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으로>
12월29일 종무식을 마치고 저녁을 먹은후 8시에 거제를 출발했다
보통은 10시에 출발하여 아침 6시 까지 도착하면 되는데 길이 막힐것을 염려하여 2시간 일찍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4시도 되지 않았고 주위는 깜깜했다
06:40경 현대아산 직원들이 나와 관광증을 배부해 주며 각종 주의사항들을 일러주었다.
관광증은 여권과 같은것으로 북한에서 잃어버리거나 물이라도 묻어 훼손되었을 때에는 벌금이 얼마고,침을 뱉거나 휴지를 버리거나 계곡에서 손을 씻거나 용변을 함부로 봤을때는 벌금이 얼마고, 버스로 이동중에 사진을 찍으면 벌금이 얼마고..쌍안경이나 고성능 줌카메라,휴대폰을 가져가면 안된다는 것 등등..
남측 출입국 사무소
버스로 남북 출입사무소로 이동후 2층에서 황태해장국으로 허기를 채우고 또 한참을 기다렸다
이윽고 출국심사를 간단하게 마친후 08:00시에 또 다른 버스로 갈아타고 북한으로 출발하였다.
금강산 관광지도-좌측아래:통일전망대 강과 만나는부분:해금강,빌딩:호텔 좌측능선:구룡연,오른쪽능선:만물상 호텔오른쪽:삼일포
<출발>
북으로 가는 도로는 왕복 2차선도로로 닦아 놓았으며 동해선 철로가 옆으로 보였다
38선을 중심으로 남과 북이 약2킬로미터씩 경계를 정한 비무장지대인 남방한계선을 통과한후 얼마 안되어 도로변에서 38선 경계석 표시가 세워져 있었다.
가르쳐줘도 잘 모를만큼 시멘트로 만든 네모진 기둥 한개만이 조그맣게 38선 군사분계선을 표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남측 출입국사무소를 출발한지 10여분만에 북방한계선을 지나 북한군인을 보는순간 아! 이제 북한이구나 하고 긴장이 된다 . 북측 출입국사무소에 도착 버스에서 내려 입국심사 수속을 밟았다.
곳곳에는 굳은 표정의 무장한 북한군인들이 경계를 하고 있는터라 여기가 북한땅이란게 실감난다.
보통 입국심사와 비슷하였는데 콘테이너 건물이 낡고 침침하였다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4-5개의 게이트를 통하여 버스 탑승자별로 한다
다시 타고온 차량에 탑승하여 금강산 온정각에 도착할때까지 20여킬로미터 구간의 도로변 산천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모두 창밖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마치 다른 세상 아니 우리가 60-70년대 어렸을적 고향 마을로 돌아가는 느낌이 시야에 함께 펼쳐지고 있었다.
산은 바위산이거나 나무가 거의 없는 민둥산이고 간간이 마을이 보이는데 집모양이 똑같다
굴뚝에는 때늦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옛날 내 어릴적 동네가 생각난다
온정각 - 쇼핑점 오른쪽에 환전하는 농협이 보인다
<온정각>
금강산입구에 위치한 온정각 관광특구에 도착하니 명산 금강산의 풍광에 쉬이 입이 벌어졌다.
저 멋진산을 오른다고 생각하니 벌써 마음이 설렌다.
정류장에서 본 금강산 풍경
외금강호텔 로비에 베낭을 맞겨놓고 점심식사예약 서커스예약등을 시키는 대로 하고 온정각옆 농협에서 미화 달라로 환전을 한 후 구룡연 관광을 시작하였다.
구룡연 계곡 초입의 목란관 음식점
<구룡연 관광>
우리가 점심을 먹을 목란관을 끼고 돌아 구룡연으로 향하는 길엔 온통 눈으로 덮혀있었다
안내조장의 말을듣고 아이젠을 10$에 빌려오길 잘했다 어느정도 오르니 남여 안내원들이 있었으며 좌판에 음료수나 과일을 팔고 있었다.
구룡연 등산로(펌)
구룡연 등산은 왕복 3시간반-4시간이 소요되는 코스인데 비교적 길은 평탄했다
목란관에서 석문인 금강문을 지나 옥류동계곡-연주담-비봉폭포-은사류3거리에서 10분을 올라 구룡폭포에 오른다
가도 가도 금강산 700리 라더니 과연 골짜기는 깊고 멀다
발밑에 보이는 계곡들 -골짜기를 감아도는 유리구슬처럼 속이 환하게 내보이는 맑다못해 푸르름한 작은 못과 소(물 웅덩이)그리고 눈앞에 펼쳐지는 기암괴석들이 한무리가 되어 입이 벌어진다는 그곳을 애석하게도 우리는 보지 못했다 . 오직 눈 눈 눈쌓인 계곡 봉우리...
상팔담으로 오르는 구간은 제설작업이 되지 않아 통행이 금지되어 포기하고 내려왔다
옥류동 계곡 - 사진같이 나타나는 금강산의 계곡과 골짜기
두개의 연못이 진주같이 이어졌다는 연주담 그 무엇과도 감히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장엄하고 기묘하고 하다는 비봉폭포 그러나 우리에겐 오직 얼음과 눈뿐이고 모양새만 과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구룡폭포-폭포수가 얼어있지만 물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3시간여만에 힘겹게 구룡연 을 갔다온후 옥류관으로 이동하니 일찍 내려온 사람은 벌써 하산주를 즐기고 있었다 목란관으로 들어가서 아리따운 정말 인형같은 아가씨들의 시중을 들으며 그유명하다는 냉면과 산채비빔밥을 먹었는데 조미료에 익숙한 입맛때문인지 그맛이 밋밋하였다
삼일포 전경-건물이 단풍관
<삼일포 관광>
2시에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삼일포 관광을 하기로 하였다.
삼일포관광은 10달러를 별도로 계산하고 관광하는 코스로 이곳 온정각으로 오는 방향으로 조금 지나 북한마을을 거쳐 20여분만에 도착하였다.
가는길에 북한주민들도 볼수 있는데 걸어가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간혹 자전거를 타고 가는사람도 눈에 띈다. 가는동안 자동차 한대도 보이지 않아 이상하다는 생각이들어 물어보니조장의 말에 따르면 북쪽의 교통수단은 대부분 도보와 자전거란다
우리가 타고가는 버스가 지나갈때 건물뒤편으로 북한 주민이 웅크리고 숨어있고 건물앞에는 북한군인이 지키고 서있다 나무뒤에도 자전거를 비스듬히 세운 주민 한명이 숨어있다 기분이 이상하다.
북한 안내원 아가씨 사진기를 대니 찍지말라요
삼일포는 원래 바다였는데 둑을 막아 호수로 변하였다고 한다.
이곳 역시 단풍관이라는 식당이 있어 북한 막걸리와 기념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옛날 임금이 이곳에 왔다가 아름다운 풍광에 심취되어 3일간이나 물렀다하여 삼일포라 이름붙여졌다고 한다. 다른사람들은 풍경이 좋다고 하나 사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금강산 문화회관--교예공연을 하는곳
<교예공연 관람>
16:30분 예술회관에서 평양모란봉 교예공연 관람(서커스)이 있었는데 북한에는 500여명의 공연배우들로서 구성된 4개팀이 있고 그중 총 120명으로 구성된 한팀이 이곳에서 남한관광객들을 위하여 매일 공연을 펼친다고 한다. 또한팀은 평양에서 공연중이고 또두팀은 세계를 순방하면서 공연을 한단다
저번에 서울에서 공연을 할때 13만원의 입장료를 받았다는데 그때 그공연과 맥을 같이 한다
역시 세계대회에서 대상과 금상을 여러번 수상했다고 자랑할만하게 1시간반동안 펼쳐지는 각종 교예공연은 25달러의 관람료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탄성이 절로 난다.
공연 피날레-모든 배우들이 나와 인사를 한다
그중 인민배우 아무개하고 선전하는 배우는 장관급이라 하니 과히 북한에서 이공연을 얼마나 자랑으로 여기는지 알만하다. 다만 공연중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한컷도 못찍은게 섭섭하다
호텔앞의 북한이 운영하는 식당
<외금강 호텔>
서커스 관람이 끝나고 우리는 10$씩 내고 더덕구이 저녁을 먹었는데 그런데로 괜찮았다 북한 소주로 반주를 곁들였는데 우리처럼 희석식이 아니고 증류한 곡주이며 알콜도수는 25%였다
저녁을 먹은뒤 온정각옆에 하나있는 노래방으로 가자는 사람도 있었으나 간밤의 피로가 쌓여, 각자 객실로 흩어져 하루밤을 지냈다.
우리가 묶었던 외금강 호텔
호텔방에서 내려다 본 전경-앞쪽으로 우리가 온길, 둥근건물은 서커스공연하던 문화회관, 왼쪽으로 온정각이 보인다
우리가 묵은 외금강호텔은 김정숙이 사용하던 별장을 리모델링했다는데 대체로 깨끝하고 직원들도 친절했다.
냉장고 미니바에는 술과 음료수 과자등이 모두 국산으로 채워져 있었으며 TV는 남한의 일반방송 4개채널만 볼수 있고 북한방송은 볼수 없어 아쉬웠다.
현대아산 직원말에 의하면 이곳에서도 남한의 휴대폰이 터지고 티브이 시청도 가능하단다.
트윈침대를 밀어 다블로 만들어 놓고 우리는 이렇게 마음속으로만 그려왔던 그리운 금강산 여행의 첫날을 보냈다.
<2일째>
아침에 일찍일어나는 사람들은 단체로 버스를 타고 해금강으로 해돋이 구경을 가는데 우리는 집뒤에서 해돋이를 많이 봐서 그런지 관심이 별로없고 그냥 아침부터 먹었다
외금강 호텔내에서의 아침식사는 북한에서 무공해로 재배하여 만들었다는 한식뷔페로 제공되었다 이곳에서 돈을 내지않고 먹는 유일한 식사인데 그런데로 괜찮았다.
<만물상 등반>
이곳의 숙소는 금강산 호텔, 외금강호텔, 그리고 그보다 약간 싼 구룡마을이란 숙소로 나뉘어 있다
우리와 같은조의 사람들은 구룡마을에서 묵고 있어 버스에서 한참을 지체했다
작은 버스 한대도 겨우 지나가는 구절양장의 산길을 20여분 올라 해발 800여미터의 주차장까지 오르는데 자꾸 울릉도의 산길. 중국 장가계의 산세가 생각났다 . 그만큼 길이 좁고 산세가 좋다는 말씀
만물상 등산로 (펌)
주차장에 하차하여 아이젠을 착용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구룡연코스보다 짧으나 더 험하고 가파르다고 하는데 눈이 많이 쌓여 걱정이 조금 되었다.
몇몇 동료 부인들은 귀면암까지만 오르고 포기하는 사람도 생겼다.
만물상의 중심
산으로 올라갈수록 산세가 험하고 가파랐으며 만물상이라는 웅장한 바위들은 그앞에서 설명해주는 북한아가씨의 말처럼 곰이되었다 독수리가 되었다 한다
오르다가
설봉들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처럼 보인다는 신선암은 마치 만물상을 호위하듯 웅장하게 치솟아 보였다.
절부암을 지나 전망대-천선대를 오르는 등산로는 가파른 눈길에 미끄러질 수 있는 위험도 있었고 한발만 잘못디디면 무릅까지 빠지는 눈천지였지만 모두 잘도 올라 간다.
정상에서 한컷
<천선대 정상 >
철제 계단으로된 가파른 바위를 오르면 멋진 금강산의 모습을 볼수있다 다만 너무 좁아서 사진찍는 사람이 많아 쉬지 못하고 바로내려 올수 밖에 없어 아쉬웠다
천선대 정상을 지나 석문인 하늘문을 통과하여 북한 안내원이 화장실 이용료를 받고 있는 3거리에 도착하여 만물상코스중 제일 전망이 좋다는 망양대를 가려했으나 전날 상팔담 처럼 눈이 많이 쌓이고 제설작업이 되지 않아 아쉽지만 포기하고 내려 왔다.
귀면암-앞과 뒤의 거리가 상당한데 사진으론 구분이 잘안되네
내려오는 길에 귀면암에 잠시 들렀는데 이곳경치 또한 아름다워 안봤으면 서운할 뻔 했다
중도에 포기한 사람과 서둘러 내려온 사람들은 온천을 갔다
호텔에서 좀 떨어져 위치한 지하 203미터에서 분출되는 40도의 100%천연 온천수로 유명한 중탄산나트륨 온천장인데 온정리라는 지명답게 온몸의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는 좋은 온천이고 노천탕등 시설도 다양하고 매우 깨끗하였다고 다녀온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자랑을 한다.
이곳 역시 현대아산에서 직영하고 있었으며 북한 사람들은 그 아래 별도의 온천장을 이용한다고 한다
한식 부페에서 10$씩 내고 점심을 먹고나서 북한 술로 산행의 피로를 풀고 16시까지는 자유시간이라 온정각에서 전날 빌린 아이젠을 반납하고 8$씩 되돌려 받은후 쇼핑을 했다
<쇼핑>
온정각 안에는 다양한 상품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들쭉술등 북한술을 많이 산다
보석류를 사는 사람 땅콩 과자를 사는 사람, 정말 한국사람들은 많이도 산다
북한 술은 인인당 2병이고 담배는 한보루. 우리는 내려오는 차안에서 마실려고 들쭉술, 불개미술, 인삼주를 따로 샀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금강산 관광은 당일.1박2일,2박3일 이렇게 정해져 있다
더 머물면서 여러곳을 다녀보고 싶어도 정해진 코스외에는 갈수가 없다
온정각에서 16:00경 전날타고 왔던 관광버스에 탑승하여 인원점검을 한후 북측 출입국사무소로 이동하여 출국심사를 하고 아쉽게도 금강산 관광을 마쳤다.
조장의 우스개 소리를 들으며 38선경계석을 지나니 국군의 늠름한 모습이 보여 포근한 내 고향에 무사히 넘어왔다는 생각이 들며 동료들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는 듯 했다.
긴장이 풀린 우리는 8시간의 긴 시간을 버스에서 신나게 놀았다
북한에서 사온 술 3병은 초장에 떨어지고 각자 가방에 사가지고 가는 술도 꺼내먹었다
돌아오는 길에 2007년을 맞으며 우리는 박수를 치고 새해 모두의 건강을 빌었다.
1박2일간의 짧은 금강산 여행이지만 쉽게 가볼수 없는 곳이기에 색다른 경험이고 기억에 오래 남아 있을것 같다.
통일이 빨리 이루어져 자유롭게 모든 사람들이 왕래할수 있는 날이 곧 오리라 생각해 본다.
다음에 금강산 가실분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첫댓글 금강산 구경 실컷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