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도 하순이 되면 거리에는 성급한 크리서마스 장식이 시작이 된다.
그날도 동경은 아침부터 찬 비가 내리고 있었다.일기예보로는 태풍26호가 온대성 저기압으로 변해서 일본의 남쪽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금년은 태풍이 한번도 상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용한 가을이였지만,그때문에 비가 적게 내려서 일부지방에서는 공장의 취수(取水)제한을 하고 있고, 동경지방도 심각한 물부족으로 걱정을 했었는데 이번비는 그야말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다.
한낮의 기온도 9도 정도밖에 올라가지 않아서 예년에 비하여 6도나 낮다.
이런날은 날이 저물어 지는게 보통때 보다 한결 빠르다.
밤이 되어 가소린 주유소에서 급유를 하면서 뒷좌석의 바닦을 보니 손님들의 우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흥건히 고여 있어서 서둘러서 걸레로 닦아 냈다.
오늘은 택시 이용하는 손님은 많았지만 그대신 길이 혼잡하여 그다지 영업성적이 오르지 않았다.
좀전에 탓던 조그만 술집을 경영한다는 마마도
「오늘 같은 날은 영업이 되지 않아서 일찍 문을 닫았어요」
라고 말 했다.
시내의 번화가에 접어 들으니 벼란간 소방차의 사이렌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더니 대형 사다리 소방차의 출동으로 네거리의 교통을 완전히 차단을 한다.
화재의 현장은 어딘지 전혀 알길이 없다.경찰이 붉은 손전등을 휘두르며 소방차를 유도하려고 보통차를 정리하고 있지만 네방향에서 밀려드는 자동차의 물결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사이렌과 크락숀의 대합창으로 벼란간 심야에 파닉크 상태가 연출이 되였다.
앞차를 따라서 조금씩 앞으로 전진을 한다.보도에는 불구경을하러 가는 사람들이 우왕좌왕 한다.
그러는 도중에
「술주정뱅이가 장난으로 화재 경보기를 눌렀다고 한다」
그런 소리가 들린다.
나는 움직이지 않는 차솎에서 화가나서 죽을 지경이 되였다.
술이 상식을 혼란시켜서 장난으로 이런 혼란을 일으켰다고 한다.웃을 일이 아니다.
혼잡한 큰길을 버리고 좁은 뒷길을 천천히 달리고 있는데 전신주 뒤에 양복깃을 세운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서둘러서 내차를 세우고는
「타도 됩니까?」
중년을 조금 지난 사람이 손수건으로 머리와 어깨의 물기를 닦으며 올라탄다.점잖게 말을하는 사람이다.
「곧 택시가 올줄 알고 우산도 가지지 않고 나왔는데 오늘밤따라 택시가 전혀 오지를 않는군요」
아까의 화재 소동으로 차의 흐름이 멈춘거다.
「이럴때는 집에 전화를 걸어서 딸에게 차를 가지고 마중을 오라고 하는데 오늘밤에는 딸이 나갔다는 거예요」
그 사람은, 작년에 운전면허를 탄 자동차 운전을 좋아하는 딸이 있다고 한다.
「밤늦게 전화를 걸면 약속한 장소에 나온 답니다.금전적으로 생각을 한다면 택시를 타고 가는게 훨씬 싸게 갈수가 있지만…」
부녀 관계가 원만한가보다.
「금년에 차를 바꾸었어요.딸이 운전하기 편리하도록 전보다 소형차로요,딸이 혼다의 소형차가 갖고 싶다고 해서… 」
「…」
「나는 반대로 불편해 졌어요.차를 딸에게 독점을 당해서…」
딸 딸하면서 딸이야기를 자랑스럽게 하는걸 들으며 그의 집에 도착을 했다.
문 바로 옆에는 샷터가 내려진 차고가 보였다.
「신세 많이 졌읍니다」
그는 차에서 내려서 곧 초인종을 누른다.
낙옆 무늬
조금씩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동쪽 하늘을 배경으로 은행나무 가로수가 검게 실루에트가 되어 늘어서 있다.
아침 이슬에 젖은 차도에 떨어진 낙옆이 황색으로 눌러 붙어서 자연의 모자이크 모양을 연출한다.
나는 차를 세우고 잠시 밖에 나와서 심호흡을 했다.이른 아침인 이시간,다른 차가 거의 없다.
차도의 낙옆이 연출한 예술품을 보고있는 사이에 문득 간밤에 태웠던 노부인이 생각이 났다.
「가을이였어요,파리의 개선문 근처를 산보를 하고 있으려니 떨어진 낙옆이 지면에 아름다운 모양을 하고 있는거예요.나는 감동을 하여 그 낙옆을 주워 가지고 돌아와서 가공을하여 부로치를 만들었어요.그 부로치가 양복과 잘 어울려서 여러 사람에게 호평을 받았어요」
「저는 종교가 없지만,저녁노을을 받으며 우뚝서있는 느티나무를 보아도 대자연의 깊은 섭리에 합장을 하고 싶어진답니다」
그때의 노부인의 말이였다.
노부인은 1948년 패전후의 혼란기에 남편과 사별을하고 당시 소학생이던 아들 둘을 키우면서 남편이 경영을 하여오던 양복지 가게를 여자 혼자서 지켜왔다고 한다.
이윽고 일본도 고도 성장기에 접어 들어 사업도 순조롭게 성장을하여 지금은 사업은 아들에게 물려주고 자기는 나포리,파리,런던까지 가서 최신의 팻숀을 연구하고 돌아 온다고 하는 멋있는 할머니이다.
시에 취미를 가지기 시작을 했다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없이 사랑한다는 그할머니는 너그러운 인간성이 말끝마다 비치는듯한 감이 들어갔다.
그러면서도 패전후의 혼란기를 넘겨온 사람들 특유의 조용하면서도 굳센의지를 잃지 않는 할머니였다.
잠시 시간을 잊고 감심을 하고 있었지만 택시업무를 잊으면 않된다고 생각을 하고 차를 움직이기 시작을 했다.
조금 달리니 양복 차림의 청년이 조그만 가방을 들고 차를 세운다.
「시나가와(品川)역까지 가주세요」
하면서 혼자말로
「오버를 입고 왔으면 좋았을걸…」
꽤 추워 졌나 보다.
「조금 있으면 해가 오르고 그러면 따듯해 질겁니다」
「그럴까요?저도 낮에는 오버가 귀챦아 질것 같아서 안입고 나왔지만 그래도 오늘 아침에는 꽤 춥군요」
도중에 공원을 지나다가 보니 서리가 하얗게 내린게 보였다.
이시간에 택시를 타는 손님은 거의가 이제부터 집에 돌아가는 사람이거나,이제부터 집을나가는 사람이다.이청년은 일찍 집을 나가는 사람인겄 같다.
「시나가와(品川)역에서 전차를 타십니까?」
「네,요꼬쓰까(橫須賀)까지 갑니다」
「업무로요?」
「아닙니다.장례식에 참석을 하러 갑니다」
「이렇게 추울때는 노인들에게는 좋지 않은가봐요.요즈음 장례식이 많더군요」11월이 되고나서 부터 확실히 장례식이 많아진겄 같은 감이 들었다.
청년은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게 아직 20살이 갖 넘은 젊은 사람이예요.교통사고 예요」목소리에 섭섭함이 넘치는듯한 감이 잔뜩 서려 있다.
「3일전이였어요,이번 4월에 같은 대학을 졸업한 친구였어요.요꼬쓰까의 고급주택지에 멋있는 집의 외아들로 대학졸업기념으로 부친이 승용차를 사 주었답니다.대학 재학시절에는 가끔 요꼬쓰까에서 동경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올 정도로 스포쓰를 좋아하는 청년이였어요」
그가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것이 양친의 걱정거리였다고 한다.아들이 승용차를 타기 시작하고 부터 양친이 안심을 했다고 하지만 그것도 잠간 뿐이였다.
3일전 대학시절의 친하던 벗들이 중국정부의 초청으로 중국에 부임하게 된 대학시절의 은사를 공항까지 배웅을 한후 친하던 친구 세사람이 오래간만에 같이 식사를 했다고 한다.그는 요꼬쓰까에 사는 애인을 데리고 왔었다.
「그가 애인을 자랑을 하는것도 당연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그의 애인은 머리도 좋고 명랑하면서도 굉장한 미인 이였어요」
…였어요하고 과거형이 되였다.
「그도 퍽 미남자였지만 친구들은 모두 '저놈 혼자서 저런 미인을 독점하는건 불공평하다 '라고 할 정도 였어요」
그날밤 대학시절의 친구 세사람과 그의 애인까지 합하여 네사람은 즐겁게 식사를 하고 그들은 새차를 타고 요꼬쓰까의 집으로 돌아 갔다.
심야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커브에서 중앙선을 넘어서 폭주하여온 트럭과 정면 충돌을 하였다고 한다.
경찰의 현장검증의 결과 트럭의 운전수가 졸면서 운전을 하였다고 한다.중앙선을 넘어서 달려오는 트럭을 운전미숙으로 피하지 못하고 정면으로 들이 받았다고 한다.
「충돌을 할때에는 운전 교대를 하여 애인이 핸들을 잡었다고 해요,그녀는 운전면허를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운전이 하고 싶어서 안달을 했어요.저도 시내에서 잠간 그들의 차를 탓었는데 그녀는'제가 운전을 하겠어요 ''이런 복잡한 시내에서는 무리야 ''심술쟁이'그런 대화가 오고 갔어요.그게 제가 들은 그의 마지막 말이 였어요」
그녀는 즉사.그는 전신타박으로 의식불명의 중상.어제 아직도 의식이 되돌아오지 않는 그와 슬픔에 휩싸인 그의 양친을 만나고 왔다고 한다.
「그건 차마 볼수가 없었어요.이제부터 병원에 들려서 그녀가 죽은줄도 모르고 있는 그를 문병을 하고나서 그의 대신으로 그녀의 장례식에 참석을 할려고 합니다」
「…」
「차마 상복으로 병원에 문병을 갈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이 가방에 상복을 넣어가지고 가는 겁니다」
라고 굳은 표정으로 말을 했다.
차솎에서 천천히 나에게 말을 걸면서 자기의 기분을 정리하려고 하는겄 같다.저만치 역이 보이기 시작을 했다.
「그녀의 양친과는 아직 만나뵙지 못했어요.오늘이 처음이예요.양친의 슬픔을 생각하면 어떻게 대해야 옳을지 모르겠어요」
역에서 그청년을 내려주고 영업을 끝내려고 회사로 돌아오면서 그의 이야기가 나의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청년의 슬퍼하는 표정이나,말소리가 아직도 들리는듯한 감이 든다.
친구가 질투를 느낄 정도로 아름다운 그녀가 프르른 가을하늘아래 긴 머리를 바람에 휘날리며 거리를 달린다.
아까 그 노인이 데자인한 최신 유럽풍의 은행잎을 수놓은 낙옆 모양의 원피스,거기에 꼭맞는 마로니에의 부로치를 달고… 나는 상상을 계속한다.
악몽을 꾸는듯 사랑하는 딸을 잃어버린 양친,의식불명의 외아들을 걱정하는 양친,슬픔에 싸인 친구들의 얼굴들을 상상해본다.
의식 불명인채 병원의 침대에 누워 있을 그 청년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
언젠가 그녀가 죽었다는걸 알았을때의 그의 쇽크는 어떨까?
그리고 그 이후의 그의 일생은…
이것은 소설이나 드라마가 아닌 바로 눈앞의 현실이다.
무정이라고나 할까 무상이라고나 할까 나도 장례식에 간다는 청년과 같이 차례차례로 흔들리는 마음의 정리를 계속하면서 힘껏 핸들을 쥐었다.
완전히 밝아진 도로에는 언제나의 아침과 같이 자동차들이 늘어가고 있었다.
노동감사의 날
이곳이 일본인가 잠시 생각을 해 본다.
스타일이 좋은 금발의 미인이 있다.화려한 팻션의 흑인,파란눈을 한 미남자가 일본인인듯한 국적 불명의 여성과 키스를 한다.
동경에서 가장 젊은이들이 모여 들고 술집이 많다는 거리의 오전 1시.이곳에는 국적도,계절도,시간도 없었다.
이런 심야 무국적 지대를 천천히 차를 몰면서 관찰을 하는것도 재미가 있다.
제복을 입은 보이에게 전송을 받으며 술집을 나서는 10여명의 남녀가 차를 세웠다.
각자 자기가 돌아갈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과 택시를 같이 타려고 왁자지껄하며 혼잡을 부린다.
내차에는 닦아서는 사람은 중년 신사와 젊은 남녀였다.나머지는 다른 차를 세우려고 우왕좌왕 한다.
「이런 시간에 여자 혼자 택시로 돌아가게 해서야…」
라고 중년신가 말한다.
「제가 같은 방향이니까 데려다 주겠읍니다」
도어를 열때 본 그녀의 얼굴은 어듸선가 본듯한 감이 들었다.
곧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그때와 지금은 복장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였다.잠시 생각을 했더니 기억이 떠오른다.
「저를 기억 하시겠읍니까?」
하고 말을 걸어 보았다.
그녀는 술에 취한 눈으로 나를 잠간 쳐다 본다.
「지난달 국경일날 이침에 메구로(目黑)에서부터 씨티 에어터미널까지 모시고간 택시 운전수 입니다」
「아아 그러고 보니 생각이 나네요.저는 이차를 타겠어요」
「그럼 저도 도중 까지 함께 가겠어요」
젊은 남성이 한마듸 거든다.
「운전수 그럼 두사람을 부탁 합니다」
하고 나이든 신사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을 하자 내가 알고 있다고 해서 그런지 그가 나에게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을 한다.
「이 아가씨는 우리회사의 미인 넘버원이예요」
「어머 S씨,그런 거짖말을…」
차가 번화가를 빠져나올 무렵에
「기분이 맞는 사람들 끼리 한잔 마시는건 즐거운 일이군요」
「그렇지만 저는 얼마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지도 않아요.어른을 그토록 마시게 하고서 혼자 가시게해서 걱정이군요 」
어른이란 아까 그 나이가든 신사를 말하는가 보다.
한참 달리자 청년의 목적지가 되였다.
「그럼 조심해 가십시요」
라며 그녀에게 택시요금을 건네 준다.
「괜챦아요.저 혼자 타고가도 같은 값인 걸요」
「같이 차를 타고 K씨에게 택시 요금을 부담시켰다고 하면 나중에 어른에게 야단을 맞아요」
그가 내리자 무리하게 건네준 요금을 핸드빽에 넣으며 부끄러운듯
「아까 그사람은 파이롯트 견습생이예요」
그럼 아까 그어른이라던 사람은 기장이란 말인가?
라고 물으려다가
「병원에 근무하는 동생 잘 있어요?」
라고 화제를 바꾸었다.
「어머 어떻게 동생을…아아 그때 같이 말했었지요.그렇지만 우연이네요 이런 밤에 또 태워 주시 다니요」
차는 그녀가 살고 있는 원룸맨션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동생은 야근이기 때문에 아직 돌아이지 않았을거예요」
「편히 쉬십시요」
전번에는 씨티 에어터미널에서 「안녕히 다녀 오십시요」였다.
맨숀의 현관으로 사라지는 나는 그녀를 직무상 확인을 하듯 바라보았다.
한달쯤전에 추운 아침에 첫손님으로 내차를 탄 그녀.오늘밤의 그녀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 였다.
그날의 일은 지난달 11월23일의 일기에 써 있었다.
11월23일 노동감사의 날
택시 운전수들 중에는 허리에 병을 가진 사람이 의외로 많다.실내 풀에 예방을 겸해서 주1회 정도 다니고 있다.
물이 점점 차거워 지더니 헤엄을 칠수가 없을 정도로 차거워진 꿈을꾼 오늘 아침은 이번 가을 들어서서 가장 추운 날이였다.
전차로 4정거장 떨어진 회사에 까지 허리의 운동을 겸해서 고개가 많은 길을 약 30분 걸려서 자전차로 통근을 하고 있다.
아직 밝지 않은 하늘에는 구름 한점 없고,몇개 남은 새벽 별들만이 보인다.
아직 해는 뜨지 않았지만 기온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노동감사의 날이지만 나에게는 건강감사의 날이다.
언제나 그렇듯 휴일 오전중에는 택시 손님이 적다.천천히 출고 준비를 끝내고 LPG스탠드에 까스를 넣으러 가면서도 손님을 두리번 거리며 찾아보았지만 손님은 커녕 통행인들 조차 발견을 할수가 없었다.
급유를 하는 동안 차를 내려서 하늘을 향하여 두손을 뻗치고 심호흡을 몇번 했다.
건강할때는 일을 할때도 즐겁다.나는 건강덕분에 금년 들어서 아직 무지각 무결근이다.
오늘 하루도 무사고를 빌면서 차를 몰기 시작을 했다.
보통날과 달리 거리에 차가 없어서 자연히 스피트가 빠르다.
약 500메터쯤 앞에 빈차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내 앞에는 다른 차가 없다.
커다란 트렁크를 옆에 놓은 키가 큰 여자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스타일도,얼굴도 빼어난 미인이다.검은머리에 긴 솎눈섭 그리고 엷은 화장밑으로 투명한 피부. 짇은 곤색의 양복에 연한 갈색의 코트를 입었다. 젊은 여인이 조금 수수한 복장을 하면 한층 더 미모가 돗보이게 마련이다.
차를 세우고 문을 여니 바퀴가 달린 커다란 트렁크를 양손으로 들려고 하기에 얼른 내려서 트렁크를 조수석에 실었다.
「어머 친절 하시네요」
높고 깨끗한 목소리에는 아직 어리광이 좀 남아 있었다.
행선지는 씨티 에어터미널이라고 한다.
미인들 가운데는 코가 높은 사람들이 많다.
언젠가는 이런 일이 있었다.
「똑바로 가줘요…」
라고 한후엔 아무 말도 하지를 않는다.
좌우간 똑바로 가라고 하여 똑바로 갔더니 두번째의 교차점 가까이서 벼란간 큰소리로
「왼쪽 입니다」
일본미인이 아니고 외국미인,그것도 일본어가 거의 말할줄 모르는것 같은 젊은 여자 였다.
혼자서 택시를 타는 긴장감이 그녀를 아무말도 아지 않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뒷좌석의 미인은 아주 친한 사람이나 자기 부친에게 말을 거는것과 같이 스스럼없이 말을 건다.
「저는 택시를 탈때만 손님이 된 기분이돼요,오늘부터 해외를 돌아 다녀야 되는데 신경을 써야되는 일이라서 힘이 들어요」
라고 하면서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그렇지만 택시 운전수들 중에는 행선지를 말해도 마무말이 없는 사람도 있어요.저희들은 손님이 말을 걸었을때 잠자코 있으면 금방 목이 날라가요.택시에도 귀챦은 손님이 있지요?비행기에도 똑 같아요.술에 취해서 횡설수설 말을 거는 손님,벼란간 몸이 불편해진 손님등 여러가지 예요.정말로 여러가지로 신경을 쓰게 돼요」
이 여성이 스츄아데스이라는걸 알았다.본인은 처음부터 그걸 전제로 말을 걸어 왔지만…
그 스츄아데스는 가볍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우선 시차에 관한 이야기
「그런 점에서 국내에 있는 사람들은 시차가 없어서 컨듸숀 조절이 편할거예요」
북해도에서 부터 오끼나와까지 온도차가 22도나 차이가 나지만 시차가 없는 나라는 흔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미국은 뉴욕에서 하와이까지 6시간 소련은 나호트카에서 모스크바까지 8시간의 차가 있다.
외국 항로의 승무원들은 언제나 시차와 기후 풍토를 극복하고 몸의 컨듸션 조절이 필수조건이라고 한다.
「이트렁크에는 여러가지 옷이 들어 있어요」
승무중에는 제복으로 되지만 각지에서의 자유시간이라던가 외출복등 그곳의 기후와 토지에 맞는 각가지 옷을 넣어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동경에 있는 시간은 한달에 3분의1정도 밖에 없어요.그래서 마음에 드는 원룸맨숀을 빌리기는 했지만 집세가 비싸서 금년4월부터 동생과 함께 살기로 했어요.동생은 저의 힘드는 야야기를 듣고는 스츄어디스는 절대로 돼지 않겠다고 해요」
그 동생은 준간호부로 병원에 근무를 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병원 근무도 편하지 만은 않은가 봐요」소녀들이 꿈을꾸는 스츄어디스도 간호부도 임무로서의 현실은 엄격하다고 본다.
어떤 일이라도 고난은 있게 마련이다.그 고난을 넘기고 나서야 즐거움이 있는게 아닌가하고 노동감사의 날에 새삼스레 생각을 해본다.
저만치 씨티 에어터미널이 보인다.
이곳만은 휴일도 관계없이 뻐스,택시,승용차로 복작 거린다.
택시 정류장에 차를 세우고 트렁크를 내려 주면서
「안녕히 다녀 오십시요.몸조심 하시고요」
하고 급히 차로 돌아오는 나에게
「대단히 감사 합니다.조심하세요」
각국의 승객들로 복잡하기 짝이 없는 가운데도 그 소리는 아름답게 울려 퍼졌다.
검둥개
초여름이라고 하기 보다는 한여름을 느끼게하는 더운 오후였다.
고개길에 있는 낡고 조그만 다방에서 몸집이 큰 남자가 고개를 숙이고 나왔다.그 뒤를 따라서 날씬하면서도 팻숀 모델과도 같은 젊은 여인이 나오더니 타이밍이 좋게 차를 세운다.
「그럼」
하고는 남자 혼자서 차에 올라 탄다.
「저도 함께 가요」
「아직 가게에 가기에는 빠르지 않아?」
「괜챦아요」
하며 낼름 올라 탄다.
「히가시시나가와(東品川)를 들려서 시티 에어터미널까지 가 주시오」
「히가시시나가와에서 누구와 만나나요?」
「응」
남자는 조금 귀챦다는 듯한 대답이였다 얼마동안 두사람은 대화가 없었다.
한참후에 여자가
「9월이 되면 돌아오는 거죠?」
「응」
「정확히 언제예요?」
「아마 3일 오후 나리다 도착할 거야」
「그럼 3일 오후에는 가게에서 만날수 있겠네요」
「좀 봐줘,마지막날까지 로스안제레스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아 그래요?그렇게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
다방에서의 두사람의 대화는 알길이 없지만,룸밀러로 보니 평범한 검은테의 안경을 쓴 남성과 흔하게 보기 힘들 정도로 잘생긴 여성이 보인다.
잘생긴 여성은 솎눈섭이 긴 눈으로 남성을 응시 하고 있다.
말을 듣지 않는건 남성의 죄,그것을 용서하지 않는건 여성의 죄 어듸에선가 들어본듯한 유행가의 가사와도 같은 감이 들어 간다.
히가시시나가와에 도착을 하니 조그만 콘크리트 다리위에 갈매기가 몇마리 앉아서 쉬고 있다.
바다가 가까운 모양이다.
「오른쪽에 오쓰까라는 함석 간판이 있으니 그곳에 잠시 세워 주십시오」
라고하여 오른쪽으로 핸들을 꺽으려고 하니 벼란간
「여기서 세워 주십시오」
이런 장소에서 어떤 사람이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있을까 잠시 여우에게라도 홀린듯한 감이 들었다.
그는 여성과 화물을 모두 차에 남겨둔채 성급히 내리더니 저녁해가 비치는 공터를 향해서 걷기 시작을 했다.
거기에는 콘크리트방파제의 안쪽 한구석에서 소학생 정도의 남자아이가 검둥개와 놀고 있었다.순간 의외의 일이 일어 났다.
그 검둥개가 그 남성을 보자 다리를 질질끌며 전신의 힘을 쥐어짜듯 닦아오는거다.
개는 그 남성에게 닦아 와서는 머리를 다리에 비비며 꽁지가 빠져라고 흔들어 댄다.그 옆에 지금까지 개와 놀고 있던 소년이 무표정한 얼굴로 멍하니 서 있다.
차의 윈도를 통해서 보이는 50여 메터 정도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은 콘크리트의 방파제와 창고의 벽,그리고 인물과 검둥개가 조화를 이루어서 한장의 흑백사진을 보는듯한 감이 들었다.
차를 그들 가까이에 대였다.
「아빠 안녕하시냐?」
「네 오늘은 늦게 돌아와서… 집에서 주무시고 계세요.깨울까요?」
「별로 이야기 할일도 없으니까 깨우지 말어,그대신 네가 잘 말씀 드려라」
「네」
차의 윈도를 여니 뜨거운 바람과 함께 그들의 대화가 들려온다.
냉방을 위해서 윈도를 닫았다.
그는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무어라고 말을 하고 있다.
소년은 그를 올려다 보면서 대답을 하고 있다.
검둥개는 쓰봉의 가랑이를 물어 뜯으며 끊임없이 꼬리를 흔들고 있다.
「오래 기다리셨읍니다」
하며 그는 차로 돌아 왔지만 차가 움직이기 시작을하자 윈도에 얼굴을 댄채 소년과 검둥개를 바라보고 있다.
「시나가와에서의 용건은 이것 뿐이였어요?」
「응」
한참 있더니 여성에게 들으라기 보다는 나에게 들으라는듯 개와의 교류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저는 그 근처에서 자랐어요.아까 그 소년과 같을무 렵 그 개와 닮은 개를 집에서 길렸는데 그 개를 돌보는게 제 책임이였어요」
아까 그 소년의 아버지와는 어릴때 부터의 친구로 가을이면 근처의 바다에서 같이 낚시질을 하곤 했단다.
그는 옛날에는 함석을 취급하는 집이였는데 지금은 건축자재까지 손을 대어 꽤 성공을 했다고 한다.
「작년이였어요 그 개와 만난건,차에 치어서 길가에 버려져 있었어요.그게 내가 어릴때 기르던 개와 꼭 닮었어요.살려 달라고 하는듯 나를 쳐다보는 개를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서 왼쪽 뒷다리에서 피가 나는 개를 샤쓰로 싸가지고 근처의 가축병원에 달려 갔어요」
가축병원에서 하는 말이 내장은 아무 이상이 없지만 다리는 완전히 낳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집에 데리고 가서 기르고 싶었지만 출장이 잦고, 가족들의 반대도 있어서 할수 없이 어릴때 친구집에 맡겼다고 한다.
「검둥이」라는 이름이 되였다고 한다.
「개는 한번 은혜를 입으면 절대로 잊어 버리지를 않는다는 말은 정말이예요.가끔 밖에 만나러 가지를 않는데도 제가 가기만하면 저에게 달려오는게 귀여워서 못견듸겠어요.골치아픈 해외에서의 거래로 머리가 무거울때 검둥이를 보면 모두 잊을수가 있어요」
벼란간 바뀌어진 화제에 놀란것은 나보다도 옆에 앉은 여인이였다.
날이 저무는게 하루하루 빨라지고 있다.초가을 긴자(銀座)주변에는 호화한 네온이 빛나기 시작을 했다.
「이 근처에서 내리는게 좋지 않아?」
그가 그녀에게 말했다.
「시티 에어터미널까지 가게 해주셰요」
만나는 상대가 질투의 대상이라고 생각을 했더니 실은 검둥개라니… 그런 그에게 점점 더 애정을 느끼는가 보다.
시티 에어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두사람은 금방 해외에 나가는 사람들 사이에 사라져 갔다.돌아오는 도중에 긴자를 지나 오면서 아까 그 여성을 생각해 보았다.
긴자에는 미인이 없지만,긴자 처럼 미인이 모여드는 곳은 없다고들 한다.
애절하게 울어대는 귀뜨라미소리를 들으며 일어나서 목욕을 하고, 정성을 다하여 화장을하고 유행하는 팻숀을 몸에 두른 영화배우 보다도 훨씬 아름다운 미인들이 긴자로 몰려든다.
그들의 거의 모두가 택시를 이용한다.
부라운관이나 잡지의 사진이 아닌 살아있는 미인들이다. 이런 미인들과 술을 마시면서 농담을 하기만 하는데도 몇만,몇십만원이라는 돈이 들어간다.
그러나 이곳의 여인들은 미모만 가지고는 아무 쓸모가 없다.
적어도 매일 신문의 톱기사의 타이틀 정도는 머리에 넣어 두어야 되고,유명한 쇼나 연극,음악콘서트나 미술전람회의 감상,독서등 여러가지 정보나 교양을 몸에 지닌 여성을 원하고 있다.
네온이 빛나는 거리의 미녀들의 뒷모습을 보면서,언제나 꽃의 아름다움이 짧다는 것을 느낀다.
감상적이 되는것은 초가을이라는 계절의 탓인지도 모른다.
미남자 수난시대
카렌다는 오늘부터 새로운 페이지가 되였다.
삼월의 그림은 산뜻한 봄이지만 겨울을 되돌려 놓은듯한 찬 북풍이 새벽녁 부터 세게 불고 있다.
조그맣게 틀어 놓은 라듸오에서 6시 시보가 차내에 조요히 울려 퍼졌다.
「쳇,벌써 6시인가…」
뒷자석의 손님은 20살을 갓 넘긴 듯한 청년 두사람이다.
그들은 차에 탄후 두 청년은 매일밤의 손님접대 업무에 관한 신세 한탄을 주고받고 있었다. 밤을 새워서 일을하고 돌아가는 길인가 보다.
「언제나 한사람이나 두사람쯤 술버릇이 나쁜 손님이 있어서 탈이예요,그런겄만이라도 없었으면 좋으련만」
「나도 언제나 그것때문에 골치가 아파 죽겠어,그런 손님도 가게로 보아서는 귀중한 손님이라서 함부로 대할수도 없고… 적당히 얼버무려서 돌려 보내는게 우리들의 임무니까」
위로를 하듯 체격이 작으나 몇년 선배로 보이는 청년이 말을 했다.
「그건 알고 있지만,마스타가 조금더 우리들의 기분을 이해하여 주면 좋으련만…그렇기는 커녕 손님과 한패가 되어 욕설을 퍼부으니 원 화가 나서 죽겠어요」
「그도 역시 고용이 된 마스터야 그는 그사람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거야」
처음에는 친한 두사람의 친구라고 생각했었지만,그들의 입장과 용모가 완전히 틀리는걸 알수가 있었다.
체격이 작은 사람은 술집의 책임자와 같은 타잎이고,키가 큰 사람은 종업원으로 미남이며 멋있는 타잎이다.
「멋있고 핸섬한 너는 가게에서도 인기가 좋지 않아?치켜올리는건 아니지만 너는 체격도 좋고 접객업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말수도 적고,우리 가게에서는 제일 유명하지 않아?」
「…」
「꼰대들은 너 같은 미남자에게는 굽실굽실 하면서 여자애들 앞에서는 제가 하고 싶은대로 하며 우월감을 표시하는거야」
「설마…」
「마마도 솎으로는 너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줄 알아?우리가게의 5명의 여자애들도 모두들 아까와 같을때는 어떻게 위로를 해야할지 몰라서…」
오바의 깃을 세우고 등을 잔뜩 구부린채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사람,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머리카락을 차거운 바람이 사정없이 휘날리고 있다.
차안의 두사람의 대화를 들어서 그런지 밖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밤을 새워서 일을하고 이제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듯한 감이 들었다.
도중 부터 두사람의 대화가 변했다.
「아아 지금부터 가서 뭐라고 말을 해야하나 이렇게 늦어져서…」밝은 차내에 잘생긴 얼굴이 조금 흐려진다.
「그녀에게 변명할거 하나도 없지 않아?폐점까지 일을하고 곧바로 돌아 왔다고 하면 돼쟎아?바로 그대로 아니야?」
「그걸 믿어줄 사람입니까?」
「하여튼 모두가 너를 부러워하고 있단 말이야,네가 그녀와 동거를 하고 있다는걸…」
화제에 등장하는 그녀는 록본기(六本木)에서도 하이크라스라고 하는 곳의 유명한 호스티스로 이름을 날리던 여자라고 한다.
「오늘 같은 아침에는 제가 집에 돌아가도 침대에서 돌아 보지도 않아요,늦어진 이유도 듣지 않고 그저'지금까지 어듸를 돌아 다니고 있었어'라고만 해요」
「그점에 있어서는 우리집 사람은 편해」
위로하는 말을 자기의 주변 이야기로 바꾸어 버렸다.
「모두들 동남아시아 출신이라고 싫어 하지만 코만 높은 일본여성과는 달라,내가 돌아갈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아침준비를 해준다고,내가 없으면 본국에 돌아가야 하니 불쌍하다고하면 불쌍하지만 나에게는 잘해주고 있어」
「…」
「밤에는 삼류의 술집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베트남식의 라멘이나 카레라이스는 맛이 있어.늦어질때는 언제라도 우리집에 와서 묵어가도 좋아」
「감사 합니다.그렇지만 집이 걱정이 되어서…」
도중에서 선배되는 사람이 내렸다.
「힘을내,그럼 내일 또 만나」
내일이란 오늘밤을 말하는가 보다.
「시모우마(下馬)일정목 교차점까지…」
그의 목소리는 '멋있는 저음'이였다.이런 남성이 왜 밤의 술집에서 일을 하는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차가 목적지 가까이 가자
「앗 미안 합니다.역까지 가주세요」
깨끗한 목소리가 들린다.
「어제 늦잠을 자서 서두르는 바람에 역까지 자전차를 타고 갔어요」
잠시 멈추었던 맨숀은 아까 선배가 내린 아파트와는 비교도 할수 없을 정도의 호화 맨숀이였다.
역에 가까이 가자
「여기서 세워 주세요」
아침에 역까지 타고 온 자전차들이 바람에 옆으로 쓰러져 있다.
문을 열기 힘이들 정도로 북풍이 불고 있다.
그가 내릴때 문득 언젠가의 기억이 떠올랐다.
안개가 심한 이른 아침이였다.오늘과 같은 장소에서 탄 젊은 남녀였다.
「모두들 그런 얼굴로 나를 바라다 본단 말이야」
「모른척 하면돼지 뭐」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도 ,아 졸리다」
「거짖 잠자는척 할려고,솎이려고 하는거지?」
「좌우간 졸립단 말이야.좀 봐줘」
여성은 그렇지 않은가보다.
「바쁜것도 좋지만,일이 끝난 다음의 뒷처리가 귀챦단 말이야」
하는데 돌연 높고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들린다.
「어제밤에 당신 가게에 없었지요?전부 알고 있으니까.가게의 레이양에게 전부 들었단 말야」
조그만 공간,관계가 없는 나까지 깜짝 놀랄 정도로 긴박감이 감돈다.
반쯤 감고 있던 그의 눈이 꿈이 깬것 처럼 그녀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런걸로 화를 내는거야?그래 확실히 여자 손님과 같이 가게를 나왔다.마스터와 잘아는 집의 마마였단 말이야.그 마마가 자기집에 단골손님이 4,5명 늦게 온다고하여 도와주러 갔단 말이야.그것도 마스터가 부탁을 해서란 말야」
두사람의 눈과 눈이 말없이 바라다 보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당신에게 그 레이양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화가 나네」
눈을 내리깐채 그녀는
「여러가지, 당신의 소문을 들었어」
아하.내가 보기에도 그는 퍽 미남자였다.
「당신도 가게가 끝나면 손님과 식사를 하러 간다던지하는 일이 가끔 있쟎아?」
「…」
「이것도 업무의 일종이야」
달래는 말도 그녀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나는 언제나 걱정인걸 뭐」
「그런 말을 한다면 내편이 더 걱정이 많단 말이야.좌우간 밤의 일이란 일과 생활을 분명히 구분을 하지 않으면 않된다는건 당신도 잘 알고 있지 않아?」
「미안」
하며 그녀는 긴머리를 그의 어깨에 파뭍었다.그는 결론을 내리듯
「오래간만에 함께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티격태격 할줄은 몰랐단 말이야」
다시 한번「미안」하며 물기먹은 소리가 조그맣게 들려 왔다.
차를 내려서 골목길을 걸어 들어가는 두사람은 곧 아침 안개솎으로 사라졌다.
기억이 한순간에 꿈꾸듯 지나 갔다.
역앞에서 내린 청년은 자기의 자전차를 찾고 있다.
일단 도어를 닫았던 나는 찬바람도 쐬일겸 내려서 길에 어지러히 쓰러져 있는 자전차를 일어켜 세우기 시작을 했다.
문득 뒤를 보니 이제 막 자기의 자전차를 찾은 청년이 자전차를 타려고 하다가 나와 눈이 마주 쳤다.
티 없이 맑은 눈에서 그 청년의 순진함이 엿보이는듯한 감이 들었다.
「힘내.이 미남자야」
마음솎으로 그에게 응원을 보내며 차를 출발 시켰다.
아침에 높은지대에서 보니 핑크빛으로 물이든 후지산(富士山)이 확실히 보였지만 정상은 구름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정상에는 폭풍이나 눈보라가 치고 있으리라._
붉은 단풍과 노랑 은행잎
따듯한 차안에서 급히 밖에 나온 탓인지는 모르만 차거운 바람이 퍽 춥게 느껴졌다.
주위에는 빨간 단풍나무의 잎과 프른 하늘에 높이 뻗은 은행나무의 노란 잎이 나의 두눈에 자연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색채로 보였고,귀에는 떨어지는 낙옆의 소리가 아련히 들려오는 듯한 감이 들었다.
차를 세우고,이런 광경에 잠시라도 휩싸인것은 세다가야(世田谷)구에 있는 공원의 근처였다.
닦아오는 초겨울의 햇살에 나는 등이 따듯해지는 감이 들었다.
오늘 아침 회사를 나올때 영업소의 5층에서 아침 햇볕에 붉어진 후지산(富士山)이 보였다.
도로공사 준비를 하는 사람이 차를 치워 달라고 하지 않았다면 나는 언제까지라도 그대로 주위의 풍경에 빠져 있었을런지도 모른다.
차솎은 따듯했다.
차를 움직이기 시작하여 100메터도 가기전에 여성 두명이 손을 든다.
순간적으로 나도 지금까지의 잡념에서 깨어나서 태시 운전수 본래의 자세로 돌아왔다.
이 시간에 택시를 타는걸 보면 회사원으로는 생각할수 없다.서로 멋내기를 경쟁이라도 하는 듯한 젊은 두사람의 여성은 사이가 퍽 좋다는건 그녀들이 차를 타고 나서 곧 알았다.
여성 A가
「후다고바시 (二子橋)까지 가 주세요」
하자 동시에 B가
「마루꼬바시(丸子橋)까지요」
「후다고바시요」
「마루꼬바시요」하며 사이 좋은 언쟁이 시작을 한다.
차를 천천히 몰면서 행선지가 결정이 되기를 기다렸으나 두사람의 의견은 평행선으로 결론이 나지를 않더니 나까지 끌어 들인다.
A「다마가와엔(多摩川園)은 후다고바시지요?」
「후다고바시에 있는건 후다고다마가와엔 입니다」
B「도뀨(東急)의 다마가와엔 역 근처의 다리가 마루꼬바시(丸子橋)가 맞지요?」
언쟁은 B의 판정승이다.
A는 화가 나는듯
「그래도 지난번의 그 사건은 네가 틀렸었쟎아?」
웃음소리와 더불어 두사람의 말싸움은 점점 가속되어 간다.
「죄송합니다.마루꼬바시 근처의 맨숀이예요」
B가 결정권을 획득 했나보다.
「네 알았읍니다」
하고나서 한마듸 추가를 했다.
「두분이 참으로 사이가 좋으시군요」
이게 또 꺼져가는 불에다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되여 또다시 수다를 떨기 시작을 한다.
여자들은 참으로 화제가 끊이지 않는구나 하고 감탄을 하며 2일전에 라듸오에서 들은 단풍전선을 생각해 냈다.
금년은 전국적으로 급격히 기온이 내려갔기 때문에 예년에 비하여 각지에서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에 단풍이 유명한곳은 어듸나 혼잡하다고 한다.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매년 꼭 화제로 등장하는것이 사꾸라전선으로 이것이 남쪽에서 부터 북쪽으로 이동을 하는데 비하여 단풍전선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을 한다.
사꾸라전선은 산기슭에서 부터 산위로 올라가지만 단풍전선은 반대로 산의 꼭대기에서 부터 산기슭을 향하여 내려 온다.
단풍의 적온은 10도로 서리가 작용을 하여 낮과 밤의 온도차가 심할수록 색갈이 곱게 물든다고 한다.
동경지방의 사꾸라의 개화선언을 무엇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단풍선언을 아까본 공원내에 있는 단풍나무의 잎이 가장 절정에 달했을때를 기준으로 한다는건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
그 밖에 황엽전선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은행나무를 말하는 것으로 은행잎은 노랗게 되면서 떨어지기 때문에 그다지 화제가 되지 않지만 나무에 잎이 80퍼센트 정도 남아 있을때가 기본이라고 한다.
정신을 차려보니 오늘이 돌아가신 어머니의 제사날이다.
내가 청년시절 18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어머니와는 친구와도 같이 친했었다.
젊은나이에 세상을 버린 어머니의 웃는 얼굴이 허공에 보이다가는 사라져 버리는 듯한 감이 들었다.
뒷자리의 사이좋은 두여인들의 화제는 단풍과 은행에 관한 이야기 같이 들려오고 있지만 백밀러에 비치는 두사람의 모습과 언행으로 보아서 두사람 모두 결혼을 한 옜날 부터의 친구로서 신혼생활을 하는 또 한사람의 친구의 집을 찾아가는겄 같다.
차가 변두리에서는 멋장이들이 모이는 팻션의 거리에 다달았을때다.
벼란간 큰소리로
「잠간 저것 좀 봐」
라며 한사람이 소란을 떤다.
나도 무엇인가 궁금하여 밖을 보니 꽃집의 시크라멘이 눈에 들어온다.
나의 시선은 시크라멘이지만 뒷좌석의 여인들의 화제는 골목길에서 나오는 엷은 자색에 붉은색이 바둑판 모양을한 개성적인 반코트를 입은 여성의 팻숀이였다.
「멋있는 코트다」
한숨이 섞인 소리다.
「글쎄 정말 멋있네」
나에게는 그 코트 보다도 바람에 긴머리를 휘날리며 걷는 그 여성의 모습과 스타일이 매력적이였다.
그러나 두사람의 화제는 코트에만 집중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기온에는 조금 춥지 않을까?」
「그래도 멋장이라면 그정도는 참아야지」
마악 그 여인의 옆을 천천히 지나치려는 순간이였다.그 여인이 급히 등을 구부리더니 크게 재채기를 하고는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채 서있다.
두사람의 예측이 맞았나 보다.
「어라」
두사람의 대화가 폭소로 변하여 그게 끝이지를 않는다.
한참 지난후 부터 그들의 대화는 지금부터 찾아가는 친구에 관한 이야기로 변했다.
「그애 임신을 했나봐」
「너도 들었어?정말 인가봐」
「그애는 남편이 출장이 잦아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므로 아이라도 키우지 않으면 심심해서 곤난할거야」
「관광회사의 영업사원이라는데 퍽 힘이 드는가봐」
「해외 여행붐이라고는 하지만 일본인들은 여행에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무엇이고 여행회사의 가이드에게 맏겨버리니까.그래 놓고는 제멋대로 행동을 하여 곤난하게 만들고…」
「일본의 대도시도 만족하게 알지 못하는 농협의 단체는 더욱 엉망이라고 해」
해외출장으로 남편이 집을 비웠다.지금부터 세 사람이 모이는 곳인가 보다.
「그래도 신혼여행은 남편 덕분이 아니야?세계일주를 했다니 부러워서 죽겠어」
「나도 하와이에 갔다 왔지만 서핀만 하고 왔어.동갑인 남편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어,아이 야야기를 하면 좀더 놀고 나서가 좋다고 해.겨울이면 스키 여름이면 서핀, 왜 판자를 타고 미끌어지는걸 그렇게 좋아하는지 몰라」
학생시절 부터 사귀어 왔기 때문에 친구와 같은 기분이 가시지 않는것 같다.
「나의 남편은 아이야, 지금 아이가 생기면 아이가 둘이 될것 같아」
그녀의 남편은 총리부에 근무를하는 공무원으로 나이도 꽤 차이가 나는겄 같다.학생시대의 친하게 사귀던 세사람 지금은 학생시절의 연장으로 사이좋게 만나는 날도 있지만 각자 가정에 충실을 하기 시작을 하면 지금과 같은 사이가 언제까지 계속이 될까 생각을 해본다.
나무들의 생명은 길지만, 사람의 일생은 짧다. 10년 20년 잠간 동안에 지나간다.누구나가 한사람 한사람 그 사람에게 정해진 운명의 톱니바퀴에 의해서 나이를 먹어간다.
차안에 있는 두사람과 그 친구라는 사람도 지금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지만 지금부터 어떤 인생의 길을 걸을까?각자가 다른 길을 걸으며 아이들을 낳고 기르면서 세월의 흐름에 밀려 나이를 먹어 가겠지,누구나가 세월을 멈추게 하는수가 없으니까.
흰 고층맨숀의 현관앞에 두사람은 인생의 가장 즐거운 시절을 만끽하는듯 웃으며 차에서 내리더니 사이좋게 현관 안으로 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