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태동출판사의 <직업동화 내꿈은>에 대한 서평을 한 번 했었습니다.
두 번째로 다시 신청하면서 왜 같은 책에 대한 서평을 두 번씩 할까 살짝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해답은 찾지 못했지만 두 권의 견본은 처음보다는 좋았기에 늘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출발할 수 있었지요.
엄마의 택배가 여러 건 배달되어 오는 시점이였던 때...
태동출판사의 직업동화 2권은 아들에게 큰 축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여러분을 지켜 드릴게요> 소방관에 대한 책은 인기 대만족이였네요.
여전히 소방관이 되겠다는 아들을 살짝 건드려 볼까 하는 생각에...
사실은 엄마의 욕심에 <아들과 꿈에 대한 대화>를 해보았습니다. 어젯밤에 잠들기 전에요.
그러다 둘 다 잠들어 버렸다는 ㅎㅎ
꿈에 대한 아들과의 대화를 옮겨봅니다.
아들은 꽉 찬 6세랍니다.
책 읽어주는 것은 좋아하지만 글씨에는 아직 관심이 없답니다.
자기 이름 쓰는 것에 대단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요. 가끔 이름도 거꾸로 쓰기도 합니다.
그래서 "김승우"가 "우승김'이 되지요.
왼손으로 쓰고 있지만 그냥 두고 있답니다.
일단은
미래에 뭐가 되고 싶은지 큰 스케치북에 그려보라고 했습니다.
알았다면서
열심히 그림으로 표현하겠다면서 지켜보라고 하더군요.
잠시 자리를 피해서 지켜보았습니다.
여전히
여전한 승우의 꿈은?
1. 경찰관이 되고 싶어요.
2. 소방관이 되고 싶어요.
3. 공사장 아저씨가 될 거예요.
4. 전투기 조종사가 될 거예요.
되고 싶은 것이 더 있다는데 힘들어서 더 이상 못 그리겠다고 해서 여기까지입니다.
아이공...
여전히 그렇구나.
속으로 사실... 변하지 않았음에 약간 속상해했습니다. 저도 지극히 평범한 엄마인지라...
이해해주실 거지요?
이제 잠들기 전 침대에 아들을 눕히고 본격적으로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승우야!"
"어"
"어가 뭐야?"
"네에"
"승우는 꿈이 뭐라고 생각해"
"잠을 자면 꾸는 것"
"엄마가 묻는 것은 그 꿈이 아닌데"
"승우가 앞으로 자라서 어른이 되었을 때 무엇이 될까를 묻는 거야"
"소방관"
"어렵지만 할 거야"
"전투기 조종사 할까"
"2개 다 할 거야"
"꿈을 이룬다는 것은 뭘까?"
"승우가 소방관이 된다는 거야. 벽 타고 올라가서 사람을 구하는 거지. 줄타고 올라가서 말이야"
"그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훈련을 많이 해야지"
"소방차도 있어야 하고"
"씩씩하고 건강해야지"
"아하, 그렇지"
"우유, 밥, 운동도 해야지"
"피자, 초코렛, 아이스크림을"
"그건 X ... 몸을 아프게 하는 거야 "
하하 웃었습니다.
"소방관 봤어"
"진짜 소방관 말이야"
"텔레비젼에서"
"책에서"
"소방훈련에서"
여기서 엄마의 덫이 시작됩니다. ㅎㅎ
"엄마는 승우가 위험한 것 안했으면 좋겠는데?"
"달리기 잘하니까. 경찰관 될까?"
엄마를 쳐다보더니
아마 제 얼굴이 그걸 반대하는 얼굴이였나 봅니다.
"XXXXX"
"다 안할 거야. 아무도"
"엄마가 결정해주라"
헉..
이 엄마 아들 말에 정신 차리고 설교 들어갔습니당.
"엄마가 승우인생을 대신 살 수는 없어"
"꿈이 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엄마는 화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할아버지는 장군이 되라고 했지"
"아빠는 현대자동차 인수해서 현대자동차 사장이 되라고 했지"
승우 씩 웃더니
"하루는 소방관 하고 하루는 경찰관 하고 하루는 화가 하고 하루는 현대차 만들고"
"그럼 힘들겠다"
"그러게 힘들겠다"
잠시 서로 말없이 조용하다가
"공룡이 되고 싶어"
"왜?"
"이상하지"
"로보트"
"이상해"
울 아들이 엄마의 질문에 엄마 머리 위에서 이 엄마를 놀리고 있었던 겁니다.
다시 이 엄마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꿈이란 직업이 될 수도 있는 거야. 돈도 벌 수 있고"
"큰 군인차 만들래"
"현대차는 너무 힘들어"
"힘들어도 꿈을 위해서는 참아야지"
"남자는 모든 것을 이겨내야 하는 거야"
다시 조용...
시간이 꽤 깊어서...
"일단은 잠을 잘 자야 돼"
"자자"
울 아들 벌떡 일어나더니
"책 읽어야겠다 생각이 날지 몰라"
아마 책을 보면 꿈이 더 생각날지도 모른다는 아들을 한참 지켜보다
피곤하여 잠이 들고 말았네요.
아침에 일어나서 아들이 그러더군요.
"물고기 잡는 꿈 꾸었어"
"엄마도 승우 꿈에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난 승우 꿈에 안갔어"
"내 꿈엔 엄마가 나왔어"
이리하여 성격이 전혀 다른 꿈 이야기가 또 다시 시작되었지요.
하지만 아침이라 그냥 거기서 끝냈답니다.
6세인 아들과의 대화치고는 꽤 깊이있는 대화를 시도하곤 한답니다.
이해가 될 거라 믿으며...
간혹 엄마의 욕심에 요리조리 유혹의 덫을 던져보지만,
아들은 여전히 '소방관'에 푹 빠져있답니다.
꿈을 그림으로 표현하겠다고 열심히 그리고 있습니다.
저 하얀 빈 공간이 아름답고 신 나는 꿈으로 가득차길 바란답니다.
미래의 공사장 아저씨 재연 장면입니다.
공사장 모자에
삽까지...
저 초록나시는 제 것입니당.
ㅎㅎ
레스큐 포스 가면에
파워레인저 소방 로봇에
열심히 꿈을 실현 중이리라 믿습니당.
요즘은 레고에 빠져 몇 시간동안 집중합니다.
결국 노력 끝에 자기 힘으로 비행기를 완성했습니다.
아빠는 자기가 만든 것 보고 실신할 거라는 연기까지 합니다.
아직 실신하는 것 못봤습니당.
아직은 이렇게 물가바지 뒤집어 쓰고 올챙이 잡는 재미에 푹 빠지는 마냥 6세입니다.
며칠 전 외갓집에서.
맨 처음 배우는 세상의 직업(청림아이)
직업 이야기(한국헤르만헤세, 교과서에 나오는 경제.리더십 탐구 18)
읽어보면 도움 되실 거에요.
요즘 이런 부류의 책들이 인기더군요.
저도 그 인기몰이에 힘입어
내 아들이 자기 인생에 주인공이 되도록 보조해 보겠습니다.
<이번 서평을 마치면서>
같은 책을 두 번이나 서평을 하는 것 또한 처음인 것 같고요.
나름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말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아이에게 꿈의 날개를 달아주고 싶었습니다.
꿈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에게 주어진 선물입니다.
'미래로 열린 창'이 되어 줄 이 책이
아이의 숨겨진 관심과 흥미를 발견하는 시작이 되길 바랍니다.
저도 태동출판사 < 직업동화 내꿈은>의 바램처럼
세상의 직업이 새롭게 조명되고 그리하여 꿈을 펼치는 직업으로 각광받기를 희망한답니다.
직업은 시대의 조건에 따라 새로 생성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고 인기도도 사라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어떤 직업을 가지든(꿈의 완성으로) 부모의 바램보다는 아이의 바램이 우선시 되었으면 합니다.
부모도 신이 아닌 인간인 이상 편안하고 덜 힘들도 이왕이면 경제적으로 힘들지않는 직업을 얻기위해 꿈의 날개를 펼치기를 바라지요. 이건 사실이지요. 그것을 부정하진 않는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건 부모의 생각이고 아이에게 조언을 할 수 있으되 '무엇이 되어라' '아빠의 직업을 본받아라' '가업을 이어라' '부모를 기쁘게 하는 직업을 선택해라' 등은 가급적 마음 속에만 자리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테스트 중인 엄마 반성모드입니다.
아이의 삶은 오로지 아이 스스로 개척하고 그 과정에서 활활활 꿈의 날개가 펼쳐지기를 바래는 마음에는 변화가 없답니다.
아이가 꿈 꾸는 꿈이 실현될지 아닐지는 먼 미래의 일이지만
그 꿈을 향해 노력하는 아름다운 몰입에 그저 흐뭇해 하고 응원해주렵니다.
다시 한번 태동출판사와 운영진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멋진 서평에 감탄해요~~ 멋진 소방관이 되길 바래요~~ 홧팅!!
고마워요, 님... 그래도 소방관은 위험해서 ㅎㅎ
정말 멋진 서평이네요^^ 그런데 아이가 그림을 아직 깔끔하게 그리진 못해도 표현력은 정말 대단하네요^^ 좀더 크면 정말 그림도 잘 그릴 것 같아요~~ 이런 창작.. 구성력은 깊은 대화를 통해 발전된 건지요...?^^: 저도 좀더 아이를 존중하며 대화를 심도있게 해봐야겠어요^^ 아들과의 대화가 정말 좋았어요^^
글자보다 그림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자주 그림을 그리네요. 스스로 좋아해서 미술학원만 다니고 있고요. 화 나거나 답답할 때 그림으로 표현해 보라고 하면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 좋네요. 감사해요, 에스텔라님... 잠자기 전에 <말일기>도 좋고요. 엄마가 먼저 오늘 엄마는 무슨 일을 했고 기분이 어땠다. 뭐 그런 식으로 말을 먼저 하고요. 아이가 대답이나 관심이 없다면 그냥 넘어가고 그 다음날 또 이야기하다 보면 아이 스스로가 자신의 행동,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대화에 참여하게 된답니다. 저도 얼마 전에 배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