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회 평신도 주일 강론 자료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에페 5,8)
교형 자매 여러분, 오늘은 제48회 평신도 주일입니다. 평신도 주일은 가정을 꾸리며 세속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평신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지닌 소명과 사명을 되새기고 그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도록 서로 격려하고 함께 기도하는 주일입니다.
1. 연중 제33주일인 오늘 미사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다시 올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곧 우리에게 항상 깨어 있으라고 당부하시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작년 교황님께서는 아시아 청년들에게 “잠들어 있는 사람은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깨어서 비추라”고 권고하셨습니다. 깨어 있다는 것은 단지 눈을 뜨고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깨어 있다는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을 바로 하고, 말과 행동을 바로 하여 세상을 비추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깨어있는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바로 하고자 한국평협은 올해 초부터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은 구호를 외치는 운동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힘써 창조해 주신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깨닫는 일부터 시작해서 가정과 이웃, 직장, 교회, 사회에서 만나게 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우리 사회 전체가 하느님 보시기에 좋도록 바꿔 나가는 쇄신 운동이자 실천 운동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리스도 신자로서 또 가정과 사회에서 하고 있는 직분과 역할에 맞게 살고자 노력해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입니다.
2.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라는 바오로 사도의 권고를 따라 우리는 먼저 평신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소명과 사명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첫째는 가정입니다. 우리는 가정이 생명과 사랑의 보금자리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족 구성원 간의 진실한 대화와 공감, 그리고 배려가 무엇보다 필요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가족이 함께 기도를 바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부부 간에는 물론이고 비록 아직 철들지 않은 어린 자녀라 할지라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우려 주는 가족 간의 따뜻한 대화가 요청됩니다. 가정은 또한 가족 간에 깊은 사랑으로 그 가운데 예수님을 모시는 ‘작은 교회’가 될 수 있어야 가득한 평화와 행복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는 교회입니다. 그리스도 신자인 우리는 하느님 백성인 교회를 이루는 지체들입니다. 우리는 머리이신 그리스도에게서 오는 은총의 힘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교회는 그 은총의 통로로서 우리가 그리스도 신자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 줍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교회에 감사해야 할 뿐 아니라 또한 교회의 지체로서 우리가 지닌 재능과 역량을 교회 발전을 위해서도 사용해야 합니다. 나아가 우리는 단지 교회의 지체일 뿐만 아니라 우리자신이 바로 교회라는 분명한 인식을 지녀야 합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거처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성령을 모시는 사람답게 거룩하게 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셋째는 사회입니다. 평신도인 우리는 교회의 일원으로서 교회 안에서 살아가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고유한 삶의 자리는 가정과 사회, 곧 세상입니다. 그래서 50년 전 폐막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의 특성을 ‘세속성’이라는 한 마디로 표현했습니다. 세속성을 특징으로 하는 우리 평신도의 고유한 임무는 “현세의 일을 하고 하느님의 뜻대로 관리함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속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세속 안에서 살면서 마치 누룩처럼 세속을 그 내부로부터 변화시켜야 합니다. 우리가 ‘평신도 그리스도인답게 삶으로써 이 세상에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빛을 밝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보여줄 수 있을 때 가능해 집니다. 이것이 우리 평신도들이 수행해야 할 사명입니다.
3. 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동시에 분단 70주년의 해입니다. 그동안 남북 양측의 정부와 국제사회가 보여준 것처럼 화해와 평화는 거저 주어지지 않습니다. 과거 독일의 교회가 그랬듯이 우리의 끊임없는 노력, 무엇보다도 기도가 필요합니다. 마침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지난 3월 정기총회를 통해 분단 70주년을 맞이하여 주교회의 차원에서 담화문을 발표하고, 각 교구가 평화를 위한 한국 교회 차원의 기도 운동을 전개하며, 북한의 장충성당의 유지보수를 지원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결정에 따라 각 본당에서 2015년 6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일 미사 전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지향으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와 “묵주기도 8천만 단(남북 전체 인구수) 바치기”의 일환으로 ‘묵주 기도 1단’을 바치고, 매일 밤 9시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모든 신자들이 주모경을 바치기로 하였습니다.
이 기회에 다시 호소합니다. 모든 신자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이 기도에 동참해 주십시오. 기도는 우리 신앙인들이 지닌 가장 큰 힘입니다.
4. 20여일 후면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선포하신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맞게 됩니다.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시작해 내년 11월 20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마치는 자비의 희년은 우리 시대에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자비의 의미와 중요성을 깨닫고 자비를 실천하며 전하는 해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올해 초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자비가 많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평신도들이 자비를 실천하고 다양한 사회 환경에 자비를 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그렇습니다. 이 시대야말로 자비를 필요로 하는 시대임을 우리는 직접 체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자비를 실천하고 자비를 전함으로써 험한 세상을 바꾸는 일은 그 누구보다도 세속에 몸담고 살면서 세속을 하느님 뜻에 맞게 바꿔 나가야 하는 사명을 지닌 우리 평신도들의 몫입니다. 그리고 자비를 실천하는 일은 우리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 우리의 동료와 이웃으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자비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우리 “공동의 집”이라고 표현하신 지구 전체, 곧 자연 생태계뿐 아니라 사회 생태계까지 포함하는 통합생태계 전체에 두루 미쳐야 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자비를 실천하고 전하려면 먼저 자비를 체험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더 많이 용서 받은 사람이 더 큰 사랑을 보일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깊이 체험할수록 우리는 자비를 더 잘 실천하며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 자비의 희년을 맞아 우리 자신이 먼저 진실한 참회와 화해로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고 그 자비에 힘입어 이웃에게 자비를 실천하고 전하도록 합시다.
우리의 모든 소망과 다짐을 한국 교회의 수호자이며 평화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께 온전히 맡겨 드립니다.
2015년 11월 15일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출처: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http://clak.or.kr/activityclak/lecweek.php?ptype=view&idx=7282&page=1&code=lecweek
첫댓글 세속성을 특징으로 하는 우리 평신도의 고유한 임무는
“현세의 일을 하고 하느님의 뜻대로 관리함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속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세속 안에서 살면서 마치 누룩처럼 세속을 그 내부로부터 변화시켜야 합니다.
하루종일 기도만 하고 싶은 적도 있었고, 매일 미사에 가서 하루종일 성체 앞에 앉아있고 싶기도 했어요.
"네가 수녀냐?" 하는 남편 말. 주님은 저를 수도자가 아닌 평신도로 하느님 뜻 안의 삶으로 불러주셨어요.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주님의 뜻과 하나되어 행동하고 기도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거룩한 기도이고 행위라는 것.
주님,당신 뜻으로 감사와 찬미 흠숭드려요.