 위해 통제 가능한 채널에서 수입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씨메이트는 통관 프로세스의 최적화, 국제 전자상거래의 수출입상품 분류 간소화, 중국내 은행카드청산기구의 해외업무 확대 지원 등과 같은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확대되는 중국 온라인 시장, 그리고 씨메이트
씨메이트의 사업 구조는 ‘브랜드 계약 체결 → 발주 및 검수 → 상품 스토리 작업 → 채널 관리 → 제품 선정 → CS 서비스’로 이뤄져 있다. 특히 ‘채널 관리’는 중국 씨메이트가 유통채널과의 가격협상 및 운용제품 선정 등 전 과정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고객 상담, 배송문의, 클레임 등의 ‘CS 서비스’도 직접 관리한다.
업체들을 위한 맞춤 서비스도 제공된다. 씨메이트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해서 중국시장에 맞는 디자인 제작을 지원한다. 또 타오바오, 바이두 등에서 매달 판매 현황 또는 현재 브랜드의 판매수치, 키워드 검색 등을 정리해 업체의 운영방안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타오바오 등 쇼핑몰에 수권서 없이 판매하는 상품, 소위 짝퉁상품으로부터 저작권을 보호하고 화장품 브랜드의 위생허가를 대행해주는 것도 특징이다. 티몰 및 B2C 사이트에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사이트 규정에 따라 이미지를 다시 촬영해야 하는데 중국용 사진촬영, 동영상 제작도 지원한다.
씨메이트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2014년 기준 총 245만 달러 이상으로 2013년보다 47.4% 확대됐다. 이는 오프라인 쇼핑몰 증가세의 4배에 달하는 수치이며 전체 중국 소비시장의 약 10.6%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의 사용자 수는 같은 기간 약 3억6000명으로 총 인터넷 사용자 수의 55.7%에 달하며 이중 해외 직구를 경험한 소비자는 26%에 이르렀다. 앞으로도 해외 직구를 하는 중국 소비자의 수는 더욱 확대된다는 전망이다. 2018년에는 중국에서 해외 직구를 하는 소비자가 약 356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고 같은 기간 해외 직구 규모가 1조 위안 이상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씨메이트는 신사업을 통해 중국 현지 시장을 더욱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사업의 중심인 뷰티 분야 이외 식품, 유아 산업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또 최근 중국에서 글로벌 O2O(Online to Offline) 시장이 크게 확대되는 만큼 공항, 철도 등을 활용한 O2O 직구 비즈니스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이밖에 중국 내 B2C 온라인 채널 및 홈쇼핑 시장에도 참여, 중국에 진출한 국내 업체의 입점을 도울 예정이며 한국어를 공부한 현지 대학생이 많은 중국 난통에 CS센터를 건립, 중국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CS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끝으로 현재 중국을 상대로만 진행 중인 역직구 사업을 동남아, 일본, 러시아, 중동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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