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Phnom Penh Post 2012-5-29 (번역) 크메르의 세계
[르뽀] 캄보디아 오지의 소수민족들 : "이장 말대로 투표한다"
Chief's order dictate vote, villagers 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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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Heng Chivoan / Phnom Penh Post) 스떵 뜨라잉 도, 세산 군, 끄발 로미어 면, 스레 초욱 리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가족의 모습. |
기사작성 : May Titthara
이번 주 프놈펜의 거리에는 선거홍보용 노래 소리와 정치적 구호 소리로 떠들석했다. 하지만 캄보디아의 여러 토착 소수민족들의 고향인 스떵 뜨라잉(Stung Treng) 도의 오지는 그렇지 않았고, 심지어는 으시시할 정도로 고요했다.
세산(Sesan) 군에는 전통적으로 꼬우이 족(Kouy), 프농 족(Pnorng), 쁘라오 족(Prao), 라오 족(Lao) 등이 거주하는 마을들이 있고, 민주주의 정신은 머나 먼 나라의 이야기이다.
6월3일로 예정된 지방의회 선거는 코앞에 다가왔지만, --- 최소한 크메르어를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어보면 --- 이곳의 거의 모든 사람들은 선거날에 단순히 자신들이 이야기들은대로 투표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끄발 로미어(Kbal Romeas) 면, 스레 스라녹(Sre Sranok) 리에 거주하는 오은 짠토(Oeun Chantho, 45세) 씨는 쁘라오 족이다. 그녀는 검게 변한 이빨을 드러내면서, 농삿일이 너무 바빠서 선거에는 신경을 쓰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집권 '캄보디아 인민당'(CPP)의 상징물을 가리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장(=촌장) 님이 이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선거날이 되면, 나는 지금까지 투표하곤 했던 정당을 찍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전에 했던대로 꽃장식으로 둘러싸인 천사 모양의 상징을 찍게 될 것이다." |
그녀는 실제로 다른 정당들은 모르겠다면서, 이장으로부터 집권 CPP를 찍으라는 분명한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장 님이 우리에게 소금과 사롱(하의)을 주셨고,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정당을 찍어야만 한다고 말씀했다. 그래서 우리는 누가 평화를 안겨주는지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이장 님이 속한 정당이다." |
(자료사진) 캄보디아의 시골 마을에 설치되어 있는 집권 '캄보디아 인민당'(CPP)의 홍보용 간판. 당의 로고와 함께 당 지도부 3인방인 찌어 심 상원의장(당의장, 좌측), 훈센 총리(당 부의장, 중앙), 헹 삼린 국회의장(명예 당의장, 우측)의 모습이 함께 새겨져 있다.
오은 짠토 씨의 이웃에 사는 짠 타(Chan Tha, 32세) 씨는 논으로 가기 위해 숲을 거닐고 있었다. 수건으로 아이를 묶어 맨 그녀는 수줍은듯이 발언하면서, 주위의 소수민족 이웃들 중에 면 의원 선거나 군 의원 선거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직 선거에 기권한 적은 없지만, 투표할 때는 면장 님 말에 따른다. 선거일이 되면 면장이 투표통지서를 나눠주고, 나는 그가 말한 곳에 찍는다." |
끄발 로미어 면의 면장은 올해 70세인 라 보으(La Boeur) 씨이다. 그는 자신의 선거구는 토착 소수민족 181가구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부분 문맹이라서 선거에 대해선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이장들에게 어떤 상징물이 어떤 정당의 것인지, 그리고 기호로 사용되는 숫자 같은 것을 설명해준다. 그러면 그들은 자신들이 투표할 상징을 선택할 수 있다." |
일부 주민들은 집권 CPP 외의 정당 로고에도 익숙하기는 하다. 특히 제1야당인 '삼랑시당'(SRP)의 촛불이 그려진 로고에는 더욱 그러하다(우측사진 참조). 하지만 그들 중에도 민주주의 체제의 다른 대안 정당들의 이름까지 기억하는 경우는 드물다.
스떵 뜨라잉 도 선거관리위원회의 꾸이 짠타 락(Kuy Chantha Lak) 위원장은 CPP와 SRP는 도내 34개 면 전체에서 후보자를 냈다고 밝혔다. 반면, '푼신펙당'(Funcinpec)은 20개 면에만 공천을 했고, '노로돔 라나릿 당'(NRP)은 14개 면에 후보를 공천했다고 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모든 마을 주민들에게 투표에 관해 공지했고, 이장들이 홍보를 했다. 끄발 로미어 군의 토착 부족들이 이제는 크메르어를 잘하기 때문에, 선거에 대해서도 더 잘 알고 있다." |
하지만 인권단체 '애드혹'(Adhoc)의 스떵 뜨라잉 도 지부의 호우 삼 올(Hou Sam Ol) 조사관은 아직도 대부분의 토착 부족민들이 선거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도 선관위는 주민들이 각 정당들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야만 한다." |
이번 지방의회 선거에는 총 10개의 정당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각 정당들이 획득한 득표수에 비례하여 지방의회 의석을 배당받게 된다. 1명의 위원장이 이끄는 지방 위원회는 국민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고, 정부를 대리한 임무들을 수행함과 동시에 이장들도 임명한다.
'캄보디아 인권센터'(CCHR)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의 지방의회 선거에서는 총 1,621개 면에서 11,353석의 의석을 두고 경합했고, 그 중 70%의 의석은 집권 CPP가 차지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NEC)는 지난 5월9일 발표를 통해, 920만3,493명의 적법한 유권자들에게 그때까지 694만4,993장의 투표통지서를 배부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의 지방의회 선거는 지난 2002년에 최초로 도입한 제도로서, 캄보디아의 정치제도를 분권화시킬 목적으로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프농 족 출신인 떼 초운(Te Chounh, 36세) 씨에게 그러한 내용들은 흥미를 글지 못한다. 그는 천사 마크가 그려진 정당이 전쟁을 막아줄 정당이라는 이장의 조언을 따르는 데 만족할 따름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이미 2차례나 투표해봤다. 나는 그 그림(=CPP 로고)을 바꾸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그 그림이 나를 성장하게 만들었고, 오토바이를 갖게 만들었으며, 병원도 지었고, 과거보다 고생을 덜 시키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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