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역 원점회귀산행
과천향교~연주암~559m봉 경유
작년 한 해 300만 명 이상이 과천 방면으로 관악산을 찾았는데 과천역(7번 출구)이나 정부과천청사역(11번 출구)에서 도보로 접근이 가장 쉽다. 초심자인 경우 과천역에서 출발하는 원점회귀산행을 추천한다.
과천역 7번 출구로 나와 아파트 단지 사이로 지하도를 지나 500m 직진해 과천교회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꺾으면 향교와 과천유원지가 나온다. 향교 앞 계곡은 갈수기에 수량이 적지만 신록이 돋은 이후부터는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수량이 많아져 맑은 소리로 귀를 즐겁게 한다.
케이블카를 지나 ‘풀장집’앞 갈림목에서 좌측으로 올라선다. 우측길은 능선으로 이어진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서 잠깐씩 계곡에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등산로는 계곡을 좌측에 두고 넓은 돌계단 길로 이어간다.
지하철역에서 출발한 지 20여 분 지났을 뿐인데 서울 근교에 이렇게 울창한 숲이 있나 감탄할 정도로 계곡과 숲이 잘 어울려 있다. 중간에 쉼터와 화장실이 있어 탐방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과천향교 기점 900m 지점부터는 목재 데크 길로 이어진다. 숲길 사이로 하늘이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무인대피소가 계곡 길 옆에 있다. 계곡을 두어 번 건너다 보면 연주대가 눈에 들어오며 등 뒤로는 과천 시내가 숲 사이로 고개를 내민다. 이곳부터 깔딱고개다. 등줄기를 따라 땀이 흥건히 흘러내린다.
문득 계곡 물소리가 귀를 살짝 적신다. 계곡 주변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았다.
햇볕이 숲 사이로 내리쬔다. 따스한 봄 내음과 계곡 소리가 따스하다 못해 정겹고 시원하다. ‘계곡 소리가 가장 잘 들리는 곳’이라는 팻말이 있다. 사람들의 외모와 성격은 모두 다르지만 역시 본능은 비슷한가 보다. 본능을 깨우는 곳이다. 계곡 물소리가 마치 “차 한 잔 하고 가시죠”라고 하는 것 같다. 이곳을 지나면 200m 간격으로 약수터가 있다. 좌우에는 흙보다 바위들이 산길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느낌이다.
과천 기점 4km의 등산로 삼거리에서 좌측 연주암(550m)으로 올라서면 법문소리와 함께 새소리가 어울린다. 연주암에서 신도들을 위해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점심공양을 하는데 등산객도 마다하지 않는다. 평일에는 600그릇, 주말에는 1,200그릇 정도 공양을 한다고 한다.
연주암에서 400m 오르면 관악산 정상(629m)이다. 그 바로 아래 연주대가 위태롭게 자리를 틀었다. 정상 비석엔 해발 632m로 표기돼 있다.
까마귀와 까치들이 날아든다. 연주대를 자기들의 둥지로 착각하나 보다. 정상 북쪽 방향으로 ‘사당 방면 5km’ 팻말이 있는데 이곳은 철 난간과 밧줄을 이용해 하산한다.
이곳이 관악산에서 제일 어렵고 위험한 구간이므로 초보자의 경우 동절기나 우천 시에는 연주암 바로 위 삼거리에서 오른쪽 사면길로 우회하는 것이 좋다.
연주대에서 내려서면 559m봉까지는 바위 능선 구간으로 다소 오르막 구간이다. 왼쪽으로는 고층 빌딩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후가 되면서 뒤쪽으로 역광이다. 관악산 정상부가 실루엣만 드러내며 얼굴을 살짝 숨긴다.
559m봉 정상에는 헬기장이 있다. 이곳에서 직진(북동 방향)하면 출입통제구간이다. 좌측은 사당 방면 하산길이며 헬기장이다. 우측의 과천 방면 능선으로 내려선다. 계곡으로 올라오는 것과는 다르게 제법 흙길이 있다. 이곳에서 ‘2봉’을 거쳐 ‘1봉’까지는 계속 능선을 따라 내려서는데(조난사고 시 구조를 위한 2봉, 1봉이라 쓰인 팻말이 서 있음) 곳곳이 조망처다. 조망의 즐거움과 함께 봄바람을 맞기에 아주 적합하다.
능선 끝부분의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우측 소나무 숲길은 향교 방면이고 직진하면 과천교회 주차장이 나온다. 과천교회 주차장 입구에는 통제소가 있어 산불강조기간(2월 15일~5월 15일)에는 이곳으로 등산을 금지하나 하산은 허용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개방한다.(문의 과천산림조경계 02-3677-2341~7)
▲ 두루뭉술한 바위로 이루어진 관악산 정상.
관악산 종주코스
사당역~연주대~팔봉능선~관악역
관악산의 여러 코스 가운데 가장 인기 높은 코스는 서울대 기점 코스다. 하지만 지하철역에서 다시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지하철 2, 4호선 사당 기점은 역에서 바로 등산이 가능하다. 주말이면 사당역 4번 출구에는 등산복 차림에 배낭을 멘 등산객들이 인산인해다. 지난 한해 서울대입구와 사당 방면으로 관악산을 탐방한 인원만 412만 명이었다고 한다.
4번 출구에서 과천 방면으로 150m 내려가 ‘신용부동산’ 우측 길로 들어선다. 도로를 따라 500m 들어가 우측 방향으로 능선 길로 접어든다. 직진하면 관음사를 지나게 된다.
관음사 돌담길 우측으로 헬기장이 따스한 햇살을 받고 있다. 나무 사이로 빽빽하게 빌딩 숲이 공간을 메운다.
해발 약 200m 지점 왼쪽에 우두커니 바위가 자리를 잡았다. 관악산에는 이렇게 기암괴석이 갖가지 모습으로 곳곳에 서 있다. 과천 방향에서 올라오는 것과는 다르게 건물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조망이 시원하다.
뚫린 철조망 길 사이로 들어간 많은 등산객이 319m봉 암릉을 마치 개미떼처럼 기어오른다. 초보자인 경우 319m봉 우측 약수터 방면으로 우회하는 것이 좋다. 거북바위를 따라 가노라면 우측으로는 서울대학교와 서울 시내가, 좌측에는 과천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빌딩들은 조그맣게 축소된 것 같다.
평탄한 능선 길을 타고 가다가 ‘하마바위’ 근처에서는 목탁을 든 스님이 불경을 외며 “안전산행을 하라”며 두 손 모아 합장을 한다. 하마바위에서 마당바위까지 약 400m, 이어서 연주대까지 바위 구간으로 주말이면 많은 등산객들로 정체된다. 연주대 밑 삼거리부터는 등산객이 많을 뿐만 아니라, 암릉 구간이므로 초보자들은 연주암 좌측 방향으로 약 1km 우회하는 것이 좋다.
연주암에서 팔봉능선으로 향하는 구간은 KBS 송신소 오르막길을 올라서야 한다. KBS 송신소 삼거리에서 좌측이 팔봉능선(2km), 우측은 연주암(300m)이다. 다른 코스에 비해 이 코스로 산행하는 등산객이 적다. 등산객들이 등행하는 속도도 다른 산에 비해 여유가 있다.
등산객들이 돗자리를 폈다. 일상에서 탈출해 막걸리를 마시며 얘기가 오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다른 산과는 달리 관악산은 등산객들에게 일상의 스트레스를 한결 넉넉하게 풀어주는 산이다.
549봉에서 직진 길은 불성사를 통해 인덕원역으로 가고, 오른쪽이 팔봉능선이다. 팔봉능선은‘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 이라 불릴 정도로 첫봉부터 험한 바윗길이 이어진다. 중간 중간 위험한 구간은 우회하는 길이 나 있지만 암봉에 올라붙으면 팔봉능선의 묘미가 한껏 배가된다.
‘
7봉’과 ‘8봉’ 사이에는 보는 방향에 따라 동쪽에서는 금관, 서쪽에서는 삼존불, 남쪽에서는 미륵불, 북쪽에서는 두 사람이 합장을 한 형상이라는 ‘왕관바위’가 있다. 이곳에서 팔봉능선이 끝난다.
팔봉능선 끝에서 800m 정도 내려서면 전혀 다른 세상에 온 듯하다. 완만한 숲길에 계곡물이 흘러내린다. 계곡을 따라 오른쪽으로 무너미고개를 넘으면 관악산유원지 방향이고, 왼쪽은 안양예술공원(안양유원지) 방향이다. 왼쪽 계곡을 따라 소공원을 거쳐 2.23km 서울대 농대 수목원 능선 길을 따라 내려서면 안양예술공원인데 이 구간이 마지막에 다소 지루한 듯하다.
안양예술공원 앞 봉암식당
안양예술공원 내 연불암 입구에는 3대째 손수 만든 반찬으로 시골밥상을 올리는 봉암식당이 있다. 등산객들은 문홍식 사장이 직접 참기름, 고춧가루 등 전라도 완도에서 가져온 식재료로 준비한 상차림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100여 명의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있어서 직장 및 산악회 모임장소로도 많이 찾는다. 문의 031-471-7428. 토종백숙·닭도리탕 35,000원, 오리탕 40,000원, 영양탕 4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