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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화가' 조광호(63, 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학장) 신부의 화업 40년을 조감하는 대규모 전시회 '조광호 40년의 흔적 Korea Fantasy'가 10일부터 5월 30일까지 경기도 파주 헤이리 북하우스 아트스페이스와 갤러리 한길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인간 사회의 고민과 걱정, 즐거움과 행복, 기쁨과 보람, 인간성에 내재된 부조리, 환경 파괴 등 내용을 표현한 '얼굴', '천사' 드로잉 연작과 이콘화, 유리화(스테인드 글라스)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그려낸 작품 30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지난 5년에 걸쳐 작업한 '코리아 판타지' 연작은 민화(民畵) 등에 남아 있는 전통적 이미지와 현대 한국 사회의 모습을 컴퓨터 그래픽과 흡사한 기법의 회화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가로 4.51m, 세로 2.39m에 이르는 대형 작품 위주의 '코리아 판타지' 연작에는 곤충과 자연, 생명의 빛이 어우러진 환상 속 세계를 그리거나, 화면을 양분해 신윤복의 '미인도'에서 볼 수 있는 전통 여인상을 전통과 현대적 느낌으로 대비시키거나, 용산 화재참사 등 시대적 상황을 표현한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그의 표현대로 '그림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사제'로 살아온 조 신부는 국내 작가로는 드물게 동양화ㆍ서양화ㆍ판화ㆍ벽화ㆍ이콘ㆍ조각ㆍ유리화에 이르기까지 장르나 양식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넘나들며 다재다능한 예술혼을 펼쳐왔다. 조 신부는 "사제의 길과 마찬가지로 미술가의 길도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었다"며 "남은 세월이 얼마인지 알 수 없지만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밭을 갈며 씨 뿌리는 우직한 농부처럼 하느님이 허락하신 텃밭을 갈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1979년 사제품을 받은 조 신부는 독일 뉘른베르크대학교 미대와 같은 대학원에서 미술재료 및 전통 이콘화, 벽화를 공부한 뒤 오스트리아에서 동판화와 유리화를 연구했다. 지금까지 20여 차례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통해 끊임없이 작품을 발표했고, 2002년부터 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학 교수를 맡아 후학을 기르고 있다.
단일 평면 유리화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부산 남천동주교좌성당 유리화(60×30m)를 비롯해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철교 구간 대형벽화(250m×6m), 서소문 순교자 현양탑, 숙명여대 박물관 유리화(10×10m) 및 국내외 여러 성당의 대형 이콘화와 제단 벽화 등을 제작했다.
문의 : 031-955-2094
2010.04.15 평화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